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귀한 만년 부장은 재벌로 인생역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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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련(白蓮)
그림/삽화
백련(白蓮)
작품등록일 :
2024.08.16 2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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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19 1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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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13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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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경기도 화성군 동탄면 (4)

DUMMY


29화. 경기도 화성군 동탄면 (4)



오늘도 어김없이 한 시간 일찍 회사로 향했다. 일주일 정도 반복하다 보니, 아침 일찍 출근하는 게 이제 습관처럼 몸에 배었다.


나는 심호흡을 한번 깊게 들이킨 뒤 사무실로 들어갔다.


“안녕하십니까! 좋은 아침입니다!”


먼저 와있는 다른 팀 사람들에게 인사를 건네고 우리 팀 자리에 가보니, 아직 아무도 없었다.


잠시 후, 정대만 과장과 김수호 대리가 나란히 사무실로 들어왔다.


손에 들고 있는 커피 잔과 풍기는 담배 냄새로 보아 둘이 흔히 커담이라 불리는 커피와 담배를 함께 즐기며 출근한 모양이었다.


정대만 과장이 가장 먼저 출근한 나를 보고는 살갑게 다가왔다.


“윤선일이. 오늘도 일찍 왔구나? 배우려는 자세가 아주 보기 좋아. 칭찬할 건 해야지. 토요일에는 좀 더 둘러보고 싶다더니 소득은 있었어?”


‘땅 얘기는 하지 말자. 괜히 말해봤자 질투심만 유발할 테니까.’


아무리 믿을 만한 사람이라도 부동산이나 재산 얘기는 함부로 하는 게 아니다.


누가 몇 년 전에 어디 집이나 땅을 샀는데, 몇 배로 올랐다고 하면 대부분 배 아파하지 않던가. 심지어 가족끼리도 배 아파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하지만 이는 인간의 추악한 본성 탓이지, 그들을 탓할 일은 아니다.


“정보나 조금 모아보자고 남은 건데 아주 월척이 걸렸습니다. 엄청난 소득이라고 할 수 있을 거 같습니다.”


“뭘 들었길래 그래?”


정대만 과장은 옷을 정리하면서 나를 보더니 물었다.


나는 그와 김수호 대리를 번갈아 바라보며 말을 꺼냈다.


“과장님, 대리님 잠시만 이쪽으로···.”


내가 정중하게 신호를 보내자, 둘은 못마땅하다는 표정으로 내게 다가왔다.


“김 대리님. 그리고 과장님. 지금부터 제가 하는 말은 꼭 두 분만 아셔야 합니다. 꽤 흥미로운 얘기가 될 겁니다.”


지금부터 이들에게 강민혁 차장과 나눈 이야기, 그리고 나와 그의 관계를 솔직하게 어느 정도 오픈하려 한다.


‘물론 땅 얘기나 그와의 거래, 아머존 이야기는 당연히 빼야지.’


이들에게 말해야겠다 생각이 든 건 김수호 대리와 정대만 과장 이 둘은 끝까지 확실하게 믿을 수 있는 몇 안 되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동시에 누군가의 라인에도 얽매여 있지 않은 사람들. 이 자리에 없는 차형석 팀장님을 포함해서 말이다.


그리고 일을 같이 하는 팀원의 입장에서 중요한 정보를 공유하는 게 향후 방향성에 이로울 것 같다고 판단했다.


‘내가 진도를 워낙 파급력 있고 빠르게 나가는 탓에 가려져 있어서 그렇지 그만큼 능력이 되는 사람들이기도 하고.’


김수호 대리가 헛웃음을 지으며 나를 바라봤다.


“하하. 월요일 아침이라 윤 사원이 농담으로 웃겨보려는 건 줄 알았는데 진지한 분위기를 보니 우리 가고 나서 뭔가 있긴 있었구나?”


“토요일에 두 분 배웅해 드린 뒤 저는 곧바로 정보 수집에 들어갔습니다. 시장을 돌아다니며 소문을 듣고, 부동산 사장님과도 이야기를 나눠 봤습니다. 결국 정보는 부동산으로 모이기 마련이니까요.”


내가 갑자기 진지하게 나오자, 둘은 당황한 듯 보였다.


그럼에도 나는 이들에게 중요한 정보를 전달해야 하기에 계속 말을 이어 나갔다.


“과장님께서 추측하셨던 정치권의 개입이 맞았습니다. 지자체와 이창구 군수가 계속해서 발을 뺀 이유가 수원시 박왕근 의원 때문이었어요. 환경단체와 지역 어르신들도 박 의원의 영향권 아래에 있었더군요.”


정대만 과장이 눈을 가늘게 뜨며 물었다.


“그걸 네가 그 짧은 시간 안에 알아냈다고? 우리가 같이 밥 먹었던 그 전통시장에서?”


시장에서 알아냈다고 하면 믿기 어려운 게 당연하다. 하지만 사실인 걸 어쩌겠는가.


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을 이었다.


“그렇습니다. 대부분의 지자체 사람은 그 동네에 공장 짓는 거쯤은 알고 있고, 그런 정보는 대부분 부동산 쪽으로 흘러가니까요. 그래서 부동산 사장님께 계약을 미끼로 물어봤더니 허심탄회하게 말해주더군요. 그런데 제가 말씀 드릴 건 이게 끝이 아닙니다.”


“조금 당황스럽긴 한데 일단 박왕근 의원이 일을 벌였다는 건 알겠어. 근데 또 말할 게 있다고?”


“사실 미래전략실의 차기 본부장으로 꼽히는 분인 강민혁 차장님이 제 뒷배를 봐주고 계십니다. 정확히 말하면 서로 도움을 주고받는 파트너 관계라고 할 수 있죠.”


“뭐야 지금 우리 앞에서 낙하산이라고 자랑하는 거야? 그리고 인마. 너 강민혁 차장님 라인인 거 모르는 사람이 없을 거다.”


“중요한 건 그게 아닙니다.”


나는 연수원에서부터 시작된 강민혁 차장과 진행 중인 통신 사업 이야기를 술술 풀었다.


물론 너무 길기에 오목조목하게 중요한 내용만 요약해서 말이다.


연수원에서 스타트업을 꾸리는 팀 프로젝트가 과제였는데 거기에서부터 대한 무선 통신이 시작됐다.


그리고 그 통신 사업을 대성에서는 새로운 계열사로 확장하려 한다.


강민혁 차장이 새로운 계열사를 먹으려 하고 있는데 다른 형제들이 방해하고 있다. 이 정도.


이야기를 듣고 있는 둘에게는 뿌리부터 기획개발팀의 피가 흘러서 그런지 강민혁 차장과의 관계를 이야기할 때보다 통신사 설립 계획에 관한 이야기에서 더 놀란 듯 보였다.


‘이들이 보기에도 미래의 DS 통신만큼은 매력적일 수밖에 없지. 매 달 돈이 따박따박 들어오는 통신사만큼 안정적인 캐시카우를 찾기 힘들기도 하고.’


“그래서 강민혁 차장님도 이번 공장 부지 선정에 심혈을 기울이고 계셨던 겁니다. 이 문제가 해결되어야 바로 CDMA 기술을 따내기 위한 TF팀을 꾸릴 수 있을 테니까요.”


정대만 과장과 김수호 대리는 속사포처럼 쏘아낸 나의 말을 소화하는 데 조금 시간이 걸렸지만 잠시 뒤 둘은 어느 정도 이해를 한 듯 보였다.


정대만 과장이 말했다.


“그러니까. 강민혁 차장님이 박왕근 의원을 잡으면 지금 공장 부지 문제는 자연스럽게 해결될 테고 그러고 나면 선일이 너는 라이센스 계약을 따내러 미국에 간다는 거잖아?”


“완벽하게 이해하셨습니다. 그리고 강민혁 차장님께서 TF팀 멤버로 과장님이랑 대리님도 생각해 보시겠다 하셨습니다.”

정대만 과장은 거의 박장대소를 터뜨렸다.


“하하하. 이거 예사롭지 않은 건 눈치챘는데 예상을 훨씬 웃도는구먼. 강민혁 차장님과의 관계도 단순 낙하산이 아닌 거 같고···.”


“일단 강민혁 차장님께서 이번 주 내로 오더를 내린다고 하셔서 저희로서 오늘 당장은 할 수 있는 게 없긴 합니다. 저희는 강민혁 차장님 오더가 떨어질 때까지 기다렸다가 확실한 건수를 물면 그때 다시 한번 화성으로 내려가 보면 될 거 같습니다.”


“허허, 복잡해서 머리 아프던 일이 간단하게 해결된다고 하니 기분이 좀 묘하군. 그것도 선일이 네 입에 입을 통해 듣는 거니 말이야.”


정대만 과장은 거의 절반 넘게 남은 커피를 내려놓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조금 당황스럽긴 하다만 그래도 결론은 좋게 돌아가고 있다는 거니 일단 강 차장님 오더. 기다려 보자.”


“알겠습니다!”


김수호 대리가 좋은 생각이 떠올랐는지 갑자기 헤실헤실 웃으며 정대만 과장을 불렀다.


“과장님! 오늘 오후에 팀장님 오신다고 합니다. 저희 그리고 신입 환영식 아직 안 하지 않았습니까? 제가 팀장님께 전화를 드려볼 테니 이왕 이런 거 오늘 환영식 어떠십니까?”


“그래? 퇴근하면 저녁에 다 같이 삼겹살에 소주나 한잔할까? 팀장님도 고생 많이 하셨는데 회포도 풀고 해야지. 신입 술 실력도 한번 확인하고 괜찮은 것 같네.”


둘은 열정을 담아 퇴근 후 환영식 계획을 짰다. 내게는 단 한 번의 질문도 없이 말이다.


“하하, 제 의견은 없는 겁니까.”


“인마. 오늘같이 환영식 하기 좋은 날이 어딨다고 그래. 시간도 붕 뜨고. 팀장님도 출장 끝내고 오후에 오신다고 하고.

그리고 방금 전 선일이 네 말대로라면 강 차장님 오더 떨어지고 난 뒤부터는 시간도 없어. 공장 부지 마무리 짓고, 미국 날아가 버리면 환영식은 언제 하나? 신입 환영식인데 네가 빠지면 섭섭하지.”


‘과장님 말이 맞긴 하다. 강민혁 차장에게 오더가 떨어지면 다시 바쁘게 흘러갈 테니 환영식은 오늘이 적기네. 차형석 팀장님도 오신다고 하니 더더욱.’


“알겠습니다.”




***




대성타워의 15층. 대성 전자의 핵심 중추라고 할 수 있는 미래전략실의 사무실에서 민혁은 전화 한 통을 받았다.


걸려온 전화의 주인은 다름 아닌 대성 물산의 곽진철 비서실장이었다.


“여보세요. 아저씨 어떻게 됐어요?”


[도련님께 부탁받고 나서 이틀 동안 쥐잡듯이 털었는데 박왕근 의원. 도련님 말대로 뭐가 많이 나왔습니다. 박 의원이 첫 임기 때까지만 해도 과거가 깨끗한데 두 번째 임기부터는 점점 안 좋은 길로 빠졌더군요. 자세한 건 이쪽 와서 얘기하는 게 좋겠습니다. 사장님께 인사도 드릴 겸 말이죠. 아들이라고는 하나뿐인데 연락도 없으시니 서운해하십니다. 그리고 그쪽에는 보는 눈이 많으니까요.]


"아저씨. 저 때문에 주말에 제대로 쉬지도 못하고 감사합니다. 민호랑 지금 물산으로 넘어갈게요."


[알겠습니다. 사장님께도 도련님께서 잠깐 들린다고 전해두겠습니다.]


민혁은 대기 중이던 민호를 손짓과 함께 불렀다,


“민호야 물산으로 가자. 아저씨 좀 잠깐 만나야겠어. 가는 김에 간만에 아버지께 인사도 드리고.”


“바로 출발 준비하겠습니다. 5분 정도 뒤에 로비 앞으로 나오시면 차 준비해 두겠습니다.”


“오케이.”


한민호는 공식적으로 대성 전자에 채용된 사람은 아니었다.


하지만 지금 그는 민혁의 경호원이자 운전기사임과 동시에 믿고 일을 맡길 수 있는 개인 비서나 다름 없었다.


공식적인 정보는 아니지만 한민호가 국군정보사령부. 이름하여 정보사 출신이라는 이야기도 있었다.


민혁이 로비로 나와 세워져 있는 고급스러운 세단에 몸을 옮겼다.


“출발하겠습니다.”


“그래.”


“차장님. 많이 피곤해 보이시는데 괜찮으십니까? 일정을 내일로 미루시고 오늘은 들어가 쉬시는 게 어떠신지...”


“아냐, 괜찮아. 걱정은 고마운데 하루라도 빨리 처리할수록 나한테 좋은 일이라 오늘 끝장 봐야 해. ”


“차장님 그러면 지금 출발해서 물산까지 한 시간 정도 걸릴 거 같은데, 가는 동안만이라도 눈 좀 붙이시는 게 좋을 거 같습니다. 근처 도착하면 깨워드리겠습니다.”


“그래. 고맙다.”


차는 한 시간가량 달려 대성물산의 건물로 도착했다.


그리고 곽진철 실장을 포함한 몇몇 직원들이 민혁을 마중 나왔다.


민혁은 눈앞의 사내들을 바라보며 지친 몸을 이끌고 차에서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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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 출장 준비 (2) +1 24.09.18 477 15 11쪽
31 집안의 비밀, 그리고 출장 준비 +1 24.09.17 606 15 11쪽
30 대성물산 +1 24.09.14 706 15 13쪽
» 경기도 화성군 동탄면 (4) +1 24.09.13 732 17 11쪽
28 경기도 화성군 동탄면 (3) +1 24.09.12 777 16 11쪽
27 경기도 화성군 동탄면 (2) +3 24.09.11 832 14 11쪽
26 경기도 화성군 동탄면 (1) +1 24.09.10 931 13 12쪽
25 첫 출근 (3) +1 24.09.09 964 16 12쪽
24 첫 출근 (2) +1 24.09.08 1,070 17 11쪽
23 첫 출근 (1) +1 24.09.07 1,207 20 12쪽
22 은밀한 거래 +1 24.09.06 1,301 20 12쪽
21 가화만사성 (2) +2 24.09.05 1,331 24 12쪽
20 가화만사성 (1) +2 24.09.04 1,400 22 12쪽
19 수료식 (2) +2 24.09.03 1,394 21 12쪽
18 수료식 (1) +2 24.09.02 1,389 24 12쪽
17 대성 연수원 (11) +2 24.09.01 1,413 25 12쪽
16 대성 연수원 (10) +2 24.09.01 1,442 20 12쪽
15 대성 연수원 (9) +3 24.08.31 1,461 23 12쪽
14 대성 연수원 (8) +2 24.08.30 1,472 24 11쪽
13 대성 연수원 (7) +2 24.08.29 1,512 22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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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대성 연수원 (4) +2 24.08.26 1,566 23 11쪽
9 대성 연수원 (3) +2 24.08.25 1,598 25 11쪽
8 대성 연수원 (2) +3 24.08.24 1,697 23 11쪽
7 대성 연수원 (1) +2 24.08.23 1,845 24 12쪽
6 연수원으로 +3 24.08.22 1,976 27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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