뽑기특성으로 발롱도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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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메탈
작품등록일 :
2024.08.16 00:40
최근연재일 :
2024.09.05 1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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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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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30 1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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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안 게임(7)

DUMMY

#015화






“후···. 감독님 이현 저거 너무 뛰어다니는 거 아닙니까? 끝까지 저렇게 뛰다간 문제 생깁니다. 지가 수비수도 아니고 풀백처럼 공수를 왔다 갔다 하다니.”

 

코치가 김두환 감독에게 말을 걸었지만 한창 전술에 대한 고민 중이라 말이 없었다.

 

지금 시간은 후반 40분을 지나는 시점.

이현은 후반 시작했을 때부터 공격과 수비를 오가면서 고군분투 중이었다.

그나마 공격은 이강인이 뒤에서 밀어준다지만, 수비 같은 경우는 아직 경험이 부족해서 쿠보와 케이스케를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이현이 뒤에서 받쳐주니 겨우겨우 막는 실정.

문제는 대한민국이 동점 골을 내 주고 나서다.

지금은 리그 경기가 아니고 토너먼트.

그렇다면 무승부를 할 경우 연장전에 돌입하고 더 나아간다면 승부차기.

물론 승부차기가 꼭 불리한 건 아니지만, 운에 맡기고 싶진 않은 김 감독이었다.

 

‘이현이 좀 더 공격적으로 나가려면 더 이상 수비에만 치중하면 안 돼.’

 

 

그때 쿠보와 케이스케의 연계공격이 이어졌고.

 

“안돼! 막아!”

 

놀란 마음에 김 감독은 소리쳤다.

 

삑!

 

다행이도 골키퍼인 강범영의 슈퍼 세이브.

일본은 또 다시 코너킥을 얻었을 때.

김 감독은 결정했다.

다음 아웃 때 사이드 백을 한명 빼고 센터백을 넣으면서 343으로 전술을 변경하기로.

그때 이강인과 이현이 무언가 대화하는걸 확인했다.

이윽고 쿠보가 코너킥을 차기 직전.

 

‘저 놈. 설마···.’

 

40분 내내 수비를 도와주던 이현이 혼자서 하프라인 근처에 서 있었다.

쿠보가 코너킥을 찼고.

 

“막아!”

 

김 감독은 목이 터져라 소리쳤다.

그의 의지가 선수들에게 다은 것인가?

수비수가 먼저 헤딩을 하고 이후에 강범영이 펀칭을 했다.

그 공은 우연인지 이강인에게 연결되었고.

전방을 한 번 확인한 그는 곧장 롱 패스를 갈겼다.

그것도 이현이 뛰는 곳 앞으로.

 

***


 

퉁!

 

4초.

아니 강인 선배의 공이라면 2초 뒤에 내 앞에 나타날 것이다.

 

하나, 둘.

 

슉!

 

보인다!

강인 선배가 내게 패스 한 공이 보인다.

바운드된 공의 속도를 그대로 가져가기 위해 가슴으로 한번.

 

퉁.

 

발밑에 바로 떨어진 볼을 빠르게 터치하면서 전진했다.

미시마는 게걸음으로 나를 서서히 압박하는 게 보였고.

동시에 미시마 근처에 수비 한명이 보이자마자 스킬이 번쩍였다.

 

<각시탈 드리블>

 

지금이다!

 

<박주영 전용 스킬 각시탈 드리블이 활성화됩니다.>

 

평소와는 다른 알림음이 떴고.

내 감각은 뒤쪽까지 퍼지기 시작했다.

바로 뒤에 한명!

그리고 그보다 좀 더 뒤에 한명!

총 네명이 나를 에워싸는 순간!

내 몸은 나의 통제를 벗어나기 시작했다.

 

오른쪽으로 바디페인팅.

그 후 왼발로 공을 살짝 터치.

이때 미시마와 사이드 백은 골대를 등진 상황이었고.

내 바로 뒤에 있던 수비수는 어느새 내 앞으로 와 진로를 차단했다.

그때 오른발로 다시 한번 우측으로 드리블.

이미 사이드 백은 내게 멀어졌고.

미시마와 다른 수비수가 서로 엉킬 때!

 

공간이 생겼다!

슈팅을 때릴 수 있는 공간!

 

그때 한 번 더 스킬 알림음이 떴다.

 

띠링!

 

중거리 슛이 반짝이는 게 보였는데 평소와는 다르게 붉은색으로 빛나고 있었다.

그리고 내게는 천금 같은 알림.

 

<중거리 슛이 강화된 중거리 슛으로 발동됩니다. 사용횟수가 차감됩니다.>

 

붉은빛으로 번쩍이던 중거리 슛.

그리고 사용횟수가 순간적으로 (2/2) 에서 (1/1) 로 변경되었다.

스킬을 사용한다는 마음을 먹었을 때 온몸에 용솟음치는 힘이 느껴졌고.

한순간에 오른쪽 다리에 모여졌다.


마음속으로 외쳤다.

 

‘때린다!’


 

슈슈슉!

뻥!

 

발이 공에 닿는 순간 머릿속에서 굉음이 울렸다.

 

슈우욱!

 

내 발을 떠난 공은 막힘없이 골대를 향해 돌진했다.

마치 불도저처럼.

하네다 골키퍼는 이미 대비를 하고 있던 건지 공의 방향을 향해 손을 뻗었지만.

박주영 선배의 스킬과 내 스킬의 콜라보레이션은 막을 수 없었다.

 

슈슈슈슉!

 

공은 이미 골라인을 넘어서 그물을 찢을 기세였고.

난 대한민국 대표팀을 응원하기 위해 먼 길을 찾아온 서포터즈들을 향해 달려가기 시작했다.

 

***

 

“김두환 감독. 현역 시절에 경기하는 모습을 보면서 존경스럽다고 생각했는데 감독으로서는 영 아닌 거 같군요.”

 

푸른 눈의 외국인 감독 옆에서 앉아있던 코치가 말을 했다.

 

“왜 그렇게 생각하지?”

 

아까부터 계속해서 질문을 던지는 외국인 감독.

 

“그야 뻔하지요. 저렇게 뛴다면 막판에 공격을 어떻게 합니까. 자고로 선수들에겐 자신이 제일 잘하는 포지션이 있기 마련입니다. 근데 최전방 공격수를 저렇게 사용하는 감독이 어디 있습니까. 심지어 40분이 다 돼가는데 교체 한번을 안 하다니.”

“연장을 준비하는 거 아닐까?”

“그렇다 쳐도 저건 선수들을 혹사 시키는 행위입니다.”

 

김 감독과 대한민국 대표팀에 대해 부정적인 생각을 가진 코치.

그런 코치를 굳이 나무라고 싶진 않았다.

 

“그 생각도 맞아. 나 같아도 저 순간에선 연장전을 준비할 수밖에 없어. 하지만 한 가지 의문점이 드는 것도 사실이야.”

“그게 뭡니까?”

“이현선수.”

 

감독의 말에 코치는 의자 깊숙이 등을 기대며 말했다.

 

“감독님이 저 선수를 왜 이렇게 신경 쓰는지 모르겠습니다.”

“하하. 신경 쓰는 김에 한 가지 더 말해주지. 김 감독은 알지만, 우리가 모르는 무언가가 있는 거 같아. 아니. 어쩌면 김 감독이 모르는 부분이 있을 수도 있겠지. 아무리 대회 결승전이고 라이벌 관계인 한일전이지만, 저렇게 뛰는 선수는 양 팀 통틀어서 이현 한명 뿐이야.”

 

코치도 감독의 말에 곰곰이 생각하는 듯 보였다.

그때 일본의 코너킥 찬스가 이어졌고.

 

“이번에 고비겠어요. 한국은 무조건 막아야 할 텐데 말입니다.”

“그러게, 말이야. 아! 잠깐. 이현이 왜 저기 있는 거지?”

 

후반전 내내 보여준 모습은 수비형 미드필더 내지 센터백 역활을 하던 선수가 갑자기 최전방에서 대기했다?

뭔가가 있을 거란 생각이 들었다.

아니나 다를까 좋은 기회를 날린 일본.

그 순간을 잡은 한국의 이강인은 전방을 향해 뭐라 외치는 듯했다.

동시에 이현은 하프라인 전부터 천천히 움직이기 시작했고.

이강인의 발에서 공이 떨어지는 순간 하프라인을 넘어서면서 달리기 시작했다.

 

“저··· 저!”


코치는 벌떡 일어나 이현을 바라봤고.

감독은 천천히 일어나 상황을 지켜봤다.

처음에는 한명.

5미터 전진하자 멀리 있던 사이드 백이 붙어줬고.

뒤에서는 2명의 일본 선수들이 이현을 쫒고 있었다.

현란하진 않지만, 상대를 충분히 속일 수 있을 만한 바디 컨트롤.

결국에 사이드백은 먼저 나가떨어졌고, 뒤에서 오던 선수 중 하나가 미시마와 같이 이현을 막기 위해 진로를 막았지만.

그것마저 드리블로 빠져나왔다.

찰나의 순간에 공간이 비었고.

푸른 눈의 감독은 자기도 모르게 외쳤다.


“shooting!”


이현이 때린 슈팅은 좌측 포스트 구석으로 빨려 들어갔고.

그는 공이 그물망에 닫는 순간 대한민국 서포터즈가 있는 쪽으로 달려갔다.

물론 다른 선수들도 함께.

푸른 눈의 외국인 감독은 한참 동안 그 모습을 지켜봤고.

그런 모습을 바라본 코치는 입을 열었다.


“영입하실 거죠?”

“응.”

“정식으로 요청하겠습니다.”

“그래. 일단 김 감독부터 만나보자고. 구단과 협의는 그 이후에.”

“네. 알겠습니다.”


대답을 마친 코치는 곧장 자리를 떴고.

감독은 계속해서 이현을 바라봤다.


***


[이현선수! 굉장합니다! 위기의 순간에서 대한민국을 살려냅니다!]

[그렇습니다. 후반전 내내 계속해서 뚜들겨 맞던 대한민국에는 카운터 펀치가 남아있었습니다!]

[김두환 감독의 용병술이 빛을 발하는 순간입니다.]


해설진들도 그렇고 실시간으로 방송되는 대한민국 국민들 또한 이 순간을 함께 만끽하고 있었다.


[하지만 아직 끝난 게 아닙니다. 선수들 마지막까지 집중력을 잃지 말았으면 합니다.]

[그렇습니다. 남은 시간은 추가시간까지 8분입니다.]

[8분만 견디면 아시안 게임에서 대한민국이 또 한 번 금메달을 목에 거는 순간이 찾아옵니다.]


김 감독은 하프라인에서 경기가 재개되기 전 교체를 감행했다.

이강인, 신현준이 곧바로 나왔고 수비수 2명을 투입했다.

이현도 많이 뛰었지만, 선수가 교체를 거부했다.

이유는 아직 뛸 수 있다는 사인.

김 감독은 선수의 요청을 적극 수용.

혹시 모를 사태를 대비해 교체 카드 한장은 남겨두기로 한다.


***


아직 끝난 게 아냐.


경기가 다시 제개되기 전 강인 선배와 현준 선배는 교체아웃 되었다.


‘마지막까지 부탁한다.’


강인 선배가 내게 남기고 간 말.

게다가 둘의 교체와 동시에 일본에서도 교체가 이루어졌다.

그야말로 초강수를 둔 일본팀.

하프라인 뒤로 공을 보내지 않겠다는 굳은 의지를 보여주는 교체였다.

덕분에 난 수비 가담을 할 필요가 없어졌다.

아니 정확히는 최전방에서 수비를 할 생각.


삑!


경기 재개를 알리는 휘슬이 울리고 일본은 총공세에 나섰다.

난 뚝심 있게 최전방에서 상황을 지켜봤다.

강인 선배가 나가서 양질의 패스를 받긴 힘들지만, 뻥축구로 공을 일본 쪽으로만 보내도 된다.

내게는 사이버네틱스 신체가 있으니까.

잔여 횟수는 3개.

이걸 적절히 활용한다면 시간 끄는 건 어렵지 않을 거다.

일본은 급한 마음에 공격 전개가 매끄럽지 못했고.

그건 결국 턴오버를 만드는 상황에 이르렀다.


“패스!”


난 외쳤다.

경기가 재개 되기 전 팀원들에게 말했다.


‘공을 잡으면 무조건 전방으로 강하게 차버려!’


반말?

지금, 이 순간 그딴 건 중요하지 않았다.

다들 고개를 끄덕이는 게 보였고, 처음에 나를 시기하는 시선은 이제 없었다.


뻥!


우리 팀 수비수가 강하게 공을 찼다.

일본도 나를 의식해서인지 3명이 나를 주시했고.

공이 하프라인을 넘어서 저 멀리 날아갈 때.

난 죽어라 달렸다.

공을 잡거나.

뺏기더라도 질질 끌거나.

아니면 지금처럼 몸싸움을 걸거나.


퉁!


미시마가 공을 잡는 순간 강하게 차징했다.

사이버네틱스 신체의 횟수가 하나 떨어지고, 아슬아슬하게 무게중심을 잃은 미시마는 주춤거리는 게 보였다.

보통 사이버네틱스 신체가 줄어들 정도의 충격이면 상대방 선수들은 나가떨어지기 십상이었지만, 강한 의지를 보여준 건가?

미시마는 기어코 넘어지진 않았다.


삑!


하지만 울리는 휘슬.

공격자 파울이다.

괜찮다.

어찌 됐든 시간만 흐르면 그만.

다시 턴오버가 된 상태.

공격을 감행하는 일본이었지만 역시나 이번에도 막혔고.

공은 다시 하프라인을 넘어 날아갔다.

이번에는 내가 좀 더 빨랐다.

하지만 난 공격 의지가 없었고.

볼을 가지고 그대로 코너 부근으로 움직였다.

코너 플래그를 정면으로 바라보며 공을 간수했다.


“고노 야로!”


쾅!


욕지거리와 함께 누군가가 등 뒤에서 강하게 부딪힌 느낌이 들었다.

난 특성 덕분에 조금의 움직임도 보이지 않았고.

상대는 나가떨어진 느낌이 들었다.

뒤를 힐끔 보자 미시마가 넘어져 있었고.

또 다른 수비수가 내게 공을 뺏기 위해 태클을 걸었다.


파팍!


그래도 양심은 있던 건지 스터드를 들진 않았지만 작지 않은 충격이 있었고.

약간 휘청였지만 넘어질 정도는 아녔다.

마지막 사이버네틱스 신체까지 쓴 상황.

더 이상 버티기 힘들다는 생각이 드는 찰나.

갑자기 몸을 돌린 난 그대로 공을 찼다.


뻥!

퍽.

툭.


일본 수비수를 맞고 나간 공은 코너킥이 되었고.

전광판을 보니 추가시간도 이미 지나간 상태.

난 양팔을 벌려 우리팀에게 오라는 손짓하는 순간!


삑삐삑!


주심이 경기 종료를 알리는 휘슬이 울렸다.

양팔을 들고 있던 난 그대로 그라운드에 누워버렸다.

드디어 끝났다.

길고 긴 아시안 게임의 여정이 끝나는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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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 각성 24.09.05 274 6 13쪽
22 두 번째 만남 24.09.04 436 10 12쪽
21 데뷔(2) 24.09.03 482 8 11쪽
20 데뷔(1) +1 24.09.02 562 9 12쪽
19 EFL 입성 24.09.01 674 10 12쪽
18 또 다른 제의 24.09.01 699 6 12쪽
17 금의환향 +1 24.08.31 771 7 12쪽
16 푸른 눈의 감독 24.08.31 825 8 12쪽
» 아시안 게임(7) 24.08.30 832 11 12쪽
14 아시안 게임(6) +1 24.08.29 831 10 12쪽
13 아시안 게임(5) 24.08.28 850 10 13쪽
12 아시안 게임(4) 24.08.27 884 10 12쪽
11 아시안 게임(3) +3 24.08.26 930 11 12쪽
10 아시안 게임(2) +4 24.08.25 945 8 13쪽
9 아시안 게임(1) +3 24.08.24 983 9 11쪽
8 두 번째 특성 +1 24.08.23 998 8 11쪽
7 대표팀 차출 +1 24.08.22 1,004 12 12쪽
6 사이버네틱 신체(2) +1 24.08.21 1,049 12 13쪽
5 사이버네틱 신체 +1 24.08.20 1,085 11 13쪽
4 중요한 경기 +2 24.08.19 1,123 14 12쪽
3 본편 +2 24.08.18 1,188 10 12쪽
2 첫 경기 +1 24.08.17 1,239 12 12쪽
1 판타스틱 사커 +2 24.08.16 1,410 14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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