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귀한 만년 부장은 재벌로 인생역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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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련(白蓮)
그림/삽화
백련(白蓮)
작품등록일 :
2024.08.16 21:08
최근연재일 :
2024.09.17 18:30
연재수 :
31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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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1,770

작성
24.08.27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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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1쪽

대성 연수원 (5)

DUMMY

11화. 대성 연수원 (5)




“어 강 차장 드디어 왔구먼, 어서 앉아. 자네가 기다리던 친구 이제 막 시작하려는 참이야.”


“일찍 오려고 했는데, 제가 빠지면 안 되는 업무가 생겨버려서 조금 늦었네요.”


강민혁은 깔맞춤한 고급스러운 양복의 옷매무새를 정리하며 자리에 앉았다.


“부장님 성격에 신입사원들한테 관심이야 당연히 많으셨을 테고 지금까지 직원들한테 보고받은 거만 해도 양이 상당할 거 같은데 저한테도 공유 가능하시죠?”


“당연하지. 이번 기수에 똘똘한 놈이 많아. 그 친구 말고도 괜찮은 신입들이 꽤 있으니 한 번 읽어봐.”


이규철은 강민혁에게 여러 명의 신상 정보와 특이 사항이 적혀있는 보고서를 넘겼다.


‘그래 한번 보자. ㄱ, ㄴ, ···, 윤선일.’


강민혁 차장의 빠른 손길은 한 곳에 정확하게 멈췄다.


“리더쉽이 뛰어나면서 팀원들과 관계도 좋고, 선배들한테 깍듯하게 잘한다라. 프로젝트 사업은 통신 쪽이고···.”


보고서를 쭉 읽어 내려가던 강민혁은 이게 진짜 자신이 보고 있는 내용이 맞는지 의심이 되었다.


‘얘네 뭐야? 아무리 그래도 신입인데 이 정도까지 세심하게 준비해 왔다고? 설마 이 자식 그 정보까지 아는 건가?’


강민혁은 손수건을 꺼내 식은땀을 한번 닦은 뒤 기대감에 가득 찬 표정으로 다시 무대를 바라봤다.


“하하. 뱀이 아니라 용이 되겠다 이거냐. 그래 한번 보자. 네가 용이란걸 증명해다오.”






***






“다음으로 12팀 올라와 주세요.”


나의 신호에 맞춰 이번 프로젝트의 핵심 인력이라고 할 수 있었던 이연희와 최재우, 이호성 대리를 포함한 팀원 전원이 일사불란하게 움직였다.


단상 위로 올라가 밑을 내려다보자, 수백 명의 시선이 우리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들 중에는 뭐지? 하며 의아해하는 시선들도 섞여 있었다.


그럼에도 그럴게, 앞선 조들이 조장만 나온 것에 반해 우리는 조의 전원이 단상 위로 올라왔기 때문이다.


팀원 전원이 단상 위로 올라온 이유.


앞선 조들과는 확연한 차이를 보임과 동시에 팀원들 모두가 좋은 점수를 받기 위한 선택이었다.


평가위원을 포함해 저 멀리 익숙한 얼굴도 보였다.


면접 날 가운데 앉아있던 면접관이자 강력한 우군으로 삼아야 하는 강민혁 차장은 다리를 꼬고 팔을 모은 채로 지켜보고 있었다.


“파이팅!”


그동안 연수원 기간 동안 친해진 다른 조 사람들이 손을 치켜올리며 응원의 함성을 외치는 모습도 눈에 들어왔다.


나는 깊게 심호흡을 들이마신 뒤 모두의 눈을 한 번씩 마주친 뒤 인사의 말을 건넸다.


“안녕하십니까. 저는 12조를 이끄는 윤선일이라고 합니다. 가장 먼저 저희 팀원들을 소개하자면 왼쪽부터 이연희, 강한나, 백한수, 최재우······ 입니다.”


말이 끝남과 동시에 나를 포함한 팀원들 전원은 평가위원들과 동기들을 향해 90도로 인사했다.


“저희가 사실 본격적인 발표에 들어가기에 앞서 이해를 돕기 위해 짧은 상황극 영상을 준비했습니다. 편하게 봐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곧바로 팀원들에게 신호를 보낸 뒤 나는 잠시 구석으로 빠졌다.


“시작하죠.”


상황극이 끝나면 바로 이어서 발표를 하기 위함이다.


프로젝터가 켜지고 화면에는 사무실로 보이는 장소에서 선임 멘토 역할을 맡은 이호성 대리가 첫 대사를 읊었다.


연수원 회의실을 빌려 어느 정도 사무실로 보이게끔 급조한 장소였다.


“최재우 사원 작성한 보고서 한번 보여줘 봐. 내가 첨삭 해줄게.”


“넵! 후~ 제가 직접 하는 첫 보고라 조금 떨리네요. 괜히 실수할까봐 걱정도 되고요.”


이호성 대리가 최재우의 어깨를 툭툭 쳤다.


“사내가 말이야 보고가 뭐 별거라고 어깨 피고, 몇 번 하다 보면 보고하는 자리도 적응 된다?”


-촤르르륵.


“오! 생각보다 잘 썼는데? 딱히 고칠 내용은 없겠다.”


“감사합니다! 이 대리님! 실수 없이 프로답게 잘 다녀오겠습니다!”


“그래. 보고 잘 마치고 끝나면 한잔하자.”


“넵 알겠습니다.”


최재우는 실제로 보고하러 떠나는 것처럼 문을 열고 부랴부랴 걸어가는 연기를 했다.


그때 최재우 사원이 떠난 사무실에서 보고서를 보고 있던 이호성 대리가 소스라치게 놀라며 이마에 땀이 송골송골 맺혔다.


“이거 뭐야! 잠깐만 최재우 어디 갔어! 아이 씨!”


“대리님 재우 방금 엘레베이터 타고 올라갔을걸요.”


이호성 대리는 최재우에게 급하게 삐삐 신호를 보냈다.


화면은 잠깐 인물 위주에서 삐삐로 클로즈업 된다.


[911, 911, 911, 100, 100, 100]


[2255, 2255, 2255, 11555, 1255]


911은 긴급신호, 100은 돌아와(BACK) 2255와 11555는 이리로 와, 1255는 내가 있는 곳으로 와 라는 뜻이다.


삐삐로는 정확한 문자 내용을 전달할 수 없었다보니 보면 빠르게 연락을 달라는 일종의 시그널 숫자인 것이다.


‘보고서 7페이지에 데이터 란에 평균값이랑 측정치가 잘못 들어가 있는데 아이씨. 부장님 이런 거 별로 안 좋아하시는데.’


하지만 최재우는 천진난만하게 이미 자리를 비운 뒤였다.


이호성 대리는 안절부절못하게 손톱을 물어 뜯으며 혼신의 연기를 선보였다.


“재우야 재발 연락 좀 봐라······.”


-띠리리리링!


때마침 이호성의 휴대폰이 울렸다.


다른 부서의 번호로 전화가 걸려온 것이다.


“네 개발팀 이호성 대리 전화 받았습니다.”


“대리님 접니다. 부장님 방 들어가기 전에 계속 삐삐가 울리길래 무슨 일인가 하고 전화드렸습니다. 혹시 무슨 큰일 났습니까?”


수화기 너머 최재우가 물었다.


이호성은 수화기 너머로 들리는 소리에 손수건으로 삐질삐질 흐르는 땀을 닦았다.


“하-하하-하 다행이다. 얌마. 보고서 7페이지 평균값이랑 측정치 틀렸으니까 이거 다시 수정 하고 보고 들어가. 부장님 이런 디테일한 포인트에 예민하시다.”


“넵 대리님 알겠습니다. 바로 수정 하겠습니다.”


-후우.


깊은 한숨을 내쉬는 이호성 대리였다.


“큰일 날 뻔했네.”


이호성 대리의 마지막 대사로 첫 번째 상황극이 끝났다.


그리고 검은 화면이 나온 뒤 바로 두 번째 상황극으로 넘어갔다.


방금이 회사 내에서 볼 수 있는 대리와 신입의 상황극이었다면 이번에는 연인 간의 상황을 담아봤다.


이어서 화면에는 듬직한 거구의 백한수가 명동 놋데백화점이라 적힌 조잡한 플랜카드 앞에 누군가를 기다리는 듯 서 있었다.


“음···. 연희가 무슨 일이 있나? 딱히 별말은 없었는데.”


마침 저 멀리 이연희가 뛰어오는 장면이 클로즈업된다.


“아이구, 한수 씨 미안해요. 요 앞에 사고가 났는지 길이 막혀가지고 조금 늦었네요.”


“뭐 그럴 수 있지. 우리 밥 먹으러 가자, 내가 레스토랑 예약 해뒀어.”


그리고 화면은 다시 연수원 식당 배경으로 바뀌었다.


가장 먼저 화면에 들어오는 건 맛있는 식사 도중에도 계속 불안한 듯이 왼손에 걸려 있는 손목시계를 바라보는 백한수였다.


‘시간 지났는데 왜 오지 않는 거야.’


“연희야 잠깐만 기다려 봐. 잠시 화장실 좀 다녀올게.”


화장실에 들어간 백한수는 급히 배달원에게 삐삐 신호를 보냈다.


‘꽃 배달은 왜 안 오는 거야. 특별한 날이라 연희가 좋아하는 걸로 준비했는데···’


깜짝 서프라이즈로 꽃 배달원과 말을 맞췄는데 시간이 지났는데도 깜깜무소식인 상황이다.


백한수는 다시 테이블로 돌아와 일단 꽃 없이 축하의 말을 건넸다.


“연희야 생일 축하해. 사실 서프라이즈로 깜짝 이벤트를 준비했는데 업체에서 오기로 한 배달원분이 안 오시네···.”


다시 화면이 전환되고 꽃을 전달하기로 한 배달원은 다른 가게에서 두리번두리번 사람을 찾고 있었다.


두 번째 상황극은 이것으로 종료.


마지막으로 준비한 세 번째 영상이 이어서 틀어졌다.


세 번째 상황극은 엄마와 아들 간의 대화였는데 중요한 준비물을 두고 나간 아들에게 급하게 연락을 보내지만 이미 늦어버린 뒤의 상황이다.


영상이 모두 끝났음을 확인한 나는 다시 무대 중앙으로 나와 마이크를 잡았다.


“저희가 준비한 상황극은 재밌게들 보셨나요?”


재밌었다는 반응부터 따분하다는 반응, 그리고 그래서 뭘 말하고 싶은 건데? 의 태도를 보이는 평가위원의 반응이 보였다.


나는 얼마 전 팀원들에게 물어봤던 질문을 모두에게 던졌다.


“실례를 무릅쓰고 여러분께 질문 하나만 하겠습니다. 이 자리에 계신 분 중 현재 휴대폰을 가지고 계신 분들만 손 한 번만 들어주시겠어요?”


하나, 둘··· 대략 10~20% 정도의 사람들이 손을 들었다. 평가위원들도 귀찮아하는 거 같긴 해도 손은 들어줬다.


아무래도 이 자리에는 나름 회사에서 어느 정도 직책을 가진 사람들이 많기도 하고 딱 생각한 정도의 결과가 나왔다.


“제가 보기에 대략 10~20% 정도의 분들이 손을 들어주셨는데요. 제가 이 질문을 드린 이유가 저희 스타트업과 관련이 있습니다.”


이제 우리가 준비한 본격적인 발표가 시작된다.


관객들과 평가위원들은 어느새 나의 페이스에 말려들었다.


잘 보이지는 않지만, 저 멀리 강민혁 차장도 기대에 찬 눈빛으로 이 자리를 바라보고 있으리 예상이 된다.


“저희가 보여드린 상황극과 방금의 한 가지 질문에는 공통점이 하나 있습니다.”


평가위원 중 한 명이 탐탁지 않은 듯 중얼거렸다.


“휴대폰 이야기겠구먼, 뭐 삐삐의 문제점 이런 건가?”


“네. 반은 맞고 반은 틀린 이야기입니다.”


내가 신호를 주자 뒤편에 프로젝터에는 다시 불빛이 들어왔다.


화면에는 깔끔하면서 담백하게 하나의 글씨가 적혀 있었다.


[무선 통신 기업, 대한 무선 통신.]


“저희는 사업모델로 통신 분야, 그중에서도 무선 통신 사업을 채택하였습니다. 이름하여 대한 무선 통신입니다.”


저들은 휴대폰 이야기 실컷 하고는 왜 무선 통신이냐 의아해할 것이다.


“저희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현재 ‘양방향 동시 소통이 가능한 휴대폰을 왜 사용하지 않는가?’에 대한 답변으로 대다수가 비싼 통신 요금과 비싼 가격의 전자기기라 답했습니다.”


이 자리에 있는 모두가 납득할 만한 펙트. 공공연한 사실로부터 접근한다.


삐삐의 불편함으로 시작해 휴대폰을 사용하지 않는 이유인 비싼 통신 요금과 전자기기 이야기까지.


“그리고 모두 아시겠지만, 우리 대성 전자에서는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 둘 다 다루고 있죠.”


이것 또한 모르는 사람이 없는 내용이다.


“여기서 비싼 통신 요금과 비싼 하드웨어 기기를 해결할 방법이 하나 있습니다. 바로 CDMA 기술을 활용한 무선 통신 방식을 접목하는 것인데요.”


나는 나를 보고 있을 강민혁 차장을 생각하며 말을 이어갔다.


“차세대 무선 통신 사업과 대성 전자의 기술력이 만난다면 합작을 통해 유통 과정을 최소화해 가격을 대폭 낮출 수 있을 거로 예상됩니다. 판매량 증진은 당연히 따라올 것이고요.”


작가의말

선작과 추천, 댓글은 작가에게 큰 힘이 됩니다!! 열심히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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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 집안의 비밀, 그리고 출장 준비 NEW +1 6시간 전 153 8 11쪽
30 대성물산 +1 24.09.14 449 13 13쪽
29 경기도 화성군 동탄면 (4) +1 24.09.13 503 15 11쪽
28 경기도 화성군 동탄면 (3) +1 24.09.12 567 13 11쪽
27 경기도 화성군 동탄면 (2) +3 24.09.11 625 11 11쪽
26 경기도 화성군 동탄면 (1) +1 24.09.10 719 13 12쪽
25 첫 출근 (3) +1 24.09.09 767 14 12쪽
24 첫 출근 (2) +1 24.09.08 861 16 11쪽
23 첫 출근 (1) +1 24.09.07 1,002 20 12쪽
22 은밀한 거래 +1 24.09.06 1,097 20 12쪽
21 가화만사성 (2) +2 24.09.05 1,130 23 12쪽
20 가화만사성 (1) +2 24.09.04 1,191 21 12쪽
19 수료식 (2) +2 24.09.03 1,190 21 12쪽
18 수료식 (1) +2 24.09.02 1,190 24 12쪽
17 대성 연수원 (11) +2 24.09.01 1,216 24 12쪽
16 대성 연수원 (10) +2 24.09.01 1,252 20 12쪽
15 대성 연수원 (9) +3 24.08.31 1,269 23 12쪽
14 대성 연수원 (8) +2 24.08.30 1,277 24 11쪽
13 대성 연수원 (7) +2 24.08.29 1,306 22 11쪽
12 대성 연수원 (6) +2 24.08.28 1,286 24 11쪽
» 대성 연수원 (5) +2 24.08.27 1,332 26 11쪽
10 대성 연수원 (4) +2 24.08.26 1,355 23 11쪽
9 대성 연수원 (3) +2 24.08.25 1,385 25 11쪽
8 대성 연수원 (2) +3 24.08.24 1,478 23 11쪽
7 대성 연수원 (1) +2 24.08.23 1,601 24 12쪽
6 연수원으로 +3 24.08.22 1,714 25 11쪽
5 면접 (3) +2 24.08.21 1,765 27 12쪽
4 면접 (2) +2 24.08.20 1,800 33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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