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벨 1의 스킬 수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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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림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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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림인
작품등록일 :
2024.08.12 1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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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17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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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04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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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21화>인퀴지터 (2)

DUMMY

영주와 하드리안의 사절단 간에 인사가 오고 간다.

그 사이, 레이는 미카일과 조용히 대화하고 있었다.


“미카일. 왜 인퀴지터들이 이렇게 많이 파견된 거지?”


미카일은 무슨 말이냐는 듯 레이를 쳐다보았다.


“아니. 설마 모르고 계셨습니까?”

“그게 무슨 소리지?”


레이의 말에 잠시 주변을 살피는 미카일.

그는 루엘시아와 눈을 마주치자 얼른 기도했다.

그녀는 익숙한 듯 똑같이 기도로 화답했다.


“하드리아누스의 축복이 있으시길.”

“하드리아누스의 축복이 있으시길.”


지금 한가하게 기도하고 있을 때인가?

레이가 다급하게 한마디 했다.


“내가 모르는 일이라니. 대체 무슨 일인가?”

“백색의 어둠이 소멸됐다고 합니다. 그래서 앰비언트 영지로 이동하는 중입니다.”

“백색의 어둠이라면!”


일전에 작가 예지은을 만났을 때, 경험치만 남기고 사냥당한 몬스터를 조사하려는 모양이다.

심각하게 이야기하는 그들.

비현은 문득 그들에 대해 궁금한 점이 생겼다.


“저기, 인퀴지터가 뭔지 설명 좀.”


레이가 이마를 짚으며 고개를 숙인다.

루엘시아는 이제 익숙하다는 듯 웃으며 자세한 설명을 들려주었다.


“인퀴지터는 이단, 이교, 악신의 무리를 심판하는 하드리안의 정예 군사집단이에요.”

“아, 어쩐지. 강해 보인다 싶었어.”


물론 압도적인 무력을 지닌 레이에 비할 바는 아니다.

그래도 각각 고유의 무기를 휴대하고 있고, 전투 스타일에 따라 입고 있는 옷도 많이 달랐다.

가령 양손에 단검을 들고 있는 자는 가벼운 천, 가죽 재질의 방어구를 장착하고 있다.

반대로 묵직한 해머를 휘두르는 자는 온몸이 강철 플레이트로 뒤덮여 있었다.

미카일은 심각한 얼굴로 말을 이어갔다.


“백색의 어둠은 어둠을 다스리는 재앙의 수하입니다. 전 대륙의 군사력을 총동원해도 쓰러트릴 수 없는 괴물인데 대체 누가 퇴치한 건지 궁금하군요.”


레이는 입가에 슬며시 미소를 띠었다.


“그 부분은 내가 좀 알고 있네. 설명하기 전에 당사자부터 찾아내서 그대들에게 소개시켜 주고 싶군.”

“당사자요? 그게 누구죠?”


루엘시아가 방긋 웃으며 소리쳤다.


“예언자님이요!”

“예언자님?”


미카일이 고개를 갸웃거린다.

그 순간, 창밖에 울려 퍼지는 천둥소리.


-콰콰쾅!

“으아아아!?”


연회장을 지키던 병사들이 일제히 창문으로 달려가 바깥의 상황을 살폈다.


“여, 영주님! 어찌 된 일인지 모르겠으나 성문이 파괴되었습니다.”


와트 가문의 도시 ‘스노우 가드’의 성문은 두 개다.

하나는 영주의 내성과 합쳐진 동쪽 성문.

또 하나는 처음 비현 일행이 들어왔던 남쪽 성문.

병사들이 보고 있는 방향은 분명 동쪽이었다.


“그쪽은 하드리안으로 가는 방향 아닌가!”


영주가 분노하며 사절단을 노려본다.

미카일이 재빨리 앞으로 나서며 그의 앞에 무릎을 꿇었다.


“기다려주십시오. 저희가 아닙니다.”


영주는 여전히 화가 난 얼굴로 그를 노려보고 있었다.


“자네들이 방문한 지 얼마 안 되어 일어난 일일세! 범인은 당연히 이 안에 있지 않겠소!”


호위병들이 일제히 무기를 사절단 쪽으로 겨눈다.

미카일과 나머지 인퀴지터들도 무기를 꺼내 주변을 경계했다.


“이, 이러지 마십시오. 싸우고 싶지 않습니다.”

“어쩔 수 없소. 지금 자네들을 믿을 수 없지 않은가!”


그들이 서로를 경계하는 동안 비현은 발코니로 갔다.

커다란 유리문을 열고 밖으로 나가니 보이는 광경.

멀리서 검은 물결이 이쪽으로 향해오고 있었다.


“설마 저거 다 몬스터야?”


이제 비현은 밤마다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잘 안다.


“비욘! 달빛을 조심해라!”

“앗차! 그렇지, 참!”


알고 있었지만, 달빛은 깜빡했다.

서둘러 안으로 들어오는 비현.

레이가 루엘시아에게 소리쳤다.


“성녀님! 도시 전체에 보호막을 쳐야 합니다!”

“알겠어요!”


<하드리안 실드(Hadrian Shield) - Lv2>


노란 보호막이 도시 전체를 감싼다.

이 크기를 유지하려면 상당한 에너지가 소모될 듯.

레이가 발코니로 나가 그대로 아래로 뛰어내렸다.


<패스 오브 라이트(Path of light) - LV 10>


비현도 뒤따라 발코니를 나가 아래로 뛰어내린다.


<플라이트(Flight) - Lv2>


비현의 몸이 중력을 거슬러 높이 떠오른다.


“일단 입구는 걱정할 필요 없겠지?”


높은 곳에서 아래를 내려다보고 있으려니 아찔하다.

그래도 상황 판단을 정확히 하려면 주변을 봐야 한다.

남쪽을 보니 그쪽에서도 한 떼의 검은 구름이 빠르게 접근해오는 것이 보였다.


“모두 안으로 도망쳐!”


구름은 몬스터 떼였다.

창백하게 떠오르는 달빛을 받으며 새까맣게 날아오고 있는 마물들.


-캬오오오!


비현은 재빨리 스킬을 준비했다.


<윈드 블로우(Wind Blow) - Lv1>


강력한 회오리바람이 전방으로 날아간다.

그러나 해당 스킬은 1대1에 특화되어 있었다.

8~10마리 정도만 날려버린 바람 스킬.

심지어 단 한 마리도 죽이지도 못했다.


“활 좀 쏜다 하는 사람들 모두 이쪽으로!”


영주의 병사들이 석궁을 챙겨 발코니로 나간다.

그들은 이내 비행해오는 몬스터들을 빠르게 격추하기 시작했다.


<홀리 애로우(Holy Arrow) - Lv4>


-퍼퍼펑!


방금 쏜 새하얀 빛의 화살은 인퀴지터 중 한 명이 쏜 화살이다.

그들은 각각 개성적인 무기를 소유하고 있었다.

이에 질새라 일제히 석궁을 놈들에게 향하는 병사들.


“쏴라!”

-슈슈슉!


습격해오는 대공 몬스터들의 주체는 하피다.

녀석들의 레벨은 평균 20대.

이 정도면 하급 몬스터에 속한다.

그러나 병사들의 레벨은 기껏해야 1~20 사이 정도.

성녀나 몇몇 인물들이 중심을 잡고 상대해야 한다.


<어디리얼 슬래시(Ethereal Slash) - Lv10>


레이가 성 아래쪽에서 스킬을 난사하고 있다.

몰려오던 지상 몬스터들이 레이의 검에 사정없이 찢겨나갔다.


“나도 저런 스킬 있어야 하는데. 대공 몬스터 잡는데 쓸만한 스킬이 없네.”


지난번에 라이트로부터 빼앗은 마법은 있지만, 해당 스킬은 지상의 적에게만 효과가 있었다.


“이거라도 써볼까?”


<마비(paralysis) - Lv1>


해당 스킬은 이 세계에 와서 가장 먼저 획득했다.

마비에 걸린 하피가 감전된 것처럼 몸을 부르르 떤다.

그대로 추락해버리는 하피.


‘광역 스킬이었다면 좋았을 텐데.’


전투에 활용하기 많이 아쉬운 스킬이다.

1대1로 싸우는 전투에서나 효과를 볼 수 있을 듯.


“그나저나 대체 왜 일이 이렇게 진행된 거지?”


하드리안의 손님들이 들어온 직후, 성문을 누군가가 폭파시켰고 기다렸다는 듯이 몬스터들이 이곳으로 몰려왔다.


‘이건 마치 몬스터와 인간이 서로 협력한 느낌이잖아?’


그런 것도 이 세계에서는 가능한 일일까?

지금까지 비현이 겪은 경험에 따르면 모르프노스는 인류 최대의 적이다.

그런데 이렇게 손발을 맞추는 것이 가능하다고?

만약 그게 가능한 자가 실제로 존재한다 해도 대체 무엇 때문에?

비현의 고민이 깊어져만 갔다.


“거기! 멍때리고 있을 거면 비켜!”

“응?”


하얀 마법사 복장의 여성이 비현을 밀쳐내고는 순백의 지팡이를 위로 치켜들었다.


<홀리 바인드(Holy Bind) - Lv6>


높은 곳에 하늘을 가득 메울 정도로 거대한 하얀 손이 생성되었다.

그 손은 파리라도 때려잡으려는 듯 그대로 땅을 내리쳤고, 공중의 모든 비행 몬스터가 그대로 타격을 입고 땅에 떨어졌다.


-키에엑!


“이제 꼼작 못할 거다! 일제히 공격!”


기다란 순백의 낫을 든 자가 앞으로 크게 낫을 휘두르자 오싹한 감각과 함께 넓게 퍼져있던 몬스터들의 목이 일제히 베어져 나간다.

다음은 양팔에 링을 두른 인퀴지터의 차례.

그가 양팔에 두른 링을 던지자 그것은 빙글빙글 회전하며 직선상의 몬스터를 사정없이 베어낸 다음, 다시 주인의 손으로 돌아갔다.


“다음은 내 차례다.”


채찍을 든 인퀴지터가 자신의 무기를 크게 휘두른다.

그것은 고무처럼 앞으로 쭉 늘어나 빗자루 쓸 듯 광대한 범위의 몬스터를 쓸어가 버렸다.


‘아니, 너무 강한데?’


인퀴지터들은 일사불란하게 몬스터를 쓰러트려 갔다.

그들 개인은 각각이 모두 훌륭한 능력을 지닌 자들.

몬스터의 숫자는 많았지만 인퀴지터는 하나하나가 수십에서 수백의 몬스터를 해치웠다.

이 정도면 굳이 비현이나 레이가 나설 필요도 없다.


‘손가락이나 빨고 있을걸.’


그래도 일단 전투에 참여한 김에 스킬 테스트나 해봐야겠다.

비현이 책의 이미지를 머릿속에 떠올리자 눈앞에 두툼한 책이 하나 떠올랐다.


“어떤 스킬이 좋으려나?”


기분상 마법을 쓰는 것이 최고인 것 같다.

일대를 초토화시킬 수 있는 최고의 광역 마법으로!


<인페르노 블...>


“비욘! 안돼!”

“어? 어째서?”


레이가 순식간에 비현의 눈앞에 나타나더니 큰 소리로 화를 냈다.


“사람들이 거주하는 구역이다. 그런데도 그런 위험한 마법을 사용할 셈인가?”


생각해보니 그의 말이 맞다.

당장 마법을 테스트할 생각에 잠시 잊고 있었다.

사실 당연히 주의했어야 하는 부분이지만 레벨과 스킬을 계속 다루다 보면 가끔 헷갈릴 때가 있다.


‘역시 손가락이나 빨아야겠네.’


비현은 전투를 포기하고 느긋하게 전투를 구경했다.

다행히도 인퀴지터들이 열심히 활약해주어서 몬스터는 대부분 전멸했다.


“이제 성문만 복구하면 된다.”


<리스토어(Restore) - Lv8>


치유사가 손을 뻗자 부서진 성문이 빠르게 고쳐졌다.


“저거 사람만 치유할 수 있는 스킬 아니었어?”


아무래도 단순한 체력회복 스킬이 아닌 모양.

부서진 물체도 복구할 수 있다면 굉장한 거다.


‘기회가 되면 반드시 습득해야겠네.’


오늘 참 좋은 스킬 많이 본다.

기회가 나는 대로 전부 습득하고 싶다.

그러나 만약 상상했던 것을 실행에 옮길 경우, 분노한 레이의 칼날이 비현에게로 향할 것이다.


‘그래. 아군은 건들면 안 되지.’


비현은 입맛을 다시며 몸을 돌렸다.

그리고는 몸을 멈칫하는데.


‘아니. 몰래 하나만 슬쩍 하면 되지 않을까?’


어차피 죽는 것도 아닐 테고.

비현은 조심스럽게 먹잇감을 찾기 시작했다.

그런데.


“비현씨?”

“아! 뭡니까?”


익숙하게 그를 부르는 여성의 목소리.

한번 들어도 누구인지 알 것 같다.


“작가님?”

“오래 기다리셨죠?”


한참 보이지 않더니 갑자기 지금 눈앞에 등장하다니.

그녀의 모습은 헤어질 때 그대로였다.


“대체 어디에 있다가 나타난 겁니까?”


워낙 뜬금없다 보니 미카일을 포함하여 모든 인퀴지터가 그녀를 경계했다.

하지만 다정하게 예지은의 옆에 서는 루엘시아.

사람들은 다시 한번 놀라 눈을 동그랗게 떴다.


“성녀님? 어째서?”


루엘시아가 모두에게 소리쳤다.


“이분은 성녀의 자질을 갖췄어요.”

“에엥?”


루엘시아는 다시 한번 힘있게 소리쳤다.


“이분은 제가 책임지고 성녀로 만들어드릴 거에요!”


모두가 그녀의 말에 놀라 입을 떡 벌렸다.

하지만 레이가 예지은의 앞을 막아서자 사람들은 그것을 현실로 받아들여야 했다.


“내가 보증하겠다. 지금부터 이 사람을 성녀의 후보로써 대우한다. 가까운 시일에 세례를 내리고 성녀의 자격을 주겠다.”


사람들은 의문이 가득한 표정으로 침묵을 유지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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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 <25화>성도 하드리안 (1) 24.09.10 20 1 12쪽
25 <24화>하드리안의 지배자 (1부완) 24.09.09 24 1 13쪽
24 <23화>사냥감 (2) 24.09.06 26 1 12쪽
23 <22화>사냥감 (1) 24.09.05 26 2 12쪽
» <21화>인퀴지터 (2) 24.09.04 25 2 11쪽
21 <20화>인퀴지터 (1) 24.09.03 24 2 12쪽
20 <19화>탈출 (3) 24.09.02 31 2 12쪽
19 <18화>탈출 (2) 24.08.30 34 2 12쪽
18 <17화>탈출 (1) 24.08.29 40 1 12쪽
17 <16화>재회 (3) 24.08.28 47 2 11쪽
16 <15화>재회 (2) 24.08.27 47 2 12쪽
15 <14화>재회 (1) 24.08.26 54 2 13쪽
14 <13화>죽이고 또 죽이고 (2) 24.08.23 53 2 11쪽
13 <12화>죽이고 또 죽이고 (1) 24.08.22 55 2 11쪽
12 <11화>안개 낀 산속에서 (3) 24.08.21 65 2 12쪽
11 <10화>안개 낀 산속에서 (2) 24.08.20 77 2 12쪽
10 <9화>안개 낀 산속에서 (1) 24.08.19 100 3 12쪽
9 <8화>영주의 부름 (2) 24.08.18 111 3 12쪽
8 <7화>영주의 부름 (1) 24.08.17 123 3 12쪽
7 <6화>멸망한 도시 (3) 24.08.16 139 3 11쪽
6 <5화>멸망한 도시 (2) 24.08.15 150 3 11쪽
5 <4화>멸망한 도시 (1) 24.08.14 174 4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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