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재 F1 레이서 회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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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8.18 1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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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25 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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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 03. 계약

DUMMY

날이 좋아서, 날이 좋지 않아서, 날이 적당해서.


사람들은 행복해아고 우울해하며 또 짜증을 낸다.


그게 사람이다. 인간의 정신이란 굉장히 약하기에 고로 날씨라는 아무런 상관 없는 무언가의 영향을 받는다.


날씨가 신의 영역에서 과학의 영역으로, 인간의 영역으로 들어온 지금에도 그런데 과거에는 오죽했겠는가.


날씨가 좋으면 신이 기뻐하신다, 날씨가 나쁘면 신이 노하셨다.


그런 이야기들이 세간에 돌며 사람들은 공포에 떨었겠지.


슬슬 거두절미하고 하고 싶은 말을 하자면.


“하아.”


중요한 계약이 있는 날 비가 와서 기분이 드럽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그건 서을시 마포구 반지하 원룸에 자취하는 천모씨 또한 마찬가지였다.



EP 03. 계약(1)



KIY.


현재 가장 인기가 많은 게임, F1 레이싱 게임 스피드 레이서의 빛나는 세계 1위 유저.


그런데 그런 KIY가 한국인이었다.


그 사실은 대현자동차의 입장에서, 더 정확히 말하자면 천유성의 입장에서 굴러들어온 복이나 다름없었다.


SRS 그랑프리가 먼저 열린 탓에 D 그랑프리의 흥행을 장담할 수 없는 상황.


이런 상황에 KIY라는 가장 유명한 스피드 레이서 게이머를 영입한다면 그야말로 금상첨화 아니겠는가.


그래서 번역기를 돌려가며 영어로 SRS 그랑프리를 개최한 스트리머 SPEED에게 메일을 보냈다.


[ 안녕하십니까, 저는 한국의 대현자동차 홍보부 부장 천유성입니다.

그쪽이 연 대회에 참가한 한국인 유저가 탐나네요. 계약 맺고 싶은데 연락처좀 주십시오.

감사합니다. 귀하의 무궁한 발전을 빕니다. ]


정확히 어떤 내용으로 메일을 보냈는지 기억은 안난다. 애초애 번역기 돌려가면서 보낸 영어 메일이라서 정확한 뜻이 담겼는지도 알 수 없었다.


그래도 대충 저런 느낌으로, 저런 내용을 담아서 보낸 메일이라는 것은 기억하고 있었다.


답변은 금방 돌아왔다.


[ 안녕하십니까. 미국 스트리머 SPEED입니다.

여기 메일 있으니 직접 연락하세요. 귀찮게 나한테 뭐라고 그러지 말고.

감사합니다. 귀사의 무한한 발전을 빕니다. ]


귀찮게 뭐라고 그러지 말라는건 천유성이 상상으로 덧붙인 것이긴 했다.


어쨌든.


그렇게 어렵사리 얻은 메일을 통하여 천유성은 KIY에게 연락을 보냈다.


[ 안녕하십니까.(이하 생략) ]


너무 길게 써놓은 데다 웃기지도 않은 내용인지라 보내면서도 살짝 걱정이 되던 천유성이었다.


하지만 그런 걱정이 무색하게 다음날 바로 연락이 왔다.


[ 안녕하십니까.

나다. KIY. 내 연락처는 어케 알았냐? 아무튼 계약할테니 자세한 내용 보내라.

감사합니다.(이하 생략) ]


천유성은 그 메일을 받고 소리를 지를 뻔했다.


“아싸!”


뻔한건 아니었고 실제로 소리를 질렀었다.


하지만 원래 이미지가 이미지였던만큼, 천유성과 같은 부서 직원들은 부장의 이상행동에 별다른 신경을 쓰지 않았다.


애초애 업무시간에 휴대폰으로 F1 중계 방송이나 챙겨보는 부장인데, 갑자기 소리를 지르는게 무슨 대수일까.


하지만 그런 사실을 몰랐던 (모르고 싶었던) 천유성은 사원들에게 자신의 이미지가 어떻게 비추어지고 있는지 살짝 걱정스러웠다.


‘내 알바냐.’


라고 생각하면서 금방 떨쳐내었지만 말이다.


어쨌든 그 뒤로 천유성과 KIY는 메일로 대화를 나누며 계약을 더욱 구체화시켜나갔다.


메일로는 대화하는게 오래걸리니 전화번호를 교환하면서까지 대화를 이어나가던 두 사람이었다.


그리고.


“야이씨, 폰 안넣어?”


이성철 본부장에게 한창 세척당하고 있을 무렵.


[ 계약 하겠습니다. ]


라는 메시지가 KIY에게서 날아왔다.


“방법, 있습니다.”


“그거...잘됬네. 어.”


그렇게 순조롭게 진행된 게약이었다.


그런데 날씨가 이모양이라서야, 전혀 기분이 나지 않는다.


“하.”


그나저나 KIY라는 그 사람, 대체 어떤 사람일까?


어떻게 생긴 사람일까. 몇 살일까.


여자일까. 남자일까.


나이 30후반에 이런말하기도 뭐하지만 여자였으면 좋겠다.


전세계에서 가장 빠른, 스피드 레이서의 1위 랭커 레이서가 예쁜 여자?


이 얼마나 씹덕의 가슴을 웅장하게 만드는 조합인가.


홍보 효과도 엄청날 것이다.


“아니, 아니지 아니야.”


천유성은 금방 생각을 고쳐먹었다.


아무래도 홍보부 부장이라는 직책과 그동안의 좌절 경험 떄문에 이런 생각을 하게 된 것 같다.


천유성의 목적은 스피드 레이서 대회 D 그랑프리를 성공적으로 개최하는게 아니었다.


그의 목적은 대현자동차의 F1 진출, 나아가 F1에서의 우승이었다.


이번 D 그랑프리는 그 목표를 위한 초석일 뿐.


그런 의미에서 KIY는 여자가 아니라 남자인게 더 유리했다.


여자보다 남자가 운전을 더 잘한다. 그런 말이 아니었다.


F1 레이서들은 부자라는 것 외에 공통된 특징이 하나 더 있다.


바로 두꺼운 목이다.


중력가속도를 전투기 조종사들과 엇비슷하게 받는 F1 레이서들은 목이 두꺼워야 그 중력을 버틸 수 있으니까.


가장 심할떄는 운전대를 돌리는데만 15kg의 힘이 들어간다고 어디선가 본 기억이 있다.


그렇다. F1은 단순히 운전만 하는 스포츠가 아니다.


F1은 체력 싸움이기도 했다.


그리고 남자가 여자보다는 체력적으로 더 우수하다는게 현실이다.


천유성의 목표는 D 그랑프리를 이용해 한국에서의 F1 붐을 일으키고 나아가 대현자동차가 F1에 진출하도록 만드는 것.


그리고 그때 대현자동차의 레이서가 될 사람은 바로 KIY이다.


당연히 그는 남자여야 한다.


운전을 잘하는 사람이라는 것은 증명이 되었으니 그건 신경쓸 필요가 없다.


그럼 KIY는 몇 살일까.


아마 성인이겠지. 그래도 20대 초반이었으면 좋겠다.


F1 레이서 중 최연장자는 40대지만 그래도 대부분 20대에서 30대이니까 말이다.


경쟁력이 있으려면 20대 초반인게 좋겠지. 그만큼 은퇴 시기도 늦어질테고.


헬스도 하는 사람이었으면 좋겠다.


그렇다면 체력 문제도 어느정도 바로 해결이 될테니까.


천유성은 그렇게 생각하며, 살짝은 기대를 하면서 KIY가 기다리고 있는 미팅실의 문을 열어재꼈다.


그리고.


“...”


목이 두꺼운 20대 성인 남성을 기대하고 있던 그의 눈 앞에 나타난 것은.


“안녕하세요?”


15살 중딩 남자아이였다.


“아.”


천유성은 눈앞이 깜깜해졌다!



**



F1 레이서들은 5세 전후로 카트에 탄다.


그리고 고등학생쯔음까지 카트 대회 등지에서 활약을 이어가다 스폰서의 스폰과 함께 포뮬러로 전직한다.


그렇다. 레이서가 되기 위해서는 굉장히 어린 나이부터 노력을 해애 한다.


하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시간적 여유와 인적 자원, 그리고 돈이 넘쳐흐르는 유럽 팀들의 샇왕이었다.


아직 F1 진출이 확정되지도 않은 대현자동차. 대현자동차를 위해서는 F1 레이서의 육성보다는 이미 완성된 레이서가 필요했다.


그래서 원래 계획은 해외의 유망한 포뮬러 선수를 돈주고 영입하려는 것이었다.


하지만 그런 와중에 한국인 KIY가 천유성의 눈에 띄었다.


F1 시뮬레이터라고도 불리는 게임 스피드 레이서의 자랑스러운 세계 1위. 이미 실력은 증명된 것이나 다름없는 그였으니까 말이다.


그런데.


“혹시 몇 살...이세요?”


“15살이요.”


그 미친 천재 레이서, KIY의 정체가 15살의 중딩이었다니.


천유성의 눈앞이 어두워지는 것도 무리는 아니었다.


“...계약, 하신다고 말씀하셨죠?”


“네.”


“그...미성년자시면 혹시 부모님은...?”


“안계세요.”


“네?”


“사고로 돌아가셨거든요.”


“아...”


무언가 건들여서는 안될 부분을 건드린 기분을 느끼는 천유성이었다.


“계약 문제 떄문에 걱정하시는거면, 저 할머니랑 같이 왔어요.”


“아, 그러시군요.”


“지금 화장실 가셔서 안계셔서 그래요. 그러니까 걱정 안하셔도 될걸요?”


30대 후반의 남성이 15살짜리 중딩한테 설득을 당하는 꼴이 우습지는 않을까? 라는 생각이 문득 드는 천유성이었다.


하지만 그는 한국의, 대현자동차의 F1 진출이라는 꿈을 이루고자 하는 사람.


그런 사소한 문제 따위 그 원대한 목표를 위해서라면 얼마든지 신경쓰지 않을 수 있었다.


‘후우.’


그래. 이 모든 시련은 대현자동차의 F1 진출을 위한 시련이다.


절대 포기하자 말자. 겨우 계약자가 미성년자라는 것 떄문에 포기할것이라면 그런 불가능한 꿈은 꾸지도 않았을 것이다.


천유성은 천천히 마음을 다잡으며 자리에 앉아, 곽도현의 앞에 계약서를 내밀었다.



**



“그러니까, 광고 모델 한다는거죠? 우리 도현이가?”


“네. 그렇습니다.”


“하이고, 잘됬네. 잘됬어. 자퇴하고 게임만 주구장창 한다고 해서 걱정했는데...”


할머니가 말씀하셨다.


“감사합니다 아버지. 감사합니다.”


딱히 독실하지는 않지만 기독교 신자신 할머니는 그렇게 행복한 미소를 지으며 내 후견인으로서 계약서에 사인을 하셨다.


그렇게 계약은 성공적이었다.


일단은 말이다.


“그럼...다음으로...”


내 목표는 모델이 되는게 아니다.


내 목표는 F1 레이서가 되는 것. 그리고 회귀하기 전에 이루지 못한 세계 그랑프리 우승이라는 쾌거를 달성하는 것.


그래서 처음 천유성과 마주쳤을 때, 나는 놀랄 수밖에 없었다.


천유성은 전생에서 나를 대현자동차의 F1 아카데미로 이끌어주었던 은인이었다.


대현자동차 F1 본부 본부장이었던 그는 내 노력을 알아봐주었고, 유현이 페라리로 떠난 자리에 대신 나를 앉혀주었다.


‘너는 노력을 하잖아. 노력도 안하고 돈 쳐발라서 이 자리에 앉으려는 놈들이 얼마나 많은지 알아?’


언젠가, 내가 왜 나를 콕핏에 앉혔는지를 물어봤을 때의 대답이었다.


천유성은 F1에 미쳐있다.


그는 아무것도 없는 상황에서 대현자동차가 F1에 관심을 가지도록 만들었고, 대현자동차의 F1진출을, 한국인의 F1 진출을 이루어낸 사람이었다.


그런 사람이니, 절대 여기서 멈출만한 위인이 아니라는 것은 내가 제일 잘 알고 있었다.


D 그랑프리의 개최와 홍보.


겉으로 내민 명분은 그것이었겠으나, 실질적인 목표는 따로 있겠지.


그리고 그 목표는 대현자동차의 F1 진출일 것이다.


따라서, 지금 이 순간 나와 천유성의 이해는 일치한다.


천유성은 대현자동차를 F1에 진출시키고 싶어하고, 나는 F1 레이서가 되고 싶으니까.


“다음으로...계약 약정에 대한 이야기인데요.”


내가 회귀하기 전, 우리 천씨가 어떤 방법으로 대현자동차를 구워삶았는지는 내 알바 아니다.


다만 지금, 지금 이 순간 스피드 레이서의 세계 랭킹 1위인 내가 존재하는 이 순간 천유성의 목적은 쉽게 알 수 있었다.


바로 나를 이용하여 한국에서의 F1 붐을 일으켜 대현자동차가 F1에 진출하도록 만들려는것이곘지.


그런 의미에서, 어린 천재라는 내 이미지는 굉장히 효과가 좋을 것이고.


천유성의 입장에서, 나는 놓칠 수 없는 놓쳐서는 안되는 카드였다.


“그런데 아직 말씀하시지 않은게 하나 남아있지 않습니까.”


뭐 그건 내 입장에서도 마찬가지였으니, 내가 할 일은 그냥.


“그것도 사인하겠습니다.”


사인하는 것뿐.


천유성이 멍하니 나를 바라보았다.


“이번 D 그랑프리의 진짜 목적은 F1 아카데미를 만들어서 F1에 진출할 유망한 선수들을 뽑는 것아닙니까?”


“그, 그건 어떻게?”


“하겠습니다.”


나는 천유성을 똑바로 바라보며 천천히 입을 열었다.


“F1 아카데미 계약,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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