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량한 악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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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량학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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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등록일 :
2024.08.16 1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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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17 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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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09 0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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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회

DUMMY

‘확실히 그쪽이라면 일본 지부의 관할도 아니니 정보를 함부로 빼낼 수 없어서 적당하겠군. 나랑 관련도 있고···좋아. 그렇게 진행해줘.’


‘말 안 해도 이미 하고 있으니까 당신은 제대로 연기나 잘 준비세요.!’


정훈은 피식 웃으며 휴대폰 화면을 껐다.


“그럼..계속 해 볼까···”


*


요코는 밤새 계획을 구성하고 실행하는 통에 거의 쓰러질 지경이었다.


“으으..빡셌지만 이걸로 일정은 잡혔나..”


요코는 전날 저녁 ICS비가맹 조직 거래 중매상한테 일정을 잡아두었다.


위치는 일본과 한국의 중간 해역.


시간은 정훈이 옥좌와 만나고 있을 시간과 거의 일치하니 먹혀들기만 한다면 정훈이 감시망에 걸려드는 일은 없으리라.


만약 해역에 도착해 속았다는 걸 알아채도 정훈을 찾기에는 늦을 것이다.


관련 서류 작성도 끝냈으니 큐리미에게 보내기만 하면 될 일이었다.


요코는 자신의 일을 마무리하기 위해 거래와 관련된 문서를 프로그램으로 큐리미에게 전송했다.


*


침대에서 기분 좋은 표정으로 자고 있었던 큐리미는 휴대폰 알림에 잠이 깼다.


부스스 눈을 떠 알림을 확인하니 요코가 보낸 파일이었다.


아래에는 대략적인 설명도 나와있었다.


‘파일에 적힌 일시에 한국 조직과 거래를 진행할 거야. 나머지는 네가 잘 구슬려서 속여야 해.’


큐리미는 내용을 확인한 후에 옆에서 같이 잔 주원을 흔들어 깨웠다.


“일어나봐. 요코 님께 부탁드렸던 게 도착했어.”


주원은 반쯤 눈을 감은 채로 일어나서 큐리미를 바라보았다.


“으음..? 뭐라고? 하아아암..”


“츠케시라구미를 속여넘길 자료가 준비 됐다고.”


그 말에 주원은 눈을 번쩍 뜨더니 큐리미의 휴대폰을 가로채 내용을 확인했다.


“그래..그렇단 말이지..이제 남은 건 어떻게 속여넘기느냔데..”


“그건 나한테 맡겨줘!"


“웬일로 자신감이 넘친데? 그럼 네가 한 번 해봐.."


주원은 말을 마치고 다시 침대에 벌러덩 드러누웠다.


능청스런 태도에 짜증난 큐리미는 주원의 등에 손바닥으로 인두를 새겼다.


“아아악! 사람 잡네..알았어..같이 가면 될 거 아냐..”


주원은 우는 시늉을 하며 등을 손바닥으로 문질렀다.


그렇게 두 사람은 채비를 마치고 방을 나섰다.


“그런데..뭘 어떻게 할 생각?”


“일단 저번에 그 테츠야란 사람을 찾을 생각이야.”


“뭐? 그 사람한테 직접 얘기하려고?”


“응. 정훈 씨를 꽤나 신경 쓰는 것 같았으니까 말야..”


큐리미가 계단을 따라 1층으로 내려가자 주원도 따라 내려갔다.


큐리미는 잠시 주변을 둘러보다가 한 사람을 붙잡고 물어보았다.


“저..테츠야 님은 평소에 어디에 거주하시나요?”


“어? 그건 왜?”


“저희가 급히 보고 드릴 사항이 있는데 어디 계신 지를 몰라서 말이죠..”


“아...그 분이라면 아마 4층에 중앙으로 쭉 가면 계실 거야.”


“감사합니다.”


큐리미는 인사를 꾸벅 하고서는 주원과 4층으로 향했다.


4층은 컨트롤 타워 답게 온갖 시설이 난무했다.


보안을 담당하는 곳도 보였고 특이하게도 건물의 발전기 역시 이 층에 존재하는 듯 싶었다.


두 사람은 아까 그 사람의 말대로 중앙을 쭉 따라갔다.


그러자 사무실처럼 보이는 곳이 나왔다.


큰 문 두 개가 방 주인의 권위를 상징하듯 굳건하게 닫혀있었다.


잠시 그 모습을 지켜보던 큐리미는 조심스레 방 문을 노크했다.


그러자 안에서 무어라 소리가 들렸다.


들어오라는 뜻인 것 같았다.


큐리미가 조심스레 문을 열자 책상 앞에 늠름하게 앉아 있는 테츠야의 모습이 보였다.


진중하게 일에 임하는 모습은 마치 초원의 사자와도 같은 모습이었다.


“뭐냐? 신입인가? 미안하지만 4층은 관계자 외 출입금지 구역이다. 다음부터는 주의해 주었으면 하는군.”


“그 점을 미리 숙지하지 못한 점에 대해 사과 드립니다. 하지만 급하게 보고 드릴 사항이 있어 찾아뵈었습니다.”


역시 조직 경력이 많은 만큼 이런 대처에 굉장히 능숙한 모습이었다.


“빨리 얘기하고 돌아가라. 지금은 바쁘다.”


“네..정훈의 소행으로 추정되는 움직임에 관한 정보를 찾았습니다.”


그 말에 테츠야는 몸을 움찔했다.


왕하위 건 이후에 너무 소식이 잠잠해서 제대로 잠수를 탄 건가 싶어 일부러 이번 면접도 평소보다 강한 기준으로 매긴 것이었다.


그런데 채용한 지 얼마 되지 않아 벌써 정보를 물어오니 기쁠 따름이었다.


겉으로는 내색하지 않은 채 테츠야는 큐리미를 바라보았다.


“내게 보여라.”


큐리미는 테츠야의 책상 앞으로 가 휴대폰을 내밀었다.


“음..그런데 이게 어떻게 정훈의 움직임이라는 것을 확신하지? 그냥 한국 조직의 움직임일 수도 있지 않은가?”


“한국 조직이라는 점도 중요하지만 같이 거래를 진행하는 일본 조직이 더 중요합니다.”


“음?”


테츠야는 한국 조직의 거래 상대를 확인했다.


“제가 조사해본 바에 따르면 자야카케구미는 얼마 전에 정훈에게 먹힌 조직입니다. 그런데 상대 조직이 자야카케구미라는 것은 충분히 조사해볼 가치가 있습니다.”


“확실히..그렇군..하지만 이것만 가지고는 정훈이 직접 개입했다는 증거가 아무 것도 없을 뿐더러 너..이거 어디서 얻은 거지?”


테츠야는 의심스러운 눈초리로 큐리미를 쏘아보았다.


그러나 큐리미는 일말의 망설임 없이 대답했다.


“두 번째 질문부터 대답하자면 이 정보는 뒤에 있는 녀석에게 몰래 빼 오도록 시킨 겁니다. 원래 그러면 안 되지만 식사 시간에는 제가 대신 체크를 했죠. 그리고 첫 번째 질문에 대해 답을 하자면 그 서류는 정훈이 직접 개입했다는 확실한 증거입니다. 서류 아래쪽을 확인해 주십시오.”


테츠야는 화면을 내려 아래쪽을 확인했다.


“···!”


그곳에는 요코의 서명과 함께 정훈의 서명도 써져 있었다.


요코가 만약을 대비해 준비해 놓은 것이었다.


“어떠십니까?”


“좋아..인정하지. 이건 정훈의 다음 행보다. 방으로 돌아가 있어. 나중에 특별한 보상을 약속하지.”


“감사합니다.”


큐리미는 등을 돌려 사무실을 빠져나왔고 멍하니 있던 주원도 큐리미가 눈길을 보내자 따라서 사무실을 나왔다.


“이거..아무래도 신참들을 움직일 때가 된 것 같군.”


테츠야는 컴퓨터로 지령을 준비했다. 방으로 돌아온 큐리미는 바로 요코에게 보고했고 주원은 방방 뛰어다니며 신나 했다.


“야! 너 어떻게 한 거냐? 정말 저 전봇대만 한 부두목을 속였어!”


“내가 아니라 요코 님께 감사해야 할 거야. 서명이 없었다면 정말 끝이었을 테니까..”


*


시간은 흘러 정훈과 옥좌의 대면일이 다가왔다.


정훈은 일부러 채비를 일찍 마치고 새벽부터 요코의 사무실에 도착해 기다리는 중이었다.


“아무리 ICS 감시를 피하려고 그랬다지만 너무 일찍 도착한 거 아니에요?”


“뭘..너희 애들도 이미 준비 시켰다며.”


“그건 그렇지만..”


“어차피 그 사람들 오기 전에는 나가 있을 거야.”


“왜죠?”


“흐음..상대적으로 지위가 높은 사람들은 약속 시간에 항상 1~2분 정도 늦는 것 같더군.”


“오호..꽤나 준비를 철저히 하셨네요?”


“내 동생들이 걸려 있어..허투루 할 수는 없지..”


“그럼 그 분들 도착했을 때 알려줄 테니까 다른 곳에 계시겠어요?”


“그게 낫겠군. 어디에 있으면 좋으려나..”


“바로 옆에 있는 사무실에 숨어 있으세요.”


“알겠어. 그럼 부탁하지.”


정훈은 말을 마친 뒤에 요코의 사무실을 빠져나갔다.


약 4시간 뒤 키리카와 롱두아랑 봉두아노는 요코의 안내를 받으며 사무실로 입장하고 있었다.


롱코트와 반지로 치장한 키리카는 누가 봐도 평범한 사람처럼 보이지는 않았고 롱두아랑 봉두아노는 금빛 머리칼에 파란 눈동자가 마치 중세 시대 귀족 같다는 인상을 주었다.


“그럼 잠시 앉아서 기다려 주십시오. 그 분께서도 곧 오실 겁니다.”


요코는 허리를 숙여 인사를 한 뒤에 조용히 사무실을 나갔다.


“옥좌시여 혹여나 자리가 불편하시다면 바로 말씀해 주십시오.”


“괜찮네. 나중에 필요한 것이 생기면 자네에게 말하지..”


그렇게 대화를 나누고 있던 와중에 정훈이 사무실에 모습을 드러냈다.


차림은 저번에 백화점에서 산 것 그대로 였는데 두 사람의 반응으로 보아 합격점인 것 같았다.


표정은 산뜻한 미소를 짓고 있어서 얼핏 가벼운 느낌을 줄 수도 있었지만 손목에 있는 시계가 그 이미지와는 상반되게 크고 묵직했다.


키리카가 먼저 일어나 정훈을 맞았다.


“당신이 요코가 말했던 거물이시군요. 어서 앉으시죠.”


정훈은 대답도 하지 않고 한껏 거만하게 힘을 주며 쇼파에 앉았다.


“하하..저는 옥좌께서 하시는 말씀을 통역해 드릴 키리카라고 합니다. 모쪼록 잘 부탁드립니다.”


키리카가 양손을 내밀어 악수를 청하자 정훈은 오른손만 내밀어 악수를 받았다.


“나는 그쪽을 알고 있으니 내 소개부터 하지. 고베 가타쓰야.”


그러자 ‘옥좌’도 키리카에게 무언가 말했다.


“만나서 반갑다고 하십니다. 그런데 혹시 옥좌를 찾으신 이유를 여쭈어봐도 되겠습니까?”


“오늘 내가 당신을 찾은 이유는 한 가지 일을 부탁하기 위함이야.”


키리카는 옥좌의 귀에 대고 소곤소곤 말했다.


“그대로 계속 통역 해주게. 사실 ICS내에서 특수 기관을 하나 창설하려고 하네. 나는 지금의 컨퍼런스 제도가 상당히 마음에 안 들어. 3년에 한 번이라니 그렇게 주기가 길어서야 어떻게 우리 ICS의 발전을 이룰 수 있겠나?”


옥좌는 통역한 말을 듣고서 키라카에게 말을 건냈다.


“그래서 궁극적으로 하고 싶으신 말씀이 뭐냐고 물으십니다.”


“해서 나는 지금의 컨퍼런스 제도를 폐지하고 중앙 본부에서 독자적인 결정 사안이 내려지면 즉각 하달할 수 있는 기관을 만드려고 해. 후에 각 지부마다 불만이 있다면 그것을 반영하거나 거절하는 등의 조치를 취할 생각이야. 그런데 지금 이걸 반대하는 세력이 있거든. 그 중에 하나를 골라서 경고를 날려줄 생각이야.”


“그렇다면 직접 움직이면 되지 왜 도움을 요청하시는 건지 궁금하다 하십니다.”


“내가 직접 움직이면 녀석들은 바로 눈치를 채고 조치를 취하겠지. 하지만 옥좌 당신이 일을 진행한다면 눈치채지 못할 거야.”


키리카는 봉두아노와 심각한 표정으로 대화를 나눴다.


비록 꾸며낸 이야기이기는 하지만 그들에게 있어서는 꽤나 스케일이 큰 이야기였기에 대충 결정하지는 않는 것 같았다.


그러나 두 사람의 결론 만큼은 정훈의 목적과 들어맞았다.


“..이번 일에 합당한 대가가 있다면 무슨 일이든 간에 도와주실 의향이 있다고 하십니다.”


정훈은 싱긋 웃음을 띄우며 두 사람의 눈을 마주했다.


“만약 나를 돕는다면 옥좌, 시스템이 구축되었을 때 당신을 총책임자 자리에 앉혀주지.”


키리카와 옥좌는 당분간 이야기를 나누더니 정훈에게 대답했다.


“..정확히 어떤 일을 하면 될 지를 여쭙고 계십니다.”


“이번에 반대하는 녀석 중에 하나가 바로 일본 지부야. 처음으로 하는 경고이니 만큼 관대하게 뻘짓을 시키는 것 하나로 끝내려고 해.”


두 사람은 의아한 표정을 짓더니 정훈을 빤히 바라보았다.


“일본에 허가 받지 않은 마피아 카르텔이 상륙한다고 일본 지부에 지령을 내려줘. 장소는 북쪽, 지부에서 가장 멀리 떨어진 곳으로 부탁해. 가짜 일시를 만들어서 두 세력 사이에 전쟁이 날 것 같은 분위기를 유도해. 그러면 한동안 일본 지부는 거기에 힘을 낭비하게 되겠지. 이게 내가 일본 지부에 날릴 경고네. 그리고 지부장도 직접 그곳으로 이동하게 만들어. 그 뒤는 내가 알아서 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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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 함정 24.09.16 9 0 12쪽
26 강제 진압 24.09.15 7 0 11쪽
25 길거리 강도 24.09.14 7 0 12쪽
24 결자해지(結者解之) 24.09.13 11 0 12쪽
23 심문(2) 24.09.12 11 0 11쪽
22 심문 24.09.11 10 0 12쪽
21 성동격서(聲東擊西) 24.09.10 10 0 12쪽
» 밀회 24.09.09 12 0 12쪽
19 준비 24.09.08 11 0 12쪽
18 작전 24.09.07 14 0 11쪽
17 침투 24.09.06 13 0 11쪽
16 시험 24.09.05 14 0 11쪽
15 재회 24.09.04 15 0 11쪽
14 스승 24.09.03 22 0 12쪽
13 경고 24.09.02 15 0 12쪽
12 계약 24.09.01 16 0 12쪽
11 공성전 24.08.31 17 0 12쪽
10 데뷔전 24.08.30 17 0 11쪽
9 태동(胎動) 24.08.29 20 0 12쪽
8 심문 24.08.28 23 0 12쪽
7 발각 24.08.27 23 0 12쪽
6 잠입 24.08.26 24 0 11쪽
5 쇼핑 24.08.25 28 0 12쪽
4 화끈한 신고식 24.08.24 36 0 12쪽
3 탐색 24.08.23 46 0 11쪽
2 부탁 아닌 부탁 24.08.22 130 0 12쪽
1 부당한 거래 24.08.21 67 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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