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재 F1 레이서 회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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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8.18 1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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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19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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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 01. 시간을 달리다

DUMMY

띠.


레이스 시작 신호가 차오르기 시작한다.


띠.

띠.

띠.

띠.


머리에서 시작된 긴장감이 중추신경계를 통해 다리로, 팔로, 타이어로 흘러간다.


띠-


빨간불이 모두 사라진다.


와아아앙-

부아아앙-

크와아아앙-


붉은색과 푸른색의 야수들이 저마다의 괴성을 내지르며 질주를 시작한다.


“경기! 시작했습니다!”



EP 01. 시간을 달리다



별빛이 내려앉은 서울 서킷.


시속 320km.


거리는 3,337km.


세계에서 가장 빠른 20명의 사람들이 대한민국의 수도, 서울 한가운데를 질주한다.


“오늘은 정말 역사적인 순간이죠.”


F1 그랑프리의 마지막 경기. 최후의 결전은 방송 3사를 통해 전국으로 퍼져나가고 있다.


“모터스포츠의 볼모지로 평가받던 우리 한국이 그것도 수도 서울에서 그랑프리를 개최하였으니까요.”


“그렇습니다! 게다가 이번 경기에는 우리 한국 선수가 자그마치 두명이나 참가하지 않았습니까?”


“맞습니다. 스쿠테리아 페라리의 유현 선수와 대현자동차의 곽도현 선수가 그 주인공이죠. 더해서, 둘 다 유력한 우승후보입니다!”


2030년대.


F1 레이싱 게임, 스피드 레이서 덕분에 세게는 모터스포츠의 매력에 빠져버렸다.


“유현 선수는 천재라고 불리죠. 벌써 3번째 우승컵을 노리고 달리고 있으니까요.”


스피드 레이서의 이용자는 자그마치 10억명. 전세계 인구의 9분의 1에 달하는 수치다.


“곽도현 선수도 무시할 수는 없는 선수입니다. 온라인 게임 스피드 레이서에서부터 활발하게 활동한 선수지 않습니까.”


우리가 어떤 민족인가.


바로 게임의 민족이지 않나.


한국인들은 F1게임 스피드 레이서의 랭킹을 석권했고, 대회에서 우승컵을 놓치지 않았다


그들의 우승과 게임의 흥행 덕분에 한국에는 모터스포츠 열풍이 불기 시작했고.


결국 지금.


한국은 모터스포츠 강국이 되어 있었다.


“하지만 언제나 유현 선수에 가려서 빛을 보지 못했죠. 맞습니다.”


“곽도현 선수는 노력형 천재라는 말이 가장 잘 어울리는 선수지 않습니까.”


“맞습니다.”


레이싱을 하기 위해서는 돈이 필요하다.


레이서들의 부모님들이 하나같이 돈이 많은 사람인 것은 우연이 아니리라.


“하지만 곽도현 선수는 평범한 중산층 가정에서 태어났죠.”


스피드 레이서를 통해 처음으로 레이싱을 접한 곽도현.


그는 모터스포츠에, 정확히는 F1의 매력에 빠져버렸고 우승자의 꿈을 꾸게 되었다.


“한창 F1에 관심을 갖던 대현 자동차가 그를 발굴해서 세상에 내놓았을 때, 사람들이 얼마나 놀랐는지 모릅니다!”


그리고 성인이 되던 해, 대현 자동차에서 그를 알아봐주었다.


결국 그는 F1의 길을, 속도의 길을 달리기 시작했다.


“저기요, 이대로 가다가는 곽도현 선수 중계가 될 것 같습니다?”


“아하하, 그렇군요. 물론 유현 선수도 훌륭한 선수죠.”


유현.


한국에서 태어난 F1 천재.


인터넷에서는 K-슈마허라고 불리는 사람.


“세간에서 평가하길 레이싱을 위해서 태어난 사람 같다고 하더군요.”


모터 스포츠 볼모지인 한국에서 최로로 F1 레이서가 된 장본인이자 온라인 게임 스피드 레이서의 자랑스러운 전세계 랭킹 1위.


“그야말로 천재! 완벽에 가까운 선수입니다!”


“말씀드리는 순간, 유현 선수가 DRS를 열고 달려들기 시작합니다!”


DRS. 공기저항축소시스템.


정해진 구간에서밖에 사용할 수 없지만 사용하면 차의 속력이 15km/h가 상승하는 효과가 있다.


“하지만! 아쉽습니다!”


중계 위원이 한탄했다.


“유현 선수, DRS를 열고 달려들었음에도 곽도현 선수를 추월하지 못했습니다!”


“곽도현 선수. 오늘따라 굉장히 컨디션이 좋은 것 같습니다!”


“정말이지 노력의 천재라는 말이 부끄럽지 않은 실력입니다 곽도현 선수.”


“노력과 재능의 대결인가요. 이대로 가면 노력이 승리하게 되겠습니다!”


[ 라고 하는데, 너는 어떻게 생각하냐? ]


무전기를 통해 피트 크루의 목소리가 곽도현에게 들려온다.


[ 알거 뭐야. 나는 이대로 라인만 유지하면 된다고. ]


세간에서는 유현과 곽도현을 한 선상에 두고 대결구도를 펼친다.


하지만 실제로은 어떤가.


천재적인 재능을 타고난 유현에 비해, 곽도현 자신은 피나는 노력으로 간신히 F1에 붙어있을 수 있는 것이다.


[ 유현을 이기는게 목적이 아니거든 나는. ]


[ 그래그래. 우승이 목적이겠지. 어쩄든 그러니까 조심해. 2위 유지만 해도 우승이니까. ]


[ 알고 있어. ]


현재 유현의 점수와 곽도현의 점수는 동일한 218점. 공동 1위다.


다시말해, 이곳 서울에서 더 앞선 순위를 기록한 선수가 우승을 차지할 것이라는 뜻.


‘유지만 하면 된다 유지만.’


차량이 코너에 다가가고 있다.


속도는 시속 300Km.


브레이크를 잡고 싶다.


동물적인 본능은 위험을 좋아하지 않는다. 오히려 안전을 좋아하지.


나의 본능이 나에게 말한다.


지금 브레이크를 밟으라고. 지금 밟아야 한다고.


하지만 속도를 무서워해서는 최고가 될 수 없다.


부아아앙-!


나는 마지막의 마지막 순간까지 엑셀에서 발을 떼지 않았다.


나에게는 믿음이 있기 때문이다.


차량을 설계한 설계사에 대한 믿음.


차량을 만든 제작사에 대한 믿음.


차량을 정비한 피트크루들에 대한 믿음.


그리고 그동안 결심히 노력하고 갈고닦은, 나자신의 노력에 대한 믿음.


노력은.


부아아앙-


배신하지 않으니까.


끼이익-!


“믿을 수 없습니다! 곽도현 선수 순식간에 해밀턴을 추월하고 1위로 올라섭니다!”


“순위를 유지만 해도 이길 수 있는 싸움이지만 더 안전하게, 그리고 확실하게 우승을 가져가겠다는 그런 의도인 것 같습니다.”


[ 야, 뭐해? ]


피트 크루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 그냥 유지만 하라니까 뭐하는거야? ]


나는 대답하지 않았다.


유지만 하라고?


그럴 생각이었으면, 그런 생각을 했으면 나는 여기에 있지 못했다.


재능이라고는 하나도 없는 나.


운전면허도 세 번만에 간신히 땄던 나.


그런 내가 세게에서 20번째로 빠른 남자가 될 수 있었던 것은 노력. 안전을 원하는 동물적인 본능을 뛰어넘는 노력뿐이었다.


크와아아아앙-


“곽도현 선수! 1위를 굳히기 위해서인가요? 감속을 거의 하지 않은 채 헤어핀 구간에 돌입합니다!”


[ 야야 너 미쳤어? ]


맞다.


나는 미쳤다.


속도에 미쳐있다.


속도야말로 나의 전부이며, 내가 속도니까.


나에게는 내 노력에 대한 믿음이 있다.


내 동료들과 차에 대한 믿음이 있다.


그게 있는 한.


“하지만 완벽하게 구간을 빠져나갑니다 곽도현 선수!”


나는 한없이 빨라질 수 있다.


“정말 믿을 수 없습니다. 곽도현 선수, 이번에 아예 이를 갈고 나온 것 같습니다!”


“정말입니다.마치 1위가 아니면 의미가 없다는 듯이...그렇게 목숨을 걸고 달리고 있습니다.”


F1은 사상자가 많은 스포츠 중 하나다.


당연하지. 속도를 가지고 싸우는데.


속도 때문에 사람은 죽는다.


나도 속도 때문에 죽는다면 여한은 없을 것이다.


그리고 언젠가 속도 때문에 죽게 되겠지.


다만, 그게 지금은 아니다.


지금 속도는.


끼이이익-!


내 동료다.



**



“이제 마지막 바퀴를 남겨두고 있는 상황! 여전히 곽도현 선수가 1위를 지키고 있습니다!”


“네, 이제 차들이 파이널 랩에 들어섭니다. 아, 저게 뭐죠!”


[ 무슨 일이야? ]


내가 말했다.


“유현 선수! DRS를 열고 맹렬히 달려듭니다! 결국 2위를 가져오는데요!”


“정말 대단합니다! 정말 자랑스럽습니다 대한민국 선수들!”


[ 유현이 2위가 되었어. ]


[ 그 인간이? ]


[ 그래. 라인 유지 잘해. 이제 파이널 랩이잖아. ]


순간 손에 땀이 났다.


유현은 천재다.


10억명의 이용자가 있는 스피드 레이서에서 전세계 1위를 할 정도로.


그에 비해 나는? 기껏해야 200위 정도에서 머물고 있다.


물론 게임과 현실의 운전은 다르지만...


‘유현이 천재라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지.’


레이싱의 볼모지 한국에서 태어나 자력으로 F1 꼭대기까지 올라간 남자.


결국에는 최고의 팀인 스쿠테리아 페라리에 들어가 세계에서 가장 바른 남자가 된 인간.


“그것도 이제 끝이야.”


유현.


미친 재능을 가진 그와 상대하는 것도 슬슬 지친다.


내가 피나는 노력을 해서, 일주일동안 같은 서킷을 돌아 애써 만든 기록을 그는 단 하루만에 깨부쉈다.


그럴떄마다 사람들은 환호한다.


노력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환호한다.


그럴 수밖에. 압도적인 재능은 그 자체로 환하게 빛나니까.


“그래서.”


그래서.


“더 질수 없다고!”


많은 사람들이 착각한다.


레이싱은 레이서 혼자 잘하면 이기는 스포츠가 아니냐고, 솔로 플레이 스포츠 아니냐고.


틀렸다.


레이싱은 팀 스포츠다.


차량의 설계부터 제작, 유지관리, 전략 수립, 등등 모든 것들이 팀 단위에서 이루어진다.


그 모든 것들이 교차하는 점이 레이서이고 그래서 레이서가 가장 빛날 뿐.


레이싱은, F1은 팀 스포츠다.


그렇다.


지금 나는 나 혼자만의 꿈을 위해 달리는게 아니다.


나는 내 팀원들의 꿈을 위해 달리고 있다.


당연히 그 꿈은 1위.


우승컵을 들어올리는 것이다.


달리자. 더 빨리 달리자.


난 할 수 있다.


부아아아앙-!


나는 더 빨리 달릴 수 있다.


크와아아아앙-!


나는 그동안 노력을 했으니까.


나는 그동안 피나는 노력을 했으니까.


재능이 없는만큼, 몇 번이나 더 트랙을 돌고 모의 훈련을 했으니까!


그러니까.


“말씀 드리는 순간!”


내가 이긴다!


“유현 선수, 순식간에 곽도현 선수를 추월합니다!”


안돼.


“관중석에서의 함성 소리가 여기까지 들려오네요.”


안돼. 안된다고.


“결국 노력과 재능의 대결에서 승리하는건 유현 선수인가요?”


씨발 안된다고!


여기서 지라고?


내가 어떻게 여기까지 올라왔는데?


안돼. 안돼. 안돼.


“씨발. 씨발. 안돼.”


더 빨리.


부와아아앙-!


더 빨리.


부와아아앙-!


“곽도현 선수! 포기하지 않고 빠르게 달라붙습니다!”


기어를 3단에 넣고 클러치.

기어를 5단에 넣고 클러치.

기어를 7단에 넣고 엑셀.


달려라. 달려라.


더 빨리. 좀 더 빨리.


더 빨리!


“이럴수가!”


[ 야 이 미친놈아! ]


“곽도현 선수의 차량에서 불길이 이릅니다!”


“아무래도 무리를 한 것 같군요.”


“곽도현 선수의 속도가 줄어듭니다. 무사해야 알텐데요.”


[ 차에서 불이 날 정도로 밟으면 어떻게 해! ]


피터 크루가 소리친다.


하지만 나는 아무런 소리도 들을 수 없었다.


“안돼.”


빠르게 나를 추월하는 차들을 보며 내가 중얼거렸다.


“안돼. 안돼.”


여기까지 간신히 왔는데. 여기서 멈추라고?


“안돼!”


와아아아아앙-!


“곽도현 선수! 뭐하는 거죠?”


나는 엑셀을 끝까지 밟았다.


“차 속도가 계속 올라갑니다!”


[ 야 뭐하는거야! ]


더 빨리. 더 빨리.


더 빠르게 달여야 한다.


더 빠르게!


[ 야 이 미친- ]


쾅-!


“이게...”


“...곽도현 선수의 차량이...”


“폭발...했습니다...”



**



“이게 뭐야?”


다음 순간, 나는 서울 서킷에 있지 않았따.


머리 위로는 수많은 별들이, 아래로는 은하수가 펼쳐진 우주 한가운데.


그곳이 내가 있던 장소였다.


와아아아앙-!


내 차는 언제 사고가 났느냐는 듯, 빠르게 달리고 있었다.


“이게...이게 무슨...”


나는 멍하니 우주를 바라보면서도 엑셀에서 발을 떼지 못했다.


그렇게.


나는 시간을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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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EP 01. 시간을 달리다 24.08.19 110 5 12쪽
3 EP 01. 시간을 달리다 24.08.19 119 5 11쪽
2 EP 01. 시간을 달리다 24.08.19 146 5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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