뽑기특성으로 발롱도르

무료웹소설 > 일반연재 > 스포츠, 현대판타지

김메탈
작품등록일 :
2024.08.16 00:40
최근연재일 :
2024.09.05 17:05
연재수 :
23 회
조회수 :
20,067
추천수 :
226
글자수 :
124,571

작성
24.09.01 09:05
조회
698
추천
6
글자
12쪽

또 다른 제의

DUMMY

#018화






젠장.

무슨 말을 해야 하지?

평소에 말이 많던 이한나 매니저도 운전에 집중한 건지 말이 없었다.

저번에 궁금했던 걸 물어보자.


“매니저님. 혹시 쉬는 날이 언제예요?”

“그건 왜 물어보시죠?”

“아··· 아닙니다.”


무서워라.

질문에 미동도 하지 않는 얼굴.

정면을 바라보면서 차가운 음성으로 하는 대답.


“정해져 있지 않아요. 다만, 아시안 게임이 끝났으니까 당분간은 한가할 것으로 봅니다.”


오!

지금이 찬스인가?

그런데 어떻게 얘기해야 하지?

이런 걸 해봤어야지.


“혹시 이번 주 일요일 시간 괜찮으세요?”


그 말에 나를 힐끔 쳐다보더니 아무 말 없었다.

이런.

까인 건가?

하긴 저런 커리어 우먼이랑 밥 한번 먹으려면 보통 사람들은 부단히 노력해야 할 텐데.

여자에 대해서는 자존감이 낮았던 난 한없이 우울해졌고.


“네. 시간 괜찮습니다. 스캐쥴을 생각하다 보니까 대답이 늦어졌네요.”

“오! 그러면 밥 한번 먹죠. 아무래도 매니저다 보니까 제 뒤치다꺼리도 해주셔서 한번 대접하고 싶습니다.”

“알겠습니다.”


그리곤 또다시 정적.

뭔가 물어보고 싶었지만, 입에서 계속 맴돌기만 할 뿐 말하진 못했다.

하지만 그 이후 이한나 매니저가 물꼬를 트는 바람에 우리는 자연스럽게 대화하면서 김천으로 이동했다.


“여기까지 데려다주시고. 감사합니다. 매니저님.”

“아닙니다. 저는 제 본분을 다했을 뿐인데요. 그러면 들어가서 쉬십쇼.”


90도 가까이 인사를 한 뒤 다시 자기 차를 타고 간다.

진짜 로봇 같지만.

왜 이쁜 거지?

그런 생각을 하며 핸드폰을 꺼냈다.


“으악···. 부재중 전화만 15통.”


난 곧장 한강수 감독님에게 전화를 걸었다.


[야 이 새끼야!]


고함에 나도 모르게 핸드폰을 귀에서 멀리 땐 후.


“네. 감독님.”


기어가는 목소리로 답했다.


[너 어디야?]

“숙소 앞입니다.”

[나 20분 뒤에 도착하거든? 거기서 딱 기다려.]

“피곤한데···.”

[그건 네 사정이고. 기다려. 이번에도 사라지면 죽는다.]


하는 수 없이 편의점에 들러 음료수를 산 나는 20분 동안 꼼짝없이 기다렸다.

이윽고 저 멀리서 헤드라이트가 점점 가까워지기 시작했다.


끼이익.


“야 이 새끼야 데리러 오라며!”

“하하. 사정이 있었어요.”

“뭔데?”

“나중에 말씀드릴게요.”


난 아까 편의점에서 사놨던 음료수를 감독님에게 건넸다.


벌컥 벌컥.


“후. 나중에 꼭 말해라. 그리고 내일 중요한 손님이 오신단다.”

“혹시 사비 감독님인가요?”

“아니. 너한테 좀 생소할 수도 있지만 리즈에서 연락이 왔었어.”


그 소리에 이현은 놀랄 수밖에 없었다.

리즈 유나이티드.

한때 프리미어리그에서 우승 경력도 있던 팀.


“그쪽에서도 너한테 관심 있나 봐.”

“그렇군요.”


머리가 복잡해지는 이현이었다.

사실 우리 대한민국에서 해외 축구를 알린 사람은 뭐니 뭐니 해도 해버지 박지성.

그의 발자취를 따라 프리미어리그에서 뛰는 게 꿈이기도 했다.


“일단 가능성은 열어두자고. 레버쿠젠도 좋은 팀은 맞지만 주전 경쟁이 심할 거야.”


그건 감독님 말이 맞다.

판타스틱 사커를 얻기 전에는 그저 그런 벤치 자원이었다면.

이제는 체력 때문에 굳이 교체로 들어갈 필요도 없었다.


***


다음날.

회의장을 찾은 난 먼저 온 손님들을 확인했다.

리즈에서 온 듯한 외국인 두 명.


‘잠깐. 저 사람이 왜?’


그리고 한 감독님과 구단주인 김천시청장.


“안녕하십니까.”

“반갑습니다. 현 리즈 감독직을 맡은 스티븐 조지 제라드라고 합니다.”


그렇다.

눈앞에 있는 사람은 리버풀의 레전드이자 제일 처음 뽑기로 나왔던 제라드.

이거 김두환 감독님이 보시면 놀라시겠는데?


덜컥!


호랑이도 제 말 하면 온다더니.

김두환 감독이 문을 열고 나타났다.

하지만 김천의 구단주인 구청장이 있어서 순간 주춤했던 김 감독님.


“아이고! 감독님 어쩐 일이십니까?”

“하하. 그게 죄송합니다. 제가 들어올 자리가 아닌데 급한 마음에···.”

“아닙니다! 이번에 아시안 게임 잘 봤습니다. 구단주로서 한 사람의 축구인으로서 즐거운 시간이었습니다. 옆에 앉으시죠.”


그 말에 김 감독님은 자연스럽게 자리에 앉으며 말했다.


“감사합니다. 관계자도 아닌데 이런 자리에 있어도 될지···.”

“괜찮습니다. 대표팀을 이끈 감독님인데 아무렴 저보다 이현군의 진가를 더 알아보셨으니까요.”


오히려 잘된 일인가?

그때 분위기가 심상치 않음을 감지했다.

김두환 감독님과 제라드 감독님의 신경전.

두 분은 리버풀 시절 라이벌 관계였고, 자주 티격태격했지만, 그때 당시 승리 하나만 바라봤기 때문에 팬들한테 좋은 인상을 주곤 했었다.

본인들은 그렇게 생각 안 할지 모르지만.


“제리. 여긴 어쩐 일이지?”

“자네가 여기 있으면 안 될 텐데?”

“난 참관인이니 신경 쓰지 말게.”

“그럼 나가 주겠나?”


뭐라 하는지는 모르겠지만 분위기상 두 분이 신경전을 하는 듯했다.

시청장님이 헛기침하니 두 분의 말싸움이 끊겼고.

그 이후로 이적에 관한 얘기가 이어졌다.

듣자하니 레버쿠젠보단 급여 조건이 좋지 않았다.

다만, 시청장님과 한 감독님은 내 의견을 존중한다고 했고.

김 감독님 역시 네 뜻대로 하라 하셨다.


“제라드 감독님이 위대한 선수는 맞지만, 감독으로서 괜찮나요?”

“흠···.”


김 감독님은 제라드를 한번 보곤 말을 이어 나갔다.


“내가 저놈이랑 선수 시절 때 라이벌 관계는 맞았지만, 축구에 있어서는 나보다 더 훌륭한 사람임은 틀림없네. 하하. 한번은 은퇴하고 제리랑 술자리를 한번 가졌었지.”


과거를 떠올리는 건지 김 감독님한테 자그마한 미소가 지어졌고.


“그때는 밤새도록 축구에 관해 떠들었지. 갑론을박이 오갔지만 즐거웠어. 그만큼 축구를 사랑하는 사람은 맞네. 혹시 제리에게 물어보고 싶은게 있다면 물어보게. 그는 선수시절때도 보스가 아닌 리더로서 선수들을 이끌었으니까.”


아직은 때가 아니란 생각이 들어서 김 감독님의 말을 경청만 했다.

이윽고 협상 얘기가 끝난 후 시청장님과 통역사분은 자리를 떠났고.

남은 건 나를 포함해서 3분의 감독님들.


“제라드 감독님.”


계속해서 고민하던 걸 물을 차례가 왔다.


“제가 만약 리즈로 간다면 어디서 뛰어야 합니까?”


제라드 감독은 곰곰이 생각하다가 입을 열었다.


“사실 자네 경기를 비디오로 다 확인했네. 내가 되물어보지. 뛰고 싶은 포지션이 있나?”

“딱히 없지만, 만약에 주로 뛰어야 한다면 미드필더가 좋습니다.”

“그렇군. 하지만 우리 팀에 오게 된다면, 지금 김천에서 뛰던 것처럼 이런저런 포지션에서 뛰어야 할 수도 있네. 우리는 멀티자원을 구하고 있으니까.”


오히려 좋다!

지금까지 뽑기로 나온 선수들을 살펴보면, 미드필더 말고는 각각 다른 포지션이 나왔다.

그 말은 언제 어디서 어떤 포지션이 나올지 모른단 얘기.

차라리 한 포지션보단 김천에서 뛰던 것처럼 여러 포지션에서 뛸 수 있는 게 더 낫다.

한 가지 더 궁금한 게···.


“혹시 주전으로 뛸 수 있나요?”


내 말을 들은 제라드는 그제야 환하게 웃으며 말했다.


“당연! 우리는 이현 자네를 주전으로 기용하기 위해 왔다네. 다만, 잉글랜드 챔피언십이라 아쉽겠지. 하지만 이번 시즌에 무조건 승격할걸세. 내가 그렇게 만들 거고.”


그 말을 들은 난 레버쿠젠과 리즈를 저울질하기 시작했다.

솔직히 돈은 내게 그렇게 중요하지 않다.

어차피 유명한 선수가 되고 결과가 좋으면 돈은 자연스럽게 들어올 거란 생각이 들었으니까.

경험이나 내가 원하는 포지션에서 뛰는 게 더 필요한 시점에서 이미 답은 나왔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때 김 감독님이 제라드 감독에게 말했다.


“알렌이랑 한판 붙고 있는 건 알지?”


끄덕.


“이현군은 자신이 원하는 걸 들어주는 팀으로 갈꺼야. 그 점을 고려하게. 이 말은 알렌한태는 하지 않았네.”

“왜 밀어주는 거지?”

“알렌이 내게 소중한 동생은 맞네. 하지만 자네들이 챔피언스 리그에서 맞붙는 모습을 보고 싶군. 그렇다면 이현군 정도는 자네한테 줘도 되지 않을까?”


씨익.


그날 제라드 감독님은 계약서를 내밀고 가셨다.

다음날은 사비 감독님한테서도 계약서가 날아왔다.

두 계약서를 보기도 전에 내 마음은 이미 한쪽으로 기울어진 상태.


“감독님. 리즈로 가겠습니다.”

“그래. 잘 생각했다. 선배님한테도 말해 둘게.”


이 소식은 곧장 김 감독님한테도 전달됐는지 곧장 전화가 왔고.


“잘 생각했네. 알렌도 좋지만 제리가 맞고 있는 팀도 나쁘지 않아. 메디컬 테스트가 언제지?”

“내일 곧장 영국으로 갑니다.”

“흠···. 내가 한가하면 같이 갈 텐데. 아쉽군. 그 대신 내가 통역사를 하나 붙여주겠네. 이번에 잘 써먹고 오게.”


통역사?

그건 그렇고 갑작스럽게 일정이 변경되서 큰일이다.

당장 돌아오는 일요일에 이한나 매니저랑 식사 약속이 있었는데.

온종일 고민한 끝에 업무시간이 끝날 때쯤 그녀에게 전화했다.


[어쩐 일이신가요?]

“죄송하지만, 일요일 식사 약속을 미뤄도 될까요?”


수화기 너머에서는 아무 말도 들리지 않았다.

으···.

이 정적 너무 고통스러운데?


[어쩔 수 없죠. 알겠습니다.]

“네. 그러면 다음에 언제 가···.”


뚜 뚜 뚜.


“젠장. 이렇게 까이는 건가. 모르겠다. 나중에 성공해서 그때 다시 한번 데이트 신청해야겠네.”


그날 밤은 그렇게 지나갔다.


***


다음 날 아침.

비행기 시간에 맞춰 인천공항에 도착한 난 곧장 제라드 감독과 그의 코치인 브라운을 만났다.


“안녕하세요.”


할 줄 아는 말이라곤 헬로 밖에 모르는 나.

정말 한심하구나.

제라드 감독님이 어딘가로 전화를 걸었고.

난 의자에 앉아만 있었다.


‘김 감독님이 통역사를 보내주신다 했는데. 역시 여건이 안 된 건가?’


시무룩해 하고 있던 그때 누군가가 내 어깨를 치는 느낌이 들었다.


휙.


거기에는 뜻밖의 인물이 있었다.


“안녕하세요.”

“매니저님! 여긴 어쩐 일이세요?”


내 물음에 고개를 갸웃하면서 그녀가 답했다.


“김두환 감독님께 못 들으셨나요?”

“어떤 걸···?”

“통역사를 보내신다고 말씀드렸다던데.”

“아!”


통역사를 보낸다고만 했지, 누군지는 말하지 않았다.

설마 그게 이한나 매니저일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

그렇게 우리는 영국행 비행기에 탑승했다.


***


뚝.


조금 전 전화를 끊은 이한나의 기분은 썩 좋지 않았다.


‘감히. 약속을 깨? 내가 누군데 이런 여신을 두고···.’


한동안 아무것도 하지 않고 자리에만 앉아있던 이한나.

그의 성정을 잘 아는 같은 부서 사람들은 눈치 보기에 급급했다.


‘아후. 저 냉미녀가 또 왜 저래.’

‘그러게. 아까까지만 해도 기분 좋아 보였는데 무슨 일 있나?’


주변에서 수군거렸지만 이한나 귀에는 들리지 않았다.

마치 모든 것을 차단한 듯한 느낌.

그 순간.


“내일 영국으로 출장 갈 사람.”


김두환 감독이 자리에서 일어나 말했고.


“무슨 일 있나요?”

“다름 아니라. 아시안 게임 주인공인 이현선수 다들 알지? 내일 영국으로 가는데 통역사가 필요해서 말이야.”


그때 부동심법을 외우고 있던 이한나가 벌떡 일어났다.


“저요! 제가 가겠습니다!”


순간 사무실은 정적이 흘렀고.


“그···. 그래. 이 매니저가 같이 가. 이현선수랑 안면도 있으니까 더 편하겠네.”


당황한 김 감독은 어정쩡하게 승낙했고.

다시 자리에 앉은 이한나의 머릿속은 행복회로가 돌아가고 있었다.


‘일요일 데이트를 영국에서 할 수 있다니. 맛있는 거 사달라 해야지. 훗.’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뽑기특성으로 발롱도르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연중 공지 24.09.05 87 0 -
23 각성 24.09.05 274 6 13쪽
22 두 번째 만남 24.09.04 436 10 12쪽
21 데뷔(2) 24.09.03 482 8 11쪽
20 데뷔(1) +1 24.09.02 561 9 12쪽
19 EFL 입성 24.09.01 674 10 12쪽
» 또 다른 제의 24.09.01 699 6 12쪽
17 금의환향 +1 24.08.31 770 7 12쪽
16 푸른 눈의 감독 24.08.31 824 8 12쪽
15 아시안 게임(7) 24.08.30 831 11 12쪽
14 아시안 게임(6) +1 24.08.29 830 10 12쪽
13 아시안 게임(5) 24.08.28 850 10 13쪽
12 아시안 게임(4) 24.08.27 883 10 12쪽
11 아시안 게임(3) +3 24.08.26 929 11 12쪽
10 아시안 게임(2) +4 24.08.25 945 8 13쪽
9 아시안 게임(1) +3 24.08.24 983 9 11쪽
8 두 번째 특성 +1 24.08.23 997 8 11쪽
7 대표팀 차출 +1 24.08.22 1,003 12 12쪽
6 사이버네틱 신체(2) +1 24.08.21 1,048 12 13쪽
5 사이버네틱 신체 +1 24.08.20 1,084 11 13쪽
4 중요한 경기 +2 24.08.19 1,123 14 12쪽
3 본편 +2 24.08.18 1,187 10 12쪽
2 첫 경기 +1 24.08.17 1,238 12 12쪽
1 판타스틱 사커 +2 24.08.16 1,409 14 11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