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귀한 만년 부장은 재벌로 인생역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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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련(白蓮)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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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련(白蓮)
작품등록일 :
2024.08.16 2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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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17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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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26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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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성 연수원 (4)

DUMMY

10화. 대성 연수원(4)



매 끼니 대기업다운 맛있는 식사를 즐기고, 프로젝트를 준비하니 연수원에서 일주일이 지나갔고 일은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저희 그러면 지금까지 준비한 거 한번 정리 해봅시다. 이 대리님 먼저 팀원들에게 공유 부탁드립니다.”


이호성 대리가 가방에서 준비한 자료를 꺼냈다.


“먼저 시장 상황은 매우 긍정적으로 볼 수 있어. 현재 핸드폰 보급률이 2% 정도로 100만 명 정도에 불과해. 그렇다는 말은 잠재적으로 4천만 명이 넘는 고객이 남아있다는 뜻이지. 그리고 선일이 네가 말했던 지금 진행 중인 개발팀 프로젝트랑도 연계 가능성 충분해. 시너지 효과 생각하면 이거 된다.”


1994년 당시 총인구가 4천5백만 정도임을 고려했을 때 휴대전화 보급률은 당시 약 100만 명을 넘겨 간신히 2%대에 안착한 상황이었다.


“이 대리님 깔끔한 시장 조사 감사합니다. 핸드폰 보급률 얘기하면서 대성 전자와 시너지 효과도 언급하면 좋겠네요.”


다음은 이연희가 요약한 자료를 팀원들에게 돌렸다.


“스타트업 특성상 재무적 리스크에 취약하기 때문에 리스크에 대한 대비를 좀 해봤는데요. 통신 사업 같은 경우 보통 초기 설비를 다지는데 자본이 크게 들어가고 그 뒤로는 유지 보수로 꾸준히 비용이 들어가잖아요.”


“그렇죠.”


“그러다 보니 설비 마련에 필요한 초기 자금이 높다는 점이 좀 큰 리스크로 다가올 수 있는데 이는 현재 정부에서 적극적으로 밀어주고 있는 분야라는 상황과 엮어 안정적인 대출이 나온다는 점으로 맞받아칠 수 있을 거 같습니다.”


“지금 시중 1금융권 은행에서 자본을 끌어온다고 하면 이율은 어느 정도죠?”


“기준 금리를 고려한 대출이율은 12~15%인데 정부 정책 금융 사업이랑 연계하면 최대로 계산했을 때 8%대까지는 가능할 거 같아요.”


“아무래도 초기 설비를 다지는 데 돈이 많이 들어가긴 할 테죠. 정부 지원의 확실성 입증. 그리고 마찬가지로 대성 전자와의 시너지 이게 핵심이겠네요.”


나는 모두가 조사한 내용들을 취합해 다시 정리에 들어갔다.


“먼저 우리 대성 무선 통신은 초기에는 음성 통화 서비스와 가입자 요금에서 수익 창출이 가능합니다. 향후에는 데이터 서비스와 문자 메시지 같은 부가서비스로 점점 폭을 넓혀갈 예정입니다.”


이제는 모두가 익숙한지 다들 당황하지 않고 집중해서 듣고 있다.


“그리고 경쟁사와의 차별점을 위해 조금 더 저렴한 가격에 서비스를 제공해야 하는데 이는 대성 전자에서 개발 중인 프로젝트 기기들과 패키지로 판매하여 저렴한 가격으로 소비자의 부담을 줄일 수 있을 거 같습니다.”


나는 모두를 바라보며 질문을 던졌다.


“여기서 질문 하나만 하겠습니다. 여러분들이 지금까지 양방향 송수신이 가능한 핸드폰을 장만하지 않은 이유가 뭐죠? 삐삐말구 모토로라나 노키아같은 것들이요.”


모토로라 마이크로택 시리즈나 노키아 2110은 인기 있긴 했지만 역시 고가의 제품이다 보니 기업인이나 특정 직업군에서만 사용되기 일쑤였다.


“비싸서죠. 이제야 취직했는데···.”


나와 동갑인 스물여덟 백한수의 대답.


“한수 씨 말대로 비싸서인데 비싸면서 무겁기도 하고 통신 요금도 너무 비싸요. 월세에, 생활비에 한 달에 나가는 돈이 얼만데···.”


다음은 강한나의 대답.


“나는 업무 특성상 필요한 일이 잦은데 대리 진급하면서야 한 대 마련했지. 한데 회사에서 일정 부분 지원이 나오니까 샀지, 없었으면 부담스러웠을 거야.


유일하게 양방향 송수신 핸드폰을 가지고 있는 이호성 대리의 대답이었다.


“보다시피 당장 우리 팀만 해도 이 대리님 말고는 핸드폰이 없습니다. 그러면 한가지 가정을 해보죠. 지금보다 통신 요금이 저렴해지고, 하드웨어 기기 가격이 내려가고 가벼워지면 충분히 구매할 의사가 있다고 생각하면 될까요!?”


“말 그대로만 가능하다면 안 살 이유가 없군.”


모두 동의하는지 고개를 끄덕였다.


“당연하죠! 삐삐가 불편할 때가 얼마나 많은데요.”


“신입사원 업무 능력 향상에도 도움이 될 거 같네요.”


프로젝트에서 아이디어만 좋으면 적당히 발표해도 좋은 점수를 받을 수 있다.


그런데 다른 팀과 다르게 우리 팀이 이토록 열정적인 이유는 신사업으로 선정되기 위해서다.


신사업으로 선정되려면 신입사원의 아이디어로만 구성된 가상의 기업이 아니라 진짜 돌아가고 있는 것처럼 만들어야 한다.


평가위원들의 노골적인 질문 공격도 대비해야 하는데 그런 부분에 있어서는 내가 모르는 내용은 팀원들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


아무리 뛰어난 배도 선장 혼자서는 몰 수 없지 않은가.


선원들을 잘 써먹는 것도 선장의 재량이라고 생각한다.


선원들의 능력치를 최대치로 끌어올리는 것. 그것이 선장의 역할이지 않겠는가.


공인 회계사나 다름없는 이연희 덕분에 재무 관련 이슈를 탄탄하게 대비할 수 있었고, 전산학을 전공한 최재우 덕분에 기술적인 파트도 깔끔하게 넘어갈 수 있었다.


하드웨어 쪽으로 빠삭한 개발팀 이호성 대리 역할도 컸다.





***





흡연장이나 다름없는 야외 테라스에서 네 명의 대성 전자 개발팀 대리가 모여있었다.


그들 중 한 사내가 불평을 토로하기 시작했다.


“어으, 이 짓도 이제 못 해 먹겠다. 새끼 새들 먹이 주는 엄마 새도 아니고 하나하나 다 떠먹여 줘도 뱉어버린다니까. 나 때는 말이야······.”


“야 임마. 언제 적 라떼야. 요즘은 애들 무서워서 라떼도 못한다. 그리고 우리도 4년 전에는 똑같았어.”


“우리 조도 가관이긴 하더라. 그래도 나름 인서울정도는 나온 애들 모아다 둔 걸 텐데 말귀를 못 알아들어. 호성이 너네는 어떠냐?”


이호성이 담배 연기를 진득하게 내뱉었다.


“말도 마라. 우리 조에는 괴물 한 놈이 들어왔어. 내가 아무것도 안 해도 알아서 척척 다한다니까? 심지어 대화하다 보면 우리 과장님이나 부장님이랑 대화하는 거 같아.”


같이 담배를 피우던 엑스맨 대리들은 호성의 말이 어이없다는 듯이 비웃었다.


“야이씨, 뻥도 유분수지. 신입이 그게 말이 되냐? 저기 뭐야 설마 로열패밀리야?”


“로열패밀리였으면 이렇게 안 놀랐겠지. 나도 처음에는 의심했는데 그냥 일반인이야. 누구 낙하산인 거 같지도 않고 심지어 학교도 처음 들어보는 지방에 있는 학교더라니까?”


“에이 뭐야. 그냥 평범한 일반인한테 기죽은 거야?. 이호성이도 한물갔구먼.”


“진짜라니까 다들 발표 때 한번 잘 지켜봐. 우리 조 발표는 둘째 날이니까.”





***




연수원의 3주 차가 시작됐고 두 번째 날 12조의 발표날이 찾아왔다.


발표 순서는 뽑기에 따라 진행됐고. 하루의 10팀가량 정도 발표를 마쳤다.


우리 팀 같은 경우는 오늘 세 번째 차례이다.


수백 명의 신입사원과 임원들을 포함한 평가위원들은 한 곳만을 지켜보고 있었다.


지금 단상 위로 올라가는 사람은 오늘 발표의 시작이자 우리의 앞 팀인 3조이다.


“안녕하십니까. 저는 3조 조장 김호준이라고 합니다.”


그가 단상 위에서 폴더폰처럼 고개를 90도 가까이 숙였다. 기백 하나는 있는 사람인 거 같다.


“저희가 준비한 스타트업은 가전제품 렌탈 서비스를 수익모델로 삼는 기업 ‘가탈스’라고 합니다!”


“가탈스? 이름 참신하네.”


관객들의 가벼운 웃음이 터져 나왔다.


“하하. 관심 감사합니다. 저희의 비즈니스 수익 모델은 티비나 냉장고, 세탁기 같은 고가의 가전제품들을 저렴한 가격에 렌탈해주는 것입니다.”


3조 조장 김호준이 열렬하게 설명을 이어갔다.


“초기 가전제품 마련을 위한 초기 자본 투자를 해주신다면 저희는 렌탈 수익의 일부를 투자자분들께 로열티로 제공하겠습니다.”


‘취약점이 너무 많은데···.’


그나마 지금까지 발표한 조 중에는 나름 그럴싸했지만 역시 조잡한 수준이었다.


이 자리는 아이디어 경진 대회가 아니라 디벨롭된 스타트업 기업의 투자 설명회이기 때문이다.


물론 아이디어 점수는 좋게 받을 수 있다. 그런데 딱 거기까지.


당장 내가 생각한 문제점만 해도 수두룩하다.


가전제품 렌탈 서비스라 아이디어는 나쁘지 않다. 그런데 시장 조사를 잘못했다.


우리나라의 국민 정서랑 전혀 맞지 않기 때문이다.


좋은 거 하나 사서 오래 쓰자는 생각을 하는 사람이 대다수였고, 기술의 급성장으로 거의 매년 신제품들이 쏟아져 나오는 상황에서 감가를 감당할 만큼 매력적인 사업이냐? 그건 또 아니다.


감가를 생각해서 가격을 올리면 고객은 또 떠나간다.


진퇴양난(進退兩難).


사업에서 진퇴양난의 상황이 찾아오면 끝까지 물고 늘어지면 손해는 막대해지기 마련이다. 이런 상황에서는 과감하게 버리는 게 정답이다.


그리고 기업의 성장 가능성을 생각했을 때 장기적으로 보면 가탈스는 성장할 만한 건덕지가 전혀 없다.


마침 평가위원의 마이크가 켜졌다.


“네 3조 발표 잘 들었습니다. 단순히 아이디어만 봤을 때 접근은 괜찮았는데, 디벨롭이 많이 부족했습니다. 가장 큰 문제는 사업성이 너무 떨어진다는 것도 있죠.”


취약점은 상당히 많았지만, 평가원들의 질문 공세는 오히려 가볍게 한 두 마디 거치고 끝났다.


이들이 별 질문을 하지 않았다는 건 좋은 신호가 아니라 악재다.


수많은 팀을 평가해야 하는 그들의 관점에서 질문 공세를 퍼붓지 않았다는 거는 매력적이지 않았다는 뜻이고 관심이 가지 않았다는 뜻이다.


그게 대성이 채택한 방식이었다.


눈에 차지 않으면 신경 쓰지 않겠다는 마인드.


잠시 후 다음 순번인 28조가 단상 위로 올라왔다.


“저희는 헬스 케어 및 바이오 테크 기업으로 탈모 치료제를 개발하는 스타트업입니다. 요즘 남녀노소 미용에 관심도가 높아지고 있는데 만악의 근원인 탈모를 치료한다면 엄청난 파급력을 가져올 것입니다.”


여기 조는 더욱더 처참했다. 지난 조보다 훨씬 빨리 끝났다.


실현 가능성 제로에 가까운 아이디어. 개발팀 뒷 목 넘어가는 소리가 여기까지 들린다.


2020년대에도 해결 못 한 난제를 가져오다니 저 팀은 악수 중의 악수를 던졌다.


30년 뒤에도 전 세계 20억 명 이상이 탈모라는데··· 1994년에 탈모 치료제가 말이나 되겠는가.


탈모 치료제라 누구나 한 번쯤 속으로 생각해 본 주제이지 않은가.


하지만 딱 거기까지 보통 생각에서 끝나는 얘기를 저 미친놈은 평가위원들이 지켜보는 자리에서 내뱉었다.


그의 용기에 박수를 쳐주고 싶은 심정이다.


처참한 수준에 평가위원도 한마디 거들었다.


“자네는 팀 리더라는 놈이 책임감도 없나? 여기가 유치원도 아니고 말이 되는 걸 들고 와야지!”


신나게 발표한 그였지만, 혼나는 건 생각 못 했는지 그는 풀이 죽어 침울한 표정으로 무대에서 내려왔다.


나는 곧바로 팀원들에게 신호를 보냈다.


‘다음은 내 차례다.’


작가의말

선작과 추천, 댓글은 작가에게 큰 힘이 됩니다!! 열심히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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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 경기도 화성군 동탄면 (1) +1 24.09.10 718 13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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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 첫 출근 (1) +1 24.09.07 1,001 20 12쪽
22 은밀한 거래 +1 24.09.06 1,097 20 12쪽
21 가화만사성 (2) +2 24.09.05 1,130 23 12쪽
20 가화만사성 (1) +2 24.09.04 1,191 21 12쪽
19 수료식 (2) +2 24.09.03 1,190 21 12쪽
18 수료식 (1) +2 24.09.02 1,190 24 12쪽
17 대성 연수원 (11) +2 24.09.01 1,216 24 12쪽
16 대성 연수원 (10) +2 24.09.01 1,252 20 12쪽
15 대성 연수원 (9) +3 24.08.31 1,269 23 12쪽
14 대성 연수원 (8) +2 24.08.30 1,277 24 11쪽
13 대성 연수원 (7) +2 24.08.29 1,306 22 11쪽
12 대성 연수원 (6) +2 24.08.28 1,286 24 11쪽
11 대성 연수원 (5) +2 24.08.27 1,331 26 11쪽
» 대성 연수원 (4) +2 24.08.26 1,355 23 11쪽
9 대성 연수원 (3) +2 24.08.25 1,385 25 11쪽
8 대성 연수원 (2) +3 24.08.24 1,478 23 11쪽
7 대성 연수원 (1) +2 24.08.23 1,600 24 12쪽
6 연수원으로 +3 24.08.22 1,714 25 11쪽
5 면접 (3) +2 24.08.21 1,765 27 12쪽
4 면접 (2) +2 24.08.20 1,800 33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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