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귀한 만년 부장은 재벌로 인생역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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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련(白蓮)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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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련(白蓮)
작품등록일 :
2024.08.16 2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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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19 1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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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17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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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안의 비밀, 그리고 출장 준비

DUMMY

31화. 집안의 비밀, 그리고 출장 준비


《10년 동안 믿어 준 국민들을 속인 박 모 의원. 엄중 처벌 해야 해.》


각 방송사나 신문사마다 사람들의 관심을 끌기 위한 제목들은 각양각색이었지만 내용은 얼추 비슷했다.


10년 동안 의원직을 역임한 사람이 여러 범죄 혐의로 구속되어 국민들이 충격에 빠졌다는 내용.


신문 일 면을 빼곡하게 장식한 박왕근 의원이 구속됐다는 기사를 확인한 나는 곧장 강민혁 차장에게 전화를 걸었다.


“여보세요. 강 차장님. 기사 확인하고 연락드립니다. ”

[아침 일찍부터 반응이 빠르구만. 그래서 어때. 결과가 마음에는 좀 드나?]


‘마음에 안 들 수가 없지. 일주일도 안 걸려서 박 의원을 전국구 스타로 만들어 버리면서 끌어 내버렸는데.’


“하하. 솔직히 좀 통쾌합니다. 제가 도덕적인 정의를 추구하는 위인은 아니라지만 저와 차장님의 계획을 위협한 적군에 대한 응징이라 생각하니 이렇게 마음이 편할 수가 없습니다. 그리고 일주일도 안 돼서 이렇게 빠르게 결과로 보여주시다니, 꽤 고생 좀 하셨겠습니다.”


[말도 마라. 잠도 설치고 일주일을 박 의원 잡는 데에 매진했어. 근데 제대로 말하자면 내가 고생했다기보다는 물산 쪽에서 물심양면으로 도와줬기에 가능한 결과야. 그렇다고 내가 놀았다는 건 아니고.]


“차장님 아버님께서 계시는 대성 물산 말입니까?”


[그래. 근데 아버지께 도움을 요청한 건 아니고, 물산의 곽진철 비서실장님이라고 어릴 적부터 잘 알던 아저씨거든. 그 분이 이런 쪽 일은 확실하게 처리해 주는 전문가야.]


“곽진철 비서실장님이요?”


[왜 그렇게 놀라. 아는 사람이야?]


“아, 아닙니다. 제가 사람을 착각했습니다.”


[그럴 수 있지. 조만간 샌디에이고에서 계약만 성공적으로 잘 끝내면 윤 사원 우리 아버지한테도 잘 말해줄게. 사실 이번 일 해결하는 데에도 네 도움이 컸잖아? 내 돈으로 거래하자고는 했지만 그건 그거고 공신에 대한 보답은 따로 해야지.]


‘곽진철 비서실장이 아직은 그 사실을 숨기고 있나 보군. 강영호 사장은 평생을 숨기려 할 테고.’


대성 그룹의 첫 번째 승계작업이 끝나고 강민혁 차장의 날개가 꺾일 때야 건너 건너 알게 된 사실이다.


대성물산의 강영호 사장과 곽진철 비서실장. 그리고 강민혁. 그 셋의 관계는 단순한 관계가 아니라는 것.


그러나 강민혁 차장 옆에 내가 붙었으니 그가 날개가 꺾일 일은 없을 것이다.


그러면 그가 평생 숨겨진 사실을 들을 기회가 사라질 수도 있다.


‘그렇게 된다면 언젠가 제가 직접 말씀드리겠습니다.’


나는 진심을 담아 감사의 말을 건넸다.


“감사합니다. 차장님.”


‘대성 물산 측 사람들과 빠르게 가까워질 수만 있다면 천운이야. 앞으로의 장남 일가와의 싸움에서 가장 든든한 지원군이 되어 줄 테니 말이다.’


열의 아홉, 아니 백의 구십구가 차기 회장이라고 추대하는 강상기에 가려져서 그렇지, 강영호는 평생을 이인자로 살아왔기에 싸움판에서 살아남는 방법과 최소한의 힘으로 최대한의 결과를 뽑아내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물산의 강영호 대표는 강상기 사장과는 달라. 강민혁 차장을 아끼고 누구보다 강민혁의 성공하고자 하는 마음을 잘 알아.’


지금이야 대성 물산의 강영호 대표가 대성의 이인자 자리로 굳혀졌다지만 그는 끝까지 집안의 반기를 들고 투쟁했던 사내이다.


강영호 사장만큼 강민혁의 마음에 공감하는 사람도 없을 것이다.


세간에는 강영호가 외부 세력의 힘을 빌려서라도 장남인 강상기를 재치고 후계자 자리에 오르기 위해 두 번의 결혼을 했다고 알려져 있다.


하지만 이는 사실이 아니다.


강영호가 두 번의 결혼을 한 것까지는 사실이다. 그러다 보니 지금 강영호의 부인은 강민혁의 친모가 아니다.


강영호의 첫 부인이자 강민혁 차장의 친모는 군사정권 시절 강대성 회장의 주선으로 이어진 인연이라고 했다.


강대성 회장은 장성 집안의 딸을 집안의 며느리로 받아들였다.


하지만 그녀는 비극적이게도 강민혁을 낳고 사고로 죽음을 맞이했다.


그리고 3년 뒤 강영호는 지금의 부인과 재혼을 한다.


‘강민혁 차장에게는 숨기고 싶은 집안 사정이겠지만···.’


나 또한 정확한 속 사정까지는 두 번의 승계작업을 지켜보면서야 알게 된 것이니 현재로서는 대부분 모르는 사실이다.


이는 민혁이 본가에 잘 들어가지 않고 혼자서 지내는 이유이기도 하다.


어린 시절부터 지금까지도 단 한 번의 불평불만 없이 사랑을 준 지금의 어머니를 어머니라 여기고는 있지만 친모가 아니고 하나뿐인 동생조차 배 다른 동생이라고 생각하니 내적으로 올라오는 거부감을 피할 수 없는 것이다.


그리고 앞서 말한 대성 물산의 비서실장 곽진철.


그가 바로 강민혁 차장 친모 되는 사람의 동생이다.


군부 정권 시절 장성 집안의 피를 이어 국군정보사령부에 들어갔으나.


자신의 누나가 아이를 낳고 사고로 죽은 뒤 낙동강 오리알이 될 수 있는 누나의 유일한 핏줄을 지키기 위해 그는 옷을 벗었다.


그러고는 강영호의 옆에서 일생을 보내고 있다. 가끔씩 아무런 대가 없이 헌신적으로 민혁을 도우며 말이다.


그것도 자신의 존재를 비밀에 부치면서까지.


-띠리링! 띠리링!


승강장에는 때마침 지하철이 들어왔고 강민혁 차장이 말했다.

[아무튼 지금 출근길이면 조금 있다가 내 사무실로 올라와. 내 입으로 한 약속은 지켜야지. 돈 빌려달라며. 그리고 출장 건으로 얘기도 좀 하고.]


“알겠습니다. 점심 전으로 전략실로 올라가겠습니다. 차장님.”


“오케이.”




***




평소와 같이 아침 일찍 출근하니 김수호 대리부터 정대만 과장, 차형석 차장님까지 차례대로 출근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그들을 지켜봤을 때 지금까지와는 조금 다른 것이 있었다. 출근하는 사람들의 표정이 매우 밝다는 것이다.


‘아무래도 골머리를 앓던 문제의 원흉이 잡혀들어갔다는 소식을 들었으니, 기분이 좋을 수밖에 없겠지.’


삭막하고 바삐 움직였던 기획개발팀의 공기도 무언가 달라졌다.


좀 더 여유가 있고 공기가 온화해졌달까.


나는 팀장님께 보고 후 15층의 미래전략실로 향했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가는 와중 기분이 좋아졌다.


이제 계약서를 쓰고 나면 내 수중에는 아머존에 투자하기 위한 2억 원이라는 큰돈이 생길 것이니 말이다.


-똑똑.


“차장님. 접니다. 기획개발 3팀 윤선일이요.”


“들어와.”


문을 열고 강민혁 차장의 사무실로 들어가니 누가 봐도 귀티가 나는 선객이 이미 와있었다.


그녀는 마치 빛을 삼키는 듯한 고요한 아우라를 풍기며 강민혁 차장의 맞은편에 앉아있었다.


‘민아가 여기 왜 있는 거야.’


나한테서 연수원 수석의 자리를 빼앗겼다고 생각하는 강씨 집안의 막내 최민아가 눈 앞에 앉아있었다.


살짝 당황스러운 나머지 일단 자리를 벗어나고 잠시 후에 다시 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차장님. 선객이 와있으시면 제가 나중에 다시 오겠습니다.”


하지만 강민혁 차장은 눈치 없게도 자리를 벗어나려던 나를 호탕하게 붙잡았다.


“윤 사원. 나가지 않아도 돼. 이번에 같이 미국으로 출장 가게 될 사이인데 둘도 인사는 해야지. 둘이 얼굴 정도는 알지? 따지고 보면 연수원 동기잖아. 할아버지한테 상도 같이 받았고.”


최민아가 마시던 차를 차분하게 내려놓고는 입을 열었다.


“모를 수가 없지. 대성 그룹의 일 년의 한 명뿐인 수석 수료생인데. 이름이 윤선일 씨라고 했죠? 민혁 오빠랑 같이 사업 준비하고 있다는 건 들었어요. 일단 그렇게 멀뚱멀뚱 서 있지 말고 앉아요. 제 소개를 다시 하죠.”


그녀는 내가 자리에 앉자 까칠하면서도 도도한 듯이 가볍게 말했다.


“현재 윤선일 씨와 마찬가지로 신입사원으로 일을 배우고 있는 최민아라고 합니다. 민혁 오빠랑 가까운 사이라고 들어서 조금 더 얘기하자면 저도 강씨 집안 사람입니다.”


‘너희 부모님까지 뵌 적이 있는데 알다마다.’


일단 예의상 나도 인사를 건넸다.


“기획개발부 3팀 신입사원 윤선일이라고 합니다. 강민혁 차장님과 대성의 이름으로 통신사를 준비하고 있고, 계약을 따내기 위해 함께 샌디에이고로 가기로 했습니다.”


내 말이 끝나고, 내 표정을 본 강민혁 차장이 말 한마디를 던졌다.


“윤 사원이 갑자기 선객이 있어서 당황했을 텐데 내가 좀 부연 설명을 해줄게. 퀌컴 쪽이랑 연락을 해봤는데 대답이 시원시원하지가 않아. 말도 좀 돌리는 거 같고 얼추 보기에 계약이 쉽지는 않을 거 같아. 독점 계약이라면 더더욱.

그래서 출장 일정이 좀 길어질 거 같은데 마침 민아가 캘리포니아 쪽에서 유학 생활을 오래 했다보니 도움이 될 거야. 4개 국어를 구사할 줄 아는 건 덤이고.”


‘일단 현지 상황을 잘 아는 전문가가 있으면 도움이 되기는 한다···. 인종차별을 당연시하게 하는 곳이다 보니 민아의 인맥도 도움이 될 테고.’


강민혁 차장은 한술 더 떠서 말을 이어갔다.


“사실 강씨 집안에 태어난 이상 우리 둘도 경쟁자나 다름없지만 가식 없이 얘기해서 능력 있는 동생이니까 걱정은 안 해도 돼. 계약을 따내는 데 도움이 많이 될 거야.”


최민아는 강민혁 차장의 갑작스러운 칭찬이 쑥스러운 듯 고개를 옆으로 돌렸다.


‘후··· 조금 더 뒤에 다가가려 했지만, 어쩔 수가 없네.’


“일단 알겠습니다. 그러면 TF팀은 지금 이 자리의 셋이라고 생각하면 될까요?”


“원래 너희 팀 사람들 데려갈까, 했는데 민아가 합류하는 바람에 우리 셋에 물산 쪽에 기존의 통신 분야 담당하던 기술자까지 해서 넷이 갈 거야. 기술 쪽으로 윤 사원이 어느 정도는 안다고 하지만 전문가는 아니니까 전문가 한 명 정도는 껴야지.”


“알겠습니다. 차장님. 혹시 라이센스 게약 관련해서는 퀌컴 쪽 경영진이 직접 나올까요? 그게 가장 빠른 길일 텐데요···.”


강민혁 차장은 조금 어두운 표정으로 답했다.


“아니, 일단 퀌컴의 동아시아지부 담당자랑 먼저 만나기로 했어. 아쉽게도 그쪽은 재벌이라는 문화가 우리랑 달라. 그들의 관점에서 대성은 변방에 작은 나라에서 그냥 돈이 좀 있는 기업이라고 비칠 수 있어,”


그때 최민아가 강민혁의 말을 끊고 자리에서 일어나며 말했다.


“오빠. 나는 이미 들은 내용이기도 하고 소개는 얼추 이 정도면 될 거 같은데 둘이 뭐 할 얘기 있다며. 나 먼저 일어난다?”


강민혁 차장은 웃으며 그녀를 배웅했다.


“그래. 사내들끼리 의논할 게 있으니 그만 들어가 봐.”


나는 그녀에게 공손하게 인사를 건넸다.


“조만간 다시 뵙겠습니다.”


그녀는 고개를 살짝 까딱거린 후 사무실을 벗어났다.


‘다음번에 보게 되면 나를 향한 적대감부터 좀 지워야겠어.’


그리고 강민혁 차장이 나를 바라봤다.


“윤 사원한테 미리 말해줬어야 했는데 갑자기 정해진 거라 좀 당황했지? 이제 민아도 갔으니까, 둘만의 대화를 시작해 보자고.”


그는 내게 서류뭉치와 만년필 한 자루를 건넸다.


작가의말

남은 명절 연휴도 즐겁고 풍성한 한가위 보내십쇼! 독자님들 가정의 평안이 깃들길 기원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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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 캘리포니아로 NEW +1 8시간 전 177 10 12쪽
32 출장 준비 (2) +1 24.09.18 475 15 11쪽
» 집안의 비밀, 그리고 출장 준비 +1 24.09.17 606 15 11쪽
30 대성물산 +1 24.09.14 706 15 13쪽
29 경기도 화성군 동탄면 (4) +1 24.09.13 731 17 11쪽
28 경기도 화성군 동탄면 (3) +1 24.09.12 776 16 11쪽
27 경기도 화성군 동탄면 (2) +3 24.09.11 832 14 11쪽
26 경기도 화성군 동탄면 (1) +1 24.09.10 931 13 12쪽
25 첫 출근 (3) +1 24.09.09 964 16 12쪽
24 첫 출근 (2) +1 24.09.08 1,070 17 11쪽
23 첫 출근 (1) +1 24.09.07 1,207 20 12쪽
22 은밀한 거래 +1 24.09.06 1,301 20 12쪽
21 가화만사성 (2) +2 24.09.05 1,331 24 12쪽
20 가화만사성 (1) +2 24.09.04 1,400 22 12쪽
19 수료식 (2) +2 24.09.03 1,394 21 12쪽
18 수료식 (1) +2 24.09.02 1,389 24 12쪽
17 대성 연수원 (11) +2 24.09.01 1,413 25 12쪽
16 대성 연수원 (10) +2 24.09.01 1,442 20 12쪽
15 대성 연수원 (9) +3 24.08.31 1,461 23 12쪽
14 대성 연수원 (8) +2 24.08.30 1,472 24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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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대성 연수원 (2) +3 24.08.24 1,697 23 11쪽
7 대성 연수원 (1) +2 24.08.23 1,845 24 12쪽
6 연수원으로 +3 24.08.22 1,976 27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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