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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메탈
작품등록일 :
2024.08.16 00:40
최근연재일 :
2024.09.05 1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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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31 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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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 눈의 감독

DUMMY

#016화






[대한민국 우승입니다! 아시안 게임에서 2회 연속 우승을 가져오는 순간입니다!]

[태극전사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쫄깃하고 긴장됐던 90분이 끝나는 순간. 그라운드에는 태극기가 휘날립니다!]


해설진들의 침을 튀겨가며 칭찬했고.

그것을 지켜보던 김천 상무 FC 선수들과 한강수 감독은 환호성을 지르기 시작했다.


“이현이 전역하는구나! 하하하!”

“이노무 자슥 적응할라 하니까 가버리것네.”

“전역이라니···. 부럽네.”


광래와 상무 선수들은 아쉬움보단 이현이 전역한다는 거에 부러워했고.

한 감독도 내심 아쉬웠지만, 자식같이 생각한 놈의 앞길이 뚫렸다는 거에 기뻐했다.

한편, 현장의 분위기는 그야말로 잔칫집이었다.

경기 종료 휘슬이 울리자마자 몇몇은 김 감독에게 몇몇은 이현에게 달려갔다.


“하하하! 결승전을 씹어먹었네. 일본 침몰이야 일본 침몰!”


이강인이 제일 먼저 달려왔고.


“이 새끼! 내 룸메이트가 이런 놈일 줄 알았나?”


신현준도 달려와 한마디 거들었다.


“우리 군대 안 간다!”

“군대가 웬 말이냐!”


다들 군대를 안 가도 된다는 생각이 기뻐했지만.


“그래도 4주 훈련은 받아야 해.”


꼭 초를 치는 사람이 있었다.

대한민국 대표팀은 다 같이 모여 자신들을 응원해주러 온 국민들에게 큰절을 올렸고.

응원석에 있던 사람들은 너나 할 거 없이 박수로 그들에게 화답했다.

이현은 시상식까지 마친 후 경기장을 한번 둘러봤다.


판타스틱 사커.


이거 하나만으로 이렇게까지 올라오다니.

자기 목에 걸린 메달을 한번 쓰다듬으며, 한 감독을 생각했다.


“감독님은 잘 있으려나?”


***


숙소로 돌아온 대표팀은 식사를 마친 뒤 제각각 방에 들어갔다.

뒤풀이는 없었다.

그만큼 사투였고, 무조건 이겨야 하는 경기였으니 체력적으로도 심적으로도 많은 소모가 필요했으니.

이현 역시 판타스틱 사커를 잊은 채 침대에 누워서 잠이 들었다.


같은 시각.


김두환 감독은 푸른 눈의 외국인과 마주 앉아 있었다.


“오랜만일세. 알렌.”

“반갑습니다. 선배님.”

“그래. 어쩐 일인가?”


김두환 감독의 현역시절.

K리그로 복귀하기 전 뛰었던 구단은 리버풀이었다.

그때 처음 알렌을 만난 김두환은 그의 리버풀 적응에 많은 도움을 주었고.

일 년에 한두 번은 얼굴을 보며 그때의 일을 안주 삼아 술도 한 잔씩 하는 사이가 됐다.

그를 처음 봤을 때부터 김 감독은 알렌이라 불렀다.

푸른 눈의 외국인 이름은 사비 알론소.

이번에 레버쿠젠 감독으로 부임했다.


“제가 올해 부터 레버쿠젠 감독직으로 부임 받았습니다.”

“기사로 봤지. 축하하네.”


사비는 상체를 앞으로 기울이며 김 감독에게 말했다.


“선배님에게 부탁드릴게 있습니다.”

“부탁이라···. 내가 한 번 맞춰볼까?”


어깨를 으쓱거리는 사비.


“이현선수 때문이지?”

“빙고. 그를 한번 보고 싶은데 허락해 주실 수 있습니까?”

“물론이지. 자네 부탁이라면 당연히 들어줘야지. 이제는 나보다 잘 나가니 오히려 내가 부탁하고 싶구먼.”

“하하. 아닙니다. 선배님은 리버플 시절 제게 많은 것을 가르쳐 주셨습니다. 그중에서 한국인의 정신은 평생 가져가야 할 만큼 제겐 중요한 부분이 됐습니다. 그러니까 제게 부탁이란 말은 하지 마세요. 불편합니다.”


사비의 말에 김 감독은 절로 미소가 지어졌다.

사실 선수 커리어로 비교하면 김두환 감독도 사비에게는 한 수 접어줘야 했다.

리버풀부터 레알 마드리드, 그리고 바이에른 뮌헨에서의 활약.

축구선수로서는 완벽한 정점에서 은퇴한 남자.

그런 남자가 자신을 치켜세워 주니 김 감독으로서는 기쁠 수 밖에 없었다.


“일단 내가 연락해보지.”

“아니. 굳이 그러실 필요까지는 없습니다. 나중에 봐도 괜찮습니다.”

“아닐세. 하고 싶을 때 해야 하는 성격 아닌가. 기다려보게.”


김두환 감독은 곧장 이한나 매니저한테 전화를 걸었다.

상황 설명은 정확히 하지 않고 중요한 손님이 왔으니 무조건 깨워서 오라는 명령과 함께.


***


나는 이한나 매니저한테 전화를 받고 정신을 차리는 중이었다.

졸려 죽겠는데.

갑자기 중요한 손님이라니.

하는 수 없이 전화를 끊고 세수하며 잠을 깨웠고.

직접 데리러 온다는 말에 침대에 앉아 그녀를 기다리고 있었다.


똑똑똑.


“도대체 무슨 일이길래.”


덜컥.


“안녕하십니까.”

“네. 안녕하세요.”


신발을 신고 방을 나왔다.


“우승 축하드립니다.”

“감사합니다. 그건 그렇고 지금 어디 가는 겁니까?”

“김두환 감독님이 호출하셨습니다.”

“중요한 손님은 누구죠?”

“그것까지는 제게 말씀해 주시지 않았습니다. 다만.”


다만?

뒤에 할 말이 더 있나?


“이현 선수에게 더 중요한 손님이니까 거절하더라도 꼭 데리고 오라는 당부는 하셨습니다.”


하하.

내가 거절을?

미친놈이 아니고서야 아시안 게임 우승했다고 감독님 부름에 거절할 깜냥은 되지 못했다.

하물며, 중요한 손님까지 왔다는 마당에.


“거절이라뇨. 절 여기까지 멱살 잡고 끌고 와주신 분인데 제가 어떻게 거절합니까.”


씨익.


뭐야?

AI가 웃을 수도 있다니.

그건 그렇고 웃으니까 이쁘네.


“김두환 감독님도 그렇게 말씀하셨습니다.”


그 말을 끝으로 우리는 대화 없이 걸었다.

말을 걸고 싶었지만 아까의 웃음 본 순간부터 이상하게 가슴이 콩닥거리더니.

말을 꺼내기가 힘들었다.

쉬는 날 뭐 하는지라도 물어봐야 하나?

마음먹었을 때는 이미 늦었다.


“도착했습니다. 곧장 들어가시면 됩니다.”

“하하. 네. 그럼.”


인사를 한 나는 아쉬운 마음이 들었지만, 감독실에 들어가서 외국인이 누군지 아는 순간 아쉬움 따위는 이미 안드로메다로 날아간 뒤였다.


***


똑똑똑.

덜컥.


이현은 문을 열자마자 그 자리에서 굳었다.

축구를 하는 사람이 저 외국인을 모르면 흔한 말로 간첩이란 소리를 듣는다.


‘사비 알론소?’


“뭘 그렇게 서 있나. 와서 앉지.”


당황한 이현은 어디에 앉아야 할지 우왕좌왕하고 있었다.

머리는 김 감독님 옆에 가서 앉아야 한다고 말하지만, 가슴으로는 사비 알론소 옆에 가야 된다고 말한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이현은 당연히 김 감독님 옆에 가서 앉았다.

정면에서 이현을 바라보는 사비의 얼굴에는 미소가 가득했다.


“이현군. 스페인어 할 줄 아나?”


나를 보고 말을 하는 듯 한데.

당췌 무슨말인지 못 알아 듣겠다.

순간 잠깐 정적이 흘렀고.

김두환 감독은 자연스럽게 통역사로 전직했다.


“알렌. 이 친구가 스페인어를 못한다는군.”

“전 영어도 괜찮습니다.”

“아쉽지만 영어도 못 한다네. 내가 통역해 줄 테니까 둘이 대화하게.”


그 말에 사비는 웃음이 터졌고.

무슨 말인지 알아듣지 못하는 이현은 그저 멍하니 둘을 바라봤다.


“만나서 반갑다. 내 이름은 사비에르 알론소 올라노. 사비라고 불러도 된다.”


그 말을 들은 이현은 소스라치게 놀라며 답했다.


“제가 감히 어떻게 감독님의 이름을 부릅니까.”

“하하. 알겠네. 일단 오늘 경기부터 얘기해야겠군. 잘 봤네. 일본을 침몰시킨 장본인.”

“아닙니다. 운이 좋았을 뿐입니다.”

“과연 그럴까?”


이후에는 경기를 보면서 자신이 느꼈던 걸 얘기하는 사비.

그 중에서 이현에게 무언가가 있다고 느꼈을때는 솔찍히 속으로 놀랐었다.


‘역시. 한 시대를 풍미했던 미드필더인가? 저 정도로 감각이 좋아야 최정상까지 올라갈 수 있구나.’


“자. 서론은 여기까지 하고 본론으로 들어가지. 이현군. 난 자네를 원하네. 자네 생각은 어떤가?”


이현은 순간 머리에 망치를 맞은 기분이었다.

이건 마치 얼마 전에 있었던 김두환 감독님의 국가대표 호출과 거의 맞먹는 얘기.

그때 김두환 감독이 자신의 생각을 말했다.


“좋은 기회네. 자네는 아직 어리기도 하고 이번 기회로 군대까지 해결됐으니. 내 생각이지만 지금이 적기라고 보네.”


그 말을 들은 이현은 곰곰이 생각하다가 입을 열었다.


“저···. 저 역시 감독님 밑에서 축구란걸 배워보고 싶습니다.”


너무 오래 고민하고 답해서인가?

사비는 이현의 말을 듣곤 또다시 미소를 보이기 시작했다.

이번에는 김두환 감독이 궁금한 점을 물었다.


“만약에 이현군이 리즈에 간다면, 주전은 보장해 줄 수 있나?”

“주전은 힘들지만, 교체자원으로는 충분합니다. 저 역시 그의 경기를 다 지켜본 건 아니지만, 페이퍼로 확인했거든요.”


씨익.


“그러면 이 친구가 어떤 포지션에서 뛰었는지도 알겠네?”

“당연하죠.”

“그럼 내 생각을 조금 보태도 되겠나?”

“경청하겠습니다.”

“난 이현군을 처음 봤을 때 원석을 찾았다고 생각했네. 그리고 아시안 게임에서 우승한다면 분명히 길은 열릴 거라 생각했지. 그 결과가 자네일세.”


김 감독은 목이 탔는지 물을 한 모금 마시고 다시 말을 이어 나갔다.


“알렌. 자네가 올지는 몰랐지만, 누구라도 올 거라 예상했네. 자! 내가 추천함세. 추천받았을 때와 똑같이 말해줘야겠군.”


사비는 김두환 감독의 입에서 무슨 말이 나올지 기대하고 있었고.


“이 친구는 정해진 포지션이 따로 없네.”

“그···. 그게 무슨 말입니까?”


사비는 회의장에 들어오고 처음으로 놀란 표정을 지었다.


“말 그대로네. 아직 확실하진 않지만, 골키퍼 빼고, 올라운더라네. 흔히 말하는 농구에서 식스맨을 생각하면 편할걸세. 어디에다가 놔둬도 제 역할을 충분히 할 수 있는 그런 선수일세.”


사비 입장에서는 충격적인 정보였다.

22살에 올라운더?

물론 아까 코치와 얘기했을 때는 아시아에 있는 변방의 리그에서나 통할 줄 알았건만.

김 감독이 하는 말이라면 정확하단 생각이 먼저 들었다.


“마지막으로 한마디만 더 하지. 이 친구는 미래에 굴리트 아니면 베켄바워가 될 수 있을 걸세. 내 보장하지.”

“그···정도입니까?”


끄덕.


더 이상 말이 필요 없던 건지 김 감독은 대답 대신 고개를 끄덕였다.

그에 반면에 이현은 답답해 죽을 지경이었다.

둘의 대화가 오가고 있는 와중에 외국인 감독은 놀란 표정을 지었고.

한국인 감독은 진지하게 말을 하고 있다.

그때 한 감독님의 옛날에 해줬던 말이 떠올랐다.


‘이놈아. 다른 공부는 하지 않더라도 영어는 꼭 해야 한다.’


젠장.

그때 공부 좀 해 놀걸.

지금 와서 후회해봤자 이미 늦었다.


그렇게 둘의 대화가 끝났을 때 사비 감독이 이현을 바라보는 눈길은 더욱 불타오르고 있었다.


“이현군. 다음에는 정식 계약서를 가지고 찾아가도록 하지. 그때 보자고.”


그 말을 남긴 채 사비는 자리에서 일어나 악수를 청했다.


딸깍.


사비가 회의실에서 나가고 이현은 궁금했던 점을 묻기 시작했다.

김 감독은 자기 생각은 쏙 빼놓고 대략적인 내용만 이현에게 전달했다.

그것을 다 들은 이현이 고개를 끄덕이고 있을 때 김 감독이 이현의 어깨에 손을 올렸다.


“축하하네. 이번 이적이 잘만 성사된다면, 한발 더 나아가는 거니까 잘 생각해보게. 한 감독한테는 내가 따로 전하지.”

“감사합니다. 감독님. 정말 두 분이 없었으면 전···. 이미 축구를 포기했을 수도 있을 거예요.”


김 감독은 이현의 어깨에서 손을 내리며 말했다.


“그건 아닐세. 자네가 열심히 했고, 그게 이제 빛을 바라는 것일 뿐. 한 감독과 나는 기회만 준 걸세. 저번에도 얘기하지 않았나? 쟁취하는 건 직접 해야 한다고.”


한편, 자리를 떠난 사비 감독은 곧장 자신의 측근 기자에게 이적을 흘렸다.

다음날.

대한민국은 그야말로 난리가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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