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귀한 만년 부장은 재벌로 인생역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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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련(白蓮)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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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련(白蓮)
작품등록일 :
2024.08.16 2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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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12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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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경기도 화성군 동탄면 (3)

DUMMY


28화. 경기도 화성군 동탄면 (3).




[갑자기 웬 부탁? 일단 말해봐. 내가 들어줄 수 있는 거라면 뭐 해줄게.]


부탁이라는 말에 살짝 의아해하는 기색이 느껴졌지만 나는 과감하게 치고 나갔다.


“제 생각과 뒷 내용을 다 말씀드리면 부지 문제는 금방 해결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면 이제 라이센스 계약을 위해 미국으로 가야 할 텐데 그 전에 제가 필요한 게 있습니다.”


[뜸 들이지 말고 시원하게 말해 봐. 뭔데 그래?]


“툭 까놓고 말하겠습니다. 저 돈 좀 빌려주십쇼. 그냥 빌려 달라는 건 절대 아닙니다. 계열사 창단 시 제게 넘어올 지분 담보로 거래하자는 겁니다. 차장님도 솔직히 그게 마음이 더 편하시지 않겠습니까?

제가 아무리 도원결의다. 따르겠다. 말했다지만, 갑자기 라인을 갈아탈 수도 있는 거고, 한데 계약 관계로 확실하게 묶어두면 차장님 마음도 편해지고 저도 원하는 걸 얻고 서로가 이득인 딜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니까 회삿돈이 아니라 내 돈을 원한다는 거잖아? 솔직히 네 말대로 언제든 형님들 라인으로 갈아탈 수 있는 건데 그걸 내 돈으로 어느 정도 방지할 수 있다면 나야 나쁘지 않은 거래인 거 같긴 하네. 얼마가 필요한데 그래?]


“1억. 아니, 가능하시다면 2억까지 생각하고 있습니다.”


신입사원의 신분인 나한테서 2억이라는 액수가 나오자, 그는 꽤 놀란 듯 반응했다.


[2억? 잠깐, 잠깐만···. 일단 가능하기는 해.]


그는 잠깐 뜸을 들이고 대화를 이어 나갔다.


[다만 빌려주는 입장으로서 돈을 어디에 사용할 건지, 상환 계획은 어떻게 되는지 정도는 물어볼게. 내가 운 좋게 좋은 집안에서 태어나서 그렇지 솔직히 우리 나이대에 2억이라 작은 돈은 아니잖아. 들어보고 판단해도 되겠지?]


“당연합니다. 차장님. 저라도 똑같이 물어봤을 겁니다. 전화상으로는 말씀드리는 데 어느 정도 한계가 있지만, 사실 제가 눈을 부릅뜨고 지켜보고 있는 회사가 하나 있습니다.

공식적으로는 아직 창업 전인 회사지만 제가 초기 투자자로 들어가 보려 합니다. 회사는 온라인에서 책을 파는 이커머스 분야이긴 합니다만 자세한 건 뵙고 말씀드리겠습니다.”


[투자의 목적으로 내게 돈을 빌리려 한다라··· 도박이나, 여자 문제, 빚보증 등등 이런 문제가 아니라니 다행이군. 다음 주에 사무실로 부를 테니까 올라와서 얘기해. 계약서 하나 작성하지. 지분을 담보로 2억 원의 돈을 빌려주는 걸로. 상환일 같은 자질구레한 조건은 법적인 테두리 안에서 네 쪽으로 최대한 맞춰줄게.]


“감사합니다. 그러면 이제 제 생각을 말씀드리겠습니다. 제가 생각하기에 차장님이 말씀해 주신 것 과는 조금 다르게 접근해야 합니다. 박왕근 의원은 이이제이로 갈 필요가 없는 사람입니다.”


이이제이(以夷制夷)로 가면 야당이고 여당이고 서로 물고 늘어지느라 시간이 오래 소요된다.


통신사 설립과 아머존 초기 투자 계획을 성사 시키려면 최대한 빨리 해결할 수 있는 확실한 거로 붙어야 해.


[정면승부를 피하자고? 다른 방법이 있다는 건가.]


“그렇습니다. 박왕근 의원 이 양반 10년 동안 지방에서 정치하면서 받아 처먹은 게 꽤 많을 겁니다. 확실합니다. 제 말 믿고 차장님께서 가능한 모든 라인을 동원해서 박왕근 의원 뒤를 한번 캐보는 쪽이 좋을 거 같습니다. 박 의원만 물러나도 해결될 문제이니까요.”


과거 정치권에서 시작된 한 가지 내용이 일주일 넘게 신문의 일면을 계속해서 장식했던 기억이 있다.


기업과 정치인 간의 정경유착 문제가 커지자, 대통령은 본보기로 국정감사를 지시했는데 이로 인해 갈려 나간 몇 안 되는 의원 중 한 명이 바로 박왕근이다.


그는 3선 임기를 다 채우지 못한 채 쇠고랑에 채워진 채로 뒷방 노인으로 물러났다. 사유는 뇌물수수와 부정청탁 등등 죄질이 다양했다.


‘지금까지 안 잡혀간 게 신기할 정도야. 서울로 올라가지 않고 지방에서 쭉 머문 게 오히려 목숨줄을 살렸군.’


현재 문민정부라 불리는 대통령은 취임하고 임기 첫해부터 금융실명제를 실시하여 정치자금에 검은돈이 흘러들어오지 못하도록 손을 썼다.


기업으로서는 청천벽력인 셈이다. 금융실명제의 시행으로 인해 재벌가에서 비자금을 조성하는 데 상당히 애를 먹었기 때문.


물론 항상 방법이야 찾아낸다만 그래도 금융실명제 실시의 전후로 많은 것이 달라졌다.


그리고 현 정부 체재에서 민감하게 여기는 것 중 하나가 바로 정경유착이다(政經癒着).


또한 공직자들의 비윤리적 행동과 뇌물수수, 부정부패 척결이 현 대통령의 기조였다.


물론 나는 기업의 이익을 위해서라면 어느 정도의 정경유착은 있어도 된다고 생각하는 사람 중 한 명이다.


‘앞으로 30년의 정치권의 큰 흐름이 머릿속에 있는데 이용하지 않는 게 바보지.’


정치인들과의 거래는 배보다 배꼽이 더 커질 순 있지만 그런 정치인도 적재적소에 이용한다면 상당한 이익을 가져올 수 있다.


‘하지만 강태호는 골라도 파트너를 잘못 골랐어. 내가 알던 강태호는 적어도 이런 실수는 하지 않는 사람인데 그가 일선에는 처음 나서서 그런지 아직 어설퍼. 가뜩이나 정부에서 눈을 부릅뜨고 있는 상황에 말이야.’


“차장님 이번 기회에 대성의 정보력을 한번 보여주시죠. 빼도 박도 못하는 거 몇 개만 나와도 차장님 형님분은 바로 꼬리를 자를 겁니다. 뇌물 수수와 부정 청탁 요런 쪽으로 표적 수사 부탁드립니다. 쌍팔년도 이전 방식이긴 하지만 아예 범인과 죄질을 정해두고 증거를 모으는 거죠.”


[뒤가 구린 능구렁이 잡는 거야 어렵지 않지. 가뜩이나 정부부터 국민까지 모두가 입을 모아 공직자들 부정부패를 뿌리 뽑아야 한다고 혈연인데 말이야. 하하. 내 손으로 정치인 한 명을 바닥으로 떨어뜨릴 생각을 하니 재밌군.]


“그러면 박왕근 의원 물러나는 대로 바로 퀌컴과 미팅 잡아주시죠. 제가 회사 메일로 연락을 보내 일정을 잡아보려 해도 읽지도 않습니다.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라이센스 계약은 빠를수록 저희한테 유리합니다. 얼마나 걸릴 거 같습니까?”


[음 일주일. 일주일 내로 처리하지. 이런 어두운 일에 전문인 사람을 좀 알고 있어서 말이야.]


“저는 그러면 차장님 믿고 미국 출장 준비 해두겠습니다. 팀 꾸려서 가실 겁니까?”


[당연하지. TF팀 꾸려서 일주일 정도 미국으로 날아가는 방향으로 맞춰보지. 너랑 나 말고 TF팀 멤버 나머지는 좀 더 생각해 볼게. 너희 팀 사람들 데려가도 되긴 하니까.]


태스크 포스(Task Force Team) 줄여서 TF팀.


군사 용어이지만 회사에서 특정한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임시로 꾸리는 팀을 칭하는 말로 사용된다.


그리고 보통 TF팀은 특별하고 긴급한 사안을 다루기에 회사의 핵심 인력이 투입된다.


‘강민혁 차장이 나를 본인의 핵심 측근으로 여기기 시작했군. 좋은 징조야.’


“알겠습니다. 이제부터는 차장님께 운전대가 달려있습니다. 저는 용건은 다 전달한 거 같으니 슬슬 먼저 들어가 보겠습니다.”


[그래, 그래. 능구렁이 뒤를 캐는 대로 연락하지. 윤 사원이 물어다 준 정보 덕분에 시간이 많이 절약되겠어. 들어가 봐.]


“감사합니다.”


-뚜, 뚜.


수화음이 끊긴 걸 확인한 나는 마음 편히 걸으며 곧 내 땅이 될 동탄면의 울창한 숲으로 넘어갔다.


“스으읍! 후우. 공기 하나는 끝내주게 좋네.”


동탄면의 낮은 산 중턱쯤 올라가 전체적인 뷰를 바라보니 장관이다.


“이야, 그러니까 이 논밭뿐인 동네랑 임야가 거의 절반인 땅덩어리가 동탄 신도시로, 한술 더 떠서는 무순위 청약 경쟁률 300만 대 1의 경쟁률을 자랑하는 아파트 단지가 들어서는 거 아냐.”


죽기 전 시점으로 동탄 캐슬의 무순위 청약은 파급력이 엄청났다.


‘6년 전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된 가격으로 풀렸으니 당첨된 사람은 로또나 다름없었지.’


눈앞에서 직접 땅을 바라보니 앞으로 다가올 미래가 조금 더 실감이 났다.


‘G1 라인이 들어서고 시세 차익을 볼지 신도시 계획 선정까지 기다려 볼지는 상황을 좀 지켜보자. 기회는 많으니까.’


강민혁 차장에게 딜을 제안하면서까지 받을 2억 원.


이 돈은 앞으로 열릴 기회의 장에서도 단연코 최고라 할 수 있는 아머존에 투자할 계획이다.


제프가 아머존을 창업하기까지 남은 시간은 3달 가량.


한참 투자금을 구하는 데 애를 먹고, 아머존의 시초인 온라인 서점 구축을 위해 작가들을 설득하는 데 애를 먹고 있을 시점이다.


‘한화 2억 원을 달러로 바꾼다면 환율 810원 정도와 수수료를 고려했을 때 24만 5,000달러 정도가 나올 거야.’


제프가 아머존의 시초인 온라인 서점 창업을 위해 끌어모은 초기 투자금은 30만 달러로 알고 있다.


심지어 제프의 초기 자금으로 알려진 30만 달러도 그의 부모님과 주변 친구들에게 받은 돈이라고 했다.


그렇다면 내가 투자할 24만 달러는 당시 창업 자금 전체의 거의 근접하는 수준.


강민혁 차장으로부터 받을 돈은 아머존의 성장을 조금 더 가속하면서 초기 투자자로서 자리를 굳힐 수도 있을 것이다.


아머존은 1995년으로만 넘어가도 미국의 벤처 캐피털 회사의 800만 달러의 투자를 시작으로 투자금은 끝없이 들어온다.


그리고 97년 상장(IPO) 후부터는 자본의 규모가 천문학적으로 달라진다.


‘제프의 창업까지 앞으로 3개월. 최소한의 돈으로 최대치의 결과를 만들어 낼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제프의 온라인 서점 창업 전 초기 투자와 함께 깐깐하기로 유명했던 그를 도와주며 신뢰를 쌓고 일정량의 지분을 약속받는 것.


‘아머존의 성공 신화를 알고 있고 미래의 지식을 알고 있는 나라면 아무리 깐깐하기로 유명한 제프라해도 신뢰를 얻어낼 수 있을 거야.’


훗날 대성과는 비교도 안 될 정도로 커버리는 세계 최대 규모 회사의 지분과 앞으로의 상장 후 주가 동향을 생각하니 온몸에 희열이 차올랐다.


상상뿐이었음에도 짜릿함이 온몸을 강타했다.


이것이 내가 미국에서 CDMA 기술에 대한 라이센스 계약을 따냄과 동시에 이루어 내려는 원대한 계획이다.


산 중턱에서 동탄면의 땅을 바라보며 생각에 잠겨있다가 보니 해가 저물어 가기 시작했다.


“볼일 다 봤으니 이제 서울로 올라가자.”


나는 해가 완전히 지기 전 발걸음을 옮겨 산에서 내려갔고 서울로 출발했다.


집에 도착하니 시간은 밤이었고 잊고 있던 피로가 몰려와 나는 침대로 몸을 옮겼다.


그리고 언제나처럼 주말은 빠르게 지나갔고 다시 출근의 시간이 다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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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 출장 준비 (2) +1 24.09.18 475 15 11쪽
31 집안의 비밀, 그리고 출장 준비 +1 24.09.17 606 15 11쪽
30 대성물산 +1 24.09.14 706 15 13쪽
29 경기도 화성군 동탄면 (4) +1 24.09.13 731 17 11쪽
» 경기도 화성군 동탄면 (3) +1 24.09.12 777 16 11쪽
27 경기도 화성군 동탄면 (2) +3 24.09.11 832 14 11쪽
26 경기도 화성군 동탄면 (1) +1 24.09.10 931 13 12쪽
25 첫 출근 (3) +1 24.09.09 964 16 12쪽
24 첫 출근 (2) +1 24.09.08 1,070 17 11쪽
23 첫 출근 (1) +1 24.09.07 1,207 20 12쪽
22 은밀한 거래 +1 24.09.06 1,301 20 12쪽
21 가화만사성 (2) +2 24.09.05 1,331 24 12쪽
20 가화만사성 (1) +2 24.09.04 1,400 22 12쪽
19 수료식 (2) +2 24.09.03 1,394 21 12쪽
18 수료식 (1) +2 24.09.02 1,389 24 12쪽
17 대성 연수원 (11) +2 24.09.01 1,413 25 12쪽
16 대성 연수원 (10) +2 24.09.01 1,442 20 12쪽
15 대성 연수원 (9) +3 24.08.31 1,461 23 12쪽
14 대성 연수원 (8) +2 24.08.30 1,472 24 11쪽
13 대성 연수원 (7) +2 24.08.29 1,512 22 11쪽
12 대성 연수원 (6) +2 24.08.28 1,495 24 11쪽
11 대성 연수원 (5) +2 24.08.27 1,540 27 11쪽
10 대성 연수원 (4) +2 24.08.26 1,566 23 11쪽
9 대성 연수원 (3) +2 24.08.25 1,598 25 11쪽
8 대성 연수원 (2) +3 24.08.24 1,697 23 11쪽
7 대성 연수원 (1) +2 24.08.23 1,845 24 12쪽
6 연수원으로 +3 24.08.22 1,976 27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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