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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자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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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8.14 1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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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 포지하트의 호의

DUMMY

29. 포지하트의 호의


내 움직임을 따라 포지하트의 손이 움직였고, 화염이 그 뒤를 따랐다.

방안이 순식간에 불타올랐다.

화염에 직격당하는 것은 간신히 피했지만, 열기에 휩쓸리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실내라서 그런지 공기가 뜨거워지는 것도 순식간이었다.

공기가 아니라 물이었다면 끓어 넘치겠다는 느낌이 들 정도?

폐가 타들어가는 듯한 고통에 호흡까지 멈춰야 했다.


화재로 사망하는 사람의 대부분은 불에 타 죽는 것이 아니라 연기에 질식해 죽는다고 하던가?


방 안을 불로 태워서 증명할 장소를 없애겠다는 내 생각은 멍청한 판단이었다.

예상보다 열기가 훨씬 강했다.

이대로라면 불에 타 죽는 대신, 폐가 익거나 숨이 막혀 죽겠다 싶었다.


그렇다면 아직 숨을 참을 수 있는 동안 상대를 때려눕힐 수밖에.


[가속]


스킬을 사용해서라도 포지하트를 이겨야 했다.

외부인에게 내 능력이 드러나더라도 할 수 없었다.

도망치겠다고 등이라도 보였다가는 등이 통째로 타버릴 것이다.


그러나 내 스킬에는 심각한 제약이 있었다.

가성비가 나쁘다는 것 말이다.

스킬을 쓰려면 마석을 잔뜩 가지고 다녀야 했다.


그런데 인벤토리에는 한 칸에 마석 한 개밖에 안 들어가고, 개인 창고는 아직 해금이 안 됐다.

그래서 미궁에서는 배낭에 마석을 담아서 돌아다녔다.

지상에서는 허리띠처럼 생긴 긴 주머니를 만들어서 마석을 채운 후 허리띠 겸 마석 보관 장소로 쓰고 있었다.


가속하자마자 허리에서 느껴지던 마석의 이질감이 하나하나 사라지는 것이 실시간으로 느껴졌다.

정말 가성비가 안 좋다는 것을 피부로 느낄 수 있었다.

하지만 지금의 내게는 이게 구명줄이었다.


이리저리 잴 것도 없이 곧장 천장을 박차고, 포지하트를 향해 일직선으로 날아갔다.

강궁으로 쏜 화살보다 더 빠르게.

화염 앞으로 돌진했다.


포지하트는 이해할 수 없다는 눈빛이었다.

저자는 왜 자살하려는 것일까?

그런 의문이 담긴 눈빛이라고나 할까?


그의 의문에 대한 나의 대답은 방패였다.

인벤토리에서 꺼낸 방패를 머리 앞에 두고 포지하트가 쏘아내는 화염을 막은 것이다.

방패의 옵션도 사용하지 않았다.

직경 30cm.

원래의 크기 그대로, 모든 마석은 화염을 막는데 쓰면서 포지하트를 향해 날아갔다.


포지하트가 증명하라면서 화염을 뿜은 순간부터,

내가 방패를 머리 앞에 두고 포지하트에게 날아가는 순간까지.


호흡 두 번 정도의 시간이 걸렸을까?

정말 짧은 시간이었다.


하지만 마석의 소모를 감당하기에는 그마저도 너무 긴 시간이었다.

[가속]을 시전한 순간부터, 거기에 더해서 방패로 화염을 막기 시작하자마자 허리 주머니의 마석은 순식간에 바닥을 드러냈다.

묵직했던 허리둘레가 아무것도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가벼워졌다.


우리 둘 사이의 충돌이 실내에서 벌어진 것이 천만다행이었다.

포지하트가 조금만 더 멀리 있었어도 날아가는 중간에 마석이 떨어졌을 것이다.

그랬으면 평범해진 방패는 화염에 타버리고, 내 머리통 역시 같은 꼴이 되었을지도 모른다.


꽝!


윽!


망치로 단단한 돌을 내리친 것 같은 소음이 실내에 울렸다.

고통을 억지로 참는 나지막한 신음과 함께 포지하트가 비틀거리며 뒤로 물러났다.

어느새 화염은 사라진 후였다.

충돌 직전에 방패로 밀어 친 공격이 제대로 먹혀 들어 간 결과였다.


단순히 빠르게 날아간 것이라면 우리 둘은 함께 엉켜서 뒹굴고 말았을 것이다.

하지만 그런 상황은 내게 너무 위험했다.

상대는 손에서 화염을 뿜어내는 스킬을 발동 중이었다.

잘못 엉키면 바로 코앞에서 무방비하게 화염을 뒤집어쓰고 만다.

그래서 방패술의 기본이자, 가장 강력한 공격인 방패 밀어치기를 구사한 것이다.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둔기로 후려친 것 못지않은 타격감이 느껴졌다.

하지만 상대를 무력화하기에는 부족했다.

상대는 20레벨에 준하는 인간.

이 정도의 타격은 주먹으로 한 대 맞은 것과 다르지 않다.


아직 [가속]은 계속 마석을 잡아먹고 있었다.

아직 세상은 내게 느리게 느껴졌다.

나는 비틀거리는 포지하트를 따라붙으며 그의 목에 칼을 들이댔다.

절대 부러지지 않는 칼이 그의 목젖에 닿았다.

마석이 바닥을 드러냈다.


“거짓말을 한 것은 아닌 모양이군.”


잠시 말이 없었던 포지하트가 중얼거렸다.

그의 말에 나는 숨을 헐떡이며 거칠게 반문했다. .


“생명이 칼끝 위에 올라가니 비로소 대화할 생각이 든 겁니까?”


“생명과는 관계없다. 스스로 증명했으니까 대화하는 것이지.”


“만약 증명 못 했다면?”


“거짓말쟁이는 죽어야 해.”


칼끝을 목젖에 두고도 포지하트의 태도는 여전히 엄격했다.

이것은 단순히 개인의 성품에 따른 행동이 아닌 것 같았다.

무엇인가 사정이 있음이 분명했다.


“나를 더 이상 공격하지 않겠다고 맹세하십시오.”


“그렇게 하지. 나 포지하트는 너를 공격하지 않겠다.”


“당신이 나를 공격한다면 반드시 죽일 겁니다.”


이곳에 있는 모든 자들을.

얼마나 시간이 걸리든.


내 협박은 진심이었다.

마석이 떨어진 이상, 조금의 여유도 부릴 수 없었다.

낌새가 조금만 이상해도 전력을 다해 상대를 죽이거나 도망쳐야 했다.


포지하트는 내 협박이 진심임을 이해했다.

이제야 서로 간에 대화할 최소한의 존중이 생긴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대화를 나누기 전에 화재부터 진압해야 했다.

철공소답게 화재진압 훈련이 잘되어 있었지만, 화력이 화력이다 보니 손님맞이방은 완전히 재가 되어버렸다.

잠깐 사이의 충돌이 불러온 재산상의 피해는 상당해 보였다.

별채 하나가 완전히 불에 타 버렸으니까.

하지만 포지하트는 별 신경도 쓰지 않는 눈치였다.

명성있는 철공소라더니 부자이기는 한 모양이었다.


잠시 후 우리는 포지하트의 개인적인 공간으로 자리를 옮겼다.

그가 가끔 명상도 하고, 자신이 만든 검도 감상하며 시간을 보내는 곳이라고 한다.

내가 소개장과 함께 보냈던 공기총도 뒤늦게 가져왔다.


“자네는 누군가? 공기총은 어떻게 자네 손에 들어온 거지? 그리고 왜 내게 공기총을 보여준 건가?”


말이 많아진 것을 보니 포지하트에게 나를 공격할 의사가 없는 것은 확실해 보였다.

적어도 지금 당장은 말이다.

대신 그는 나에 대해 알고 싶어했다.


사업상의 도움을 얻으려는 생각으로 왔던 내게도, 상대에게 나를 적극적으로 알려야 할 필요가 있었다.

어쩌면 좋은 거래처가 되어줄 수도 있는 상대니까.

그래서 숨겨야 할 사실을 뺀, 나머지를 적당히 공개했다.


이를테면,

외지에서 얼마 전에 타넬론으로 흘러들어온 용병이라는 신분,

다른 사람들이 알고 있는 나이,

그리고 미궁 지하 2층에서 벌어진 다르카 엘프 마법사와의 충돌 같은 것 말이다.

그 과정에서 습득한 권총 형식의 공기총에 대한 것은 물론이었다.


“지하 7층에서 출몰하는 놈들이 지하 2층에서 헤매고 있었다니. 아직도 공간 왜곡의 여파가 가라앉지 않은 모양이군. 그렇다면 자네는 전에 공기총을 본 적이 없었던건가?.”


“그렇습니다. 타넬론에서는 물론이고, 타넬론에 오는 동안에도 비슷한 무기조차 보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공기총을 사용하는 모습을 본 순간, 기회가 있겠다고 생각했을 뿐입니다. 단지 이런 쪽에 대해 아는 것이 없으니 기술을 가진 사람을 찾아온 것이었습니다.”


그렇지만 당신은 다짜고짜 검증이라면서 나를 죽이려고 했지요.


말 속에 어린 불만과 비난을 감지한 포지하트의 어조가 좀 더 부드러워졌다.


“혜안은 있군. 공기총을 보고 대번에 용병들이 쓰기 좋다는 것을 떠올리다니. 그렇지만 이미 늦었어. 이것들에 대한 시험 사용은 이미 수십 년도 전에 끝났다네. 사용하지 않는 것으로 결론이 났지.”


“누가 그런 결론을 내린 겁니까?”


“그럴 만한 권력과 능력이 있는 분들. 듣기로는 몇몇 도시 국가의 수장들이 주장했고, 나머지도 다들 동의했다고 하더군.”


“왜 그런 결론이 났답니까?”


무기의 진보를 거스르는 일 아닌가?

지금도 미궁에서 죽어가는 용병들이나 어지러운 치안을 생각하면 이해할 수 없는 결론이었다.

총만 들려줘도 좀 더 쉽게 마물을 잡고, 치안에도 유리할텐데.

설마 공기총이 권력에 위협이 될 것도 아니고 말이다.

······진짜 권력에 위협이 되나?


“마석 생산에 방해되니까.”


“예?”


전혀 생각하지 못한 이유였다.

나는 멍청하게 반문하고 말았다.


“다른 미궁 도시에서 벌어진 일이기는 한데, 미궁에서 마물을 잡는 것이 아니라 사람을 잡는다더군. 마석을 캐는 것보다 미궁을 다니는 용병들을 잡는 것이 더 돈이 되니까 너도나도 그런 짓을 한 거지. 공기총이 얼마 풀리지도 않았는데 마석 생산량이 절반으로 추락하는 사태가 벌어졌다고 해. 비율로 보면 저층의 미궁이 완전히 마비된 셈이었지.”


마물이 아니라 사람을 잡는다고?

미궁이 마비될 정도로?


인간의 악의는 내가 생각하는 그 이상이었다.

그렇다면 이해가 가기는 한다.


“당시에도 다르카 엘프에게서 노획한 것을 복제해서 만들었다고 하는데, 문제는 그렇게 금지된 이후로도 가끔 공기총이 나돈다는 것이지. 그래서 예민하게 굴 수밖에 없었네. 나에 대해 잘 모르는 자들이 나를 끌어들이려는 것은 아닌지 의심스러웠거든. 공기총을 만드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니까.”


그런데 가만히 생각해보니 결국 마석 생산에 차질이 생겨서 공기총을 금지했다는 것 아닌가?

마석 생산에 영향이 없으면 사람이 죽든 살든 상관없다는 소리로 들렸다.


마석 생산이 그렇게까지 중요한 것이었나?

미궁이 있는 도시에서는 그렇다 치더라도 다른 도시 국가의 권력자들까지 총을 포기할 정도로?

혼란스러웠다.


“이해 못하는 표정이로군.”


“그렇습니다. 마석이 그렇게까지 중요하리라고는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어린아이라도 공기총을 쏘는 방법만 배우면 숙련된 용병처럼 싸울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그게 전혀 중요한 일이 아니었군요.”


내 말에 포지하트의 표정이 이상해졌다.

뭔가 신기한 것을 보는 표정이었다.


“촌에서 올라와서 그런가? 자네는 뭔가 기본적인 상식이 결여된 느낌이야. 설마 마석이 어디에 쓰이는지 모르는 것은 아니겠지? 나를 상대로 이길 수 있을 정도로 강력한 육체파 이능력자이면서 말일세.”


“이곳에서 마석은 타넬론 골드의 근거로 쓰인다고 들었습니다만.”


“모르는군.”


그의 말에 나는 입을 다물었다.


마석의 쓰임에 대해 전부터 추측은 하고 있었다.


유토피아에서는 돈으로 스킬을 개방하고 레벨을 올렸다.

그렇다면 이곳에서도 돈과 같은 역할을 하는 것이 있으리라는 것은 당연한 추론이다.

명색이 그림자 세상의 원본 아닌가.


나는 그것을 마석으로 생각하고 있었다.

어떤 식으로 사용하는지는 모르겠지만 말이다.


“그렇지. 내 생각만 했군. 길드에 속한 것도 아니니 평범한 사람이라면 모르는 것이 정상이겠지. 그렇지만 자네 정도의 실력자가 마석의 사용처도 모른 채 그 정도로 강력하게 능력을 성장시켰다는 것은 이해가 안 돼. 그게 성장시킨 것이 아니라 원래 타고난 것이라면 애초에 남들보다 훨씬 뛰어나게 타고났다는 소리인데······”


포지하트의 눈빛이 전과 달라졌다.

지금까지는 경계심과 호기심이 섞인 눈빛이었다면, 이제는 무엇인가 열기가 서린 눈빛이었다.

아니면 욕심이랄까?


“필요한 지식과 훈련을 제공하지.”


“대가는 뭡니까?”


“대가? 그런 것은 내게 필요 없네. 그냥 호의일 뿐이야.”


믿기 어려운 말이었다.

저 눈빛을 보면 더욱 그렇다.

하지만 나는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었다.


작가의말

정상으로 얼른 안 돌아오네요.

내일은 좀 더 빠르게 올려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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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9. 포지하트의 호의 +7 24.09.18 2,178 104 12쪽
28 28. 초식 동물들 사이에서 호랑이가 산다 +17 24.09.18 2,855 112 12쪽
27 27. 누군가는 책임을 져야 한다 +7 24.09.16 3,182 146 12쪽
26 26. 노려지다 +11 24.09.15 3,443 132 12쪽
25 25. 대형 길드와의 조우 +13 24.09.14 3,692 135 12쪽
24 24. 다시 미궁으로 가기 전에 +6 24.09.13 4,023 154 12쪽
23 23. 돌파구 +5 24.09.12 4,417 156 12쪽
22 22. 나는 누구인가? +33 24.09.11 4,980 155 13쪽
21 21. 상태창 해금의 조건 +10 24.09.10 4,985 173 12쪽
20 20. 싸움은 마석으로 하는 것 +9 24.09.09 5,029 198 12쪽
19 19. 미궁 지하 깊은 곳에서 온 자들 +17 24.09.08 5,193 200 11쪽
18 18. 지도에 표시된 곳 +8 24.09.07 5,458 191 12쪽
17 17. 우연에 우연이 겹친다면 +6 24.09.06 5,554 203 12쪽
16 16. 다시 미궁으로 +17 24.09.05 5,616 190 12쪽
15 15. 동료? +22 24.09.04 5,818 205 12쪽
14 14. 보물은 지킬 수 있는 능력이 있는 자에게만 보물이다 +12 24.09.03 5,846 222 12쪽
13 13. 마석을 구할 수 있는 다른 방법 +13 24.09.02 5,820 216 12쪽
12 12. 미궁 지하 2층 +7 24.09.01 5,983 226 12쪽
11 11. 미궁 지하 2층을 가기 전에 +18 24.08.31 6,049 227 12쪽
10 10. 첫 번째 단독 사냥 +13 24.08.30 6,177 225 12쪽
9 9. 단독 탐색 준비 +10 24.08.29 6,254 227 12쪽
8 8. 아무래도 독립해야겠는데 +11 24.08.28 6,496 228 12쪽
7 7. 테스트 +6 24.08.27 6,829 223 12쪽
6 6. 미궁 지하 1층 +17 24.08.26 7,417 243 11쪽
5 5. 시작은 파티부터 +9 24.08.25 8,397 265 13쪽
4 4. 미궁도시 타넬론 +21 24.08.24 9,238 275 12쪽
3 3. 떠나야 할 때 +16 24.08.23 9,316 287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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