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귀한 만년 부장은 재벌로 인생역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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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련(白蓮)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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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련(白蓮)
작품등록일 :
2024.08.16 21:08
최근연재일 :
2024.09.17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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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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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23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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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대성 연수원 (1)

DUMMY

7화. 대성 연수원 (1)





3시간가량을 달린 전세 버스가 멈추고 직원의 안내가 시작됐다.


“자, 자 차례차례 내려주세요!”


“화살표 쭉 따라가시면 됩니다!”


수많은 버스가 대성그룹 신입사원 연수원에 도착했고 한 명씩 내려 연수원으로 들어갔다.


“이야. 디따 크네.”


“한 달 동안 잘 해보자!”


신입들은 다들 연수원 규모에 놀랐는지 한마디씩 던졌다.


그럼에도 그럴게 전 계열사의 신입사원 규모를 수용해야 하다 보니 이렇게 웅장한 규모의 연수원이 탄생했다.


마찬가지로 나도 화살표를 따라서 연수원의 메인 대강당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잠시 후 신입사원들이 모두 들어오자 빠르게 안내 멘트가 흘러나왔다.


“잠시 후 있을 입사식을 위해 대열 정리를 좀 하고 한 두 번 연습을 해보겠습니다.”


안내 요원의 말에 수천 명의 신입사원이 일사불란하게 움직였다.


몇 번의 연습이 끝나고 개회식부터 시작해서 국민의례, 애국가 제창이 이어지고 순국선열과 호국영령에 대한 묵념··· 어라?


갑자기 훈련소 입소식 PTSD가 생각났다.


그때도 지금이랑 비슷한 전개였는데, 입소식까지만 해도 세상 그렇게 친절한 조교들과 교관들이 가족들이 시야에서 사라지니 바로 악마로 변해버렸던···.


과거로 돌아온 시점이 전역 후라 참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군대 가기 전이었다면 생각만 해도··· 아찔하다.


그 뒤로도 식은 계속 진행됐고 잠시 정적이 흐르던 찰나 대강당의 문이 열리며 한 노인이 자신의 측근들을 이끌고 들어왔다.


그와 동시에 수천 명의 시선이 뒤로 향했다.


마치 영화의 클라이맥스를 장식하기 위해 등장하는 주인공처럼 보이는 저 노인을 한 단어로 말하자면 불도저라 할 수 있다.


한번 일을 추진하면 앞뒤를 헤아리지 않고 무조건 일을 밀고 나가 성공으로 이끈다고 해서 붙은 별명이다.


가족들의 말조차 잘 듣지 않고 원칙대로 밀고 나간다고 해서 불도저라 말하는 이도 있었다.


그의 걸음걸이는 누구보다 위풍당당했고 뒷모습에서는 은은한 광채가 엿보였다.


나는 내 앞을 지나가는 강대성 회장을 바라보며 생각했다.


‘회장님 정정하시네요. 시간이 조금 걸리긴 하겠지만 불도저 같은 당신을 꼭 설득해 보겠습니다.’


그리고 그는 단상 위로 올라가 군중을 압도하는 카리스마로 마이크를 들어 말했다.


“신입사원 여러분, 반갑습니다. 여러분 앞에 선 저는 대성그룹의 총수 강대성입니다. 오늘 이 자리에 서서 여러분을 바라보니, 저도 여러분처럼 두근거리던 청년 시절이 떠오르네요.”


강대성 회장의 발언에 딴짓하던 신입도, 반쯤 졸던 신입사원들도 너나 나나 할 거 없이 모든 신입사원의 시선이 그를 향했다.


강대성 회장은 한 쪽 주먹을 꽉 쥐고 들어 올리며 말했다.


“대성그룹은 구두닦이와 신문팔이 소년에서부터 시작하여 지금의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하기까지 수많은 도전과 위기를 겪어왔습니다. 여러분은 대성그룹의 이름이 왜 '대성'인지 아십니까?”


신입사원들은 서로를 바라보며 중얼거렸다.


“회장님 이름이 대성이라 대성그룹인 거 아니야?”


“그래도 대기업인데 그렇게 의미 없이 이름을 지었을까요?”


강대성 회장이 껄껄 웃으며 말을 이었다.


“우리 대성그룹의 대성은 '큰 별'이란 뜻입니다. 큰 별이 되기 위해서는 수많은 작은 별들이 빛나야만 합니다. 혼자서는 큰 별이 될 수 없죠. 여러분 한 사람 한 사람이 그 작은 별이고, 여러분의 빛이 모여 대성그룹을 더욱 밝게 빛나게 할 것입니다.”


그의 자신감 넘치는 목소리와 패기는 수천 명의 신입사원에게 대성그룹의 일원으로 감화시키기에 충분했다.


“끝으로, 제가 늘 가슴에 새기고 있는 한마디를 여러분에게 전하고 싶습니다. "도전하는 자만이 승리할 수 있다!" 여러분, 도전하십시오. 그 길 끝에 여러분이 바라던 모든 것이 기다리고 있을 것입니다.”


-짝짝짝짝!


강대성 회장의 멘트가 끝나는 순간 박수갈채와 더불어 와아아 하는 함성 소리가 울려 퍼졌다.


순간 원X스의 골D.로저가 처형당하기 직전 연설하는 장면이 떠올랐다. 그만큼 인상 깊었다는 말이다.


사실 매년 똑같은 장소에서 똑같은 대사이지만 언제 봐도 회장님의 연설은 감탄이 나온다.


수십 번을 넘게 들었지만, 강대성 회장은 역시 강대성 회장이었다.


가장 존경하던 사람의 정정한 모습을 보니 그의 연설이 더욱더 돋보인 거 같기도 하다.


그럼에 있어서 당연한 소리지만 역시 그룹 총수의 이미지는 참 중요한 거 같다.


나는 다시 한번 다짐했다.


‘강태호 장남 일가는 역시 총수가 되어선 안 돼. 강대성 회장의 돌연 은퇴 선언까지 앞으로 5년. 5년 안에 강대성 회장의 마음을 돌려야 한다. 복수를 떠나서 미래를 위해서라면 그 쓰레기들이 집권하는 것만큼은 막아야 한다.’


강대성 회장 일가는 장자 승계를 원칙으로 삼기 때문에 더 능력 있는 자식들이 있음에도 장남에게 지분 대부분과 재산을 몰아주었다.


하지만 그의 선택으로 인해 대성은 속에서부터 썩어나가기 시작했다.


폭탄이 터지지 않았을 뿐이지 언제 터져도 이상하지 않았다.


경제적인 측면만으로는 거대한 성장이 계속됐을지 몰라도 내부에서는 점차 부정부패가 심해지고, 능력 있는 직원을 진급시키는 게 아니라 오히려 내치고 자기 측근들만 챙겨주는 악습이 퍼져나갔다.


흔히 드라마나 소설에서 소재로 쓰이는 망나니 재벌가의 시작이 강대성 회장의 장자 승계로부터 시작된 것이다.


강대성 회장의 연설이 끝나고 나서는 입사식은 순식간에 마무리되었다.


그리고 그다음으로는 연수원의 생활 규칙, 연수프로그램 일정, 회사 소개 등이 진행되었고 조 편성이 시작됐다.


이제 정말로 그리운 동기들을 만나러 갈 시간이다.




***





“여러분 내일부터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가기 전 조 편성을 진행하겠습니다. 모두 나눠드린 명찰에 뒤편을 확인해 주세요. 이름과 조, 건물 약도가 그려져 있을 겁니다.”


나는 안내 멘트가 끝남과 동시에 명찰을 뒤집어 조를 확인했다.


[대성 전자 윤선일: 전자 12팀]


조 편성은 이변 없이 30년 전과 똑같았다.


그리고 다시 한번 안내 직원의 멘트가 이어서 울려 퍼졌다.


“조를 확인하시고 계열사별로 정해진 구역에 맞게 모여주세요.”


이 자리에는 수천 명의 신입사원들이 몰려있다보니 아무래도 계열사별로 나누는 게 가장 깔끔하다는 게 회사의 입장이다.


나는 여느 신입사원 못지않게 설레는 마음으로 강당을 나가 대성 전자 지정 구역으로 향했다.


개인적으로 짜증 났던 맴버가 한 명 있긴 했지만, 나머지는 정말 좋은사람들이어서 오랜만에 다시 만날 생각에 기대가 됐다.


그리고 안내 요원의 멘트가 반복되면서 강당 앞쪽부터 조별로 도란도란 모이기 시작했다.


나는 뒤를 돌아 수백, 수천 명의 인파를 바라보았다.


“이제 본격적인 레이스의 시작이구나.”


합격자들로만 이루어진 연수원은 이제부터 한 달가량의 조별 과제나 다름없다.


연수원의 목적은 신입사원의 애사심 향상과 업무 능력 향상 등 회사원으로서의 기본 소양을 기르는 데 있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담당 부서 선정이나 신입 연차 인사 평가에서 연수원 성적이 강력하게 작용하기 때문에 신입사원들 간에는 경쟁이 생각보다 치열하다.


사실상 다른 조는 경쟁 업체라고 생각하면 된다.


경쟁 업체와의 대결에서 승리해야하기 때문에 조장들 간의 눈치 싸움도 빡빡하다.


생각해 보면 대학생 때부터 조별 과제를 유별나게 싫어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그러나 결국 조별 과제 경험들이 신입사원들에게 도움이 된다.


물론 나는 30년 경험의 노하우가 있으니, 예외라고 할 수 있다.


기업 대부분이 그렇겠지만 대성그룹 연수원에서는 마지막 주차에 진행되는 자율 주제 개별 PT 발표를 제외하고는 사실상 모든 프로그램이 팀 단위로 돌아간다.


한 달짜리 조별 과제이자 팀 프로젝트나 다름없는 셈이다.


경험자의 관점에서 바라보면 단체활동은 신입사원의 사회생활 능력을 길러주고 회사 입사 후 협업을 미리 체험할 수 있는 좋은 경험이긴 하다.


내가 생각에 빠져있을 찰나 한명 한명 모이다 보니 조원 8명 전원이 한 자리에 둘러앉았다.


나는 곧바로 혹여나 변수가 있을까 같은 조 사람들 얼굴을 하나하나 확인했다.


‘남자 다섯에 여자 셋.’


다행히도 나를 제외한 7명의 조원들은 너무나 익숙했다.


버스에서 친해진 엑스맨 이호성 대리를 포함해서 말이다.


30년 전 신입사원 연수원 때와 같은 조원들이었다.


모든 조가 다 모인듯해 보이자, 진행자의 멘트가 차례차례 이어졌다.


“얼추 보니까 조별로 다 모이신 거 같은데요. 이제 자유롭게 어떤 방식으로든 여러분을 대표할 조장을 뽑아주세요.”


진행자의 말이 끝나자, 순간 조원들 사이에는 고요한 정적이 흘렀다.


아무래도 조장이라는 타이틀이 모두에게 부담스럽게 다가간 것 같았다.


그래서 내가 먼저 나섰다. 답답함을 싫어하기도 하고 주도권을 가져오기 위함이기도 하다.


팀원 중에 섞여 들어와 평가 보고서를 올리는 엑스맨이 지켜보고 있기도 했으니, 주도권을 잡는다면 리더쉽 측면에서 좋은 점수를 받을 것이다.


“안녕하세요, 우리 서로 간단하게 자기소개라도 해봐요. 시계방향으로 돌아요. 먼저 저를 소개하자면 저는 윤선일이라고 합니다. 나이는 스물여덟입니다.”


내 소개가 끝나자, 같은 조의 장호열이 물었다.


“학교는 어디 나오셨어요?”


“지구대학교 나왔습니다.”


대답을 들은 장호열은 중얼거렸다. 작은 소리였지만 충분히 모두가 들을 만한 소리였다.


“지구대학교? 거기가 어디야 처음 들어보는데?”


‘역시 저 자식은 여전하구나. 사회에 꼭 하나씩은 있는 캐릭터다. 바로 학력이나 스펙만으로 사람을 판단하고 내리 깔보는 사람.’


장호열은 그런 부류였다.


나는 오히려 장호열이 무안하게끔 더 당당하게 말했다.


“하하. 그냥 지방에 있는 학교입니다. 별명이 지방 구석 학교였어요. 줄여서 지구대학교죠.”


다음 순번은 장호열이다. 관상은 과학이라고 째진 눈에 재수 없게 생겼달까.


“안녕하세요. 장호열이라고 합니다. 저는 K 대학교 나왔습니다. 하하 참고로 SKY의 K입니다.”


은근히 나를 바라보며 비웃는듯했지만 나는 깔끔하게 무시했다.


저런 캐릭터는 압도적인 차이를 보여줘야 고개를 숙이기 때문에 그전까지는 불필요한 먹이를 주지 않을 생각이다.


다음 순번은 단발머리에 귀엽게 생겨 사내에서 동기 선배 할 거 없이 인기가 많았던 이연희.


공인 회계사 시험 2차에서 떨어지고 취직하게 된 사람이지만 다시 CPA를 도전하고 나중에 대한민국 5대 회계 법인 중 하나의 대표가 되는 능력자다.


“안녕하세요. 스물여섯 살 이연희라고 합니다. CPA 준비하다가 취직하게 됐습니다. 잘 부탁드려요.”


CPA란 Certified Public Accountant의 약자로 공인 회계사 시험이다.


1차 2차 시험으로 나뉘는데 2차까지 합격하면 보통 회계 법인에 들어가고 그 이전은 대부분 기업의 회계 쪽으로 취직을 고려한다. 여기서 1차 합격도 사실 꽤 대단한 능력자이긴 하다.


그녀 또한 내가 꼭 강력한 우군으로 만들어야 할 동료 중 한 명이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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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 집안의 비밀, 그리고 출장 준비 NEW +1 6시간 전 152 8 11쪽
30 대성물산 +1 24.09.14 448 13 13쪽
29 경기도 화성군 동탄면 (4) +1 24.09.13 503 15 11쪽
28 경기도 화성군 동탄면 (3) +1 24.09.12 567 13 11쪽
27 경기도 화성군 동탄면 (2) +3 24.09.11 625 11 11쪽
26 경기도 화성군 동탄면 (1) +1 24.09.10 719 13 12쪽
25 첫 출근 (3) +1 24.09.09 767 14 12쪽
24 첫 출근 (2) +1 24.09.08 860 16 11쪽
23 첫 출근 (1) +1 24.09.07 1,002 20 12쪽
22 은밀한 거래 +1 24.09.06 1,097 20 12쪽
21 가화만사성 (2) +2 24.09.05 1,130 23 12쪽
20 가화만사성 (1) +2 24.09.04 1,191 21 12쪽
19 수료식 (2) +2 24.09.03 1,190 21 12쪽
18 수료식 (1) +2 24.09.02 1,190 24 12쪽
17 대성 연수원 (11) +2 24.09.01 1,216 24 12쪽
16 대성 연수원 (10) +2 24.09.01 1,252 20 12쪽
15 대성 연수원 (9) +3 24.08.31 1,269 23 12쪽
14 대성 연수원 (8) +2 24.08.30 1,277 24 11쪽
13 대성 연수원 (7) +2 24.08.29 1,306 22 11쪽
12 대성 연수원 (6) +2 24.08.28 1,286 24 11쪽
11 대성 연수원 (5) +2 24.08.27 1,331 26 11쪽
10 대성 연수원 (4) +2 24.08.26 1,355 23 11쪽
9 대성 연수원 (3) +2 24.08.25 1,385 25 11쪽
8 대성 연수원 (2) +3 24.08.24 1,478 23 11쪽
» 대성 연수원 (1) +2 24.08.23 1,600 24 12쪽
6 연수원으로 +3 24.08.22 1,714 25 11쪽
5 면접 (3) +2 24.08.21 1,765 27 12쪽
4 면접 (2) +2 24.08.20 1,800 33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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