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량한 악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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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량학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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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등록일 :
2024.08.16 14:56
최근연재일 :
2024.09.17 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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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11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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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심문

DUMMY

*


봉두아노는 책상을 손가락으로 탁탁 두드리며 컴퓨터 화면을 지긋이 바라보았다.


가짜 서류는 작성이 끝났다.


ICS의 문장도 확실히 찍어두었다.


이제 이걸 일본 지부에 보내기만 한다면 가타쓰의 계획대로 일본 지부는 당분간 크게 힘을 낭비할 것이었다.


하지만 봉두아노는 어째서인지 서류 발송을 망설였다.


자세한 상황을 설명해 주지 않은 가타쓰에 대한 의구심, 계획이 전부 성공할 수 있는지에 대한 불안감이 합쳐져 봉두아노의 손가락을 망설이게 만들었던 것이다.


잠시 고민하던 봉두아노는 눈을 질끈 감고 파일을 전송했다.


*


테츠야는 지친 걸음으로 본거지에 돌아왔다.


“부지부장 님!”


멀리서 지부장의 비서이자 아내인 에이코가 달려왔다.


“아아..에이코 씨 무슨 일입니까?”


“왜 자리를 비우셨던 거에요? 지부장 님께서 찾으셨어요.”


“그렇군요..바로 갈 테니 걱정 마십시오.”


에이코에게 살짝 웃어 보인 테츠야는 곧바로 5층으로 향했다.


덴의 사무실 앞에 도착해 문을 열고 들어가자 덴이 업무를 보고 있었다.


“찾으셨습니까?”


“테츠야! 둘이서 있을 땐 말 놓으라고 했잖아~”


“휴..그렇게 공사가 구분 안 돼서야..어떻게 지부장 노릇을 하고 있는 거냐?”


“너한테 잔소리 들을 기분 아니야. 이것 보라고.”


덴이 컴퓨터로 무언가를 조작하자 벽에 설치된 일체형 디스플레이에서 파일이 하나 떠올랐다.


“ICS에서 직접 우리한테 내린 거야..”


“이게 뭐야?”


테츠야는 파일의 내용을 천천히 읽어내려갔다.


“그렇군..마피아 카르텔을 저지하라는 건가..”


“문제는 그게 아냐. 세부 지시사항을 확인해 보라고..”


테츠야는 세부 지시사항을 확인하더니 크게 뜬 눈으로 덴을 바라보았다.


“너보고 직접 움직이라고 했다고..?”


“그래..아무래도 규모가 큰가봐. 인력도 대량으로 쓸 것 같은데 이번에 뽑은 신입들을 써도 될까?”


“미안하지만 안 돼..그 사이에 정훈이 무슨 일을 벌일지 모르니까..”


“그건 그러네..좋아 어쨌든 그때는 본부를 잘 부탁해.”


“알겠어..아 맞다. 너한테 보고사항이 있어..”


“뭔데?”


“아무래도 오늘 정훈이 누굴 만난 것 같은데..도무지 알 수가 없어. 미끼로 쓸 사건을 만들어서 나랑 애들을 물 먹였다고..혹시 뭐 짐작가는 거 없어?”


“흠..글세..내가 아는 범위 안에서는 오늘 의심 받을 만한 사람이 없는데..한 번 조사는 해볼게.”


“알겠다. 이만 가 볼게.”


두 사람 중 누구도 ICS에서 날아온 서류가 정훈의 짓임을 간파해낸 사람은 없었다.


“잠깐만.”


덴이 나가려던 테츠야를 불러세웠다.


“응?”


“그 가짜 정보를 가져온 놈들이 있잖아..”


“어..신참들 중에서 있긴 했는데..”


“혹시 모르니까 데리고 와서 한 번 파 보자.”


“별달리 특이사항은 없었던 것 같은데..알겠다.”


테츠야는 특유의 묵직한 걸음과 함께 덴의 사무실을 빠져나갔다.


그리고는 4층 자신의 사무실로 향해 신입들의 리스트를 뒤졌다.


“찾았어..이 놈들이군..”


테츠야는 컴퓨터 프로그램으로 두 사람을 덴의 사무실로 끌고 가도록 했다.


*


큐리미와 주원은 침대에 누워 자고 있었다.


정말 속아 넘어갈까 긴장하면서 상황을 지켜봤는데 의도대로 일이 풀린 것 같아 안심한 것이었다.


그러나 평화는 오래 지속되지 않았다.


주원이 숨을 내쉰 순간 누군가 방문을 두드린 것이다.


큐리미가 주원을 때려서 깨우자 주원은 귀찮다는 듯 꼼지락 거리다가 겨우 일어나 방문을 열었다.


그 앞에는 야쿠자가 하나 서 있었다.


“구미초께서 찾으신다. 안에 있는 놈도 데리고 당장 나오도록.”


주원은 비몽사몽한 탓에 제대로 듣지 못했다.


주원이 어정쩡한 표정을 짓고 있자 야쿠자는 호통을 쳤다.


“안에 있는 녀석 데리고 빨리 나오지 못해!!”


그 말에 정신이 번쩍 든 주원은 방 안으로 튀어들어가 큐리미를 흔들어 깨웠다.


“일어나. 구미초가 우리를 찾는데..”


큐리미는 한숨을 내쉬며 침대에서 일어났다.


“으음..무슨 일이야?”


“나도 모르지! 일단 가봐야 알 것 같아.”


그렇게 아직 피곤해하는 큐리미를 데리고서 두 사람은 야쿠자를 따라 5층에 있는 덴의 사무실로 안내 되었다.


야쿠자가 문을 두드리며 말했다.


“들여보내도 되겠습니까?”


안에서 짤막하지만 확실한 대답이 들려오자 야쿠자는 문을 열어주었다.


큐리미와 주원은 잠시 몸이 경직되었지만 곧 덴의 사무실 안으로 들어갔다.


안으로 들어가자 덴이 그들을 웃으면서 반겼다.


“그래~너희들이 가짜 정보를 물어왔다는 녀석들이지?”


큐리미는 당황하여 무언가 말을 하려고 했으나 덴은 말을 이었다.


“그렇게 당황할 필요 없어. 그거에 관해서 질책할 생각은 없으니까. 그냥 몇 가지 질문을 하고 싶을 뿐이야.”


그 말에 큐리미와 주원의 자세가 단정해졌다.


“우선 첫 번째 질문, 이번에 거래에 관한 정보 너희들이 갖고 온 거 맞지?”


큐리미가 긴장한 표정으로 대답했다.


“그렇습니다.”


“그럼 그 정보를 어떻게 얻었는 지 알 수 있을까?”


“제가 식사 때 체크를 하는 대신에 옆에 있는 녀석 보고 털어오라고 했습니다.”


“흐음~그렇단 말이지? 그럼 옆에 있는 네가 말해봐. 어떻게 정보를 입수한 거지?”


사실 주원은 이런 상황을 대비해두지 않았다.


당황한 주원은 큐리미의 노력이 무색하게 얼빠진 대답을 하고 말았다.


“그..그냥..슥 하고 가서 샥 하고···”


덴은 터져나오는 웃음을 참을 수 없었다.


“푸흡..푸하하! 그거 그냥 '알아서 자~알 가지고 왔습니다.' 하는 거랑 똑같잖아?”


덴은 눈을 내리깔아 주원을 노려보며 말했다.


“똑바로 대답하는 게 좋을 거야...다시 묻지. 어떻게 정보를 얻었어?”


주원은 식은땀을 흘리며 손이 축축해졌다.


“자야카케구미 본거지 내부에 잠입해서 정보를 빼왔습니다.”


“말을 못 알아듣는 놈이군..그러니까 어떻게 잠입해서 정보를 빼왔는지를 묻고 있는 거잖아?”


그러나 주원은 고개를 떨군 채 아무런 대답을 내놓지 못했다.


덴은 이윽고 얼굴에 미소가 떠올랐다.


“그래..이제 알겠군..너희들 정훈이 심어놓은 첩자들이지?”


큐리미는 눈을 크게 뜨며 소리쳤다.


“구미초 님! 저희는 결단코 그러한 자들이 아닙니다. 제발 믿어주십시오..!”


“정보를 어디서 가지고 왔는지도 모르고..게다가 가짜 정보야..내가 너희들을 어떻게 믿겠나? 아무래도 너희를 조금 더 파봐야 할 것 같아. 이봐 밖에 누가 있나?”


그러자 아까까지 안내를 해주었던 야쿠자가 들어왔다.


“이 둘을 끌고 가서 지하실에 쳐 넣어.”


고개를 끄덕인 야쿠자는 천천히 주원과 큐리미에게 다가갔다.


주원은 숨을 들이키고 내쉬더니 혼잣말을 속삭였다.


“후..어쩔 수 없네..”


주원은 손을 뻗어 순식간에 야쿠자를 제압했다.


그리고는 큐리미의 팔을 잡아당겨 사무실을 빠져나갔다.


그 모습을 보다 한숨을 내쉰 덴이 책상 위에 수화기를 들어 테츠야에게 연락했다.


“어어~파봤는데 아무래도 정훈이 심어 놓은 녀석들인 것 같아.”


“뭐? 정말이야?”


“그래~그런데 지금 튀고 있으니까 네가 4층에서 막아. 음..듣자마자 끊어버리네..”


주원과 큐리미는 복도를 빠르게 지나쳐 계단을 내려갔다.


그리고 4층으로 내려온 순간 테츠야를 마주쳤다.


“방해하지 말고 비켜..!”


주원이 박차고 달려나간 순간 테츠야는 마치 무희와도 같은 움직임으로 공격을 피해 주원의 명치를 강타했다.


주원은 눈이 뒤집힌 채 쓰러지고 말았다.


그 모습에 놀란 큐리미는 다리에 힘이 풀려 주저앉았다.


큐리미가 저항 의사가 없음을 밝히자 테츠야는 순식간에 큐리미의 급소를 타격해 잠재웠다.


두 사람이 깨어난 것은 한참 뒤의 어두컴컴한 지하 같은 곳이었다.


각자 다른 방에 갇혀 있었는데 주변이 너무 고요했던 탓에 소리를 내면 서로 들릴 정도였다.


손과 발은 결박당한 채였다.


먼저 정신을 차린 큐리미가 주변을 살폈다.


시멘트 벽으로 둘러싸인 방 안에 있음을 알아차린 큐리미는 주원을 불렀다.


“야..야!”


그 소리에 겨우 정신을 차린 주원이 반응을 했다.


“으음..음..도대체 무슨 일이 벌어진 거지?”


“네가 덩치한테 한 대 맞고 뻗었잖아. 기억 안 나?”


“아..이제 알겠군..그나저나 눈에 제대로 보이지도 않는 속도였어..”


“지금 그렇게 태평하게 회상이나 하고 있을 때야? 우리 지금 첩자인 거 발각 당했다고! 어떻게든 살아남을 방법을 강구해야 해.”


“하지만 아직 우리 일은 완수하지 못 했잖아..”


“너는 지금 그게 문제냐? 이렇게 된 이상 작전이고 뭐고 끝난 거야!”


“아냐..우리가 어떻든 간에 지금 밖에서는 우리 요청대로 가짜 사건을 터트릴 준비를 하고 있을 거 아냐?”


“그게 터져도 이 상태로는 정보를 얻지 못해!”


“이봐..좀 침착해 지라고..”


“네 실수 때문에 이 지경이 됐는데 내가 침착해질 수 있겠냐?”


“흐음..우리를 죽인 게 아니라 살려둔 걸 보면 분명 정보를 뜯어낼 요량이겠지..”


“당연한 걸 얘기하고 앉았어..”


“그럼 슬쩍 떠보면 어떨까? 자연스럽게 정보를 빼내는 거야..”


“정보를 알아내면 뭐 해? 이렇게 묶여가지고선 전달도 못하는구만..”


“우리끼리 알아서 해야지. 별 수 있나?”


“..뭘 어쩌려고?”


“우리를 털러 오는 녀석이든 족치러 오는 녀석이든 사람은 올 거 아냐? 은근슬쩍 정보를 빼낸 다음에 우리끼리 작전을 짜서 츠케시라구미를 흔들어 놔야지."


“그 다음은 어쩌게? 도쿄항에서 손 잡고 저세상 가게? 난 싫어!”


“그 다음엔 녀석들은 우리를 자세히 알 지는 못하는 거 같으니 문제를 해결해줄 것처럼 허풍을 떨어서 빠져나가는 거지..”


“가능하겠어?”


“안 하는 것보다는 나아.”


“어쩔 수 없지..”


큐리미는 포기한 듯 머리를 시멘트 벽에 기댔다.


이제 할 수 있는 것은 상황을 이용해서 타파하는 것 뿐이었다.


그러던 중 멀리서 작은 소리가 울려퍼졌다.소리는 점점 가까이 다가왔다.


이윽고 바로 위에서 소리가 들리자 주원은 발소리임을 알아채고 방 바깥을 응시했다.


방이 마치 감옥처럼 철창으로 되어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깨어났나 보네? 말소리가 들리더군.”


들어온 것은 테츠야였다.


주원은 일부러 비꼬아서 말했다.


“바쁘실 텐데 높으신 분이 직접 행차해 주시니 감격에 북받쳐 오릅니다 그려.”


그러자 테츠야는 매섭게 주원을 내려다보았다.


“당장 죽고 싶은 게 아니라면 그 입을 다무는 게 좋을 거다.”


“암은요. 불편하시다면 그리 해야지.”


주원은 눈을 감고 벽에 머리를 기댔다.


“앞으로 즐거운 시간을 보내게 될 텐데 벌써 지치면 곤란하잖아?”


테츠야는 주원의 앞으로 와서 철창을 열어주었다.


“나와라. 얘기를 시작하지..”


주원은 발을 들어 묶여서 못 움직인다는 표시를 했다.


그러자 테츠야는 피식 웃었다.


“아..미안하군. 들어와!”


그러자 야쿠자가 서너 명 주원이 있는 철창 안으로 들어와 양팔을 붙잡고 들어 올렸다.


주원이 테츠야를 한 번 째려보자 테츠야는 야쿠자들에게 고개를 까딱했다.


야쿠자들은 주원을 연행하듯이 끌고 가서 가운데에 있는 나무 테이블에 앉힌 후에 손에 있던 결박을 풀어 나무 의자에 연결시켰다.


이제는 일어날 수도 없는 상태가 된 것이다.


주원의 발까지 의자에 연결시키고 나자 테츠야는 주원의 맞은편에 앉았다.


옆에는 얼음이 둥둥 떠있는 보기만 해도 온 몸이 차가워질 것 같은 물이 하얀색 플라스틱 통에 담겨있었다.


그 위로는 바가지 하나가 떠있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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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 정복 NEW 20시간 전 4 0 12쪽
27 함정 24.09.16 9 0 12쪽
26 강제 진압 24.09.15 7 0 11쪽
25 길거리 강도 24.09.14 7 0 12쪽
24 결자해지(結者解之) 24.09.13 11 0 12쪽
23 심문(2) 24.09.12 11 0 11쪽
» 심문 24.09.11 10 0 12쪽
21 성동격서(聲東擊西) 24.09.10 10 0 12쪽
20 밀회 24.09.09 11 0 12쪽
19 준비 24.09.08 11 0 12쪽
18 작전 24.09.07 14 0 11쪽
17 침투 24.09.06 13 0 11쪽
16 시험 24.09.05 14 0 11쪽
15 재회 24.09.04 15 0 11쪽
14 스승 24.09.03 21 0 12쪽
13 경고 24.09.02 15 0 12쪽
12 계약 24.09.01 16 0 12쪽
11 공성전 24.08.31 17 0 12쪽
10 데뷔전 24.08.30 17 0 11쪽
9 태동(胎動) 24.08.29 20 0 12쪽
8 심문 24.08.28 23 0 12쪽
7 발각 24.08.27 23 0 12쪽
6 잠입 24.08.26 24 0 11쪽
5 쇼핑 24.08.25 28 0 12쪽
4 화끈한 신고식 24.08.24 36 0 12쪽
3 탐색 24.08.23 46 0 11쪽
2 부탁 아닌 부탁 24.08.22 130 0 12쪽
1 부당한 거래 24.08.21 67 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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