톱스타가 사랑하는 괴물 천재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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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크퍼슨
작품등록일 :
2024.08.13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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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약 (2)

DUMMY

전산 단편영화제에서 시나리오 상을 타고 난 후.

연락이 쌓이고 쌓였다.


현재 같이 작업하고 있는 하정후, 김인혜 등 합을 맞추는 배우들부터.

연세호, 임원태, 전에 작업한 배우들, 대표, 직원들...


기사가 날 때마다 축하를 해주는 사람들이 많이 생겨서 감개무량한데,

답장을 하고 났더니 1시간이 훌쩍 지나 있었다.


정말 전산영화제에 기사들이 여태까지 중 가장 많이 났다고 했다.

파급력이 생긴 만큼 작업에 대한 각오를 다시 다졌다.


7, 8부의 드라마 절정과 결말 부의 고민이 더 짙어지는 시점.


<블루 아이즈> 플롯을 머리로 되짚어보고 있을 때,

전화가 진동을 냈다.

반가운 연락이라서 주저 없이 받았다.


“네, 송 피디님.”

“도 작가 집 근처에서 우리 회식하는데, 오면 좋고!”


왜인지 그들은 편하다.

첫 작품을 같이 해서 그런가.

유달리 정이 들었다.

‘식구’라는 단어를 써도 어색하지 않을 만큼.




좋은 손 스튜디오 사람들을 만나러 집을 나섰다.

집에서 도보 20분 정도 떨어진 곳에 있는 아구찜 식당.

황마리가 알딸딸하게 취해있는 걸 보니, 셋이서 소주 2병은 먹은 것 같다.


세 사람 사이에 자연스럽게 앉았다.

매번 격한 환영은 기본이었다.

부담스럽기도 하지만, 익숙해졌다.


스펙타클한 촬영장 에피소드를 쏟아내던 송창한이 곧이어 나를 치켜세웠다.


“아무튼 우리 도 작가가 고점을 찍었잖아.”


언제라도 기쁘다는 듯 황마리가 박수를 쳤고, 구태윤이 기특한 미소를 지었다.


“천만... 진짜 저 기사 보고 소름이 돋았잖아요.”

“저도요. 그런데 뭔가 될 것 같았어요.”

“그런데 울 도 작가 생각도 궁금하단 말이지.”


고점을 찍었다라...

확실히 천만이라는 숫자는 그렇긴 한데.


“도민준 작가님의 영화 고점이지만 최고점은 아니죠. 새로운 고점이 생길 수도 있죠.”


손가락을 휘휘 저으며 황마리가 일컬었다.


“현재 최고인 영화 관객 수 스코어가 천칠백만이니까... 도민준 작가님이라면 그 이상도 해볼 수 있지 않겠어요?”

“황 피디, 말 잘했다. 일리가 있어.”

“봐요! 도민준 작가님 지금 입맛 다셨잖아요! 해볼 만하다는 소리다! 그쵸!”


입가에 아구찜 양념이 묻은 것 같아서 훑은 건데...

입맛을 다셨다니.


하여튼 오랜만에 봐도 유쾌한 건 한결같다.


그리고 부른 지예린도 도착했다.

전보다 머리가 더 길었다.


“작가님!”


옛 팀원과 반갑게 인사를 마친 지예린은 앉자마자 옆에서 고개를 푹 숙여댔다.


“다시 한번 축하드려요! 지금 천만이 아니라... 정확히 말하면... 천... 방금 찾아봤었는데, 천, 이십팔만... 몇천이었더라.”


지예린이 숫자를 기억해내듯 눈동자를 위로 들었다.

그러다 금세 시선을 음식들로 옮겼다.


맞다. 그녀는 대식가였다.

눈치를 슬쩍 보다가 크게 한입 뜨기 시작했다.


“많이 드세요. 지예린 작가님.”

“흐흐...”


오늘만큼은 아귀를 잡아낸 어부처럼 해맑은 지예린이 젓가락을 들었다.


술잔을 기울이던 구태윤이 슬쩍 물었다.


“도민준 작가님, 하정후 배우님은 어떠세요?”


송창한이 말을 얹었다.


“구 피디가 하정후 데뷔 때부터 팬이었거든. 엄청 궁금해했어.”


몇 가지 떠오른 칭찬을 줄 세우자 구태윤은 유의 깊게 경청했다.


“그리고 하정후 배우님은 눈이 되게 선하세요. 싸이코패스 역할 어떻게 맡았나 싶을 정도로요.”


솔깃해하던 송창한이 말을 덧붙였다.


“하정후에... 박고수에... 김인혜도 제법 어울리고. 도 작가 드라마 기세 좋아. 1화 나오기 전부터 대중 관심도 장난 아니란 말이지. 지금 기세로만 간다면 엄청 잘 될 것 같고.”


그러다 송창한이 맞다, 싶은지 손을 비볐다.


“홍보는 더 어떻게 하게? 최태인 대표가 배우들 예능 보낸다는 얘기는 아직 안 했고?”


몇몇 예능 프로그램에서 <블루 아이즈> 배우들을 묶어서 내보내고 싶어한다고 송창한이 어디선가 들은 소문들을 전해줬다.

특히, 하정후를 노리고 있다고도.


하정후 배우가 예능이라.

연기는 잘 소화해내지만 아직은 버겁지 않을까 싶은데.

공황장애로 힘들어했다는 얘기를 들었었는데, 단번에 나아졌을 리가 없겠지.

그를 꺼낸 건 어쩌면 나이기에.

일련의 책임감도 있었고 무작정 밀어 보겠다는 말은 하지 않았다.


“하정후 배우가 예능까지 나오면 말 다 했죠. 물론 나와주실지가 문제죠!”


황마리가 기대 반 의문 반으로 반응했고, 이어 구태윤도 궁금한지 물었다.


“도민준 작가님은 찬성이세요? 예능 홍보요.”


그러자 또 송창한이 입을 열었다.


“하정후 배우... 보통 힘들었던 건 아닐 거야. 알 사람은 다 알잖아. 번 아웃이니, 공황장애니... 지금 촬영 임한다는 것만 해도 기적이지.”


그러니까, 내 드라마의 배우들을...

홍보도 할 겸 예능 전격 출연을 시키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냐는 거였다.


“아마 최태인 대표나 차대성 피디가 조만간 도민준 작가한테도 말할 거야. <블루 아이즈> 배우들 싹 다 묶어서 어디 하나 출연시키자는 말 할 거라고. 그때 프로그램 잘 선택해야 해. 배우들 컨디션도 컨디션이지만, 요즘 자극적인 거 많이 뽑아내려고 혈안인 MC들 많아. 막 감동적이고 힐링만 주는 게 아니라 물어뜯을 수도 있고 알게 모르게 싸움도 많이 나지. 내가 아는 들은 얘기만 해도...”


정보를 유심히 들었다.


“그래서, 만약에 배우들 묶어서 예능 홍보 보내는 거라면 잘 따져보고 보내야 해. 배우들 괜히 구설수 돌거나 시비 생기지 않게. 나도 곤란했던 적이 있어서 그래.”


그리고 송창한은 나가면 좋을 예능과 그렇지 않은 예능을 알려줬다.

쏠쏠한 정보였다.


그 중, <휴먼 파워>는 괜찮다는 결론이 나왔다.



* * *



<블루 아이즈> 첫 촬영이 시작되었다.

큰 중국집 안, 대여한 로케이션이다.


“저기 저 액자 빼야 할 것 같은데. 조명이 너무 비춰서 그래.”

“미술감독님이 저기에 꼭 두라고 하셨는데요...”

“아이, 참. 어디 계셔? 내가 말하고 뺄게.”


체계적으로 짜인 시스템 안에서 제 업무를 해내는 스탭들이 분주하다.

고가의 촬영 장비, 조명, 소품, 제작을 위한 비품들이 자리를 잡아갔다.


“하정후 배우님 오셨습니다!”

“대기실 안내해.”


콜타임보다 일찍 도착한 하정후의 외모가 확 달라졌다.

캐릭터를 위해 10kg 증량 후 근육을 엄청 키웠다.


“정후 씨~ 너무 좋아 보여요.”

“배우님... 진짜 파격 변신... 듬직해...”

“단기간에 몸관리 바짝 하셨네.”


스탭들의 칭찬 일색 속에, 하정후는 도민준을 찾았다.


“작가님 계시다고 들었는데, 어디 계세요?”


인사를 하기 위해.


.

.

.


“도민준 작가님!”


나는 모니터 옆에 자리를 잡고 있었는데, 하정후가 인사차 들렀다.

그동안 몸을 엄청 키운 것 같다.

미리 사진도 보내줘서 알았지만.

훨씬 건강해 보여서 마음이 놓였다.


아무튼 점점 더 좋아 보이긴 하는데...

예능을 출격시키는 게 좋은 걸까.


첫 미팅 때부터 느껴졌었다.

하정후는 많이 불안한 상태임에도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미팅 후 그가 보낸 장문의 편지에 적혀있던 말이 기억난다.


‘내 작품에 폐 끼치고 싶지 않다’고도 쓰여있었다.


인사를 마친 하정후가 의상을 갈아입으러 나갔다.


일단 나는 대본 작업에 집중하기 위해 모니터를 옆에 두고 노트북을 펼쳤다.

손도 풀고.

스트레칭도 살짝 하고.


“작가님은 촬영장 와서도 열일하셔.”

“저렇게 해야지 작가 된다니까...”

“7, 8부 참고하려고 여기 와서 쓰시는 것 같더라고.”


뒤로 스탭들이 수군대는 소리가 어렴풋이 들렸다.


오늘은 중국집에서 3시간가량 촬영이 잡혀있기 때문에 아예 모니터 옆에 내 자리를 잡았다.


촬영 준비가 어느 정도 끝나가고,


“레디, 액션.”


사인을 외치는 소리와 동시에, 모니터 안 요소들이 생동감 넘치게 움직였다.


검은 윤기가 흐르는 면발을 면 치기로 흡입하는 장한경 역 하정후.

보는 사람 입까지 군침이 돌 정도로 정신없이 먹는다.


임예솔 역 김인혜가 걱정스러운 듯 고개를 내밀고 대사를 친다.


“장 형사님! 그때 이후로 이상해지신 거 알아요?”

“어엉?”

“짜장면을 누가 두 그릇을... 10분 안에 드시냐구요.”

“허기가... 져...”

“걸신이 들렸나봐. 진짜. 어이, 어이! 저 보여요?”


그러다 하정후가 흠칫 놀란다.

김인혜의 눈 색을 빤히 보다가 고개를 흔든다.


“내 머리가 아무리 이상해졌어도, 나 이 일 그만 못 둔다.”

“누가 그만 두라고 했어요? 크게 다치셨잖아요. 잠깐 쉬라는 게 그렇게 어려운 일이냐고요.”

“찾아야 할 놈이 있어서 그래. 꼭...”


둘의 티키타카가 물 흐르듯 자연스러웠다.


하정후는 소탈한 장한경을 그려냈고,

김인혜는 하정후의 호흡을 완전히 받아내어 그를 살렸다.


“컷!”


나는 모니터를 보면서 옆에는 노트북을 두고 7, 8부를 위한 영감을 얻어 집필을 했다.

캐릭터 톤을 확인하며 흐름을 이어갈 수 있도록 체크했다.


그때 스탭 한 명이 슬그머니 다가와 소곤소곤 물었다.


“도민준 작가님, 투자자분들 촬영장 오셨는데 작가님 있는 쪽으로 모셔와도 되나요?”


아, 오늘 투자자들도 왔구나.


“네. 괜찮아요.”


내 대답을 듣고 총총거리며 나간 스탭이 투자자들을 이쪽으로 데려왔다.


“안녕하세요. 도민준입니다.”


일어나 한분 한분 악수를 했다.

회차당 20억이 넘는 작품을 돌아가게 해주시는 재력가들.

캐스팅에서도 이견 하나 걸지 않고 작가의 의견을 따라준 사람들이었다.

감사할 수밖에.


바깥은 세팅 중이었는데, 투자자들은 내게 할 말이 있는지 공손히 옆에 섰다.


“작가님 혹시... 7부는 언제쯤 완성이 될까요?”

“네?”


순간 당황했다.

7부가 살짝 막혔었으니, 시간이 좀 더 걸릴 것 같아서.


“다름이 아니라... 6부 마지막에 장한경 형사가 유해준 검사의 목덜미를 잡고 계단 밑으로 끌어당기는 게 마지막 장면이라 너무 궁금해서 그럽니다. 하하.”


정말 다음 내용이 궁금해서 관심을 가지는 듯했다.


“아... 지금은 당장 완성본을 드릴 수 없는데... 조금 기다려주시면 바로 보내드리겠습니다.”


큰돈을 투자하신 분들이 내 앞에서 7부를 달라니까, 집필에 속도를 올려야지 싶다.

투자자들은 아쉬운 듯, 저마다의 추측을 뱉었다.


“아무래도... 장한경 형사는 부상 당한 상태이니 몸을 가누기 쉽지 않겠죠. 몸싸움을 하다가 결국 주인공이 당하는 게 정석 아닐까요.”

“아니지요. 장한경 형사는 일반 사람들이랑은 다른 능력이 있지 않습니까? 뭔가 터져 나올 때다 이거죠.”

“조력자들이 많이 있지 않나요? 그분들 중 하나가 도우러 올 것 같은데...”

“반전이 있을 수도 있고요. 유해준 검사 측도 내분이 일지 않았었습니까. 그 밑에 부하가 배신을 때린다면...”


수다인가 싶을 정도로 투자자들의 말이 많아졌다.


잠자코 들으니 대중들이 어떤 장면을 기대하고 있겠구나, 생각을 알 수 있었다.

항상 대중의 반응을 추측하며 쓰지만 확신은 힘들었는데.

투자자들의 가벼운 예측들이 은근하게 도움이 된다.


그들이 궁금해하는 이야기의 뒷부분이 내 손에 달려있었다.


‘잘 써야겠네.’



* * *



차대성의 출중한 추진력으로 촬영은 윤활유를 바른 듯 스무스하게 진행되었다.


1, 2부 촬영이 끝났고 첫 예고편도 뽑혔다.


차대성 피디, 최태인 대표, 그리고 나는 한 방에 모였다.


예고편 시청. 기대가 솟는 순간이다.


<블루 아이즈>에서는 눈에 입히는 CG가 관건이었기에, 어떻게 강조가 되었는지도 잘 봐야 했다.


차대성의 목소리는 힘이 실려있었다.


“자, 틀겠습니다.”


재생 버튼을 눌렀다.


암전된 화면이 점점 밝아졌고 화려한 야경이 펼쳐졌다.

푸른 빛을 머금은 유리창들이 빼곡한 건물이 가득 세워져 있고, 하늘을 뚫고 지나가는 헬기 한 대.


위로 장한경 역 하정후의 목소리가 깔렸다.


작가의말

감사합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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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 기세를 몰아 (3) +7 24.09.16 7,033 233 14쪽
41 기세를 몰아 (2) +5 24.09.15 7,417 228 12쪽
40 기세를 몰아 (1) +9 24.09.14 7,861 251 13쪽
39 꺼내고 발굴하고 (4) +7 24.09.13 7,896 245 12쪽
38 꺼내고 발굴하고 (3) +7 24.09.12 8,244 244 14쪽
37 꺼내고 발굴하고 (2) +9 24.09.11 8,598 236 12쪽
36 꺼내고 발굴하고 (1) +8 24.09.10 8,731 246 13쪽
35 강한 혜성 같은 작가 (2) +8 24.09.09 8,956 245 13쪽
34 강한 혜성 같은 작가 (1) +9 24.09.08 9,322 215 13쪽
33 콘티가 살아난다 (2) +7 24.09.07 9,243 218 12쪽
32 콘티가 살아난다 (1) +12 24.09.06 9,557 226 13쪽
31 박차를 가하다 (2) +8 24.09.05 9,807 235 12쪽
30 박차를 가하다 (1) +14 24.09.04 9,991 244 13쪽
29 신선함을 넘어서 (4) +10 24.09.03 10,232 235 11쪽
28 신선함을 넘어서 (3) +15 24.09.02 10,358 234 14쪽
27 신선함을 넘어서 (2) +4 24.09.01 10,699 245 13쪽
26 신선함을 넘어서 (1) +6 24.08.31 10,836 246 12쪽
25 좋은 선택지 (2) +12 24.08.30 10,745 258 13쪽
24 좋은 선택지 (1) +5 24.08.29 11,018 237 13쪽
23 기막힌 캐스팅 (3) +14 24.08.28 11,128 255 12쪽
22 기막힌 캐스팅 (2) +6 24.08.27 11,030 248 13쪽
21 기막힌 캐스팅 (1) +11 24.08.26 11,207 233 13쪽
20 장르물의 향연 (3) +10 24.08.25 11,123 233 13쪽
19 장르물의 향연 (2) +6 24.08.24 10,966 237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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