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재 F1 레이서 회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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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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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8.18 1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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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03 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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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 06. 면담

DUMMY

“도착했습니다.”


운전기사님이 말했다.


우리가 도착한 곳은 경기도에 있는 어느 골프장이었다.


“따라오십시오.”


차에서 내리자 비서가 우리를 이끌고 회장님에게로 향했다.


천유성은 불편한 듯 계속해서 넥타이를 만지작거렸다.


“왜 그래요?”


“뭐가.”


“넥타이 계속 만지작 거리고 있잖아요. 답답하면 아예 벗어버리든가.”


“내가 언제 그랬다고 그래.”


“지금도 그러고 있는데요?”


“조용히 해라. 여기서는 장난치는거 나도 커버 못쳐준다고.”


“긴장하셨어요?”


“어.”


“1부터 10까지 중에 선택하면?”


“3만.”


“그래도 농담할 여력은 남아있는 것 같은데?”


“그야 이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긴장되서 죽을거 같으니까.”


하아.

천유성이 한숨을 내쉬었다.


“회장님이랑 독대하는거야. 당연히 긴장될 수밖에 없지.”


“독대는 아니죠. 저도 같이 있으니까.”


“너는 그냥 트로피같은 존재야. 있어야 해서 있는게 아니라 그냥 구색맞추는 용도라고.”


“그래도 너무 당황한거 아니에요?”


“당연히 그러지 않겠냐.”


“왜요?”


“왜요? 왜요? 그게 질문이냐 너는.”


“회장님이라고 해봐도 어차피 그냥 사람이잖아요.”


“그게 무슨 개소리-”


“사람이 다른 사람 만날 때 긴장하면 그 사람 페이스에 말리게 되어 있어요.”


“-야. 그래서?”


천유성이 무표정으로 내 얼굴을 바라보며 말했다.


“하고 싶은 말이 뭐야?”


“지금 기습을 한건 우리에요.”


“기습?”


“예상치 못한 공격이요.”


“내가 기습의 뜻을 몰라서 물었겠냐? 갑자기 웬 삼국지에서나 나올법한 얘기를 해서 물어본거야.”


“생각해봐요. 허가되지 않은 프로젝트가 진행되었고, 대현자동차의 F1 진출이 결정된 것 마냥 언론에서는 떠들고 있죠.”


“그래서.”


“회장님이라고 해도 사람이신데, 당연히 당황하지 않으셨겠어요?”


“...그거야...”


“어제 그랬잖아요. 회장님이 아저씨를 경질하지 않고 만나기로 결정한건 뭔가 이유가 있어서 그런거라고요.”


“아저씨라니...”


“그게 중요해요?”


“그건 아니지.”


“어쨌든 당황한건 저쪽도 마찬가지라는 거에요. 어쩌면 우리보다 더 당황하고 있을수도 있죠.”


“그런가.”


“아마 맞을거에요.”


“그걸 니가 어떻게 알아?”


그야, 나는 시간을 달려왔으니까.


대현자동차의 F1 레이서였던 나는 회장님과 자주 독대했다.


회장님의 성격과 취향 정도는 알고 있다.


그리고 회장님의 성격을 생각한다면, 당연히 당황하고 계시겠지.


하지만 그런 말을 할 수는 없는 노릇.


“그냥 느낌이 그래요.”


“느낌 같은 소리하고 있네.”


“도착했습니다.”


비서가 골프장에서 골프를 치고 있는 사람을 가리키며 말했다.


“자, 시작이다.”


천유성이 비장한 목소리로 말했다.


“여기가 승부처야.”



EP 06. 면담



“안녕하십니까!”


천유성이 큰 목소리로 인사했다.


“어? 아, 그래그래. 우리 천 부장 아니야.”


회장은 부드러운 미소로 천유성을 맞이했다.


“그래, 오느라 힘들었지? 요즘들어 일도 많을텐데 바쁜 사람 갑자기 불러서 내 미안하이.”


“아닙니다!”


천유성이 회장이 내민 손을 붙잡으며 말했다.


“그럼 다행이고. 아 이 골프도 은근히 체력이 많이 든단 말이야. 어떤가 천 부장. 잠깐 이 늙은이랑 같이 산책 좀 해줄 수 있겠나?”


“당연합니다!”


“아 그러고보니 아직 인사를 못했구만.”


회장이 나를 바라보며 말했다.


“나는 대현자동차 회장 정대현이라고 한단다. 혹시 알고 있니?”


그의 눈빛은 부드러웠다.


말투에서는 여유가 흘러넘쳤고, 행동 하나하나에 의미가 새겨져 있었다.


본디 강호에서 가장 조심해야 하는 것은 노인과 어린아이, 그리고 여자이다.


하지만 나는 그 말이 틀렸다고 생각한다.


강자들이 즐비한 강호에서 가장 조심해야 할 사람은 백전노장의 노인도, 어린 살수도, 매혹적인 여자 고수도 아니다.


바로 여유가 있는 사람이다.


여유란 강인함에서 나오는 것이니까.


그리고 강호에서 여유를 부릴 수 있는 사람이란 그만한 강함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니까.


그렇게 생각하는 나였기에, 아마 정대현 회장과의 대면이 이번이 처음이었다면 나는 천유성처럼 그에게 두려움을 느꼈으리라.


하지만.


“이름은 알고 있습니다 회장님.”


나는 전생에서 정대현 회장과의 독대를 몇 번이나 한 사람이다.


다시말해, 정대현 회장과의 대화에 있어서는 프로라고 할 수 있다.


“불러주셔서 정말 감사드립니다.”


그렇기에 지금 이 순간, 나 역시 여유를 부릴 수 있었다.


내 머릿속에는 정대현 회장의 취향과 성격, 무엇을 좋아하고 무엇을 싫어하는지가 다 들어있었으니까.


“허허. 아 나야말로 영광이지.”


정대현 회장이 악수를 위해 손을 쑥 내밀었다.


“우리 대현자동차의 F1 아카데미 첫 수강생 아닌가?”


나는 그 손을 잡았다.


그리고 힐끗- 눈을 돌려 천유성을 바라보았다.


아니나다를까, 천유성의 표정은 새파래지고 있었다.


‘흠.’


천유성이 저렇게까지 긴장한다면 어쩔 수 없이 내가 주도를 해야겠는데?


“참, 그러고보니 천 부장.”


회장이 나와 악수를 나눈뒤 천유성을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왜 나는 우리 대현자동차가 F1에 진출한다는 사실을 몰랐을까?”


천유성의 표정이 완전히 사색이 되어버렸다.


아무래도 이 면담, 내가 캐리해야할 것 같다.



**



‘야야 긴장하지마, 회장이라고 해봤자 어차피 똑같은 사람이야.’


‘회장님! 오랜만에 다시 뵙네요!’


‘그렇습니다. 이번에 새로 스폰서들이...’


내가 회귀하기 전, 전생에서 대현자동차 F1 본부 본부장이었던 천유성은 회장과 면담할때에도 항상 여유로운 태도를 유지했다.


그건 아마 여러번의 시행착오 끝에 찾아낸 회장에 대한 최고의 공략법이었으리라.


회장이라는 무거운 직책. 성공적이었지만 고통스러웠던 암투병.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살면서 세워진 인생의 가치관.


그 모든 것들을 고려하여 천유성이 만든 최고의 대처법이었으리라.


하지만, 그것은 능글맞고 얼굴에 철판을 깔고 있는 47세의 천유성 본부장의 이야기.


회장을 만나고도 유지할 수 있는 여유로움이란 아직 중년보다는 청년에 가까운 37세의 천유성 부장에게는 없는 것이었다.


그러나 시간을 달려온 나에게는 그 여유로움이 남아있다.


천유성이 만들어낸 정대현 회장 공략법은 내 경험에 남아있다.


‘꽤나...’


그리고 그런 곽도현을 바라보면서 정대현 회장은 생각했다.


이 소년, 꽤나-


‘유용하겠는데?’


쓸만한거 같다고.


“죄송합니다!”


천유성이 냅다 사과를 박았다.


“응?”


회장이 의문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허가되지 않은 프로젝트를 멋대로 진행해서 죄송합니다!”


“아, 아닐세. 아니야. 죄송할거 없어. 살다보면 그럴수도 있지 않겠나.”


정대현 회장의 성격과 취향을 알고 있는 나로서는 저게 진실이라는 것을 알수 있었다.


아마 천유성 본부장이었으면 나처럼 그 사실을 쉽게 알 수 있었으리라.


그러나 지금 내 옆에 있는 사람은 천유성 부장이었다.


그리고 천 부장은 그 사실을 알만한 내공이 존재하지 않았다.


‘이러면 나가리인데.’


그래서인지 천유성은 연신 죄송하다는 말만을 반복할 뿐이었다.


아무래도 어제 나에게 보였던 모습들은 죄다 허세였던 모양이다.


뭐 그런 허세라도 있어야 겨우 버틸 수 있는 천유성 부장의 마음은 어떘겠냐만은...


“아 괜찮네 괜찮아.”


“죄송합니다!”


내 경험이 알려주고 있다.


지금 회장은 저런 의미없는 사과가 아니라 설명을 듣고싶어한다.


어째서 자신이 모르는 사이에 대현자동차가 F1에 진출하게 되었는지, 그리고 그 사실을 왜 윗선에 숨기고 진행했는지.


어쨰서, 허가되지 않은 프로젝트를 멋대로 진행하였는지.


회장은 그 이유를 듣고싶어했다.


하지만 천유성의 상태를 보건데, 그는 지금 그런 질문에 대답을 할 수 있는 상태가 아니었다.


그래서 내가 대신 대답했다.


“하고 싶었거든요.”


“응?”


“?”


내가 천유성을 대신하여 회장의 물음에 대답했다.


“대현자동차의 이름을 걸고, F1에 진출을 하고 싶었거든요.”


회장의 눈이 가늘어졌다.


좋은 징조였다.


정대현 회장은 상대가 하는 말이 흥미로우면 눈이 가늘어지는 버릇이 있으니까.


“아하하, 얘가 잠깐 헛소리를-”


천유성이 급하게 내 말을 수습하려 했다.


하지만.


“하고 싶었다고?”


회장은 천유성에게 수습을 할 기회를 주지 않았다.


“F1에 진출을 하고 싶었다는 말이니?”


나는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랬구나...하고 싶었다라...”


내가 천유성에게 듣기로.


그러니까 전생에서 천유성 본부장에게 듣기로, 회장은 췌장암에 걸렸다가 가까스로 완치되었다고 한다.


그리고 그 과정을 통해 자신의 인생을 돌아보았고 새로운 인생의 모토가 생겻으니.


바로 하고 싶은 일을 하는 것이 인생이다 라는 것이었다.


물론 그다지 특별할 것 없는 인생의 모토였다. 이미 많은 사람들이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살고 있고 또 그러기 위해서 노력을 하고 있으니까.


뭐, 대부분의 사람들이 돈 떄문에 꿈을 포기해야 하는 현실을 맞이하지만 말이다.


하지만 정대현 회장에게는 돈디 있었다. 그것도 엄청나게 많이.


거기까지 생각이 미치자 정대현 회장의 머릿속에 한가지 사실이 떠올랐다.


내 돈을, 사람들의 꿈을 위해서 사용하면 어떨까?


이 썩어나는 돈을 청년들의 꿈을 위해서 한번 투자해보는게 어떨까?


누군가, 꿈을 위해서 현실마저 포기할 수 있는 누군가가 나타난다면 그를 위해서 돈을 아끼지 않고 투자하리라.


그게 내가 이 세상에 남길 수 있는 유일한 족적이니까.


“하고 싶었구나.”


전생의 정대현 회장은 현실을 잊고 꿈을 좆는 천유성이라는 중년을 발견했다.


그리고 시간을 달려 되돌아온 현재에서, 정대현 회장은 꿈을 향해 달려가는 한 아이를 발견했다.


이름은 곽도현.


바로 나였다.


“F1 레이서가 되고 싶니?”


“그렇습니다.”


“그렇구나. 얼마나 되고 싶지?”


“얼마나요?”


“1부터 10까지 중에서 하고 싶은 정도를 골라보면 몇 정도지?”


“3만입니다.”


“3만! 하이고야 허허.”


마치 명절날에 손자의 재롱잔치를 보는 것 같은 기분의 회장이었다.


“그래...그렇구나...”


하고 싶었구나.


F1 레이서가 되고 싶었구나.


이 모터스포츠의 볼모지인 한국에서 F1 레이서가 되고 싶었구나.


그렇다면 되었다.


이제 하나만 더 확인하면 된다.


“천 부장.”


“네,넵!”


“자네는 이 아이의 꿈을 위해서 그랬던 건가?”


회장이 천유성을 똑바로 바라보며 말했다.


“이 아이의 꿈을 이루어주기 위해서, 허가되지 않은 프로젝트를 멋대로 진행한건가?”


“...”


나는 힌트를 주었다.


어떻게 말해야 회장의 마음을 돌릴 수 있는지 힌트를 주었다.


그리고 천유성은 그 힌트를 알아쳐먹지 못할만큼 능력이 없는 사람이 아니었다.


“...아닙니다.”


“아니라고?”


“물론 저 학생의 꿈을 위해서이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하지만?”


“...무엇보다 F1에 진출하여 달리고 있는 대현자동차를 보고 싶었던 제 꿈을 위해서였습니다.”


“그래...그랬단 말이지...”


“허가되지 않은 프로젝트를 멋대로 진행한 것은 죄송합니다!”


천유성이 고개를 숙였다.


“하지만 전 F1에 진출한 대현자동차를 보고 싶었습니다! 대현자동차의 차가 F1에서 달리는 모습을 보고 싶었습니다!”


회장은 말없이 천유성의 말을 들었다.


“그리고 저 학생의 꿈을 이루어주고 싶었습니다! F1 레이서가 되겠다는 저 학생의 꿈을요!”


“꿈보다 현실이 중요하다고는 생각하지 않나? 현실에 타협해야 한다고 생각하지는 않나?”


“...인생은 한번뿐입니다.”


천유성이 조금씩 고개를 들었다.


“그렇다면 현실에 맞추어 좋아하는 일을 바꾸는 것 보다는, 좋아하는 일을 위해 달려나가는 것이 더 가치있지 않겠습니까!”


정대현 회장이 환하게 웃었다.


“그 말을 기다렸네.”


정답이다. 천유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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