레벨 1의 스킬 수집가

무료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게임

새글

바림인
그림/삽화
바림인
작품등록일 :
2024.08.12 16:05
최근연재일 :
2024.09.17 08:30
연재수 :
31 회
조회수 :
2,440
추천수 :
75
글자수 :
165,025

작성
24.09.10 08:30
조회
19
추천
1
글자
12쪽

<25화>성도 하드리안 (1)

DUMMY

-다그닥 다그닥


마차가 얼어붙은 들판 위를 달리고 있다.

이시스는 비현와 함께 심각한 이야기를 주고받았다.


“역시 다시 생각해봐도 이상해요.”

“뭐가요?”


이시스는 자신의 턱을 매만졌다.


“비현씨를 타깃으로 한 암살자가 왔어요.”

“그게 왜요.”


이시스는 진지하게 비현을 바라보았다.


“뻔한 거 아니겠어요? 직원 중 한 사람이에요.”


뭐, 그거야 당연할 것이다.

비현을 알고 있다는 것 자체가 분명 함께 이세계로 넘어온 사람 중 하나일 테니까.


‘거기다가 나를 죽이려는 의지를 가진 사람이라면 하나 알고 있지.’


기획자 조은비.

회사에서 사사건건 비현을 나쁘게 보고 여기저기 험담하고 다닌 인간이다.


‘머리도 은발로 염색했었지.’


비현은 그녀의 얼굴만 떠올리면 욕부터 나왔다.


‘그 인간, 나 엄청 무시했었지.’


비현이 회사에 입사했을 때도 가장 먼저 반발하던 인물이었다.


‘어쨌거나 누가 적이든 지금부터 대비해야 해.’


크래커와의 싸움에서 죽을 뻔했던 그다.

이제 좋은 능력은 최대한 많이 확보해두어야 한다.


-히히힝!

“뭐야? 무슨 일인데?”


갑자기 마차가 멈추어 섰다.


“김비현, 상태는 괜찮나?”


안으로 들어오며 한마디 하는 레이.


“이제 곧 국경지대에 도달한다.”


레이는 비현에게 로브를 하나 건넸다.


“입어두어라.”

“크윽! 이거 냄새나는데?”


오랫동안 빨지 않은 듯했지만 어쩔 수 없다.

언제 또 암살자가 비현을 노릴지 모르니까 말이다.

비현이 로브를 입는 동안 마차는 다시 하드리안으로 이동하기 시작했다.


-또로롱!


국경의 표식을 넘어서는 순간, 머리에서 느껴지는 알 수 없는 청량감.

이시스도 같은 감정을 느꼈는지 눈을 크게 떴다.


“뭐지? 상쾌한데?”


루엘시아는 두 사람을 보고 쿡쿡대며 웃었다.


“하드리안에 오신 것을 환영해요! 저희는 지금 막 하드리안의 결계를 넘어왔어요.”

“겨, 결계?”


영문을 모르고 눈동자를 굴리자 루엘시아가 다시 설명을 이어갔다.


“하드리안의 수도에는 신께서 내려주신 강력한 성물이 존재해요.”


이전에 성물에 대한 설명은 들은 적이 있다.

하드리아누스가 남긴 4개의 성물.

그중 하나가 하드리안의 수도에 있는 모양이다.

비현은 루엘시아의 설명을 집중해서 들었다.


“성물은 하드리안의 넓은 땅을 광범위하게 보호해줘요. 덕분에 이곳에서는 밤과 마수를 두려워할 필요가 없어요.”

“와! 그거 대박인데?”


밤을 두려워할 필요가 없다.

이 세계에서 그것은 굉장한 이점이었다.


‘어쩐지 아까부터 들판에 소나 양 같은 것들이 잔뜩 보인다 싶더라.’


이곳 들판은 사로니아와 달리 온갖 동물들이 자유롭고 풀을 뜯고 있었다.

드문드문 펼쳐진 경작지와 작은 촌집도 곳곳에 보이는 상황.

루엘시아는 웃으며 계속 설명을 이어갔다.


“하드리안은 수도를 제외하면 마을에 성벽이 없어요. 누구나 자유롭게 원하는 땅에 집을 짓고 밭을 일구며 살아갈 수 있어요.”


한정된 땅에 점처럼 흩어진 사로니아의 도시들과는 다르게 이곳은 도시가 면처럼 넓게 펼쳐져 있었다.

더군다나 드넓은 평야로 이루어진 이 땅은 마치 신의 축복을 받은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마저 들었다.


“일단 성도로 이동하면 더 많은 것을 보실 수 있어요.”


과연 루엘시아의 말은 진실이었다.

마침내 도착한 성도 하드리안.

이 도시는 반도 끝에 있는 거대한 도시였다.


“우와! 성벽 웅장한 거 보소.”


순백의 높은 장벽이 비현을 압도한다.

축복이 함께하는 거대한 신의 도시.

하드리아누스신의 대리석 조각상이 성문 양쪽에 멋지게 세워져 있다.


“음, 뭐야, 저건?”


비현이 묻는 것은 대리석 조각상에 대한 것이 아니다.

성문 앞에 많은 사람이 줄을 선 것을 보아서다.

루엘시아는 밝게 미소를 지으며 대답해주었다.


“하드리안의 신도가 맞는지 검문하고 있네요.”

“하드리안의 신도?”


어째 좋은 일이 일어날 것 같지 않다.

루엘시아는 불안해하는 비현을 안심시켰다.


“비욘드님! 신도가 아니라도 따로 검사받은 후 들어갈 수 있어요.”

“하아, 따로?”


그다지 내키지는 않는다.

그러나 레이와 루엘시아, 이시스도 마차에서 내리는 상황.


“어쩔 수 없겠네.”


비현도 마차에서 내려 분위기를 살펴보았다.

병사들이 마차를 구석구석 확인해보고는 성문 안쪽으로 이동시켰다.


“이쪽으로 차례로 오시기 바랍니다.”


대체 어떤 식으로 신도임을 확인하는 걸까?

비현은 조용히 검문하는 것을 지켜보았다.


“하드리아누스께서 내려주신 기적을 보여주시지요.”


<힐(Heal) - Lv 1>


한 비루한 복장의 남자가 스킬을 사용하자 병사는 고개를 끄덕이며 그를 안으로 들여 보내줬다.


“통과!”


그가 통과하자 다음 사람이 스킬을 사용하기 위해 준비 자세를 취했다.


‘가만! 이거 혹시 스킬 획득의 기회?’


이런 절호의 기회를 놓칠 수 없다.

비현은 지그시 그를 지켜보았다.


<힐(Heal) - Lv 1>

<{고유} 기술 강탈 (Skill Steal) - Lv2>


그의 손끝에서 빛이 반짝이기가 무섭게 비현은 해당 스킬을 자신의 것으로 획득했다.


‘나이스! 치료 스킬 하나 얻었다!’


안타깝게도 대상은 해당 스킬을 강탈당했지만, 본인은 잠시 어리둥절할 뿐.

곧 성문을 지나 마을 안으로 걸어갔다.


‘호오! 이거 완벽하겠는데?’


계속 이대로 진행하면 된다.

비현은 다음 사람이 스킬을 사용하는 것을 지켜보았다.


<리스토어(Restore) - Lv 5>


“칫!”


레벨 5의 스킬은 아직 획득할 수 없다.

안타깝지만 다음 상대를 노려야할 듯.

비현은 앞사람의 검문을 지켜보며 계속해서 스킬을 수집해나갔다.


<로드 오브 하드리안(Road of Hadrian) - Lv 2>

<퓨리파이(Purify) - Lv 1>

<리스토어(Restore) - Lv 2>

<하드리안 실드(Hadrian Shield) - Lv 2>


오늘 비현이 획득한 스킬은 이렇게 총 4개.

모두 신성 스킬이다.

이 정도면 당당하게 성으로 진입할 수 있을 듯.

앞에 있던 레이와 루엘시아, 이시스가 차례로 검문을 통과했고, 병사들의 시선은 이제 비현에게로 향했다.


“그대도 성도의 증거를 보여주시지요.”

“뭐, 좋을대로.”


비현은 씩 웃으며 스킬을 사용했다.


<퓨리파이(Purify) - Lv 1>


비현의 손에서 하얀빛이 은은하게 번져 나온다.

병사들은 그것을 보더니 고개를 끄덕였다.


“통과!”

“훗!”


의기양양하게 성도로 들어오는 비현.

비현의 스킬들을 본 레이와 루엘시아가 놀랐다.


“어, 언제 신성한 힘을!”

“후흐흐. 뭐, 이런 건 일도 아니지.”


필요한 스킬은 빼앗으면 그만.

이것이 비현의 능력이다.


“자, 그럼 본격적으로 하드리안 구경을 해보실까?”


우선 일행은 하드리안 궁 인근에 숙소를 잡았다.

숙소가 잡히자, 레이와 루엘시아는 대성녀를 알현하기 위해 먼저 나갔고, 비현도 이시스와 함께 주변 거리를 산책하기 시작했다.


“작가님. 여기 풍경 끝내주네요.”

“그러게요. 마치 유럽여행 온 것 같아요.”

“하하하! 그렇죠?”


이렇게 단둘이 걷고 있자니 마치 데이트하는 기분.

비현은 얼굴이 빨개진다.

이시스는 태연하게 주변 경치를 살폈다.


“반도 전체가 도시로 덮여있네요. 북쪽만 장벽으로 막으면 되니 방어하기 편하겠어요.”


그녀의 말에 비현도 주변을 둘러보았다.


“여기는 진짜 천혜의 요새네요.”

“그러니까요. 마치 동유럽의 어느 도시를 보는 것 같지 않나요?”


그렇다.

유럽의 동쪽 끝에 있는 어느 도시와 닮아 있었다.


“확실히 사로니아 일개 도시들과는 규모가 달라요.”


최소 사로니아 도시 3~4개 정도의 규모라 봐도 된다.

해가 저물어가지만 두려워하지 않는 사람들.

절벽가에 많은 커플이 모여 저물어가는 해를 여유롭게 감상하고 있었다.


“이것이 성물의 힘......”


해가 완전히 지고 달이 떠올랐지만 차가운 기운은 느껴지지 않았다.


“비현씨. 저기도 한번 보실래요?”


이시스가 가리킨 곳은 웅장한 하드리안의 궁전 뒤로 솟아난 거대한 순백의 탑.

그것은 마치 등대라도 되는 듯, 해가 지는 타이밍에 맞추어 탑 꼭대기에서 새하얀 불빛을 번쩍이기 시작했다.


“저게 성물인가?”

“아마도요?”


밤마다 인류를 괴롭히던 모르프노스의 달빛도 이곳에서는 통하지 않는다.

사람들은 밤에도 안심하고 거리를 활보하고 있었으며 공원에는 사람들이 넓게 돗자리를 깔고 술 파티를 즐기고 있었다.


“작가님은 이런 곳이라는 거 알고 있었어요?”

“아뇨. 그럴 리가요.”

“그렇군요.”


그녀의 예지 능력으로 본 것이 아닐까 했는데.

비현은 말없이높이 솟은 탑을 올려다보았다.


‘흠, 저거 가져갈 방법은 없을까?’


아마도 가져갔다가는 도시는 어마어마한 재앙을 맞이할 것이다.


‘에이, 관두자.’


대충 하드리안의 중요 지역은 다 둘러본 것 같다.

이제 도시 구경은 이쯤에서 그만두어도 괜찮을 듯.


“숙소로 돌아가 보자.”


그렇게 비현과 이시스는 숙소로 돌아왔다.

방문을 열고 들어가니 안에는 레이와 루엘시아가 심각한 표정으로 두 사람을 기다리고 있었다.


“뭐야? 왜 이래?”

“김비현. 문제가 생겼다.”

“문제? 무슨 문제?”


이제 미션 전부 끝난 게 아니었나?



“대성녀님께 문제가 생겼다.”

“대성녀?”


이 평화로운 도시에 또 무슨 일이 벌어지려는 건가.

비현은 레이의 설명에 집중했다.


“우리는 아까 전, 대성녀님을 알현하려 했다. 그런데 대성녀의 자리에 앉아있는 사람은 우리가 알던 분이 아니었다.”

“그건 또 무슨 소린데?”

“모, 모르겠군. 왜 사람들이 그 자를 성녀로 받드는 건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


패닉에 빠진 레이와 루엘시아.

그러니까 그들의 말을 종합해 보자면 원래 알던 사람이 아닌, 전혀 모르는 이가 대성녀의 자리에 앉았다는 말.


“그런 게 가능한가?”


일반적인 세계라면 가능할 리가 없다.

그러나 이곳은 게임시스템적인 룰에 지배받는 세계.

대성녀에게 비현의 것과 같은 사기적인 스킬이 있는 걸지도 모른다.

비현은 문득 그녀가 어떤 사람일지 궁금해졌다.


“혹시 그 새로운 대성녀라는 녀석 외형 좀 알려줄 수 있어?”

“문제될 건 없다만. 혹시 알 수도 있는 자인가?”

“음, 아마도?”


비현의 말에 레이는 아까 있었던 일을 떠올리기 시작했다.


***


레이와 루엘시아는 온갖 그림들로 장식된 거대한 회랑을 지나 대성녀의 집무실에 도착했다.


“성검 레이 트레이스입니다.”

“성녀 루엘시아입니다.”


지키고 있던 병사가 아무 말 없이 문을 열어준다.

방으로 들어간 두 사람.

그곳에는 은발의 긴 머리카락을 지닌 한 여성이 창가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어서 와요.”

“당신은?”


은발의 여성이 자신의 집무실 의자에 주저앉는다.

옆에 있던 시종이 커피잔을 3잔 준비했다.


-쪼르륵!

“제가 손수 타주는 거예요. 마셔요.”


눈치를 보는 두 사람.

레이는 마시지 않고 루엘시아만 커피잔을 들었다.


-호로록!

“아! 이거 맛있어요!”


루엘시아의 표정이 크게 밝아진다.

그러나 레이는 여전히 커피를 마시지 않았다.


“손수 따라주는 커피인데 드시지 않을 건가요?”

“저는 이런 음료 좋아하지 않습니다.”


그 말에 아쉬워하는 대성녀.

시종이 남은 잔들을 모두 수거해갔다.


“본론으로 들어가죠.”


대성녀는 예리한 눈빛으로 그들을 쏘아보았다.


“두 사람은 내가 새로이 대성녀로 즉위했다는 사실을 모르는 모양이군요.”

“새로운 대성녀라 하셨습니까?”


그녀는 커피를 한입 홀짝이고는 말을 이어갔다.


“그래요. 당신들이 바깥에 있는 사이, 이곳은 많은 것이 변했어요. 기존의 대성녀는 실각했고, 저는 새로운 대성녀로 즉위했죠.”


레이와 루엘시아가 서로의 얼굴을 바라본다.

대성녀는 웃으며 설명을 이어갔다.


“많이 당황스러운 모양이네요. 그러실만 하죠. 하지만 이제 새로운 체재에 적응하셔야 되요.”


그녀가 박수를 치자 병사 몇몇이 안으로 들어온다.

레이가 허리에 손을 올리자 대성녀는 피곤한 듯 하품을 하며 말을 이어갔다.


“늦었네요. 이제 이분들을 숙소로 모시도록 하세요.”


대화 몇 마디 제대로 나누어보지 못하고 밖으로 쫓겨나온 레이와 루엘시아.

그들은 어이없어하며 그렇게 숙소로 돌아오게 되었다.



<계속>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레벨 1의 스킬 수집가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설정>성도 하드리안 24.09.15 12 0 -
공지 <설정>앰비언트 영지의 도시들 24.08.22 29 0 -
공지 <설정>글로리아 대륙 지도 24.08.20 50 0 -
31 <30화>악몽 (3) NEW 17시간 전 4 1 12쪽
30 <29화>악몽 (2) 24.09.16 10 1 12쪽
29 <28화>악몽 (1) 24.09.13 11 1 12쪽
28 <27화>성도 하드리안 (3) 24.09.12 13 1 11쪽
27 <26화>성도 하드리안 (2) 24.09.11 14 1 12쪽
» <25화>성도 하드리안 (1) 24.09.10 20 1 12쪽
25 <24화>하드리안의 지배자 (1부완) 24.09.09 23 1 13쪽
24 <23화>사냥감 (2) 24.09.06 26 1 12쪽
23 <22화>사냥감 (1) 24.09.05 25 2 12쪽
22 <21화>인퀴지터 (2) 24.09.04 24 2 11쪽
21 <20화>인퀴지터 (1) 24.09.03 24 2 12쪽
20 <19화>탈출 (3) 24.09.02 30 2 12쪽
19 <18화>탈출 (2) 24.08.30 33 2 12쪽
18 <17화>탈출 (1) 24.08.29 39 1 12쪽
17 <16화>재회 (3) 24.08.28 47 2 11쪽
16 <15화>재회 (2) 24.08.27 46 2 12쪽
15 <14화>재회 (1) 24.08.26 53 2 13쪽
14 <13화>죽이고 또 죽이고 (2) 24.08.23 52 2 11쪽
13 <12화>죽이고 또 죽이고 (1) 24.08.22 54 2 11쪽
12 <11화>안개 낀 산속에서 (3) 24.08.21 64 2 12쪽
11 <10화>안개 낀 산속에서 (2) 24.08.20 77 2 12쪽
10 <9화>안개 낀 산속에서 (1) 24.08.19 100 3 12쪽
9 <8화>영주의 부름 (2) 24.08.18 110 3 12쪽
8 <7화>영주의 부름 (1) 24.08.17 122 3 12쪽
7 <6화>멸망한 도시 (3) 24.08.16 139 3 11쪽
6 <5화>멸망한 도시 (2) 24.08.15 149 3 11쪽
5 <4화>멸망한 도시 (1) 24.08.14 174 4 11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