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귀한 만년 부장은 재벌로 인생역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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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련(白蓮)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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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련(白蓮)
작품등록일 :
2024.08.16 21:08
최근연재일 :
2024.09.17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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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28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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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대성 연수원 (6)

DUMMY


12화. 대성 연수원 (6)




“그리고 제일 중요한 사실은 이 자리에서는 앞선 질문에 대한 비율이 10~20% 라는 수치가 나왔지만, 현재 전 국민적인 데이터로 접근한다면 단 100만. 휴대폰 보급률이 아직 2%대라는 것입니다. 이 말은 곧 아직 이 시장에서 먹을 게 98%나 남았다는 것이죠.”


100만 명이라 하면 적은 수치는 아니지만, 아직 4천만 명이 넘는 시장이 열려있다.


‘과연 이 자리에 있는 당신들이 이 이야기를 듣고도 98%의 시장을 포기할 수 있을까? 아니, 대성은 이 사업을 절대적으로 놓지 못한다.’


“우리 모두 한번 상상해 봅시다. 4,000만 국민이 대성이 심혈을 기울여 만든 휴대폰과 대성의 통신 시스템을 이용하는 모습을 말이죠. 버스나 지하철을 딱 탔는데 모두가 대성이라 적힌 휴대폰을 들고 있는 모습을요.”


이 자리에서 우리의 스타트업을 지켜보고 있는 사람들 중 시장을 제대로 바라볼 줄 아는 사람이 단 한 명이라도 있다면 아마 그의 온몸에는 전율이 흐를 것이라 생각한다.


그들의 눈에는 내가 30년을 대성으로 출퇴근하며 보던 장면들이 얼핏 보일 것이다.


전 국민의 절반 이상이 대성이라 적힌 휴대전화로 무선 통화와 무선 메시지를 보내는 모습을 말이다.


‘지금까지는 조금 먼 이야기를 했기 때문에 이제는 신뢰도를 올려야 한다. 실제 투자로 이어지기 위한 근거를 제시한다.’


아직 가정을 통한 이야기만 했을 뿐, 명확한 근거를 보여주지 않았기 때문.


‘첫 번째로는 지금까지 말해온 휘황찬란한 이 이야기를 실현할 수 있게끔 만들 기술.’


[CDMA 기술]


화면에는 새로운 글씨와 그에 대한 간략한 설명이 적혀있었다.


나는 기술에 대한 간략한 설명과 함께 설명을 이어갔다.


“막대한 수익을 얻어내기 위해서는 여기서 CDMA 기술이 중요하게 작용합니다. CDMA(코드분할다중접속)는 기존 아날로그 방식(AMPS)보다 수용 용량이 10배가 넘고 통화품질도 우수한 디지털 무선 이동통신 방식입니다. 미국 퀌컴에서 개발한 차세대 혁신 기술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미국 퀌컴의 기술이라는 말을 들은 몇몇은 고개를 끄덕였다.


미제에서 오는 신뢰도가 매우 높은 시대이기 때문인 것 같다.


앞으로도 쭉 그러겠지만 당시에는 전자제품과 패션 및 문화 사업 부분에서만큼은 미제가 압도적 점유율을 보였다.


예를 조금 들어보자면 M사의 운영체제부터 I사의 프로세서, N사의 신발 같은 패션 아이템 등등이 있달까.


“전 국민이 공중전화를 찾는 게 아니라 그 자리에서 딜레이 없이 양방향으로 빠르게 전화를 받을 수 있으며, 휴대폰을 통한 문자 메시지 또한 가능한 세상. 그것이 저희가 보고 있는 세상입니다.”


나는 곧바로 프로젝터를 다음 화면으로 넘겼다.


“그것이 가능한 두 번째 이유는 앞으로 제가 다니게 될 대성 전자에 있습니다. 대성의 차세대 휴대폰 사업 DS-770 프로젝트와 연계하는 것입니다.”


회사 내부에서 실제로 막 시작한 프로젝트가 나오자, 몇몇 직원들의 당황한 시선이 눈에 들어왔다.


[DS-770 프로젝트]


DS-770 프로젝트란 앞으로 국내 시장에서 모토로라나 노키아 같은 해외 업체와 제대로 경쟁하겠다고 선언한 뒤의 첫 프로젝트이다.


말은 번지르르해도 대성에서 개발한 초기 휴대폰의 후속 모델을 개발하는 것인데 대성은 이를 통해 많은 교훈을 얻는다.


그렇다. 교훈을 얻었다는 것은 당시에는 냉정하게 바라보면 실패했다는 뜻이다.


훗날, 실패로부터 얻은 교훈으로 2000년대 이후 대성의 휴대폰 사업 성공의 거름이 된다곤 하지만 그것은 사실상 10년 뒤의 이야기.


DS-770이 실패한 결정적인 이유는 크게 세 가지 정도가 있다고 생각한다. 내 개인적인 의견과 기업의 실패 원인 분석을 합쳐서 말이다.


첫째, DS-770에서 디지털 이동통신 방식이 아니라 아날로그 방식의 이동통신 방식을 채택한 것.


둘째로는 강력한 경쟁사인 모토로라와 노키아라는 벽, 그리고 가격 경쟁력에서 싸움이 성립하지 못한 것이다.


마지막 세 번째로는 휴대폰 판매에 대한 유통망이 제대로 구축되어 있지 않았고, 무엇보다 아직 휴대폰 시장에서만큼은 낮은 인지도를 보이는 대성이었기 때문이다.


종합적으로 시장에 넘치는 아날로그 방식을 채택했고, 가격 또한 낮추지 못했으니 경쟁력도 없었고, 인지도가 낮았으니 망한 프로젝트다.


‘하지만 이 프로젝트 살릴 수 있다. 아니, 꼭 살려야만 한다. 그래야 새로운 계열사 출범에도 성공하면서 프로젝트도 살리는 일거양득(一擧兩得)이지 않은가.’


“대성은 1990년대 초반에 들어서며 휴대폰 연구·개발(R&D)에 많은 투자를 하여 기술력을 키워왔습니다. 특히,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기술에서의 강점을 살려 고품질의 휴대폰을 개발하기 위해 노력해 왔죠.”


이는 대성에서 대대적으로 선전을 하고 있는 공공연한 사실이다.


하지만 뛰어난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기술이 들어가면 뭐 하는가. 제대로 써먹지를 못하는데 말이다.


나는 열렬하게 말을 이어갔다.


“하지만 여기서 디지털 방식이 아니라 아날로그 방식을 채용한다면, 하드웨어를 아무리 잘 만들더라도 통신 자체가 느리기 때문에 성능이 안 좋은 휴대폰이라는 이미지가 생길 수 있습니다.”


가장 먼저 갖갖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아날로그 방식의 이동통신을 채택한 대성의 선택을 바꿔야 한다.


마침 나의 말이 끝나자, 프로젝터는 화면이 쭈루룩 넘어갔다.


화면에는 H사와 K사 독일의 3사 차들이 보였다.


프로젝터 화면이 한 곳으로 멈추고 나는 다시 마이크를 들었다.


“보시다시피 국산 인기 차로 불리는 소나타, 프라이드, 그랜저, 에스페로 등과 독일의 명품 차들이 보입니다. 그런데 여기서 만약 이 잘 만들어진 차들에게 기름이 없다면 어떻게 될까요?”


“깡통이지······.”


이번에는 팀원들이 조그마한 목소리로 질문에 호응을 해주었다.


“네. 맞습니다. 바로 이런 고가의 차들조차 흔한 기름이 없으면 깡통으로 전락합니다. 제가 이 자리에서 관련 없는 차 이야기를 잠깐 한 이유는 휴대전화도 마찬가지이기 때문입니다.”


이 자리의 중책을 맡고 있는 사람들이 이 이야기의 본질을 깨달았을 거라 믿는다.


“통신······. CDMA 기술이 탑재된 차세대 무선 이동 통신 기술은 차가 잘 굴러가게 해줄 기름입니다.”


하드웨어를 아무리 잘 만들어도, 소프트웨어를 아무리 잘 만들면 뭐 하나, 통신이 안 터지면 아무 쓸모가 없어지는 고철 덩어리로 전락하는데 말이다.


조금 과장해서 무인도나 신호가 안 터지는 높은 산을 생각해 보면 결국 하드웨어나 소프트웨어 성능 문제는 일단 통신이 터져야 성립이 되는 것이다.


‘물론 이 당시에 그 정도로 뛰어난 하드웨어 성능이나 혁신적인 소프트웨어 기술이 나온 건 아니지만······.’


나는 마지막 멘트로 마무리하기 전 팀원들과 눈을 한 번씩 마주친 뒤 잠시 군중을 바라봤다.


곳곳에서 침을 꿀꺽 삼키는 소리가 들려온다.


상상에 빠져 멍하니 단상 위를 바라보고 있는 자들도 보인다.


귀찮아 죽겠다고 빨리 연수원 모든 과정이 끝나 본사로 복귀하고 싶다던 평가위원들조차 상당히 놀란 기색을 감추지 못한다.


신입 중에는 이 발표를 제대로 이해한 사람이 드물어 보였지만 사내에서 중책을 맡고 있는 사람들은 다행히 모두 이해한 것으로 보였다.


DS-770 프로젝트가 제대로 성공해서 국내 시장에서 모토로라, 노키아와 삼권 분립 체재를 만들어 낼 수 있다면.


나아가 4천만 국민을 대성의 고객으로 만들 수만 있다면.


무선 통신 서비스를 위한 설비를 빠르게 갖추어 프로젝트와 합작으로 고객에게 제공 할 수 있다면.


그들의 눈에는 잠깐이지만 엄청난 희열이 엿보였다.


누군가는 연봉 뺨 석 대는 칠만한 성과급을 상상했을 것이다.


다른 누군가는 전 국민이 대성의 휴대폰을 들고 다니는 상상을 했을 수도 있다.


그리고 나는 대성의 투자로 앞으로 국내 최고 기업이 될 DS 통신의 지분을 어떻게 할지 생각 중이다.


너무 이른 생각 아니냐고? 이 정도로 음식을 맛있게 만들어서 포장한 뒤 배달까지 해줬는데 대성이 이를 선택 안 한다는 것도 이상하다.


‘대성이 선택하지 않더라도 강민혁 차장 당신의 안목을 믿습니다.’


나는 크게 심호흡을 두 번 한 뒤 입을 열었다.


‘이제 지금까지 말했던 내용들을 취합하여 정리한다.’


“아무리 뛰어난 차라도 기름 없는 차는 굴러가지 않습니다. 고철 덩어리에 불가하죠. 격변하는 디지털 시대에서 이제는 대성이 선택해야 할 때입니다. 아날로그의 세상에 머물다 뒤 늦게서야 후회할 것인가, 아니면 새로운 세상으로 도약할 것인가. 대성이 차세대 무선 통신을 선택한다면 남은 4,000만의 국민을 향한 길이 열릴 것입니다.”


말을 끝으로 준비한 자료에도 마지막 페이지로 넘겨졌다.


프로젝터의 마지막 화면에는 ‘감사합니다.’라고 문구가 적혀있었다.


나와 팀원들 모두는 앞으로 세 걸음 걸어나 와 발표를 들어준 모두에게 90도로 인사했다.


“하나, 둘, 셋 지금!”


셋 타이밍에 맞춰 동시에 고개를 들었다. 팀원이 한마음으로 단합되어 있다는 작은 센스랄까.


“이상으로 대한 무선 통신 투자 설명회를 마칩니다. 감사합니다.”


-짝짝짝짝!


“와아아아아아!”


기대했던 반응보다 더 큰 환호가 우리에게 쏟아졌다.


평가위원들도 작게나마 손뼉을 치며 평가지에 조용히 무언가를 적어 나갔다.


그러다 펜을 끄적거리던 한 평가위원이 옆의 평가위원들과 눈빛 교환을 하더니 잠시 진행을 멈췄다.


‘고작 신입인데 아직 한 달도 안 된 사회초년생이 어떻게 이렇게 확신에 가득 차 말하지? 내용은 당연히 충격적일 정도. 본사에 즉시 보고해야 할 정도야.’


“12조가 준비한 스타트업에 대한 Q&A에 들어가기에 앞서 급하게 내부 의논 건이 생겨 잠시 휴식 시간을 갖겠습니다. 잠시 뒤에 마저 하죠.”


이 타이밍의 내부 의논으로 인한 휴식이라.


대성의 신사업을 위한 논의일 것이다.


우리가 준비한 이 선물 패키지가 상당히 마음에 들었다는 이야기.


돌발 휴식을 선언한 뒤 세 명의 평가위원은 급하게 강당 밖으로 나갔다.


그렇게 1차 전은 사실상 종료.


이제 2차 전 Q&A 시간이 남았지만, 분위기는 이미 우리 쪽으로 거의 다 넘어왔다.


이제 그들의 의문점 몇 가지를 해소해 주고, 그들의 마음에 쐐기를 박아준다면 디 엔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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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 경기도 화성군 동탄면 (3) +1 24.09.12 566 13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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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 첫 출근 (1) +1 24.09.07 999 20 12쪽
22 은밀한 거래 +1 24.09.06 1,095 2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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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 수료식 (2) +2 24.09.03 1,189 21 12쪽
18 수료식 (1) +2 24.09.02 1,189 24 12쪽
17 대성 연수원 (11) +2 24.09.01 1,215 24 12쪽
16 대성 연수원 (10) +2 24.09.01 1,251 20 12쪽
15 대성 연수원 (9) +3 24.08.31 1,269 23 12쪽
14 대성 연수원 (8) +2 24.08.30 1,276 24 11쪽
13 대성 연수원 (7) +2 24.08.29 1,306 22 11쪽
» 대성 연수원 (6) +2 24.08.28 1,286 24 11쪽
11 대성 연수원 (5) +2 24.08.27 1,331 26 11쪽
10 대성 연수원 (4) +2 24.08.26 1,354 23 11쪽
9 대성 연수원 (3) +2 24.08.25 1,384 25 11쪽
8 대성 연수원 (2) +3 24.08.24 1,477 23 11쪽
7 대성 연수원 (1) +2 24.08.23 1,600 24 12쪽
6 연수원으로 +3 24.08.22 1,714 25 11쪽
5 면접 (3) +2 24.08.21 1,764 27 12쪽
4 면접 (2) +2 24.08.20 1,799 33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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