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귀한 만년 부장은 재벌로 인생역전

무료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퓨전

새글

백련(白蓮)
그림/삽화
백련(白蓮)
작품등록일 :
2024.08.16 21:08
최근연재일 :
2024.09.17 18:30
연재수 :
31 회
조회수 :
37,862
추천수 :
671
글자수 :
161,770

작성
24.09.11 18:30
조회
623
추천
11
글자
11쪽

경기도 화성군 동탄면 (2)

DUMMY


27화. 경기도 화성군 동탄면 (2)




우리는 근처 전통시장으로 향해 빠르게 식사를 마쳤다.


식당은 나름 동네에서 로컬 맛집으로 유명한 곳인지 할머니 할아버지들로 자리가 꽉 차 있었다.


식사를 끝낸 정대만 과장이 우리를 불렀다.


“밥 먹으면서 내가 곰곰히 생각을 해봤는데 아무리 봐도 오늘 당장은 여기 있어봤자 뭐 할 수 있는 게 없어. 서울 올라가서 마무리하고 퇴근하자.”


“과장님 혹시 저는 여기 남았다가 따로 가도 되겠습니까? 들릴 곳도 있고 동네를 조금 더 보고 싶습니다.”


“열정이 넘칠 때긴 하지. 일은 끝났으니까 올라갈지 말지는 선일이 네 자유지만 항상 과욕은 금물이야. 괜히 무리하다가 월요일에 늦지 말고, 김 대리. 올라가자.”


김수호 대리는 정대만 과장을 따라가며 말했다.


“아니, 과장님. 아무리 싹수가 다른 놈이라고는 하나 그래도 신입인데 그냥 두고 가실 겁니까?”


“지가 남아서 더 보고 싶다는데 냅둬. 한참 의욕이 불타오를 시기인데 이럴 때는 좀 탈 때까지 내버려 둘 필요도 있는 법이야.”


“알겠습니다.”


나는 둘을 배웅한 뒤 가장 먼저 눈에 보이는 근처 전통 과자집 가게로 향했다.


이제 저 둘을 보냈으니, 사실상 구속구가 모두 풀린 셈. 이제 누구의 눈치도 보지 않아도 된다.


‘가장 먼저 시장의 정보통을 이용해 보자.’


시장통 아주머니들 사이에서는 신문이나 티비보다 소문이 빨리 돈다고 하니 한번 확인해 보려 한다.


“사장님 여기 전병 과자 한 뭉탱이에 얼마입니까?”


“천원~”


나는 천 원짜리 지폐 세 장을 건네며 말했다.


“과자 세 뭉탱이만 포장해 주세요.”


“젊은 청년이 취향이 독특하네? 우리 나이대 사람들이나 좋아하는걸.”


나는 포장된 과자를 받으며 은근슬쩍 이곳에 온 이유를 넌지시 흘렸다.


“하하, 제가 어른스럽다는 얘기를 자주 듣습니다. 그런데 누님 혹시 요 동네에 대기업 공장이 들어선다는 소문이 자자하던데 진짜입니까? 사실 제가 멀리서 땅 좀 보러 왔는데···.”


누님이라는 얘기를 듣자, 전통 과자집 사장님의 입꼬리가 올라갔다.


“호호호. 누님이라니 젊은 청년이 사람 기분 좋게 할 줄 아네. 앞으로 사회생활을 아주 잘하겠어~”


그러고는 전통 과자집 아주머니가 옆집 철물점 아저씨를 불렀다.


“김 사장! 김 사장! 잠깐만 이리로 와봐!”


김 사장으로 불리는 아저씨는 목장갑을 벗으며 투덜대며 이리로 다가왔다.


그런 그를 보고 과자집 아주머니는 내게 속삭였다.


“저 양반이 이쪽 동네 마당발이여. 철물점도 하고 부동산도 하니까 그런 얘기는 저쪽 양반이랑 얘기해 봐. 젊은 청년이 싹싹하니 마음에 들어서 도와주는 거야~”


“무슨 일인데 불러. 바빠 죽겠는데.”


“손님도 없으면서 바쁘기는.”


“큼큼. 그래서 무슨 일인데.”


“요 앞에 청년이 궁금한 게 좀 있어 보이는데 나 대신 대답 좀 해줘. 김 사장이 땅 하나는 기가 막히게 잘 보잖아. 혹시 몰라? 이것도 인연이라면 김 사장이 중계도 봐주고 좋잖아.”


“알겠어. 젊은 청년이 땅이라고는 논밭, 임야뿐인 땅에는 뭐가 궁금해서 왔을꼬? 귀농이라도 하려고?”


나는 그에게 조심스럽게 정보를 흘렸다.


“대성에서 이 동네에 150만 평 규모의 공장을 짓겠다고 했다는 정보를 듣고 땅이나 한번 보러왔습니다.”


‘아직 공식 석상에 발표된 내용은 아니지만 이런 찌라시는 금방 금방 돌기 마련이다. 회사 사람들은 물론이고, 지자체 사람들도 대부분 알고 있을 테니···.’


“여기서 이야기할 건 아닌 거 같으니 들어가서 얘기하지. 따라오게.”


그를 따라 철물점을 지나치니 바로 옆에 부동산이 있었다.


부동산에 들어가자, 철물점 사장님이 게슴츠레한 눈빛으로 나를 바라봤다.


“차려입은 옷 뽄새부터 말투까지 대충 봐도 여기 사람은 아닌 거 같은데 어디서 들었어? 이 동네 사람들이나 알지 다른 동네까지 퍼지려면 좀 이른 거 같은데.”


나는 그에게 대성의 명함을 건네며 답했다.


“서울에서 왔습니다. 그리고 보시다시피 대성에 다니고 있습니다. 아시겠지만 화성에 국내를 넘어 세계적으로 상당한 규모의 반도체 공장. 그러니까 대규모 산업단지가 만들어질 텐데 금싸라기 땅을 선점할 기회를 놓칠 수 없지 않겠습니까.”


“잠깐, 잠깐만, 자네가 그쪽 내부 사람이라면 얘기가 달라져. 나는 내부자 거래를 도울 생각은 없네. 과거로부터 지금까지 많은 사람이 내부 정보를 이용해 부를 쌓아왔다고는 하지만 이제는 안돼. 난 범죄에 연루되고 싶지는 않다고.”


그는 말을 끝내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하하. 저도 공장이 지어질 태안읍 쪽이나 동학산 부근에는 관심 없습니다. 저도 쇠고랑 차기는 싫거든요. 제가 관심 가는 쪽은···.”


나는 벽에 걸려있는 대형 지도에 한 지점을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말했다.


“동탄면 쪽 땅을 좀 보고 싶습니다.”


“동탄면? 거기는 진짜 깡촌인데? 너희가 짓겠다는 공장이랑도 거리가 꽤 될 테고.”


“그 깡촌 동탄면이 제가 원하는 곳입니다. 동탄면의 임야 정도면 내부자 거래에도 해당하지 않을 겁니다. 당장 공장이 지어져도 임야는 영향을 거의 받지 않을 테니까요, 거리도 좀 되고···.”


“논밭밖에 없는 땅에 임야를 산다라···. 자네 진심인가?”


“수수료는 조금 더 챙겨드리겠습니다. 사장님. 지금 동탄면 임야 지역 시세가 어떻게 됩니까?”


‘동탄 신도시쪽으로 임장을 많이 다녀서 이쪽 지리는 빠삭하다. 지금은 논밭뿐이라지만 울창한 숲은 다 갈려 나가고 동탄신도시로 발전하지. 임야 또한 마찬가지.’


“임야면··· 싸게는 평당 만 원부터 오만 원까지 다양해.”


“사장님 지도 좀 한번 꺼내주시죠.”


동탄면 임야 지역의 일정 구역을 가리키며 말했다.


“여기부터 여기까지 이 정도, 2,000평 정도 생각하고 있는데 견적 한번 뽑아 주시죠.”


“허허···일단 알겠네, 조금만 기다리게.”


잠시 후 사장님이 계산을 끝냈는지 헛웃음을 지으며 테이블에 다시 앉았다.


“귀신이 곡할 노릇일세. 마침 팔겠다는 사람도 있고 사겠다는 사람도 있으니, 오랜만에 일감 하나 생기겠구먼. 넉넉하게 5000 정도는 준비해야 할걸세. 파는 양반도 이 동네 사람이라 금방 이어줄 수는 있어, 어떻게 지금 바로 계약 할텨?”


“바로 계약하겠습니다. 계약금 먼저 드리고 지정 날짜에 잔금 치르는 쪽으로 하시죠.”


돈은 업무 인수인계를 받으며 출장 오기 전 마련했다.


대기업이기도 하고 인사 기록에 연수원 수석 타이틀이 있어서 그런가? 연봉의 4배에 가까운 5천만 원이라는 한도로 대출을 받을 수 있었다.


이는 사내 복지 혜택과 연수원 수석 수료생에게 주어질 보너스를 어느 정도 반영한 결과인 듯하다.


‘연수원 수석은 보너스만 해도 연봉의 필적하는 수준으로 나온다고 들었으니···.’


금리도 물론 시중 대충 금리보다 훨씬 저렴하게 책정됐다.


아마 대기업 직원의 신분이 아니었다면 대출 한도 5000은 어림도 없고 대출 금리도 시중 금리보다 더 높았을 것이다.


“사장님. 뭐 하나만 여쭤보겠습니다.”


“그래, 오랜만에 일감 만들어 준 귀한 손님인데 뭐든 물어보게.”


“제가 대성 사람이지 않습니까. 대성에서 화성에 공장을 짓기로 확정을 지은 와중에 며칠 전부터 이 동네 일부 어르신분들과 환경단체 반발 때문에 사업에 차질이 생겼습니다. 화성군에서 감당하기 힘든 정치인이 개입했다고 들었는데 아시는 게 있으십니까.”


“모를 수가 없지. 자네 혹시 수원의 박왕근이라고 들어봤나?”


“국회의원 박왕근 말씀하시는 거라면 들어는 봤습니다.”


“그래 자네가 알고 있는 수원시 3선 의원 박왕근 말일세. 그 쌍놈의 것이 여기 수원 근방 지역에서는 왕이야 왕. 어느 정도냐면 이런 소문까지 돈다네. ‘화성군에서 무언가 하려면 군수도 박왕근이한테 허락을 맡아야 한다.’라고 말이야.”


그는 저 멀리 군청 쪽을 바라보며 말을 더했다.


“박완근이가 잘 돼 가는 사업에 왜 초를 치는지 원. 아주 배가 불렀지. 불렀어. 혹시나 대성에서 철수한다고 하면 그나마 반짝 오르려 하는 이 동네는 가망도 없어지겠지. 가족 명의로 있는 논두렁이 땅 팔아버리고 자리를 뜰지 생각까지 했다니까. 어휴 말하다 보니까 감정이 격해져서 잡설이 길어졌네. 내가 아는 내용은 이 정도가 전부야.”


나는 정중하게 고개를 숙여 철물점 아저씨에게 감사 인사를 표했다.


“감사합니다. 도움이 많이 됐습니다.”


“늙은이의 말이 도움이 됐다니 다행이야. 어찌 됐든 이제는 자네도 이 동네 사람이니 필요한 게 있으면 언제든 찾아오게.”


가벼운 인사를 건넨 후 나는 빠르게 자리를 떴다.


‘정보를 한번 취합해 보자. 이제야 앞뒤가 제대로 맞아떨어져.’


첫째, 강태호 그 자식이 본인의 지위와 배경을 이용해 박왕근 의원을 판으로 끌어들였다.


둘째, 그로 인해 대성에게 친화적이던 지자체와 이창구 군수는 손발이 묶였다.


셋째, 부지 선정을 방해하는 환경단체와 지역에 꽤나 힘쓴다는 어르신들은 박왕근 나와바리이다.


‘해결할 갈피를 잡았다.’


나는 곧장 강민혁 차장에게 먼저 전화를 걸었다.


이번 일에 있어서 가장 핵심 키를 쥐고 있는 민혁에게 박왕근 의원에 대한 정보를 전달하기 위함이다.


“여보세요. 차장님 기획개발 3팀 윤선일입니다.”


[인사치레는 됐고, 윤 사원이 먼저 연락을 다하고 말이야. 부서 사람들 단체로 화성 내려갔다더니 무슨 일 생겼나봐?]


“차장님 제가 화성으로 내려와서 군청 비서관이랑도 대화를 해보고 땅도 계약할 겸 이리저리 뛰어다닌 결과 운 좋게 판을 짠 주범을 알아냈습니다.”


[범인을 알아냈다고?]


“지난번에 형님분들 중 한 명의 짓인 거 같다고 말씀하시면서 정치권에서 개입했다고 하지 않았습니까. 그 개입한 정치인. 바로 수원시에서 3선한 의원 박왕근입니다.

이 양반이 지자체부터 이창구 군수까지 다 발을 묶어버린 거였어요. 납득이 가실지는 모르겠지만 박왕근 의원이 이쪽 동네에서만큼은 영향력이 상당합니다.”


[음··· 오케이. 상황 파악됐어. 결국 대성에서 화성에 삽 뜨려면 박왕근 의원을 잡아야 한다는 얘기잖아.]


“그렇게 들리셨다면 저는 그렇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래, 그러면 네가 생각했을 때 내가 어떻게 해결해 줬으면 좋겠어. 야당 쪽 다른 의원을 끌어들여서 이이제이로 갈까? 자기들끼리 치고받고 말이야. 우리는 그사이 원하는 거만 속 빼가면 되는 거고.]


“차장님 제 생각을 말씀드리기 전에 부탁 하나만 드려도 되겠습니까?”


‘이번 일 해결되면 바로 미국으로 날아갈 텐데 그 전에 강민혁 차장과의 한가지 딜을 하려고 한다. 내 계획을 성공시키려면 그에 자본이 필요해.’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3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회귀한 만년 부장은 재벌로 인생역전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9/16 월요일 하루 휴재 공지. +1 24.09.14 31 0 -
공지 월화수목금토 18:30분 연재입니다. 24.08.16 891 0 -
31 집안의 비밀, 그리고 출장 준비 NEW +1 6시간 전 152 8 11쪽
30 대성물산 +1 24.09.14 448 13 13쪽
29 경기도 화성군 동탄면 (4) +1 24.09.13 502 15 11쪽
28 경기도 화성군 동탄면 (3) +1 24.09.12 566 13 11쪽
» 경기도 화성군 동탄면 (2) +3 24.09.11 624 11 11쪽
26 경기도 화성군 동탄면 (1) +1 24.09.10 718 13 12쪽
25 첫 출근 (3) +1 24.09.09 766 14 12쪽
24 첫 출근 (2) +1 24.09.08 860 16 11쪽
23 첫 출근 (1) +1 24.09.07 1,001 20 12쪽
22 은밀한 거래 +1 24.09.06 1,097 20 12쪽
21 가화만사성 (2) +2 24.09.05 1,130 23 12쪽
20 가화만사성 (1) +2 24.09.04 1,191 21 12쪽
19 수료식 (2) +2 24.09.03 1,190 21 12쪽
18 수료식 (1) +2 24.09.02 1,190 24 12쪽
17 대성 연수원 (11) +2 24.09.01 1,216 24 12쪽
16 대성 연수원 (10) +2 24.09.01 1,252 20 12쪽
15 대성 연수원 (9) +3 24.08.31 1,269 23 12쪽
14 대성 연수원 (8) +2 24.08.30 1,277 24 11쪽
13 대성 연수원 (7) +2 24.08.29 1,306 22 11쪽
12 대성 연수원 (6) +2 24.08.28 1,286 24 11쪽
11 대성 연수원 (5) +2 24.08.27 1,331 26 11쪽
10 대성 연수원 (4) +2 24.08.26 1,354 23 11쪽
9 대성 연수원 (3) +2 24.08.25 1,385 25 11쪽
8 대성 연수원 (2) +3 24.08.24 1,477 23 11쪽
7 대성 연수원 (1) +2 24.08.23 1,600 24 12쪽
6 연수원으로 +3 24.08.22 1,714 25 11쪽
5 면접 (3) +2 24.08.21 1,765 27 12쪽
4 면접 (2) +2 24.08.20 1,800 33 11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