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량한 악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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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량학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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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등록일 :
2024.08.16 14:56
최근연재일 :
2024.09.19 0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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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6,436

작성
24.09.16 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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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함정

DUMMY

띄어쓰기가 제대로 되어있지 않아 2시간이나 걸렸지만 모든 암호를 원래 형태로 변환 시키는 데 성공했다.


“그럼..이걸 이제 해석해야 하는데..”


“본거지에 있는 컴퓨터로 번역기 돌리면 안 돼?”


“번역기는 해석에 오류가 너무 많아. 확실하게 캐내려면 되도록 영어를 할 줄 아는 사람에게 맡기는 게 좋겠지.”


“젠이치에게 도움을 구할 생각?”


“왜 인지는 모르겠지만 그 녀석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건 꺼림칙하단 말이지..”


정훈은 잠시 고민하더니 품에서 휴대폰을 꺼냈다.


그리고는 해독본의 사진을 찍어 요코에게 전송했다.


‘이게 뭐죠?’


‘스바루노이구미의 영역을 털다가 발견한 거야. 근데 우리가 영어를 못해서 말이지..해석을 좀 부탁하려고.’


‘할 수는 있지만..양이 꽤 되네요..’


‘아무래도 암호로 적혀있던 걸 전부 해독해서 보내다 보니 좀 그렇지.’


‘내용이 전부 암호로 적혀 있었다고요?’


‘어. 어지간히도 중요한 내용인지 카이사르 암호로 적혀 있었어.’


‘일단 알겠어. 해석하는데로 보낼 테니까 기다려줘.’


‘그러지.’


정훈은 휴대폰을 다시 품에 집어넣고는 침대에 드러누웠다.


“뭐야..해석 하는 거 아녔어?”


“일은 맡겨 놨으니까 내일 아침에 확인해 보면 되겠지.”


주원은 한숨을 내쉬며 정훈의 옆에 누웠다.


날이 밝은 뒤에 휴대폰의 내용을 확인하니 아주 장문의 문자가 도착한 상태였다.


정훈은 천천히 내용을 읽었다.


간단히 내용을 요약하자면 그건 스바루노이구미의 거래 장부였다.


어디에서 어디로 물건이 이동했고 또 어디에 있었는지 등의 내용이 담겨 있었는데 정훈의 시선을 사로잡은 것은 마지막 내용이었다.


위의 내용은 전부 과거의 거래 기록이었는데 마지막은 이틀 뒤에 있을 거래에 관한 내용이었다.


자세한 일시와 장소까지 적혀있었는데 중요한 것은 물건의 위치에 대한 설명도 있었다는 점이었다.


가부키초 제 1창고 B.5449284736에 보관되어 있으니 거래 일시에 찾아가길 바람.


하지만 알파벳과 번호가 의미하는 것이 뭔지 알 수 없었고 게다가 가부키초를 돌아다니면서 창고처럼 생긴 시설은 보지도 못했다.


결국 정훈은 다시금 요코에게 도움을 청할 수밖에 없었다.


‘여기 적혀있는 게 아무래도 중요한 물건의 위치 같은데 가부키초에 창고 같은 게 있나?’


‘그걸 물어볼 줄 알았어요. 하지만 저도 창고라는 건 들어본 적이 없네요. 어떤 장소를 지칭하는 은어인 것 같은데..저희는 물건을 다루지는 않으니까요..’


‘..알겠다..’


정훈의 표정이 어살짝 가라앉자 주원이 걱정스럽게 물었다.


“뭐야? 무슨 일이길래 표정이 그렇게 안 좋아..”


“그게 마약을 보관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 장소에 대해 알아냈는데 정확히 어디인지 모르겠어..”


“아니 이번에는 말이 또 비유적으로 적혀있기라도 한 거야?”


“그건 아닌데..가부키초에 창고 같은 게 있었나?”


“이런 유흥가에 웬 창고?”


“위치가 분명 가부키초 제 1창고라고 되어있었어..”


“뭐라고? 창고 같은 건 못 봤는데..”


“쓰읍..아무래도 이번 만큼은 젠이치에게 도움을 요청 해야겠어..”


“어쩔 수 없나..마음에 안 들지만 벽에 가로 막힌 것도 사실이니..”


그렇게 정훈과 주원은 정말이지 간만에 젠이치의 사무실을 찾았다.


문을 두드리고 안으로 들어가자 젠이치가 전보다 더욱 노쇠한 모습으로 일을 보고 있었다.


“그래..무슨 일인 게지?”


“스바루노이구미의 마약 창고에 대한 정보를 얻었어.”


“뭐? 그게 정말인가?! 어지간한 정보상도 모르는 정보를 어떻게..”


“그런데 문제가 위치가 제 1창고라는데 가부키초에서 창고 같이 생긴 장소를 모르겠어서 말이지.”


“창고라..창고..혹시 그걸 말하는 건가?”


“뭐 혹시 짐작가는 곳이라도..”


“가부키초의 중심가에서 남쪽으로 조금 떨어진 곳에 지하 보관소가 있네. 총 다섯 군데이네만 제 1창고라는 것은 지하 1층이라는 뜻이라네.”


“흐음..그렇군..알겠어.”


“잠깐 기다리게..자네 일련번호는 가지고 있는 겐가?”


“일련번호?”


“그곳은 야쿠자들이 거래에 사용할 물건이나 조직의 물품들을 보관해 두는 곳일세. 만약 들어가서 바로 일련번호를 대지 못한다면 의심 받을 게야.”


정훈은 그 말을 듣고 요코가 보낸 문자의 내용을 곱씹어 보았다.


아무래도 영어와 숫자로 조합된 그게 일련번호인 것 같았다.


“..일련번호도 이미 확보해 두었으니 걱정하지 않아도 괜찮아.”


“그런가..그나저나 벌써 두 번째라니 빠르구먼..허허..”


정훈은 너털웃음을 짓는 젠이치를 뒤로한 채 주원과 함께 방으로 돌아왔다.


“좋아..그럼 오늘 저녁에 빈 집 털이를 해볼까?”


사악하게 웃는 정훈을 본 주원은 온 몸에 소름이 끼쳤다.


*


한편 뒤늦게 스바루노이구미는 습격 당했다는 사실을 보고 받게 되었다.


“뭐야!! 우리 구역이 또 놈들에게 습격당해?! 이번엔 또 어디냐!!”


뻘쭘하게 선 야쿠자는 식은땀을 삐질 흘리며 대답했다.


“그게 가부키초에 있는 부두목 님의 거점입니다···”


“뭣..? 잠깐 그곳은..”


야쿠자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습니다. 거래 장부와 약의 보관 장소가 기록된 서류가 있습니다.”


카제는 화가 치밀어올라 자리에서 일어섰으나 곧 입가에 미소를 띄웠다.


“..이건 녀석들을 잡을 기회일지도 몰라. 문지기를 데려와.”


문지기, 즉 창고의 출입과 관리를 담당하는 야쿠자를 가부키초에서는 그런 식으로 불렀다.


잠시 뒤에 야쿠자가 문지기를 데리고 오자 카제는 입을 찢어지게 웃었다.


“저..그..부르셨습니까? 야마 카제 님..”


“아..그래 잘 왔어. 양해를 미리 구할 일이 있어서 말이야.”


“그러시군요..무슨 일인지 말씀해주십시오.”


“우리가 맡겨놓은 물건 있지? 그거 빼고 창고 밖에 우리 애들을 배치할 거야.”


“예?! 하지만 그곳은 다른 조직의 분들도 공용으로 사용하는 곳입니다. 만약 문제라도 생기면..”


“그래서 내가 널 불렀잖아? 잘~처리해 달라고.”


“저는 못 들은 일로 하겠습니다.”


야쿠자가 자리에서 일어서려는 순간 야마 카제는 책상 위에 무언가 한 뭉텅이를 올려놓았다.


“100만 이야.”


“···.!”


“부족하면 얘기하게.”


“이렇게까지 하셔야 하는 일입니까?”


“나한테는 중요한 일이라서 말이지.”


야쿠자는 돈을 받아들더니 말했다.


“이번 한 번 뿐입니다. 다음부터는 봐 드리지 않겠습니다.”


“암은. 나도 한 번이면 충분해..”


*


가부키초의 찬란한 밤 거리를 지나 정훈은 젠이치가 알려준 장소에 도착했다.


이번에는 물건을 가지러 가는 것이 전부였기에 주원은 쉬라고 해둔 상태였다.


도착한 곳은 과연 야쿠자들이 이곳에 물건을 숨길 법한 곳이었다.


겉으로 보면 무슨 쓰레기 처리장 같이 보여서 의심할 만 한 것이 전혀 보이지 않았으므로.


안으로 걸어들어간 정훈은 아래로 내려가는 계단을 발견하고 뚜벅뚜벅 발걸음을 내딛였다.


안은 조명 하나 만이 어두운 복도를 비추고 있었고 오래전에 원래의 시설은 영업을 중지한 듯 벽에는 온갖 낙서와 먼지로 범벅이 되어있었다.


일직선으로 복도를 따라 쭉 걸어가자 끝에 휴대용 의자에 앉아서 만화를 보고 있는 야쿠자가 눈에 들어왔다.


재미있는 모양인지 정훈은 보지도 않은 채 입가에 미소를 지으며 계속 페이지를 넘겼다.


“이봐.”


하도 답답해 정훈이 먼저 말을 건넸다.


“응? 아 손님이시군요. 무슨 일이십니까?”


“맡긴 물건을 빼러 왔다.”


“그러시구나..일련번호가 어떻게 됩니까?”


“B.5449284736다. 나는 인내심이 부족한 편이니 빨리 부탁하지.”


야쿠자는 순간 몸을 흠칫 떨었다.


정훈이 부른 일련번호는 낮에 스바루노이구미가 이미 물건을 빼간 상태였기 때문이다.


때문에 눈앞에 서 있는 남자가 스바루노이구미가 노리고 있는 남자임을 알 수 있었다.


남자는 표정을 싹 바꾸며 짧게 말을 내뱉었다.


“흠..정말 미안하지만 그 물건은 이미 낮에 누가 가져갔다.”


야쿠자는 최대한 차가운 표정으로 정훈을 보았다.


정훈은 자신의 얼굴 표정에서 변화를 느꼈다.


분명 거래 일자는 오늘이 아니었고 물건은 거래일에 가져간다고 되어있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습격 당한 사실을 녀석들이 본거지에 보고해 수를 쓴 것이 분명했다.


“이런..내 미스였군. 쯧..그걸 예상 못하다니..”


정훈이 등으로 돌려 창고를 빠져나오려는 순간 입구 쪽에서 우르르 패거리들이 몰려왔다.


“이건 또 무슨 상황이지?”


인상을 구기며 무리를 바라보자 그 덩어리들 속에서 야마 카제가 나왔다.


“네가 우릴 습격한 놈이냐?”


정훈은 그를 보더니 턱을 매만졌다.


분명히 본 적이 있는 얼굴이었다.


한참을 고민하다 겨우 생각해낸 정훈은 손가락을 튕겼다.


“아 그래! 네가 스바루노이구미의 구미초인 야마 카제인가 보지?”


“이 자식..내가 누군지 알고 있군. 뭐해? 빨리 녀석을 잡아!”


그러자 무리들은 일제히 정훈을 향해 달려들었다.


수많은 주먹과 발길질이 정훈을 향했지만 무엇 하나도 정훈을 적중 시키지 못했다.


야쿠자 조무래기들과 정훈의 격차는 확실했기에.


“사실 오늘 스바루노이구미를 먹을 생각은 없었는데 알아서 오셨으니 대접은 해드려야겠군.."


정훈은 날카롭게 치고 나가 야쿠자 무리를 제압하기 시작했다.


그 속력이 얼마나 빠른지 초 당 떨어져 나가는 녀석들의 수가 최소 3명이었다.


그러자 도리어 카제 쪽이 당황했다.


수로 밀어붙이면 이길 거라고 생각해서 본거지의 인원들을 차출하고 자신도 직접 온 것이었는데 설마 밀릴 줄은 생각도 못한 것이다.


그렇게 카제가 얼빠져 있는 와중에도 정훈은 착실히 야쿠자들을 쓰러트리고 있었다.


어느새 야쿠자들 무리에 완전히 터널이 생기자 정훈은 사이를 마구 헤집고 다니며 야쿠자들을 절망에 빠트렸다.


이제 야쿠자들은 덤빈다기 보다는 방어하고 회피하는 데 집중했다.


더 이상 보기만 할 수는 없었던 카제는 직접 나서기로 했다.


야마 카제는 천천히 무리 사이를 나와 정훈의 앞으로 다가갔다.


“이건 의외인데? 킹이 직접 나서실 줄이야..”


“내가 실력이 부족해서 부하들에게 맡긴 거라고 생각했나? 천만에. 난 그저 내가 직접 상대할 가치가 없다고 판단했기에 나서지 않았던 것 뿐이야.”


“그럼 지금은?”


“우리 애들이 떨어져 나가는 속도를 보니 좀 있으면 다 쓰러질 것 같아서 말이지.”


정훈은 날카로운 미소를 지으며 공격 자세를 취했다.


그러자 카제도 양복을 벗어던지고 자세를 잡았다.


땅을 박차고 두 사람은 동시에 서로를 향해 달려들었다.


먼저 주먹을 내지른 것은 정훈이었으나 카제는 얼굴을 슬쩍 당겨 공격을 간신히 피했다.


그리고 왼쪽 팔을 뻗어 반격에 나섰다.


그러자 정훈은 주먹을 손으로 잡았다.


재차 정훈이 공격을 하려던 그때 카제는 정훈의 허벅지를 차고 손을 빼내는 데 성공했다.


“그렇군..일전에 그 덩치하고는 또 다른 느낌이군 그래..”


“덩치? 아..우리 부두목? 녀석이 맷집은 좋지만 회피는 그다지 뛰어나지 않아서 말이야. 그래도 우리 중에서는 나 다음가는 녀석이었는데 쓰러트린 건 칭찬해주지.”


“흥! 나는 오늘 너마저 쓰러트리고 스바루노이구미를 점령하겠다.”


“좋아..네가 만약 나를 이긴다면 조직은 넘겨주지.”


그 말에 다른 조직원들이 아연실색하자 카제는 피식 웃으며 소리쳤다.


“다들 내가 질 까봐 그러는 건가?”


물론 그 말에 대답할 수 있는 사람은 없었다.


바로 다음 순간 정훈은 튀어올라 카제를 향해 달려들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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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 길거리 강도 24.09.14 7 0 12쪽
24 결자해지(結者解之) 24.09.13 11 0 12쪽
23 심문(2) 24.09.12 13 0 11쪽
22 심문 24.09.11 10 0 12쪽
21 성동격서(聲東擊西) 24.09.10 10 0 12쪽
20 밀회 24.09.09 13 0 12쪽
19 준비 24.09.08 12 0 12쪽
18 작전 24.09.07 15 0 11쪽
17 침투 24.09.06 13 0 11쪽
16 시험 24.09.05 15 0 11쪽
15 재회 24.09.04 16 0 11쪽
14 스승 24.09.03 23 0 12쪽
13 경고 24.09.02 17 0 12쪽
12 계약 24.09.01 18 0 12쪽
11 공성전 24.08.31 19 0 12쪽
10 데뷔전 24.08.30 17 0 11쪽
9 태동(胎動) 24.08.29 20 0 12쪽
8 심문 24.08.28 23 0 12쪽
7 발각 24.08.27 26 0 12쪽
6 잠입 24.08.26 25 0 11쪽
5 쇼핑 24.08.25 28 0 12쪽
4 화끈한 신고식 24.08.24 39 0 12쪽
3 탐색 24.08.23 48 0 11쪽
2 부탁 아닌 부탁 24.08.22 134 0 12쪽
1 부당한 거래 24.08.21 72 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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