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귀한 만년 부장은 재벌로 인생역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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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련(白蓮)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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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련(白蓮)
작품등록일 :
2024.08.16 21:08
최근연재일 :
2024.09.17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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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
24.08.25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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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대성 연수원 (3)

DUMMY



9화. 대성 연수원(3)




안내 요원의 신호에 우르르 몰려온 저 무리 중에는 낯 익은 얼굴이 하나 보였다.


바로 이호성 대리를 포함한 각 조의 엑스맨들이었다.


“사실 저희가 여러분들 몰래 각 조에 한 명씩 엑스맨을 섞어뒀었는데요. 경험이 풍부한 여러분의 선배님들이기 때문에 여러분의 답답함을 조금 해소해 줄 것입니다.”


반응은 극과 극이었다.


나처럼 엑스맨의 존재를 알고 있던 조장들은 덤덤했고, 나머지 절반은 당황해서 어쩔 줄 몰라 했다.


“깜짝 놀라셨을 텐데요. 그래도 이제 돌아가서 팀원들과 상의를 해봐야겠죠? 자 그럼 해산!”


나는 엑스맨들 사이에 이호성 대리를 찾아가 넌지시 웃으며 속삭였다.


“사실 이호성 대리님이 엑스맨인 거 알고 있었습니다. 가시죠. 다들 놀랄 겁니다.”


“!!!?”


“이 대리님 저만 알고 있었습니다. 어쩌다 보니 우연히 알게 된 거라 걱정 안 하셔도 됩니다.”


이호성 대리는 흠칫 놀라며 부끄러운지 얼굴이 빨개졌다.


“하하. 선배로서 부끄럽네. 버스에서부터 참 능글맞은 후배라고 생각하긴 했는데 알고 있었다니.”


“일단 팀원들에게 돌아가서 자초지종을 설명해 주시죠. 프로젝트는 제가 생각해 둔 게 있어서 크게 도와주실 일은 없습니다.”


안내 요원의 공지를 들은 대다수의 표정은 상당히 어두웠는데 그중 몇 명만이 해맑은 웃음을 유지하고 있었다.


당연히 그중 한 명은 나다.


나머지는 이미 회사 내부로 상당한 연줄을 가지고 있는 자들일 것이다.


나는 이호성 대리와 함께 가벼운 발걸음으로 팀원들에게 돌아가 설명을 시작했다.


가장 먼저 이호성 대리가 엑스맨이었다는 내용.


“네!? 호성 씨가 아니 선배님이 엑스맨이었고 대리님이시라고요?”


이호성 대리가 멋쩍게 웃으며 대답했다.


“하하. 그렇게 됐습니다. 앞으로는 그냥 편하게 불러주세요. 제 입으로 말하기 좀 그렇긴 한데 선배님이나, 이 대리님 등등으로요.”


“선일 씨 그러면 공지 내용은 뭐였어요? 오늘부터는 일정이 안 나와 있던데 그 내용인가요?”


나는 설레는 마음으로 화려한 말솜씨와 함께 자세하게 설명을 시작했다.


앞으로 2주간 팀 프로젝트가 진행되는데, 가상의 스타트업을 하나 만들고 투자 설명회를 열어서 직접 투자유치를 해야 한다는 내용이었다.


팀 프로젝트에 대한 설명을 들으니 한동안 모두 고민에 빠져있었다.


“사실 제가 생각해 둔 사업이 하나 있습니다.”


나의 말에 고민 중이던 팀원들의 얼굴에 화색이 돌았다.


“혹시 한국이동통신이라고 아시는 분?”


내 질문에 모두가 손을 들었다.


이호성 대리는 한 번 해보라는 듯 미소를 지으며 지켜보고만 있었다.


“한국이동통신. 모두 아실 텐데요. 제가 생각하고 있는 사업도 이와 비슷합니다.”


여기서 한국이동통신은 선경그룹의 인수로 1997년부터 모두가 알고 있는 에이스케이 텔레콤으로 성장한다.


나는 생각해 둔 시나리오를 이제야 말할 수 있다는 사실에 상당히 기분이 들떴다.


이번 프로젝트에는 사활이 걸려있기에 나는 팀원들 하나하나를 바라보며 설명을 이어 나갔다.


“지금 시장 분위기가 유선통신 서비스에서 무선 통신 서비스로 넘어가는 찰나인데 무선통신 기업을 하나 만들어 보면 어떨까, 생각해 봤습니다. 정부에서 팍팍 밀어주고 있는 사업이기도 하고요. 꽤 좋은 점수 받을 수 있을 거 같습니다.”


성적도 성적이지만 이번 프로젝트에 사활이 걸려있는 이유는 따로 있다.


신입사원 연수원에서만 가질 수 있는 절대 놓쳐서는 안 되는 단 한 번뿐인 기회가 바로 지금이기 때문이다.


왜 이번 프로젝트가 단 한 번뿐인 기회냐고?

팀 프로젝트 주제가 가상의 스타트업 업체를 하나 만들어서 대성이라는 무대 안에서 투자 설명회를 여는 것이지 않은가.


투자 설명회를 열었는데 정말로 사업성이 뛰어나고 임원들의 마음을 홀리는 스타트업이 등장한다?


그런 경우에는 스타트업에 투자하듯이 실제로 대성에 신사업으로 채택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여기서 끝이 아니다.


실제로 사업이 추진되기만 하면 새로운 계열사가 생길 수도 있고 이런 경우 지분을 나눠준다. 스톡옵션 계약은 덤이고.


또한 기여도에 따라서 프로젝트 리더에게는 최대 5% 팀원들은 최대 3%의 지분을 배분해 준다.


일반 직원들을 위한 정책이라기보다는 대성그룹의 자식들을 위한 정책이긴 하지만 나는 이 정책을 모두가 납득 할 만큼 교묘하게 이용해 볼 것이다.


아마 지분 배분까지는 고위 임원들 정도는 되야 아는 내용일 것이다. 이 자리에 있는 백련회의 새싹들 또한 모르는 정보일터.


대성그룹의 승계 과정을 두 번이나 직접 경험하고 뒤치다꺼리하며 알게 된 재벌가의 꼼수이니 말이다.


평가도 평가지만 내가 조장으로 나선 가장 중요한 이유가 바로 이것이다.


대성에서 프로젝트 리더에게 주어지는 최대 5%의 지분.


꼭 신사업으로 추진시켜 5%의 지분을 내 몫으로 꼭 만들 것이다.


사실 이러한 정책이 있다고 하나 지금까지 이 자리에서 정말 진지하게 상품화될 걸 기대하고 발표한 사람은 거의 없었다.


신입사원들 수준이야 뻔하고 임원들 입장에서도 신입사원들아, 한번 해봐라~ 하는 재롱잔치나 다름없는데 누가 진지하게 생각하겠는가.


실제 팀 프로젝트 평가 취지도 짧은 시간 동안 얼마나 참신한 아이디어를 보여주는가, 그리고 짧은 시간 동안 어느 정도로 디벨롭 시킬 수 있는가 이런 걸 평가하는 시간이니 말이다.


때마침 국내 시장은 유선 통신 서비스에서 무선 통신 서비스로 넘어가는 찰나이기도 하고 통신 사업은 정부에서 적극적으로 밀어주는 사업이다.


정부의 지원과 대기업의 인프라가 동시에 만난다?


훗날 통신 3사라 불리는 거대한 규모의 계열사가 대성에게도 생기는 것이고 내게 딸려 올 5%의 지분은 상당히 크게 작용할 것이다.


경쟁사도 거의 없다. 이 당시에는 훗날 통신 3사라고 불리는 기업들이 아직 등장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나마 선경그룹이 인수하면서 통신사에 대장으로 거듭나는 에이스케이 텔레콤의 과거, 한국이동통신 정도랄까.


내가 스타트업을 많고 많은 분야 중 통신사로 선정한 이유는 통신 사업이 날로 먹는 엄청난 캐시카우이기 때문이다.


말 그대로 초기 인프라만 잘 다져두면 누워서 떡 먹기.


다른 사업에 비해 한번 고객 유치에 성공하면 이탈률이 낮고 충성고객으로 남는 비율이 상당히 높다.


그리고 2020년대에나 돼서야 통신 3사의 독점과 횡포가 수면 위로 떠오르는데 그 말은 향후 30년간 아무런 문제가 없는 상당한 규모의 캐시카우라는 소리이다.


심지어 통신 3사의 독점과 5G 논란이 터졌음에도 과징금만 조금 냈을 뿐이지 고객 이탈률도 크지 않다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여기서 지분 5%를 받는 데 성공한다? 5%의 지분만으로도 30년 동안 받은 내 월급이 티끌로 보일 것이다.


나는 팀원들에게 열렬하게 설명을 이어갔다.


“CDMA라는 기술이 있습니다. 제가 생각한 건 CDMA라는 핵심 기술을 이용한 스타트업인데요. 대부분 생소하실 겁니다.”


나는 조그마한 화이트보드에 이해를 돕기 위한 그림을 그렸다.


“CDMA(코드 분할 다중 접속, Code Division Multiple Access)란 기존 아날로그 방식(AMPS)보다 수용 용량이 10배가 넘고 통화품질도 우수한 디지털 무선 이동통신 방식입니다. 어렵겠지만 이 점 하나만 기억해 주시면 될 거 같습니다.”


“깔끔하고 좋은데요? 전 찬성.”


첫 번째는 강한나였다.


“솔직히 윤선일 씨 이번 건 인정하겠습니다. 들어보니까 아이디어도 좋고 사업성부터 향후 기업의 성장성까지 모두 만족하네요. 저도 찬성입니다.”


두 번째는 의외로 툴툴거리던 장호열이었다.


아직 꼬리를 내리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처음에는 개처럼 무시하다가 이제는 사람 대우는 해주는 거 같다.


장족의 발전이랄까.


“잘만 하면 대박 날 거 같아요.”


그다음으로는 최재우의 한 마디였다.


훗날 초록 창 CTO의 안목이라 힘이 된다. 역시 현재 시장을 명확하게 볼 줄 알고 잘될 거 같은 사업을 볼 줄 안다.


그리고 만장일치로 내가 제안한 무선 통신 사업은 통과되었다.

때마침 강한나가 질문하기 위해 손을 들었다.


“네. 강한나 씨.”


“선일 씨도 아시겠지만, 기업 이름은 상징이나 다름없잖아요. 이름은 뭐로 정하실 거예요? 설마 이름도 생각해 두셨어요?”


“기업 이름이 제일 중요하지 중요해.”


“입에 착 감기면 좋겠는데.”


강한나의 의견에 동의하는지 다들 한마디씩 거들었다.


나는 자신감 있게 화이트 보드에 글자를 적어 팀원들에게 보여줬다.


[대한 무선 통신]


“대한 무선 통신. 대한민국의 최고 무선 통신 기업이 되자는 의미로 대한 무선 통신이라고 정해봤습니다. 어때요? 다들 의견 한 번씩 주세요.”


“진짜 있을 법한 이름인데요? 좋아요.”


“깔끔하고 좋네요.”


다행히 반응은 좋았다.


“다들 잠시 가까이 모여주세요. 말씀드릴 중요한 말이 있습니다.”


그리고 나는 팀원들 모두에게 내가 알고 있는 정보를 넌지시 흘렸다.


우리가 만든 스타트업이 사업성이 뛰어나다면 정말로 투자를 받을 수도 있다.


회사에서 신 사업으로 선정되면 각자 지분도 받을 수 있다는 정보를 말이다.


나의 말이 끝나자, 처음 듣는 정보에 상당히 놀랐는지 모두의 눈이 땡그래졌다.


그러고는 다들 잠시 생각이 끝났는지 사기가 불타올랐다.


3년 넘게 회사에서 일한 이호성 대리조차도 놀란 건 마찬가지였다.


“자 그러면 우리 이번 프로젝트 제대로 한번 시작해 봅시다.”


나는 가장 먼저 이연희에게 조장으로서 오더를 내렸다..


“스타트업 특성상 재무적 취약점으로 공격이 들어올 가능성이 가장 큰데 연희 씨가 회계 쪽은 빠삭하니까 재무적 리스크 준비해서 넘겨주세요.”


“한 번 해볼게요.”


다음으로는 이호성 대리에게 도움을 청했다.


“이 대리님은 개발팀 프로세스 이용해서 현재 시장 상황 정리해 주실 수 있을까요? 통신 쪽 뿐만 아니라 현재 개발팀 계획이랑 엮어서 부탁드려요.”


나의 속사포 같은 진두지휘에 당황했는지 이호성 대리는 어물쩡 대답했다.


“어···그래.”


‘내가 선배인데 왜 상사랑 대화하는 기분이 들지.’


호성은 아직도 선일의 이런 모습이 익숙해지지 않았다.


처음에야 선배로서 모범을 보이자, 하고 적극적으로 하나하나 알려주면서 도와주려 했는데 도무지 끼어들 틈이 없었다.


그러다 보니 그냥 따르기로 했다.


뛰는 놈 위에 나는 놈 있다고 뛰는 놈이 나는 놈을 따라잡으려 하면 되겠는가.


둔재는 절대 천재를 따라잡을 수 없으니 말이다.


천재들 대부분은 압도적인 능력을 갖추고 있음에도 노력까지 하는데 어떻게 이기겠는가.


‘천재는 먼저 보내줘야지.’


호성은 선일과의 압도적인 격차를 느꼈음에도 질투심조차 들지 않았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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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 집안의 비밀, 그리고 출장 준비 NEW +1 6시간 전 150 8 11쪽
30 대성물산 +1 24.09.14 448 13 13쪽
29 경기도 화성군 동탄면 (4) +1 24.09.13 502 15 11쪽
28 경기도 화성군 동탄면 (3) +1 24.09.12 566 13 11쪽
27 경기도 화성군 동탄면 (2) +3 24.09.11 623 11 11쪽
26 경기도 화성군 동탄면 (1) +1 24.09.10 718 13 12쪽
25 첫 출근 (3) +1 24.09.09 765 14 12쪽
24 첫 출근 (2) +1 24.09.08 859 16 11쪽
23 첫 출근 (1) +1 24.09.07 1,000 20 12쪽
22 은밀한 거래 +1 24.09.06 1,097 20 12쪽
21 가화만사성 (2) +2 24.09.05 1,129 23 12쪽
20 가화만사성 (1) +2 24.09.04 1,190 21 12쪽
19 수료식 (2) +2 24.09.03 1,190 21 12쪽
18 수료식 (1) +2 24.09.02 1,190 24 12쪽
17 대성 연수원 (11) +2 24.09.01 1,216 24 12쪽
16 대성 연수원 (10) +2 24.09.01 1,251 20 12쪽
15 대성 연수원 (9) +3 24.08.31 1,269 23 12쪽
14 대성 연수원 (8) +2 24.08.30 1,276 24 11쪽
13 대성 연수원 (7) +2 24.08.29 1,306 22 11쪽
12 대성 연수원 (6) +2 24.08.28 1,286 24 11쪽
11 대성 연수원 (5) +2 24.08.27 1,331 26 11쪽
10 대성 연수원 (4) +2 24.08.26 1,354 23 11쪽
» 대성 연수원 (3) +2 24.08.25 1,385 25 11쪽
8 대성 연수원 (2) +3 24.08.24 1,477 23 11쪽
7 대성 연수원 (1) +2 24.08.23 1,600 24 12쪽
6 연수원으로 +3 24.08.22 1,714 25 11쪽
5 면접 (3) +2 24.08.21 1,765 27 12쪽
4 면접 (2) +2 24.08.20 1,800 33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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