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벨 1의 스킬 수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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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림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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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림인
작품등록일 :
2024.08.12 1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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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17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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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14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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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4화>멸망한 도시 (1)

DUMMY

-다각다각다각


마차는 열심히 초원길을 달리고 있었다.


“이랴!”

-히히히힝!


레이가 말에 채찍질을 가한다.

마차는 언덕을 만나면서 조금씩 느려지고 있었다.

몸이 뒤로 기울기 시작하자 잠에서 깬 비현.

밖에서 일행들이 크게 소란을 피우기 시작했다.


“세, 세상에 저건 뭐야?”

“당황하지 마. 일단 상황 파악이 먼저다.”


대체 무슨 일이길래 이렇게 소란인 걸까?

창문을 통해 바깥을 보니 멀리서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었다.


“뭐야? 전쟁이라도 났나?”


비현은 언덕 아래로 펼쳐진 풍경을 내려다보았다.

길은 저 아래 쭉 이어져 있었고, 큰 강이 흐르는 저 너머로 정사각형 형태의 도시(?)였던 폐허가 눈에 들어왔다.


“와. 운석이라도 맞은 건가?”


도시 중심부에 크레이터가 파여있는 것이 보인다.

뒤따라 창문을 보던 루엘시아는 급히 두 손으로 얼굴을 가리며 괴로워했다.


“세상에! 누가 저런 짓을......”

“어, 어떡하죠? 돌아갈까요?”


메디슨이 걱정스러운 얼굴로 레이를 본다.

레이는 마차에서 내려 말없이 아래를 내려다보았다.

모두가 창백한 얼굴로 멸망한 도시의 풍경을 눈동자 안에 가득 담고 있었다.


“확실히 도시를 멸망시킨 건 운석 때문인가 보군.”


도시 하나를 파괴할 정도의 운석이 떨어지다니.

참 운도 지지리 없는 도시라는 생각이 든다.


“음, 메테오 같은 마법이 존재하는 세계란 말이지?”


자신도 모르게 툭 내뱉은 비현의 한마디.

모두의 시선이 그에게 집중되었다.


“킹비욘이라 했나. 너는 대체 아는 게 뭐지?”

“당신은 어디 시골에라도 살았던 거요?”


비현은 머쓱한 듯 머리를 긁적였다.

모를 수도 있는 건데 사람들이 참 야박하다.


“그런 눈으로 보지 말고 설명 좀.”


그들은 어이가 없는지 입을 다물고 고개를 돌렸다.

언덕 아래로 펼쳐진, 한때 크게 번영했던 도시의 종말을 조용히 지켜볼 뿐.

비현은 그들의 옆에 나란히 서서 아래를 보았다.


“불길하네요. 우리 그냥 포레스트 가드로 돌아가요.”


리아가 많이 불안한지 일행을 독촉한다.

그러나 단호하게 고개를 가로젓는 레이.


“일단 도시로 진입한다. 어떻게 된 일인지 가서 확인해보도록 하지.”


레이의 말에 나머지 일행은 행동을 주저했다.


“으음, 우리는 돌아가겠소.”

“아무리 돈이 궁하다지만 목숨은 소중하니까요.”


말의 고삐를 당기는 세 사람.

레이가 짧게 한마디 했다.


“강요하지는 않겠다.”


그들은 빠르게 이곳을 벗어났다.


‘아. 나도 돌아갈 걸 그랬나?’


왠지 지금 이들을 따라가면 앞으로 엄청 고생할 것 같다는 느낌이 든다.

비현은 조심스럽게 두 사람의 눈치를 살폈다.


“너는 돌아갈 생각이 없나?”

“어, 음. 글쎄? 돌아갈까?”

“흠. 말은 몰 수 있겠나?”

“아, 아니. 모는 법 모르는데?”


레이가 무표정으로 대화를 계속 이어갔다.


“좋다. 우리와 함께 행동해라.”


그다지 내키지는 않는 상황.

비현이 그를 노려보자 레이는 무시하고 다시 마부석으로 올라갔다.


“이제 계속 가보도록 하지.”


결국 비현은 다시 마차에 올라타야 했다.

다시 마차를 움직이기 시작하는 레이.

그들을 폐허가 된 도시에 들어왔고, 주변으로 마차 소리만 시끄럽게 울려 퍼지고 있었다.


‘그나저나 정말로 이곳이 얼마 전까지 한 나라의 중심도시였다고?’


비현은 도저히 믿어지지 않았다.

대체 어떤 존재가 이런 짓을 저지른 걸까?

레이는 넓은 광장으로 추정되는 공간에 마차를 멈춰 세웠다.


“킹비욘. 너의 마법으로 이곳을 조사해볼 수 있겠나?”

“그, 글쎄? 일단 해보지 뭐.”


비현은 주변을 살펴보았다.


“음. 안쪽을 더 살펴봐야겠는데.”


비현은 새로운 스킬을 익히고 싶었다.

어쩌면 도서관에 소실되지 않은 서적들이 제법 많이 있지 않을까?

비현은 무너진 건물 중에서도 제법 규모가 있어 보이는 폐건물로 이동했다.


“킹비욘. 조심해라.”

“이제 김비현이라고 제대로 발음해주면 안 될까?”


비현은 앞장서서 건물 안으로 들어갔다.

안쪽은 꽤나 공간이 넓었으므로 비현은 가까운 책장부터 뒤져보았다.


-히히힝!


말 울음소리가 들려 입구 쪽을 보니 레이는 마차를 건물 안으로 이동시키고 있었다.


“굳이 안에 세울 필요가 있어?”

“몬스터가 있을 수 있다. 조심해서 나쁠 거 없지.”


레벨도 높은 주제에 조심성도 많은 성격이다.

비현은 레이에게서 애써 관심을 끄고 자유롭게 건물 구석구석을 돌아다녔다.


“나이스!”


이곳은 상당한 규모의 도서관이었던 모양이다.

한쪽에 뚫려있는 통로로 들어가니 무너진 책장들로 빼곡한 가운데 책들이 잔뜩 쌓여있었다.

아마 높은 확률로 스킬에 대한 정보를 알 수 있겠지.

그는 급하게 아무 책이나 펼쳐보았다.


<요리에 대한 지식>


“음식 만드는 스킬이라, 으음......”


이건 아닌 것 같다.

다음 책을 빠르게 펼쳐본다.


<궁술의 기초>


“음. 이건 필요할지도 모르겠는데.”


분명 배워두면 좋을 듯한 스킬이다.

하지만 일단 목표 스킬은 따로 있으니 잠시 옆으로 치워둔다.


“자, 그럼 다음 책은?”


<검술의 기초>


“이거다!”


주먹은 지나치게 접근해서 싸워야 하고, 활은 근접해서 싸울 수 없는 무기다.

검은 적당한 거리에서 휘둘러 싸울 수 있는 스킬.

게다가 검을 쓰는 가장 중요한 이유는......


‘개 멋있지!’


판타지하면 또 검사 아니겠나?

검을 휘두르는 것만큼 낭만적인 것이 또 있을까?


‘마법 정도는 같이 다루면 더 좋겠지.’


어차피 스킬 수집에 제한이 없다면 언젠가 모두 수집할 것이다.

일단 지금은 마법보다 검부터 습득해야 한다.

책을 펼치고 내용을 자세히 살펴보니 스킬과 관련된 코드가 눈에 들어왔다.

내용을 이해하게 되자 떠오르는 알림 메시지.


<검술의 기초를 익혔습니다. 스킬 ‘패스 오브 워리어(Path of Warrior) - Lv1’를 알게 되었습니다.>


“좋아. 서적으로도 익히는 것에 무리는 없네.”


방금 알게 된 스킬 코드가 컬렉션에 추가되었다.

한번 스킬을 점검해볼 때가 된 듯.


“캐릭터 정보창!”


+

<플레이어 정보>

이름: 김비현

직위: 무직자

나이: 28세

종족: 인간(남성)

클래스: 스킬 수집가(Skill Collector)

레벨: 1


*스킬

<{고유} 기술 강탈 (Skill Steal) - Lv1>

-세계의 모든 스킬 코드를 읽고 카드화할 수 있다.

<마비(paralysis) - Lv1>

- 온몸의 신경을 마비시킨다.

<전력 질주(sprint) - Lv1>

-튼튼한 두 다리로 젖먹던 힘까지 달린다.

<깨물기(Bite) - Lv1>

-상대방을 강하게 깨무는 원초적인 전투 스킬이다.

<윈드 블로우(Wind Blow) - Lv1>

- 주먹에서 강력한 회오리를 일으켜 상대를 찢는다.

<패스 오브 워리어(Path of Warrior) - Lv1>

-일정 시간 전투에 필요한 전사의 감각이 상승한다.

+


현재 수집한 능력은 5가지.

새로운 스킬을 수집했으니 슬슬 실전 경험도 필요할 듯하다.


<패스 오브 워리어(Path of Warrior) - Lv1>

<전사의 감각이 깨어납니다.>


스킬을 사용하니 동물적인 감각이 상승하는 기분이다.

예를 들면 뭔가가 접근하는 소리를 듣는다던가.

시력이 엄청 좋아져서 날벌레의 움직임까지 정확히 파악된다.


“이런 스킬이었나.”


레이도 이상한 기척을 눈치챈 듯 검을 뽑아 들었다.

서서히 모습을 드러내는 언데드들.

죽은 지 얼마 되지 않은 싱싱한 상태인 것으로 보아 원래 이곳의 주민이었을 수도 있다.


“레이! 잠깐 기다려봐! 내가 싸울게.”


상대하기 전에 몬스터 레벨을 확인하는 것은 필수.

비현은 그들의 능력치를 확인해보았다.


<LV 8 좀비>

위험도: ★☆☆☆☆☆☆

<LV 12 좀비 병사>

위험도: ★☆☆☆☆☆☆

<LV 9 스켈레톤 병사>

위험도: ★☆☆☆☆☆☆


저 정도 레벨이라면 스킬을 시험하기에 좋을 듯하다.

비현은 가볍게 스킬 하나를 사용했다.


<윈드 블로우(Wind Blow) - Lv1>


앞에 있던 좀비 하나가 비현의 주먹에서 뻗어 나간 회오리바람에 휩쓸려 천장까지 날아갔다.


-크워어어!

“나이스 샷!”


동료가 날아가는 것을 본 다른 좀비가 괴성을 지르며 빠르게 달려온다.

스킬을 발동시키기에는 너무 가까이 접근해온 상황.

그러나 비현의 <패스 오브 워리어(Path of Warrior)>는 여전히 효과를 잘 발휘하고 있었다.


‘냄새, 기척, 촉감. 모든 게 예민해졌네. 눈으로 보지 않아도 놈들의 행동이 보일 정도야.’


비현은 몸놀림도 기대 이상으로 날렵해졌다.

좀비가 휘두르는 주먹 따위를 피하는 것은 아주 손쉬울 정도였다.


“어라. 나 좀 강해진 듯?”


이쪽으로 돌진해오는 스켈레톤 한 마리.

전사의 감각이 좋아지니 녀석의 동작이 어떤 식으로 이어질지 쉽게 예측 가능해졌다.

비현은 주먹을 힘차게 앞으로 뻗었고, 강력한 주먹이 스켈레톤의 머리를 그대로 부숴버렸다.


-달그락!


머리가 박살 난 스켈레톤은 그 자리에서 쓰러졌다.


“너무 쉬운데?”


그것은 비현에게 큰 자신감을 가져다줬다.


“좋아. 한꺼번에 덤벼!”


아무리 봐도 이 정도면 도무지 집에 틀어박혀 있던 사람이라 할 수 없는 움직임이다.

평소 운동한 적도 없는데 선수와 같은 움직임이라니.

역시 인생은 어떻게 될지 모르는 거다.

비현은 주먹을 단단히 쥐고는 다음 언데드에게 달려갔다.


“죽어! 이 자식들아!”

-크에에!


비현이 휘두른 주먹에 또 다른 언데드의 머리가 완전 박살났다.

비현은 쓰러진 언데드를 내려다보며 만족스럽게 미소지었다.


“김비현. 움직임이 제법이군. 마법을 쓴 건가?”

“글쎄다. 나의 능력은 워낙 전지전능한지라.”


상당히 거만한 말투에 레이가 기분 나쁜지 인상을 찌푸렸다.

비현은 자신만만한 얼굴로 대답을 이어갔다.


“나는 진짜 다양한 스킬을 사용할 수 있어. 즉, 제네럴리스트라는 소리야.”

“제네럴리스트? 그건 무슨 능력이지?”


순간, 비현의 입가에 자신만만한 미소가 그려졌다.


“훗, 아까 말했듯 전지전능하다는 이야기야.”


이제 앞으로 놀랄만한 모습을 많이 보게 될 것이다.

다양한 전투 스킬을 배워서 금방 최강이 될 거니까.

그러기 위해 일단 사용할 수 있는 스킬의 개수를 최대한 늘려야 한다.


“흐흐! 이게 다 고유 스킬 덕분이지.”


사실, 비현이 취업을 준비할 때 사람들은 한 가지만 열심히 파라고 조언해줬다.

하나의 능력만 열심히 훈련해도 겨우 빛을 볼까 말까인데 어중간하게 이것저것 하면 어떤 것도 성공할 수 없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이곳에서만큼은 다르다.’


아직 비현의 기본 능력은 약했지만 주어진 고유 스킬이 제한 없이 능력을 습득할 수 있어서 괜찮다.

이제 비현에게 요구되는 것은 다양한 스킬을 센스있게 잘 활용하는 능력이었다.


‘레벨1이지만 뭐든 할 줄 아는 레벨1이라고.’


이 김비현이라는 사람이 앞으로 어떻게 나약함을 극복하고 만방에 이름을 알릴지 조만간 보여줄 것이다.


“자자! 나머지 언데드도 다 덤벼!”


비현은 일이 잘 풀려서 그런지 전투가 너무 즐겁게 느껴졌다.

그는 오랜만에 미소를 활짝 꽃피웠고, 그대로 언데드 무리에게로 뛰어들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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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 <24화>하드리안의 지배자 (1부완) 24.09.09 23 1 13쪽
24 <23화>사냥감 (2) 24.09.06 26 1 12쪽
23 <22화>사냥감 (1) 24.09.05 25 2 12쪽
22 <21화>인퀴지터 (2) 24.09.04 24 2 11쪽
21 <20화>인퀴지터 (1) 24.09.03 24 2 12쪽
20 <19화>탈출 (3) 24.09.02 30 2 12쪽
19 <18화>탈출 (2) 24.08.30 33 2 12쪽
18 <17화>탈출 (1) 24.08.29 39 1 12쪽
17 <16화>재회 (3) 24.08.28 47 2 11쪽
16 <15화>재회 (2) 24.08.27 46 2 12쪽
15 <14화>재회 (1) 24.08.26 53 2 13쪽
14 <13화>죽이고 또 죽이고 (2) 24.08.23 52 2 11쪽
13 <12화>죽이고 또 죽이고 (1) 24.08.22 54 2 11쪽
12 <11화>안개 낀 산속에서 (3) 24.08.21 64 2 12쪽
11 <10화>안개 낀 산속에서 (2) 24.08.20 76 2 12쪽
10 <9화>안개 낀 산속에서 (1) 24.08.19 100 3 12쪽
9 <8화>영주의 부름 (2) 24.08.18 110 3 12쪽
8 <7화>영주의 부름 (1) 24.08.17 122 3 12쪽
7 <6화>멸망한 도시 (3) 24.08.16 139 3 11쪽
6 <5화>멸망한 도시 (2) 24.08.15 149 3 11쪽
» <4화>멸망한 도시 (1) 24.08.14 173 4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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