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벨 1의 스킬 수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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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림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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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8.12 1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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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27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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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15화>재회 (2)

DUMMY

“음! 맛있네요.”

“입에 맞아서 다행이네요.”


예지은이 활짝 미소를 지었다.


‘이거 생각보다 군침이 도는 스킬인데?’


한번 정중하게 부탁한 다음 스킬을 가져오면 어떨까?

잘못하면 적대적으로 변할 수 있으니 신중해야 한다.

비현은 얼굴에 미소를 띠며 조심스럽게 질문했다.


“하하! 작가님 혹시 스킬 좀 가져도 될까요?”

“후훗! 비현씨는 스킬을 빼앗는 능력이 있나 봐요.”


이럴 수가.

굉장히 예리한 지적이다.

비현은 당황하여 고개를 마구 좌우로 저었다.


“아, 아니요. 그냥 뭐 하나 테스트해볼까 해서.”

“괜찮아요. 비현씨는 어차피 레벨 1이니까.”


마지막 레벨 1이라는 말이 왠지 열 받는데?

그래도 그녀는 흔쾌히 고개를 끄덕였다.

의외로 쉽게 허락을 해준다는 것이 이상했지만 뭐, 알아서 스킬을 내준다면 땡큐지.

비현은 과감하게 그녀의 스킬을 빼앗아보았다.


<{고유} 기술 강탈 (Skill Steal) - Lv2>

<획득할 수 없는 스킬입니다.>


“후후훗! 역시 실패인가요?”

“엉? 예상하고 있었어요?”


예지은은 고개를 끄덕이고는 질문을 시작했다.


“비현씨, 스킬을 사용할 때 보면 알림 메시지가 뜨는 거 보이시죠?”

“네. 이거 말씀하시는 거죠?”


<{고유} 기술 강탈 (Skill Steal) - Lv2>

<획득할 수 없는 스킬입니다.>


그녀가 떠오르는 스킬 글씨를 가리켰다.


“먼저 스킬 앞에 적힌 고유. 저것은 해당 인물만이 가진 고유의 스킬이라는 뜻이에요. 아마 함부로 빼앗지 못하겠죠.”

“그럴 수가!”


어쩐지 유독 자신의 스킬 앞에만 저런 단어가 붙어있는 점이 신경 쓰였었다.


“그리고 다음은 레벨!”

“레벨?”


그녀가 스킬 뒤쪽에 붙은 레벨 표시를 가리켰다.


“이것은 스킬의 강제성, 또는 위력을 나타내요.”


대충 무슨 뜻인지는 알겠다.

레벨이 강할수록 더 세진다는 뜻 아닌가.

게임이나 웹소설의 스킬들과 동일한 시스템이겠지.

이어지는 그녀의 설명은 좀 더 디테일했다.


“레벨 5 방패와 레벨 4 창이 맞붙으면 어떻게 될까요? 방패가 여유롭게 창을 막아내겠죠. 하지만 동일한 레벨이라면 어떨까요? 그럴 땐 해당 스킬의 속성이나 강제성과 같은 변수들에 따라 다른 결과가 일어나요.”


비현은 고개를 갸웃했다.

이렇게 설명해서는 도무지 이해할 수가 없었던 것.

그녀의 설명은 계속 이어졌다.


“동일한 레벨의 스킬이 맞붙었을 경우, 가장 먼저 우위를 차지하는 건 ‘고유’가 붙은 스킬이어요. 다음으로 영향을 끼치는 건 속성이고요.”

“속성? 뭐, 물이나 불과 같은 종류 말하는 건가요?”


예지은은 손뼉을 치며 기뻐했다.


“네! 맞아요! 동일한 레벨의 나무 방패로 불화살을 막으면 타버리는 것과 같은 이치죠.”


왠지 점점 과학 수업이 되어가는 것 같다.

그녀는 빨리 마무리하고 싶은 듯 속사포처럼 설명을 계속해나갔다.


“자! 그럼 같은 레벨의 불과 불이 맞붙으면 어떻게 될까요? 정답은 아예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아무 효과도 발동하지 않는다.”

“네. 그냥 없었던 일이 되어버리는 거죠.”


그동안 아무 생각 없이 스킬을 사용했었는데.

설명대로라면 비현이 빼앗지 못하는 스킬에 대한 의문도 자연스럽게 풀리게 된다.


‘레벨 2까지의 스킬만 획득할 수 있다는 건가?’


생각해보니 그동안 비현이 빼앗았던 스킬들은 죄다 레벨 1짜리 스킬이었다.

레이의 스킬은 무려 레벨 10의 스킬.

빼앗으려면 최소 동일한 레벨까지 스킬을 올려두어야 한다는 의미였다.


“레벨 10이라. 열심히 레벨 올려야겠네.”


하지만 스킬 레벨은 10이 최대치일까?

기껏 스킬을 10까지 올렸는데 빼앗으려는 스킬 레벨이 더 올라가면 그것도 곤란하다.


“음, 스킬은 레벨 10이 한계인가 봐요?”

“네. 스킬을 빼앗고 싶으시면 스킬 포인트를 얻으셔야 할거에요. 하지만 레벨을 올리기 쉽지는 않죠.”

“하긴.”


이번에는 운 좋게 경험치 덩어리를 공짜로 얻었으나 앞으로도 간단하게 얻을 수 있을지는 장담 못 한다.

여기는 게임하고는 달리 몬스터 몇 마리 잡아봐야 경험치를 얻을 수 없었다.


‘앞으로도 물어볼 것이 많겠어.’


그녀는 여러모로 쓸모가 많다.

미래를 예측할 수 있고 비현보다 세계의 시스템에 대해 더 많이 알고 있는 듯하다.

게다가 비현을 위협할 수 없을 정도로 전투 능력이 빈약해 보이는 점도 좋은 요소.

이 정도면 동료로 맞아들여도 괜찮을 듯.

비현은 만족스러운 듯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나 여기에 아직 만족하지 못한 사람이 두 명.


“흥미로운 정보군.”

“저는 재미 하나도 없어요.”


레이와 루엘시아.

두 사람은 각각 다른 태도로 예지은의 이야기를 듣고 있었다.

역시나 제일 관심이 많은 듯 보이는 사람은 레이.

그는 비현이 본 그 어느 때보다 눈빛을 초롱초롱 반짝이며 예지은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였다.


‘일단은 같은 팀 확정이로군. 그렇다면...’


이제부터는 그녀가 감추고 있던 비밀을 알아볼 차례.

대표와 같이 있어야 할 사람이 이렇게 따로 떨어져 나왔는데 아무런 사건도 없었을까?

분명 그들에게는 무슨 문제가 생겼을 것이다.

비현은 그 부분을 집중적으로 물어보기로 했다.


“그나저나 작가님은 왜 따로 떨어져 있었던 거죠?”


피식 웃음을 내뱉는 그녀.

예지은은 차분하게 설명을 시작했다.


“내분이 일어났어요. 발단은 대표님이었죠.”


***


때는 비현과 만나기 이틀 전.

전투는 종일 이어졌다.

놈에게서 새하얀 안개가 계속 뿜어져 나와 직원들의 시야를 가렸다.


“어떻게 된 거야? 레벨 차이도 크지 않은데 이렇게 애먹게 하다니.”


대표가 정권으로 풍압을 일으켜 안개를 날려버리며 짜증을 낸다.

팀장 박광인은 뚱뚱한 몸으로 열심히 놈의 주변을 뛰어다녔다.


“대표님. 처음부터 무리였어요. 공략도 없이 무작정 녀석을 깨우다니. 잘못하면 세상이 멸망할지도 몰라요.”


이유비의 말에 대표는 불같이 화를 냈다.


“너 이상한 소리 한다? 세상 멸망하는 게 대수야? 어차피 우리 세계도 아니잖아. 걱정할 시간에 빨리 소환수나 더 만들어!”


그녀는 울상을 지으며 뭔가를 소환했다.

아무것도 없던 허공에 찰흙 덩어리가 생겼고 빠르게 형태가 갖추어지며 거대한 드래곤이 만들어졌다.


[크르르! 나의 창조주시여. 이름을.]

“화룡 파프니르! 안개를 날려줘!”


화룡의 머리 위에 레벨과 이름 정보가 떠오른다.


<Lv 80 화룡 파프니르>


녀석은 크게 울부짖으며 안개 속으로 뛰어들었다.

그러나 놈의 거대한 신체에 비해 화룡은 도마뱀으로 보일 정도로 매우 작았다.


[창조의 권능을 가진 자인가. 너의 그 힘, 탐난다!]


거대한 안개의 손이 화룡의 목을 덥석 붙잡았다.

화룡이 온몸으로 뜨거운 불길을 내뿜었지만 이내 반대로 수분에 삼켜지며 축축하게 젖어버렸다.

주먹에 힘을 줘 화룡을 부숴버리는 손.

이 틈을 노려 다른 직원이 놈에게 스킬을 사용했다.


<시간 제어(Time control) - Lv10>


[시간 제어?]


놈의 움직임이 그대로 정지한다.

또 다른 직원이 기회를 놓치지 않고 손끝에서 실을 발사했다.


-핑핑!


수많은 실이 놈의 몸을 훑고 지나간다.

녀석은 산산조각났지만 뭉게뭉게 다시 몸을 재생시켜갔다.


[나에게 그런 물리적인 공격은 통하지 않는다.]


놈이 포효를 내지르자 엄청난 구름 떼가 몰려왔다.

천둥번개와 비바람이 몰아치는 이곳.

박광인이 하늘 높이 날아올라 도끼를 번쩍 들었다.


“얼려버려!”


직원 중 누군가가 마법을 사용해 안개들을 하나로 모아 딱딱하게 얼려버렸다.

도끼로 있는 힘껏 얼음덩어리를 내리치는 박광인.


-쿠쾅!


도끼는 어마어마한 무게가 실리면서 놈을 타격했다.

묵직한 공격을 받은 놈의 몸은 완전히 박살났다.


-우지직!


놈은 재생하지 못했다.

사람들은 승리를 예감하며 기뻐했다.


“지은아. 빨리 가서 챙길만한 아이템 있는지 봐라.”


예지은이 상황을 살피기 위해 잔해로 접근했다.

하지만 기쁨도 잠시.

조각난 파편들이 일제히 튀어 올라 예지은의 몸에 가시처럼 박혔다.


-퍼퍼퍽!

“지은씨!”

“작가님!”

“지은아!”


얼음덩어리가 사르르 녹아내렸다.

예지은은 그대로 자리에 쓰러졌다.


“지은씨! 지은씨!”


은발의 조은비가 재빨리 그녀의 상태를 살펴보더니 충격에 빠졌다.

모두 일제히 대표 김정진을 노려보았고, 그는 당황스러워했다.


“뭐, 뭐야! 왜 나를 봐?”

“대표님! 당신 때문에!”

“뭐라고? 지금 상황에 어디서 말 같지도 않은!”


뜬금없는 그녀의 행동에 대표가 당황한다.

조은비는 피식 웃으며 그에게 손가락질했다.


“사실, 대표님. 제대로 된 판단도 못 내리잖아요. 지난 번에도 잘못된 판단으로 엄한 도시만 멸망시켰고 말이죠.”

“조은비! 죽고 싶어?”


조은비 주위로 사람들이 모여들었다.

대표는 억울한 듯 사람들에게 호소했다.


“이 사람들아! 나 대표야! 나한테 잘해야지 조은비하고 하나로 뭉쳐서 뭐 하려고?”


은발의 여성 조은비가 촉촉해진 눈가의 이슬을 손가락으로 훔치며 말을 이어갔다.


“대표님! 저는 기획자예요. 모든 공략과 작전을 제안할 자격이 있죠. 그러므로 한 말씀 드리자면 대표님은 우리 그룹에 결코 좋은 영향을 끼치지 못해요. 한마디로 쓸모가 없다는 거죠!”


김정진은 분노로 몸을 부들부들 떨며 그녀를 노려보았다.


“기껏해야 문서 쪼가리나 만들 줄 아는 사기꾼주제에! 기획자 새끼들이 입이나 털 줄 알지. 경영에 대해 뭘 알아? 세상이 만만해 보여?”


직원들이 서로 눈치를 보기 시작한다.

대표는 승기를 잡았다고 여긴 듯, 더욱 강하게 말을 이어갔다.


“어차피 지은이는 전투 능력도 빈약했어! 대체할 수 있는 인력이라고! 은비가 계획을 제대로 세우면 돼!”


직원들은 싸늘한 눈으로 대표를 노려보았다.


“여기는 회사가 아니야. 당신! 더는 우리를 소모품 취급하지 마!”


조은비가 천천히 스태프를 들어 올렸다.

다른 사람들도 조은비를 따라 조심스럽게 무기를 집어 들었다.

대표는 긴장한 얼굴로 재빨리 가드를 올렸다.


“이 새끼들! 미쳤어? 감히 대표한테 대들어?”

“닥쳐! 이제 우리 마음대로 하겠다.”

“으득! 이 어리석은 것들이!”


10명의 직원들이 모두 대표에게 반기를 들었다.

그들은 한 사람 한 사람이 모두 엄청난 레벨의 실력자다.


“조져!”

-쿠콰쾅!


인간을 초월한 자들이 격돌하면서 눈덮인 산에 커다란 폭발이 일어났다.

연쇄적으로 일어난 폭발은 몇 시간이나 계속되었다.

한참 후, 전투가 끝나자 폭발의 흔적만 남긴 채 연기처럼 자취를 감춘 사람들.

그러자 죽은 듯 누워있던 예지은은 천천히 눈을 떴다.

그녀는 자리에서 일어나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결국 분열되고 마는구나. 모든 건 정해진 운명대로.”


그녀는 찾아올 누군가를 기다렸다.


***


“그래서요. 기다렸던 게 저였어요?”


다시 현실로 돌아와 불쑥 들어온 비현의 질문.

예지은은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이야기를 들은 비현은 잠시 생각에 잠겼다.


‘대표는 어떻게 된 거지? 죽은 건가?’


솔직히 대표만큼은 직접 죽여주고 싶었다.

언제나 가장 맨 앞에서 비현을 우습게 보던 대표.

그의 주변엔 언제나 말 잘 하는 간신배들이 들끓었다.


‘그런데 그 인간들마저 배신했다는 거지?’


10대 1로 싸웠다면 대표가 압도적으로 불리할 것이다.

처음 버림받았을 때부터 복수할 마음이 있었는데.

이래서야 목표를 잃은 거나 마찬가지 아닌가.


‘그나저나 대표를 제거하면 다음 주도권은 그럼 누가 가져가는 거지? 조은비?’


조은비는 똑똑하니까 가능할 수 있다.

하지만 나이로 따지면 박광인 팀장도 만만치 않다.


‘그 인간들도 솔직히 문제 있는데.’


신이란 작자는 대체 뭐 때문에 회사직원들을 한꺼번에 이 세계로 데려온 것일까?

설마 이렇게 될 거란 걸 몰랐던 것일까?

일단은 상황을 더 지켜봐야 할 듯싶다.


‘그런데 갑자기 쟤들은 또 뭐하는 짓이지?’


레이가 검집에 손을 올리고 루엘시아와 함께 예지은을 노려보고 있다.


“너희가 도시를 멸망시켰구나.”


그렇다.

예지은의 과거 이야기를 통해 드러난 진실.

비현이 거쳐온 멸망한 도시는 바로 이들 일당에 의해 멸망했던 것이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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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 <22화>사냥감 (1) 24.09.05 26 2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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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 <20화>인퀴지터 (1) 24.09.03 24 2 12쪽
20 <19화>탈출 (3) 24.09.02 31 2 12쪽
19 <18화>탈출 (2) 24.08.30 34 2 12쪽
18 <17화>탈출 (1) 24.08.29 40 1 12쪽
17 <16화>재회 (3) 24.08.28 47 2 11쪽
» <15화>재회 (2) 24.08.27 46 2 12쪽
15 <14화>재회 (1) 24.08.26 54 2 13쪽
14 <13화>죽이고 또 죽이고 (2) 24.08.23 53 2 11쪽
13 <12화>죽이고 또 죽이고 (1) 24.08.22 55 2 11쪽
12 <11화>안개 낀 산속에서 (3) 24.08.21 65 2 12쪽
11 <10화>안개 낀 산속에서 (2) 24.08.20 77 2 12쪽
10 <9화>안개 낀 산속에서 (1) 24.08.19 100 3 12쪽
9 <8화>영주의 부름 (2) 24.08.18 111 3 12쪽
8 <7화>영주의 부름 (1) 24.08.17 123 3 12쪽
7 <6화>멸망한 도시 (3) 24.08.16 139 3 11쪽
6 <5화>멸망한 도시 (2) 24.08.15 150 3 11쪽
5 <4화>멸망한 도시 (1) 24.08.14 174 4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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