뽑기특성으로 발롱도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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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메탈
작품등록일 :
2024.08.16 00:40
최근연재일 :
2024.09.05 1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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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26 1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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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안 게임(3)

DUMMY

#011화






강인 선배가 코너 부근으로 이동할 때.

나는 페널티 아크 부근에서 자리를 잡고 있었다.


‘이제 반대되는 상황이지? 어디 한번 똥줄 타봐라.’


어쩌면 대한민국의 마지막 기회가 될 수도 있는 상황.

파르헨 역시 한골을 먹혀서 동점이 된다면, 결승 진출에 적신호가 켜질 테고.

그때!

강인 선배의 코너킥이 문전으로 날아왔다.


‘잠깐! 저 궤도면?’


궤적은 아주 좋았다.

하지만 이란 골키퍼가 버프를 받은 건지 위치선정이 기가 막혔고.


퉁!


그대로 펀칭해 위기를 모면했다.

코너킥이 날카로웠던 건지 골키퍼 주먹에 맞은 공이 빠른 속도로 날라왔다.

그것도 내 쪽으로!

그때 판타스틱 사커에서 알림음이 떴다.


<둘 중에 하나!>


저게 뭔 말이야?!

머리를 울리는 시스템 알림에 눈동자만 돌려서 확인해보니 중거리 슛과 레이저 패스 두 개가 빤짝거리는 게 보였다.

갑자기 이런 선택지를 준다고?!

두 개의 궤적을 확인해 보니 중거리 슛은 수비 밀집 지역 사이를 통과했고.

레이저 패스는 문전앞에 서 있는 우리 팀 선수에게 연결돼 있었다.

갈등은 오래가지 않았다.


‘아직 주인공이 될 순 없지!’


뻥!


슈슈슉!


공에 발이 닿기 전에 발등에서 인사이드로 바꿨다.

내 발을 떠난 공은 수비 밀집 지역이 아닌 우리 팀 공격수에게 날아갔다.

그것도 아주 빠르게.

게다가 공을 때리기 전에 누가 봐도 중거리 슛을 쏠 거 같은 모션을 취했기 때문에 이란 수비수들은 모두 몸을 움찔거렸고.


‘이건 발만 갔다 대면 골이다!’


확신했다.

아니나 다를까 패스받는 선수조차 얼굴에서 깜짝 놀란 게 티가 났다.

하지만 아시안게임에 차출될 정도의 실력이면 반사신경 또한 뛰어났을 테고.


툭!

촤륵!


발이 자동으로 움직이는 게 보였고, 그는 내 패스를 방향만 바꿨다.

그야말로 완벽한 골.

골을 넣은 선수는 나를 힐끔 보더니 그대로 강인 선배에게 달려갔다.

그리고 옆을 확인하니 레이저 패스의 횟수는 0으로 변해있었다.

그때 세레모니를 마친 강인 선배가 내 쪽으로 걸어왔다.


“뭐야? 중요한 어시스트 한 것 치곤 차분한데?”

“당연하죠. 아직 이긴 게 아니니까요.”

“흠···.”


강인 선배는 침음성을 들려준 뒤 자기 자리로 돌아갔다.

남은 시간은 추가시간까지 대략 6분 남짓.

이자식들도 마음이 급해진 건지 어느순간 늪에서 빠져나와 재대로 축구를 하고 있었고.

공격적으로 나서기 시작했다.

하지만 파르헨의 움직임은 이미 간파가 끝났다.

게다가 쌩쌩했을 때의 전반전과는 확연히 다른 몸 상태.

체력적인 우위를 쉽게 가져온 난 그를 완벽하게 마크했고.

경기는 연장전을 향해 나아갔다.


***


“이현. 저거 물건이네요.”


하프타임 때 이현의 투입을 반대했던 코치가 말했다.


“감독님이 목을 걸고 교체한 이유를 알겠습니다. 파르헨을 잡아내는 움직임부터 지칠 줄 모르는 체력. 도대체 어떻게 찾으신 겁니까?”

“운이 좋았네. 후배 놈 보러 갔다가 원석을 찾은 느낌이니까.”

“동점 골 어시스트도 환상적이었습니다. 거기서 누가 패스할 생각을 하겠습니까? 제가 현역이었으면 그냥 때렸습니다.”


손가락에 끼워진 반지를 돌리며 김두환 감독이 답했다.


“그건 나도 예상하지 못한 부분이네. 나였어도 때렸을 거야. 남은 시간은 불과 10분 남짓. 두 번 다시 찾아온다는 보장이 없는 찬스 상황에서 완벽한 패스를 하다니.”

“후···. 강심장이 따로 없네요.”

“더 놀라운 게 뭔지 알아?”


코치는 대답 대신 고개를 갸웃했다.


“자기소개 때 미드필더라고 했지. 사실 저놈 딱히 정해진 포지션이 없어.”


그 말에 물을 마시던 코치가 그대로 뿜었다.


“푸훕! 그···. 그게 무슨 말입니까?”

“말 그대로야. 내 눈으로 본 경기만 이번이 세 번째. 첫 경기는 중앙미드필더였어. 빌드업이면 빌드업 슈팅이면 슈팅. 그 경기를 지배했지. 다음 경기에선 라이트 백에서 뛰었어. 난, 마치 두리가 다시 나타나 줄 알았다니까. 그리고 오늘 수비형미드필더. 지성이가 피를로를 잡아낸 것처럼 파르헨을 잡아내고 있잖냐.”


김두환 감독의 말이 끝났을 때 코치의 입은 다물 생각을 하지 못했다.


“난 저놈이 윙어나 공격수로 뛰면 어떨지 또 기대돼. 궁금하다. 과연 명장들은 저놈의 진가를 알아볼지.”

“그···. 그런 말도 안 되는 선수가 있었나요?”

“흠···. 비슷한 선수로는 굴리트나 베켄바워가 있지. 세간에서 그들을 유틸리티 플레이어라고 칭했지만 굴리트는 공격에 특화됬고, 베켄바워는 수비에 특화된 선수였지. 하지만 공수 다방면에서는 누구도 따라올 수 없는 선수였어. 게다가 요즘 시대에 유틸리티 플레이어가 나오기는 더 힘들어.”


한 템포 쉰 김두환 감독이 다시 입을 열었다.


“두 눈 뜨고 잘 봐둬. 우리는 지금 대한민국의 굴리트, 대한민국의 베켄바워의 탄생을 보고 있는 걸 수도 있다. 물론 이 경기를 잡아야 하지만.”


그때 후반전을 끝내는 휘슬이 울렸다.

김 감독과 코치진은 곧장 그라운드로 튀어 나갔다.

선수들을 일일이 격려하며 돌아다녔다.

제일 처음으론 이강인.

그에게 다가가 귓속말했다.


‘강인아. 난 의무교육만 받아봤다.’


부릅!


김 감독은 강인이가 평소에 승리욕이 강한 걸 알고 도발했고.

이어서 이현에게도 다가갔다.


‘현아. 군 복무 빨리 끝내야지.’


이현은 그런 감독을 물끄러미 쳐다봤다.


“감독님도 그런 말씀을 하실 줄 아는군요.”

“크흠. 우승해야 하는 목적을 잊어서는 안 된다.”


이후에 김 감독은 하나씩 돌아가면서 선수에게 맞는 덕담(?)을 한마디씩 건넸다.


***


연장 전반은 서로 난타전 하기 바빴다.

한쪽이 날카로운 훅을 날리면 한쪽은 가드하기 바빴고.

곧장 카운터 쳐서 복부를 노리면 상대 역시 가드가 탄탄해 먹히지 않았다.

어떨 때는 가드를 내리고 뚜드려 맞았지만 결정적인 한 방이 들어가지 않았고.

결국에 양 팀 다 아무런 소득 없이 연장 전반이 끝났다.


‘워···. 다들 지쳤구먼.’


그라운드 위에 있던 선수들은 너나 할 거 없이 다들 가슴을 들썩이고 있었다.

개중에 난 들썩이는 척만 했다.

이것 또한 전략이나 마찬가지.

힘든 척을 하면 아무래도 경계가 느슨해질 테고.

그런 것 하나하나가 모여서 기회를 창출해낸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중거리 슛은 2번이나 남은 상태.

이것을 잘 활용해야 한다.

연장 후반이 시작되기 전 강인 선배가 내게 다가와 한 말이 문득 떠올랐다.


‘야. 헉. 너 더 뛸 수 있지?’

‘네. 뭐 가능하죠.’

‘헉. 미친 새끼. 아무리 교체되서 나왔다 해도 그렇게 뛰었는데 숨 하나 헐떡이지 않다니.’

‘힘드시니까 요점만.’

‘얼마 전 경기 하이라이트 봤다. 내가 어떻게든 기회를 만들어 줄게. 부탁한다.’


흠···.

노골적으로 골을 노리란 소리.

그렇게 우리의 공격이 시작됐다.

빌드업은 어느샌가 내가 하고 있었고.

그런 난 전방을 천천히 바라봤다.

이란은 승부차기 쪽으로 기운 건지 10명 전원이 하프라인을 넘어 모두 수비에 가담한 상태.

보기만 해도 뻑뻑한 느낌이 들었을 때쯤.

우측에서 산책하듯이 뛰고 있던 강인 선배의 손이 올라가는 게 보였다.


퉁!


가볍게 로빙패스를 한 뒤 곧장 뛰었다.

이란의 수비진들은 강인 선배를 막기 위해 공이 있는 쪽으로 움직였고.

자연스럽게 몇몇 공간이 비는 것을 확인한 뒤 천천히 움직였다.

문제는 파르헨.

이놈은 후반전에 내가 그랬던 것처럼 메인 마크를 작정한 건지 내 뒤를 졸졸 쫒아다녔고.

공과 반대편으로 가는 척하면서 바디 페인팅을 한 결과.

파르헨의 몸이 휘청거렸다.


“강인 선배!”


난 손을 들며 내 위치를 충분히 인지시켜줬다.


삐익!


그때 휘슬이 울렸다.

강인 선배가 이란 수비수를 완벽하게 제쳤는데 뒤에서 옷을 잡혔고.

무게중심을 잃어서 넘어졌다.

명백한 파울.

그때 강인 선배가 나를 물끄러미 쳐다보는 게 확연하게 느껴졌다.


‘지금!’


툭!


예상했던 대로 내게 패스가 왔고.

그 순간 눈앞에 궤적이 생성됬다.


슈슈슉!


궤적은 포물선을 그리며 왼쪽 골대로 이어졌다.

평소에 보던 중거리 슛과는 달랐다.

왠지 발등이 아닌 인사이드로 차야 할 거 같은 느낌.

중거리 슛 스킬이 빛나는 걸 본 순간 난 더 이상의 고민은 집어치우고 그대로 때렸다.


뻥!

슈욱!


공은 궤적을 집어삼키며 감겼고.

갑작스러운 슈팅에 놀란 이란의 키퍼는 반응조차 하지 못했다.


촤륵!


골이 들어가는 순간 우리나라 선수들은 기뻐 날뛰었다.


“이야! 이 새끼 눈치백단! 맘에 드는데?”


강인 선배가 뛰어오며 한마디 했고.


“그렇게 노골적으로 보는데 어떻게 모릅니까.”


나 또한 그의 물음에 화답했다.

그때 이란 선수들은 주심에게 다가가 항의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하지만 주심은 단호했다.

이미 하프라인에 있는 점을 손가락으로 가리킨 상태.

그것은 골로 인정한다는 소리였다.


“아직 끝난 게 아냐! 무조건 막아! 드러누워서라도 막아!”


그때 김 감독님의 목소리가 들렸고.

필드 위에 있던 대한민국 선수들은 다시 한번 정신을 차리는 계기가 됬다.

남은 시간은 수월했다.

리더쉽 특성이 발휘된 상태에서 오로지 수비에만 전념했고.

이미 지칠 때로 지친 이란 선수들은 경기 종료 휘슬이 울리자마자 그라운드에 드러누워 버린 것이다.


“이 자식들은 경기 끝나서도 늪 축구를 구사하네.”

“파르헨이 저렇게 된 건 네 공이 컸다.”


그때 강인 선배가 다가와 말을 걸었고.


“아닙니다. 감독님이 믿어준 거에 보답한 거죠.”

“그래. 오늘은 네가 주인공이다. 오랜만에 본다. 말로만 하는 게 아닌 행동으로 보여주는 놈은.”


그때 다른 선수들이 내게 다가와 한마디씩 했다.


“대건고 이현은 잊어야겠는데?”

“고등학교 때랑은 완전 다르네.”

“내 발 아직도 얼얼하다. 무슨 패스를 무식하게 주냐.”


난 그들에게 일일이 웃음으로 답했다.

처음에는 나를 무시하던 사람들이었지만, 어찌 됐든 같은 태극마크를 달고 동일한 선상에서 승리 하나만을 바라본 동료들.


“이게 축구지.”

“이 녀석아 잘했다.”


그때 감독님이 내게 다가와 말을 걸었고.


“아닙니다. 감독님이 절 믿은 만큼 보답했다고 생각합니다.”

“이현! 대단한데? 훈련할 때 보인 모습은 훼이크냐?”

“아닙니다. 코치님.”

“그래도 성공적인 데뷔전을 치른 건 맞네. 내가 코치하면서 1골 1어시로 데뷔하는 놈은 오랜만에 본다.”


***


전광판에는 경기 결과를 알리는 화면이 떴고.

그것을 본 중계진은 목소리 높여 태극전사의 승리를 축하했다.

한편, 국내 최고의 축구 갤러리 축갤에서는 이현의 이름이 종종 거론되기 시작했다.


제목 : 아시안 게임 4강전 대박 선수 하나 나온 듯.

이현이라고 김천 상무에서 뛰는 미드필더인데 패스면 패스, 슛이면 슛 장난 아니더라.

이런 놈이 갑자기 튀어나온 것도 신기한데 데뷔전에서 1골 1어시 ㄷㄷ

그보다 더 대단한 건 파르헨을 경기장에서 지워버렸어.

헤르타 베를린 부동의 주전선수를!

결승전이 기대된다 ㅋㅋ


└ 어차피 반짝하고 사라질 인쟄ㅋㅋㅋ

└ 맞아. 그런 선수들 한두 번 보냨ㅋㅋㅋ

└ 고등학교 동창이었는데 중요한 경기 말아먹음 ㅅㄱ

└ 위에 말이 맞다면 다음 경기도 말아먹는 거 아냐?

└ 강인이형 전역증 못받는거임?

└ 결승전 상대 궁금하긴 하다.

└ 무조건 일본이겠지. 설마 일본이 우즈백한테 지겠냐.


그리고 결승전 상대가 발표됐다.

네티즌들도 예상했던 대로 4강에서 우즈백을 꺾고 일본이 올라왔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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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 또 다른 제의 24.09.01 699 6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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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아시안 게임(4) 24.08.27 884 1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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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아시안 게임(1) +3 24.08.24 983 9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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