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귀한 만년 부장은 재벌로 인생역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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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련(白蓮)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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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련(白蓮)
작품등록일 :
2024.08.16 2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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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17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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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29 1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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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성 연수원 (7)

DUMMY

13화. 대성 연수원 (7)





평가위원 중 가장 고참인 고승철 상무는 다른 두명의 평가위원을 방음이 확실한 작은 회의실로 불렀다.


“안 부장은 이번에 연수원 평가위원으로 처음 와보니까 그렇다 치고 유 팀장. 자네 인사팀장으로 몇 년 있었지?”


유성현 팀장은 공손하게 답했다.


“인사팀장 딱지 단것도 이제 5년 정도 됐습니다. 상무님.”


“자네 고작 한 달도 안 된 애송이들이 이 정도 수준을 보일 수 있다고 생각하나? 내 눈이 이상한 거 아니지?”


“저도 얼떨떨합니다. 상무님. 살면서 신입한테 이렇게 당황한 적은 처음이지 말입니다.”


“하긴 나도 이 정도인데 유 팀장이야 오죽 하겠어.”


고승철은 헛웃음을 지으며 유성현 팀장을 바라봤다.


“유 팀장. 저 신입이 숨겨진 회장님 손자라거나 경쟁사의 끄나풀이라거나 그런 건 아니겠지? 나도 들은 건 없긴 한데 인사 쪽 찌라시같은거 있나 해서.”


“저도 발표 들으면서 싸해서 혹시나 해서 인사 자료 찾아봤는데 저 친구 살아온 게 너무 투명해서 그런 건 아닐 겁니다. 학창 시절부터 대학교, 군대까지 다 평범해요. 그러니까 더 의심되기는 하네요.”


“그치? 강씨 집안에 윤 씨가 말이 안 되긴 하지. 하하하. 그래도 혹시 모르니 뒤에 누가 있는지는 좀 알아봐야겠어. 윗선에서 마음먹고 제대로 속이면 인사 정보 조작이야 충분히 가능하니까.”


고승철 상무는 호탕하게 웃다가 다시 진지한 태도로 안수찬 부장과 유성현 팀장을 바라봤다.


“안 부장 유 팀장, 전례가 없는 일이긴 하지만 일단 나는 저 친구의 제안이 대성의 신사업으로 채택이 될 것 같은데 어떻게 생각하나.”


“사업성 뛰어나고 시너지 효과도 괜찮고, 초기 비용이 좀 들긴 해도 현재 대성의 현금 유동성이라면 충분히 감당할 만하고 로우 리스크의 하이 리턴 이거 안 할 이유가 없습니다. 물론 제 생각이긴 합니다.”


“안 부장 자네가 그렇게 생각할 정도면 뭐 할 말 다 했지. 유 팀장은 어때?”


“안 부장님이나 고 상무님과 마찬가지로 무조건 신사업으로 적극 추진해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여기까지는 당연한 게 아닐까, 생각합니다······.”


유성현 팀장은 잠시 눈치를 보고는 작은 목소리로 조심스럽게 말했다.


“제 생각에 솔직히 지금 중요한 거는 차려진 밥상을 잘 포장해서 누구한테 가져다 바칠까가 중요한 거 같습니다.”


안수찬 부장이 유성현 팀장의 말에 의견을 더했다.


“사실상 유력한 차기 회장, 그룹의 장남 강상기 사장님 쪽 라인이냐, 계속 기회를 엿보고 있는 차남 쪽 집안에 바칠 것이냐죠. 뭐 사실상 정해진 거 같긴 하지만요.”


“안 부장이나 나나 사장님께 충성을 맹세했으니 그건 고민할 필요도 없겠군. 유 팀장도 섭섭해하진 말어. 우리가 잘 얘기해줄 테니.”


고승철 상무가 중후한 턱수염을 매만지며 잠시 고뇌에 빠졌다.


“회장님의 철칙이 워낙 강경하시니 장남이냐, 차남이냐는 당연히 강상기 사장님 쪽에 힘을 실어줘야 할 터······ 그러면 다시 문제는 원점으로 돌아가서 사장님의 아들 강태준과 강태호 둘 중 누구에게 떠먹여 줘야 할 것인고······. 일단 사장님께 보고가 먼저다. 김 실장 잠깐 들어와.”


고승철 상무가 회의실에 문을 열고 대기 중이던 에이전트 007 요원 같은 사내를 급하게 불렀다.


“상무님 부르셨습니까.”


고승철 상무는 김 실장이라 불리는 사내의 귀에 속삭였다.


“지금 바로 가서 본사에 보고해. 아드님이 회장님께 예쁨받을 수 있을 만한 신사업이 하나 생겼는데 잘 포장해 가겠다고, 내가 보증한다고 전해. 평가위원 전원 만장일치로 동의했다는 것도. 그리고 사장님께 이른 시일 내로 찾아뵙겠다고 말씀드려.”


“즉시 이행하겠습니다.”


김 실장은 자신의 부하직원과 함께 서류 가방을 둘러멘 채 빠르게 자리에서 사라졌다.


고승철 상무는 사라지는 김 실장을 바라보며 안 부장과 유 팀장에게 한탄의 말을 뱉었다.


“아휴······ 김 실장 일 처리 빠른 거야 누구나 아는 사실이지만, 이제는 무섭다니까. 겉으로만 내 부하지, 실상은 사장님의 수많은 눈과 발 중 하나니 말이야. 라인 갈아탈 생각이야 추호도 없지만 안 부장이랑 유 팀장도 나중에 언행 조심해. 약점 잡힐만한 짓 하지 말고. 특히 여자 문제 터지면 골치가 아프다. 아랫도리 잘못 놀리는 거는 커버를 쳐줄 수가 없어.”


“하하! 저는 뭐 이미 그물에 걸려있는걸요. 집에는 여우 같은 아내랑 토끼 같은 아이들이 기다리고 있기도 하고요.”


먼저 안치호 부장의 대답이었다.


“명심하겠습니다. 상무님.”


다음은 유성현 팀장.


고승철 상무가 다시 회의실의 문을 열고 나가면서 말했다.


“이제 다시 돌아가자고. 신삥들 오래 기다린다.”


강당으로 돌아가면서 유성현 팀장은 삐질삐질 식은땀이 흘렀다.


고 상무와 안 부장이야 강상기 사장님의 수족이지만 자신은 아니기 때문.


그러니 방금 이 자리에서 벌어진 대화를 빠르게 보고해야 하는데 보는 눈이 너무 많다.


유성현 팀장은 조심스럽게 화장실로 빠져나와 휴대폰을 꺼내 초조하게 전화를 걸었다.


“인사팀장 유성현입니다. 긴급 보고 사항이 생겨 연락드립니다.”






***




안치호 부장이 가장 먼저 마이크를 잡았다.


“네. 수준급 발표 잘 들었습니다. 몇 가지 궁금한 점이 있어 Q&A 시간을 가지려 하는데요. 이제부터는 가상의 기업이 아니라 실제 굴러가고 있는 스타트업이라 생각하고 질문하겠습니다.”


안치호 부장의 저 말은 겉으로는 친절해 보일지 몰라도 실상은 각오하라는 뜻이다.


너네들 한 달도 안 된 신입인 거 인정. 하지만 이제는 봐주는 거 없이 공격 들어간다. 이런 의미라고 해석 할 수 있다.


“여러분들이 지겹도록 말한 디지털 무선 통신 시스템을 실현 시키려면 현재 시장의 기반인 아날로그 통신 설비를 뒤엎고 디지털 통신에 걸맞는 통신 설비를 마련해야 할 텐데 설비 마련을 위한 자본은 어떻게 마련할 거죠? 경영자의 관점에서 대답해 주세요.”


나는 들고 있던 마이크를 옆에 서 있는 이연희에게 넘겼다.


물론 내가 말할 수 있지만 공을 가로채는 꼴이지 않은가. 선장만 돋보이는 배가 아니라 선원들도 돋보이게 만드는 것. 그것이 선장의 진짜 역량이라 생각한다.


이제는 미래의 회계법인 대표 이연희의 턴이다.


“안녕하십니까. 전자 12팀의 이연희라고 합니다. 본론부터 바로 이야기하겠습니다. 다들 아시겠지만, 스타트업이 무너지는 이유 중 큰 이유 중 하나가 바로 재무적 리스크입니다. 즉, 돈이 부족해서란 말이죠.”


이연희는 긴장했는지 목을 몇 번 가다듬고는 이어서 대답했다.


“지금까지 저희가 발표에서 DS-770 프로젝트를 언급하며 대성 전자를 끌어드렸는데 지금 이 시간에는 모든 걸 배제하고 저희의 스타트업에 대해 독립적으로 말씀드리겠습니다.”


긴장한 모습이 조금 보이긴 했지만, 수없이 연습을 통해 만든 그녀의 자신감은 숨길 수 없었다.


“저희는 초기 설비 마련을 위해 단계적으로 계획을 세웠습니다. 가장 먼저 초기 단계에서는 정부의 지원책과 더불어 1금융권에서 자본금을 충당할 계획입니다. 그리고 주요 도심 지역을 중심으로 인프라를 구축하고, 이후 점진적으로 확대해 나갈 계획입니다. 어느 정도 입지가 다져졌다. 하면 그때부터는 민간 투자 유치를 통해 자금을 마련할 예정입니다.”


대답을 들은 안치호 부장이 의아한 점이 생겼는지 잠시 진행을 멈추고 재차 질문했다.


“스타트업 초기 자본 문제에 은행권 대출이라. 다들 그렇게 하니까 그렇다 치고 정부 지원책은 무슨 소리죠? 자세히 얘기해주세요.”


“현재 저희의 무선 통신 사업의 경우 정부에서 새롭게 제정한 전자통신사업법에 해당이 되는 상황입니다. 지원책을 이야기하기 전 전자통신 사업법에 대해 간략하게 설명하겠습니다.”


이제 긴장은 풀렸는지 청산유수처럼 말이 바로바로 쏟아져 나온다.


진중한 자세로 임하는 그녀의 모습은 내가 지난 생의 기억하던 그녀와 비슷했다.


“전자 통신 사업법이란 정부에서 새롭게 제정한 법률입니다. 중요한 점만 꼽아보자면 시장 경쟁을 촉진 시키기 위해 신규 사업자의 시장 진입에 진입 장벽을 낮춰주는 법안입니다. 정부에서 주도하던 사업을 이제 민간기업에 넘기겠다는 뜻이죠.”


“정부가 기업을 빼먹으면 빼먹었지, 그 정도로 퍼주진 않을 텐데요. 정확하게 알아본 거 맞나요?”


“물론 악재로 다가올 만한 요소도 있습니다. 전자 통신 사업법에는 민간기업을 대상으로 한 규제도 따라옵니다. 비싼 통신 요금을 낮추기 위해 재정 지원과 더불어 요금 규제가 들어오는 것이죠. 이는 정부 입장에서 바라봤을 때 재정적으로 지원을 해줄 테니 요금을 최대한으로 낮춰달라. 그런 의미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연희는 자신감 있게 말을 덧붙였다.


“말 그대로 박리다매 전략입니다. 싼 가격에 다수의 고객 창출. 충성고객을 먼저 늘리고 가격 측면은 그 뒤에 고민해도 늦지 않습니다.”


그녀는 추진력 있게 평가위원이 반박할 틈 없이 더욱 치고 나갔다.


“법안 이야기는 여기서 마치고 다시 자본금 충당 건으로 넘어가겠습니다. 현재 1금융권에서 대출 시 기준금리를 고려하여 보편적으로 12%~15%의 이율이 붙습니다. 하지만 여기에서 정부에서 지정한 지원 산업에 해당하여 최대치로 계산했을 때 8%. 8% 금리까지 낮출 수 있습니다. 금리로만 따졌을 때 상당히 메리트 있는 상황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상입니다.”


대답을 처음부터 끝까지 들은 안치호 부장은 생각이 복잡한지 계속해서 펜을 끄적거리고 있었다.


“음 8% 금리라······ 가능하기만 하면 매력적이긴 하네요. 제가 이런 말 잘 안 하는데 준비 잘해 왔네요. 잘 들었습니다.”


1990년 기준금리는 11.5%, 91년은 10%, 92년은 9% 93년은 8% 94년은 7.25%로 점차 크게 내려가고 있긴 했어도 아직 금리 자체가 상당히 높았다.


그런 와중에 대출이자가 8%라는 건 상당히 저렴하다고 볼 수 있다.


아마 이 사람들이 21세기 이후 금리를 들으면 상당히 놀라지 않을까 생각한다.


코로나 19 펜데믹이 터지기 전 금리가 0.5%임을 생각하면 참 아찔하다.


안치호 부장의 차례가 끝나자, 다음은 고승철 상무가 마이크를 이어받았다.


작가의말

18시 30분 업로드 후 오류가 있었어서 재업로드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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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 경기도 화성군 동탄면 (4) +1 24.09.13 503 15 11쪽
28 경기도 화성군 동탄면 (3) +1 24.09.12 567 13 11쪽
27 경기도 화성군 동탄면 (2) +3 24.09.11 625 11 11쪽
26 경기도 화성군 동탄면 (1) +1 24.09.10 719 13 12쪽
25 첫 출근 (3) +1 24.09.09 767 14 12쪽
24 첫 출근 (2) +1 24.09.08 861 16 11쪽
23 첫 출근 (1) +1 24.09.07 1,002 20 12쪽
22 은밀한 거래 +1 24.09.06 1,097 20 12쪽
21 가화만사성 (2) +2 24.09.05 1,130 23 12쪽
20 가화만사성 (1) +2 24.09.04 1,191 21 12쪽
19 수료식 (2) +2 24.09.03 1,190 21 12쪽
18 수료식 (1) +2 24.09.02 1,190 24 12쪽
17 대성 연수원 (11) +2 24.09.01 1,216 24 12쪽
16 대성 연수원 (10) +2 24.09.01 1,252 20 12쪽
15 대성 연수원 (9) +3 24.08.31 1,270 23 12쪽
14 대성 연수원 (8) +2 24.08.30 1,277 24 11쪽
» 대성 연수원 (7) +2 24.08.29 1,307 22 11쪽
12 대성 연수원 (6) +2 24.08.28 1,286 24 11쪽
11 대성 연수원 (5) +2 24.08.27 1,332 26 11쪽
10 대성 연수원 (4) +2 24.08.26 1,355 23 11쪽
9 대성 연수원 (3) +2 24.08.25 1,385 25 11쪽
8 대성 연수원 (2) +3 24.08.24 1,478 23 11쪽
7 대성 연수원 (1) +2 24.08.23 1,601 24 12쪽
6 연수원으로 +3 24.08.22 1,714 25 11쪽
5 면접 (3) +2 24.08.21 1,765 27 12쪽
4 면접 (2) +2 24.08.20 1,800 33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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