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귀한 만년 부장은 재벌로 인생역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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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련(白蓮)
그림/삽화
백련(白蓮)
작품등록일 :
2024.08.16 21:08
최근연재일 :
2024.09.17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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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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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02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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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수료식 (1)

DUMMY



18화. 수료식(1)




대성그룹 강대성 회장의 장손이자 대성그룹을 이끌어 갈 작은 태양.


세간에서는 강태준을 그렇게 부른다.


“태준 도련님. 사장님께서 작은 도련님과 함께 부르셨습니다. 귀국편을 준비할까요?”


“아버지가? 회사에 무슨 일 생겼어?”


회사 일로는 한 번도 부른 적이 없던 아버지의 호출이었기에 강태준은 조금 놀란 눈치였다.


“다름이 아니고 그룹 차원에서 새롭게 사업을 하나 추진해서 새로운 계열사로 확장하려는데 강민혁 차장이 먼저 손을 써버린 상황입니다. 그래서 사장님께서는 태준 도련님과 작은 도련님께서 맡아서 추진했으면 좋겠다고 하십니다. 강민혁 차장이 홀랑 다 채가기 전에 말이죠.”


강태준의 수족으로 보이는 사내는 한마디를 더 붙였다.


“이번 사업 사장님께서 눈독을 들이실 만큼 매력적인 사업입니다. 그렇지만 애들 싸움에 어른이 끼면 그림이 이상해지니 도련님들께서 맡아주셨으면 하는 겁니다.”


“민혁이가 그랬다고? 그 녀석 회사 생활만 열심히 하는 줄 알았는데 뒤에서는 칼을 갈았구나. 조 실장 상황 좀 더 자세히 말해봐.”


“연수원에서 괜찮은 사업 아이템이 나왔다는 거까지는 지난번에 들으시지 않았습니까?”


“그렇지.”


“그 사업 아이템이 상당히 매력적이라 대성에서는 신사업으로 추진하려 했습니다. 그냥 신사업도 아니고 새로운 계열사 확장까지 말이죠. 그러다 보니 사장님께서는 태준 도련님이나 작은 도련님께서 한번 진두지휘하며 대성의 후계자로서 능력을 보여주시길 바라고 계십니다.”


강태준은 곰곰히 생각에 빠졌다.


“지난번 보고면 거의 일주일밖에 안 됐는데, 민혁이가 벌써 손을 썼다고? 이 자식 그렇게 안 봤는데 수완이 꽤 좋네.”


“최초로 사업 아이템을 들고 온 괴물 같은 신입이 한 명 있는데 그룹에서 내부 의논 중인 찰나에 강 차장이 이미 그를 회유한 거 같습니다. 아시다시피 계열사 창립 시 최초 기획자에게 지분을 주지 않습니까.”


“그렇지. 그런데 고작 신입이면 다시 우리가 포섭해서 데리고 오면 되는 거 아닌가? 배탈 안 날 정도로만 뒤로 찔러주면 안 넘어올 사람이 누가 있겠어.”


조태진은 강태준의 심기를 최대한 거슬리게 하지 않도록 조심스럽게 답했다.


“어떤 거래가 이루어졌는지는 모르겠지만 그 신입을 다시 회유하기는 둘 간의 결속이 이미 확고해 보였습니다. 그렇기에 지금으로선 계열사 창단 시 상당수의 지분이 강민혁 차장의 우호 지분으로 넘어가리라 예상됩니다.”


조태진의 대답은 다르게 말하면 지분을 좌지우지할 배경도 뭣도 없는 신입사원 하나를 데려오는 것조차 실패했다. 라고도 해석할 수 있다.


상사 앞에서, 그것도 그룹의 오너의 앞에서 본인의 능력이 부족했다고 인정하는 꼴이었다.

“흠······. 이미 돌이킬 수 없다면 괜히 부스러기를 만들 필요는 없지.”


조태진의 얘기를 끝까지 들은 강태준의 얼굴에는 집안의 질서를 어지럽히려는 동생에 대한 분노와 처음 겪는 민혁의 반항에 놀란 감정이 섞여 있었다.


장자 승계를 원칙으로 삼는 대성가에서 본인에게 빌붙어서 콩고물이라도 얻어가려는 사람만 있었지, 이렇게 대놓고 월권을 감행하는 자는 민혁이 처음이었기 때문이다.


강태준은 최고조로 긴장한 조태진을 빤히 바라보며 말했다.


“조 실장. 너무 긴장하지 마. 나는 지나간 일로 뭐라 하는 그런 속 좁은 사람은 아니니깐. 뭐 대충 상황 돌아가는 꼴을 보니까 그쪽에서는 퀌컴이랑 라이센스 계약 끝내고, 상장 직전인 작은 통신회사 하나 인수해서 시작하려 하겠네.”


“아무래도 강민혁 차장은 최대한 빠르게 시간을 단축하고 싶어 할 터라 그렇게 할듯합니다. 당장 공장부지 선정만 마무리되면 새 계열사 창단 준비에 전념할 것으로 보입니다.”


강태준의 표정이 삽시간에 공기가 얼어버릴 정도로 냉정하고 차갑게 바뀌었다.


“태호한테 나 귀국 할 때까지만이라도 시간 좀 끌어보라고 해. 민혁이 일을 방해하든지 해서라도 막아. 뒤가 구린 짓을 하든 어떻게 해서라도.”


“알겠습니다. 작은 도련님께 바로 전하겠습니다.”


조태진은 허리를 숙이며 조심스러운 태도로 물었다.


“그러면 태준 도련님께서는 언제···?”


“나는 이번 계약 끝나야 들어갈 수 있다고 말씀드려. 아버지도 이해 해주실 거야. 당장 다음 주에 중요한 거래가 있는데 내 이름 석 자만 보고 하는 계약이라 내가 자리를 비워서는 안 된다고.”


강태준은 과거 동생 강태호의 여러 사건 사고들을 생각하며 나가려던 조태진을 불렀다.


“조 실장 태호 그 녀석 아직도 치맛바람 쫓아다니고 그러나? 하나뿐인 동생이긴 하지만 못 본 지 좀 돼서 말이야.”


“작은 도련님께서는 예전과 비슷하시긴 한데 요즘은 그래도 아무나 만나진 않습니다······. 지난 번에 사장님께서 한 번 타이르신 뒤로 본인의 위치를 자각했는지 지금까지 선은 넘지 않고 있습니다.”


“후, 걔는 언제 철들려고 그러는지··· 끝까지 내 옆을 보좌해야 할 놈이 말이야.”


강태준은 한숨을 내쉬며 재차 명령했다.


“그 녀석이 아랫도리 험하게 굴리고, 방범대 놀이 하고 다니긴 해도 시키는 일은 잘 해결하니깐, 태호한테 나 귀국하기 전까지는 상황 원점으로 정리해 놓으라고 해.”


“알겠습니다.”


조태진은 성급히 사무실을 벗어났다.







***





두 번째 메인 과제였던 개인 PT 발표에 대한 보고서 제출은 허무할 정도로 간단하게 끝이 났다.


내부 사정으로 인해 연수원 일정을 그대로 진행하기에 차질이 생겼다고는 하는데,


아무래도 이전에 일정에 대해 공지하긴 했으니 아예 취소할 순 없고 그냥 넘어가듯이 간소화해 진행된 거 같다.


그리고 시간은 정말 눈 깜짝 할 세 지나가 연수원의 끝이자 새로운 시작을 알리는 수료식 날 아침이 다가왔다.


나는 숙소 옷장에서 연수원 입소 날 입고 왔던 고이 모셔둔 깔끔한 정장 세트를 꺼내 갈아 입었다.


그동안 입었던 단체 체육복은 잘 포개서 반납했다.


연수원 수료식 같은 경우 신입사원들의 새 출발을 응원하는 자리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새로운 해를 맞이하여 대성의 본격적인 시작을 알리는 연례행사다 보니 신입사원들의 복장까지 단속하는 철저한 지시가 내려왔다.


‘높은 양반들 또 우르르 몰려오겠구나. 강씨 일가는 당연하고.’


정작 그 높은 양반들은 신입사원들한테는 관심조차 없는데 말이다.


“한 달 만에 다시 정장 입으려니까 괜히 어색하네.”


마침 거울을 보며 옷매무새를 정리하고 있을 때 하나둘 팀원들이 모이기 시작했다.


이미 비서나 다름없어 보이는 차림의 강한나가 놀란 듯이 미소를 지으며 다가왔다.


“우리 조장님 체육복만 입을 때는 몰랐는데 옷발 좀 받으시는데요?”


나는 순간 장난기가 올라와 칭찬과 함께 받아쳤다.


“고마워요. 한나 씨도 줄리아 로버츠 같은데요? 연희 씨는 샤론 스톤 아니에요? 하하 합!”


내 말이 끝나기도 전에 강한나와 이연희가 빨개진 얼굴로 화들짝 놀라 달려와서 내 입을 막았다.


줄리아 로버츠와 샤론 스톤.


1990년대부터 2000년대를 대표하는 할리우드 최고의 미녀 배우라고 할 수 있다.


내가 죽기 전 한국판으로 따지면 남자한테는 차은후 닮았다고, 여자한테는 K-리나 닮았다는 정도려나?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하지만 과도한 칭찬은 고래한테 꼬리로 뺨따귀를 맞을 수도 있다는 점 명심해야 한다.


나뿐만 아니라 모두가 입소식날 입고 온 정장으로 갈아입었는데 다들 어색해 보이는 건 매한가지였다.


그래도 나름 우리 조원들은 인물이 훤해서 그런가? 생각보다 양복이 잘 어울린다.


다들 사회 초년생이니 면접 날, 입소 날, 그리고 오늘. 살면서 정장을 세 번째 입는 날일 테니 어색해 보이는 건 당연하지만 말이다.


수료식은 어느 때나 다름없이 메인 과제로 흩어졌던 모든 계열사의 직원들을 한 자리로 불러 모았다.


얼마 전까지 팀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수백 명대의 불과했던 인원들은 수천 명의 거대한 인파로 바뀌었다.


연수원에서 가장 큰 메인 대강당에는 앞에서부터 자리가 정해져 있었다.


가장 선두는 대한민국의 경제를 이끌어가는 고위층이 수두룩한 내빈석과 강대성 회장의 집안사람들을 위한 자리.


다음은 대성그룹의 계열사별 임원들을 위한 자리.


그리고 쭉 뒤로 와서야 신입사원들을 위해 준비된 플라스틱 의자가 있었다.


어수선한 분위기 속 마침 지정된 자리가 보여 나는 조원들을 불러 모았다.


“여기부터 대성 전자 라인이네요. 다들 여기 앉아서 기다리죠.”


그런데 내가 자리에 앉으라고만 하고, 혼자 서있자 의아했는지 최재우가 나를 멀뚱멀뚱 바라봤다.


“선일 씨는 왜 안 앉아요? 우리 다 같이 앉기에 자리는 충분한데······.”


“그 시상자들을 위한 자리는 앞쪽에 따로 마련되어 있다고 해서요. 저는 가봐야 할 거 같습니다. 며칠 전에 직원이 찾아와서 상 받을 거라고 귀띔을 해주더군요.”


“아······· 시상식. 시상식이요!?”


“평가위원분들께서 저희가 발표한 메인 프로젝트를 잘 봐주셨는지 그렇게 됐습니다. 조장 가산점도 있었으니까, 제가 뽑힌 거 같아요. 그래서 요 근래 시상식 연습만 몇 번을 했는지 모르겠네요.”


“와, 그럼 수석? 차석? 그런 거 아니에요? 축하드려요.”


나는 자신감 있는 미소로 조원들을 바라봤다.


“아마도요. 흐흐.”


내가 인사를 나누고 떠나려 하자 다들 웃으면서 저마다 한마디씩 던졌다.


“선일 씨는 아주 혼자 다 해 먹어야 속이 시원하시죠?”


“우리가 박수치면서 지켜보고 있을 테니까 긴장하지 말고 잘 다녀와요. 미리 축하해요.”


이호성 대리도 지나가면서 한 마디 던졌다.


“선일이 네가 아니면 누가 받겠냐. 축하한다. 이번 연도 인사 평가랑 보너스. 기대 해볼만 하겠는데? 이러다가 내 연봉보다 더 많이 받는 거 아니야?”


“감사합니다.”




***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오늘은 드디어 대망의 수료식 날이 찾아왔습니다. 먼저 4주 동안 잘 따라와 주신 여러분께 감사의 인사를 보냅니다.”


사회자는 고개를 숙였다가 재빠르게 들어 올렸다.


“본격적인 식에 들어가기에 앞서 먼저 대성그룹의 태양! 강대성 회장님을 모시겠습니다.”


강대성 회장이 단상에 오르자, 모든 시선이 그의 무게 있는 목소리에 집중되었다.


“큼큼. 가장 먼저 귀한 발걸음으로 이 자리에 와주신 내빈분들을 소개하겠습니다.”


한신 금융 그룹의 이재철 회장부터 조한 일보의 회장, 강대성 회장의 손길이 닿은 고위 의원들, 검사장, 각 계열사의 사장들 등등 화려한 라인업이 계속됐다.


내빈 소개가 끝난 뒤에는 강대성 회장의 연설이 계속되었다.


뭐 대충 초심을 잃지 않고 계속 달리면 자신처럼 될 수 있다. 대성의 미래가 여러분에게 달려있다.


회사에서 전폭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을 테니 대성을 잘 부탁한다. 이런 뻔한 이야기 말이다.


이어서는 상장 수여식이 시작되었다.


이 자리에 올라가는 걸 상상만 했는데 당장 다가오니 실감이 잘 안 난다.


마침 사회자가 짜인 대본의 멘트로 입을 열었다.


“이번 기수 대성그룹 연수원의 수석은······!!”


‘물론 나지만 막상 수상자 발표 직전이라 그런가 조금 긴장되네. 나갈 준비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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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 집안의 비밀, 그리고 출장 준비 NEW +1 6시간 전 150 8 11쪽
30 대성물산 +1 24.09.14 448 13 13쪽
29 경기도 화성군 동탄면 (4) +1 24.09.13 502 15 11쪽
28 경기도 화성군 동탄면 (3) +1 24.09.12 566 13 11쪽
27 경기도 화성군 동탄면 (2) +3 24.09.11 623 11 11쪽
26 경기도 화성군 동탄면 (1) +1 24.09.10 717 13 12쪽
25 첫 출근 (3) +1 24.09.09 765 14 12쪽
24 첫 출근 (2) +1 24.09.08 859 16 11쪽
23 첫 출근 (1) +1 24.09.07 999 20 12쪽
22 은밀한 거래 +1 24.09.06 1,097 20 12쪽
21 가화만사성 (2) +2 24.09.05 1,129 23 12쪽
20 가화만사성 (1) +2 24.09.04 1,190 21 12쪽
19 수료식 (2) +2 24.09.03 1,189 21 12쪽
» 수료식 (1) +2 24.09.02 1,190 24 12쪽
17 대성 연수원 (11) +2 24.09.01 1,215 24 12쪽
16 대성 연수원 (10) +2 24.09.01 1,251 20 12쪽
15 대성 연수원 (9) +3 24.08.31 1,269 23 12쪽
14 대성 연수원 (8) +2 24.08.30 1,276 24 11쪽
13 대성 연수원 (7) +2 24.08.29 1,306 22 11쪽
12 대성 연수원 (6) +2 24.08.28 1,286 24 11쪽
11 대성 연수원 (5) +2 24.08.27 1,331 26 11쪽
10 대성 연수원 (4) +2 24.08.26 1,354 23 11쪽
9 대성 연수원 (3) +2 24.08.25 1,384 25 11쪽
8 대성 연수원 (2) +3 24.08.24 1,477 23 11쪽
7 대성 연수원 (1) +2 24.08.23 1,600 24 12쪽
6 연수원으로 +3 24.08.22 1,714 25 11쪽
5 면접 (3) +2 24.08.21 1,764 27 12쪽
4 면접 (2) +2 24.08.20 1,800 33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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