뽑기특성으로 발롱도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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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메탈
작품등록일 :
2024.08.16 00:40
최근연재일 :
2024.09.05 1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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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22 1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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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팀 차출

DUMMY

#007화






“어서 와라. 앉지.”


김 감독님이 경기를 보셨다?

게다가 나를 찾아왔다?

잠깐.

중요한 경기란 게 이건가?

머릿속은 혼돈 그 자체였다.

한 감독님이 마실 것을 가져온 뒤 내 옆에 앉았다.


“이현군. 오랜만이네.”

“네. 네? 전 감독님을 처음 뵙습니다만···.”

“자네는 나를 본 적이 없겠지만, 난 자네를 본 적이 한 번 있었어.”


그리곤 김 감독님은 한 감독님을 바라봤다.

머리를 긁적이며 입을 연 한 감독님.


“하하. 네놈 고등학교 때 내가 연령별 대표팀으로 한번 추천한 적이 있었다. 물론 시원하게 망했었지만.”


흠···.

기억이 안 난다.

망한 적이 많아서···.


“네가 말아 먹은 결승전.”


아···!

순간 얼굴이 뜨거워지기 시작했고.

순식간에 홍당무가 된 나를 보며 두 분은 웃으셨다.


“그래. 그 경기. 하하하!”


부끄러워 차마 고개를 못 들고 있던 날 김 감독님이 불렀다.


“이현군.”

“네.”

“단도직입적으로 말하겠네. 대표팀에 합류하게.”

“네?”


어안이 벙벙했다.

고등학교 시절 그토록 원했던 대표팀.

내 꿈을 연령별 대표팀을 거쳐 국가대표팀에 자연스럽게 안착하고.

국제대회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 준 뒤 해외 진출하는 게 목표였다.

하지만 첫 단추부터 꼬였고 그로 인해 지금 군 복무 대신 상무에서 뛰고 있는 상황.


“이번 아시안게임에서 우승하면 곧장 군 면제다. 너한테도 좋은 기회가 될 테고.”


일말의 고민조차 없었다.

곧장 자리에서 일어난 난 90도로 인사를 박으며 외쳤다.


“감사합니다. 감독님! 몸이 부서져라 뛰겠습니다!”


그 말을 끝으로 고개를 들었을 때 김 감독님의 미소가 보였다.


“현아···. 드디어. 축하한다.”

“감사합니다. 감독님.”


장차 10년이다.

10년 동안 축구를 한 결실이 드디어 맺힌다.

사람들은 인생에 3번의 기회가 온다고 했던가?

첫 번째가 한강수 감독님을 만난 것이고.

두 번째가 판타스틱 사커를 알게 된 거다.

그리고 마지막 세 번째가 나를 국제무대에서 뛸 수 있게 해준 김두환 감독님의 선택.


피식.


생각해 보니 어이가 없었다.

몇 살까지 살지는 모르지만 한 인간의 인생은 길다.

하지만 난 정말 30살에 죽을 운명인가?

판타스틱 사커의 조건은 30살 될 때까지 발롱도르랑 월드컵 우승.

그렇게 따지면 난 인생의 중반을 넘어서 후반부로 달려가는 중이다.

여기서 승승장구를 해서 위로 올라가느냐.

아니면 헛짓거리해서 나락으로 떨어지느냐.

이 모든 것이 내가 하기 나름이다.


“이현군. 컨디션은 좀 어떤가?”

“괜찮습니다.”

“그래. 당장 내일 대표팀 미팅이 있으니 참석하게. 추후 일정은 매니저를 통해 전달 해 주지.”


그렇게 말을 마친 김 감독님이 자리에서 일어나며 오른쪽 손을 내밀었다.

나 역시 오른손을 내밀며 감독님의 손을 맞잡았다.


“환영하네.”

“감사합니다.”


그 모습을 흐뭇하게 지켜보는 한강수 감독님.

그렇게 이야기를 마친 우리는 회의실에서 나왔다.


“현아, 오늘은 기념비적인 날인데 그냥 들어가기 섭섭하지. 소고기 어떠냐?”

“좋죠. 오늘 같은 날은 감독님 지갑 사정 신경을 안 씁니다.”

“하하. 요놈 봐라. 선배님 선배님도 같이 가시죠.”

“아쉽지만 오늘은 안 되겠군. 선약이 있어서 말이야. 둘이 챙겨 먹게.”


그렇게 말씀하시곤 지갑을 꺼내 한 감독님에게 카드를 꺼냈다.


“선배님! 아닙니다. 이러실 필요 없어요.”

“두둑이 먹고 이현군을 통해서 전달해 주게.”

“아이 참.”


한 감독님은 머리를 긁적이며 난감함을 표했지만, 손에 든 카드가 다시 돌아가는 일은 없었다.

우리에게 뒷모습을 보이며 걸어가던 김 감독님은 별안간 다시 뒤로 돌았다.


“자네만 이현군을 아끼는 게 아니네. 나 역시 자네만큼 아껴줄 테니 걱정하지 말라는 뜻으로 주는 거야.”

“감사합니다. 선배님.”


그 말을 끝으로 난 한 감독님과 함께 평소에 자주 가던 고깃집으로 향했다.


***


딸랑.


“아이고 감독님 어서 오세요. 오랜만이네요.”


우리를 반갑게 맞이해 주는 이는 평소에 자주 가던 단골집 식당 주인아주머니였다.


“안녕하세요!”

“안녕하세요. 아주머니.”

“그래. 현이도 오랜만이네. 자 저기 앉아.”


밖이 훤히 보이는 창가 자리로 우리를 안내한 후 간단한 물과 물티슈를 가져다주셨다.


“매번 먹던 걸로 부탁드려요.”

“알겠습니다. 감독님.”


주문받은 아주머니가 주방으로 들어가는 모습을 끝으로 우리 시야에서 사라지셨다.


“현아. 드디어 네가 해냈구나.”

“하하. 그러게요. 어쩌다 보니.”

“그건 그렇고 요 근래에 무슨 일 있었냐?”

“그건 왜요?”


턱을 쓰다듬으면서 감독님의 말이 이어졌다.


“전체적으로 업그레이드된 느낌이다. 체력이면 체력, 발목 힘 마지막으로 각력까지. 도대체 어떻게 된 거냐?”


너무 눈에 띄었나?


“그냥 훈련 끝나고 마무리 운동을 꾸준히 했어요. 얼마 안 되긴 했지만.”

“내가 눈이 없냐 귀가 없냐. 네가 마무리 운동을 한다는 것은 보고 들었다. 하지만 단기간에 그렇게 성장하는 선수는 한평생 본 적이 없어.”


흠···.

둘러댈 핑계가 없다.

에라 모르겠다.


“사실 훨씬 전부터 근처 헬스장에서 꾸준히 몸 관리를 했어요. 위대한 선수들 모두 그렇게 하루도 거르지 않고 규칙적인 생활을 하잖아요. 그들 발밑이라도 따라가려면 꾸준히 해야겠단 생각이 들었죠.”

“스스로 깨닫기가 쉽진 않지. 언제부터 했는데?”

“작년 이맘때부터 했으니까 1년 정도 됬내요.”


사실은 한 달이다.

일 년은 무슨···.


“흠···. 알겠다. 칙칙한 대화는 여기까지 하고. 아무래도 경기 끝난 직후니까 술은 하지 말거라. 아쉬운 대로 이걸로 건배하자.”


감독님은 내 잔에는 사이다를 따라주셨다.

이것도 나름 만족한다.

기쁜 날이라고 꼭 술을 마실 필요는 없으니까.

나도 자연스럽게 감독님에게 소주를 따라 드렸다.


“현아 다시 한번 축하한다. 고등학교 때 그렇게 대표팀 승선하기 위해 노력했건만···. 이제 결실을 본듯하다.”

“네. 다시 한번 감사합니다. 감독님 아니었으면 전 진작에 축구 그만뒀을 거예요.”


그때 마침 소고기를 들고 오는 아줌마가 우리 대화를 들었나 보다.


“무슨 축하할 일 있어요?”


그렇게 감독님에게 말을 하곤 나를 쳐다보신다.


“현아 무슨 일 있니?”


나는 머리를 긁적이며 대답했다.


“이번에 열리는 아시안게임에 승선하게 됐어요.”

“어머. 어머! 그럼 축구 국가대표 아니야? 축하한다!”


소고기를 든 채 박수를 치려는 걸 내가 간신히 말렸다.

아까운 소고기를 버릴 순 없으니.


“내 정신 좀 봐. 현아, 기다려. 아줌마가 이럴 때를 대비해서 좋은 부위 가져다줄게. 감독님! 아직 고기 굽지 마요.”


우리의 대답을 기다릴 틈도 없이 아줌마는 곧장 주방으로 들어갔다.

결국에 우리는 서서히 달궈지는 불판만 바라보며 아줌마가 나오기를 기다렸다.


“흠···.”

“감독님 배고프시죠?”

“일단 한잔 걸쳐야겠다.”


말이 끝나자마자 짠도 안 하고 원샷하는 감독님.


“앗! 미안하다. 아줌마 때문에 깜빡했다.”

“아직 고기 굽기 전이니까. 다시 한 잔 드릴게요.”


그때 아줌마가 주방에서 나왔고.

딱 봐도 고급스러운 소고기를 들고 오셨다.

육안으로 봤을 때는 마블링이 화려한 게 예사롭지 않은 놈 같았다.


“아니. 아주머니, 이 비싼걸···.”

“아휴 감독님은 바로 알아보시네. 현아, 이게 뭔지 아니?”

“아뇨. 소고기는 다 똑같죠. 거기서 거기일 텐데.”


짝!


그 말에 아줌마는 내 등짝을 한 대 갈기셨고.


“아무것도 모르네. 기다려봐. 아줌마가 맛있게 구워줄게.”


도대체 정녕 저게 뭐길래 호들갑인가.

소고기는 거기서 거기다.

어차피 입에 들어가면 고기요.

배에 들어가면 라면이나 소고기나 영양분이 되는 건 매한가지.

아줌마가 들고 온 고기를 불판에 올리니 지글지글 소리가 가게를 가득 채웠다.


휙!


딱 한 번만 뒤집었다.

감독님의 얼굴은 이미 내가 대표팀에 뽑힌 건 저 먼 기억 속으로 없어진 듯 보였다.

시선은 그저 아줌마가 굽는 고기로 고정 돼 있었고.


‘하···. 냄새 죽이네.’


나 또한 대표팀이고 당장 눈앞에 소고기가 더 절실했다.

그때 아줌마가 드디어 가위로 고기를 잘랐고.

감독님 접시에 한 점.

내 접시에 한 점 놓아주셨다.


“자자 어서들 들어. 처음에는 소금만 찍어 먹는 거야.”


아줌마의 신호도 떨어졌겠다.

난 곧장 소고기를 집어 소금을 살짝 찍어 입에 넣었다.


“흠!”


이게 도대체 무슨 맛인가?

이런 스펙타클하고 입안에서 살살 녹는···.

정녕 이게 진짜 고기인가?


“맛있지?”


끄덕끄덕.


입으로 좀 더 맛을 음미하기 위해 난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었다.


“소고기가 다 같은 소고기가 아니군요···.”

“이게 특수부의 중 최고봉이라는 살치살이야. 잘 기억해둬. 나중에 성공해서 또 먹으러 오고.”

“네.”


성공해야 하는 이유가 하나 더 생겼다.

이런 맛이라면 매일 먹어도 질리지 않겠다.

결국에 아줌마까지 합석한 우리는 그날 배터지게 먹었다.

물론 돈은 생각하지 않고.


***


대한축구협회 회의실.

이곳에는 딱 봐도 높은 사람들이 삼삼오오 모여있었다.

그때 회의실 정면으로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으로 재직 중인 김두환이 나타났다.


“다들 주목해 주십쇼.”


그 말 한마디에 앉아있던 사람들은 모두 김두환 감독을 주시했다.


“대표팀에 마지막으로 승선할 선수를 찾았습니다.”

“그게 누군가?”


질문을 한 사람은 대한축구협회 회장직을 맡은 정의서였다.

김두환 감독은 대답 대신 빔프로젝터를 틀었다.

화면이 점점 밝아지면서 나타난 건 이현의 프로필.


“현재 광주 상무 FC에서 뛰고 있는 22세 이현입니다.”


축구협회 관계자들은 이현의 프로필을 보곤 황당함을 금치 못했다.

그나마 괜찮다고 생각한 이력은 고등학교 시절.

하지만 그마저도 1년 동안 반짝했을 뿐 그 이후로는 그저 그런 선수나 다름없었다.


“이 선수를 추천하는 이유를 들을 수 있겠나?”


회장이 질문을 던졌고.


“그걸 말씀드리기 전 우리 대표팀의 문제점부터 짚고 넘어가야 합니다. 현 대표팀은 완성되지 않았습니다. 2002년 월드컵 때를 생각해 보십쇼. 그때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합니다. 전 그런 대표팀을 만들고 싶습니다. 황금세대란 말이 있죠.”


한 호흡 멈춘 김 감독은 다시 입을 열었다.


“이현군이 궤도에 올라서는 그날. 그때가 대한민국 대표팀의 황금세대가 될 것입니다.”

“왜 그렇게 확신하지?”


물 한 모금을 마신 후 마이크에 입을 갖다 대는 김 감독.


“그는 모든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는 능력을 갖췄습니다. 다만, 현시점에서 완벽하다고 말하긴 힘들지만 향후 일이 년. 길게는 삼사년 뒤에 완벽해질 겁니다. 전 그의 플레이를 보며 상상했습니다. 저 선수를 그라운드에 프리롤로 뛰게 한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현대축구가 변한다면 이현선수 때문일 겁니다.”


김두환 감독의 말이 끝나자 협회 사람들은 저마다 서로의 생각을 말하기 시작했다.

그에 대해 김 감독은 일일이 답변하면서 회의장 분위기는 점차 뜨거워졌다.


“자자 다들 그만. 검토는 천천히 하고 검증은 김 감독이 할 겁니다. 긍정적인 부분도 부정적인 부분도 있지만 믿고 맡겼으니 믿어봅시다. 김두환 감독.”

“네. 회장님.”

“잘할 거라 믿네. 나는 축구에 대해서 잘 모르지만, 선수들이 매 경기 최고의 기량을 뽐낼 수 있게 지원만 해주는 입장이야. 필요한 게 있으면 언제든지 말하고 힘든 점이 있다면 꼭 내게 다이렉트로 말해주게.”

“알겠습니다. 항상 감사드립니다.”


그렇게 회의는 끝났다.

김두환 감독은 다시 한번 이현을 떠올렸다.

그가 회의장에서 했던 말들은 모두 사실이었다.

이현이 훗날 프리롤로 그라운드를 누비며 공수 여러 방면에서 활약할 모습을 떠올리니 저절로 미소가 그려졌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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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 1

  • 작성자
    Lv.76 플론
    작성일
    24.09.01 10:09
    No. 1

    지금 협회로는 메시가 두명있어도 월드컵 우승 못할 것 같으니 회장을 양궁협회 회장으로 바꿨나 보네요ㅋㅋ

    찬성: 1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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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 또 다른 제의 24.09.01 699 6 12쪽
17 금의환향 +1 24.08.31 770 7 12쪽
16 푸른 눈의 감독 24.08.31 824 8 12쪽
15 아시안 게임(7) 24.08.30 831 11 12쪽
14 아시안 게임(6) +1 24.08.29 831 10 12쪽
13 아시안 게임(5) 24.08.28 850 10 13쪽
12 아시안 게임(4) 24.08.27 884 10 12쪽
11 아시안 게임(3) +3 24.08.26 929 11 12쪽
10 아시안 게임(2) +4 24.08.25 945 8 13쪽
9 아시안 게임(1) +3 24.08.24 983 9 11쪽
8 두 번째 특성 +1 24.08.23 998 8 11쪽
» 대표팀 차출 +1 24.08.22 1,004 12 12쪽
6 사이버네틱 신체(2) +1 24.08.21 1,048 12 13쪽
5 사이버네틱 신체 +1 24.08.20 1,084 11 13쪽
4 중요한 경기 +2 24.08.19 1,123 14 12쪽
3 본편 +2 24.08.18 1,188 10 12쪽
2 첫 경기 +1 24.08.17 1,238 12 12쪽
1 판타스틱 사커 +2 24.08.16 1,409 14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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