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재 F1 레이서 회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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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공사
작품등록일 :
2024.08.18 1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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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12 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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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04 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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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 06. 면담

DUMMY

“회장님.”


면담이 끝난 뒤, 회장은 여전히 골프를 치고 있었다.


“두 사람 모두 돌아갔습니다.”


회장의 비서가 말했다.


“그래?”


정대현 회장은 획- 하고 골프채를 휘둘렀다.


“쯧.”


별로 좋은 샷은 아니었다.


골프공은 왼쪽으로 휘어 날아가버렸다.


“하하 이런.”


회장은 너털웃음을 터뜨렸다.


그리고 천천히 발걸음을 옮겨 공이 있는 곳으로 향했다.


비서 역시 그를 따라갔다.


“그래. 돌아갔다고 했나?”


“그렇습니다.”


“그 두 사람, 자네는 어떻게 생각하나?”


회장의 질문은 진짜로 비서의 대답을 원하는 질문이었다.


“현실보다 꿈을 위하는 사람인 것 같았습니다.”


비서는 그것을 모르지 않았기에 솔직하게 말했다.


“그래. 그렇지. 나도 그렇게 생각하네.”


이번에는 대답을 원하는 말이 아니었다.


그렇기에 비서도 대답을 하지 않았다.


“한국에서 레이싱? F1? 말도 안되는 소리지.”


한국에서 레이싱은 철저히 비주류다.


세계 3대 스포츠는 무슨, F1을 좋아하는 사람의 숫자 자체도 적다.


즉 수요가 적다는 소리.


그리고 수요가 적다는 것은 다시말해 돈이 안된다는 것.


돈이 안되는 것에 투자할 회사는 없다.


F1에 진출할만한 한국의 기업은 존재하지 않는다.


대현자동차 역시 마찬가지. F1에 진출할 게획 따위 없고 앞으로도 없을 예정이다.


...그럴...예정이었어야 했다.


그런데.


“내가 췌장암 말기라지.”


“...”


“생존률이 8%인가 그렇다고 하더군.”


죽음은 모두에게 평등하다.


모든 사람은 죽음을 피할 수 없으니까.


물론 곽도현이라는 한 아이는 그렇지 않았지만, 그것은 아무도 모르는 비밀이었다.


어쨌든 모두에게 평등한 죽음이 다가오고 있음을 회장은 무력하게 바라보고만 있어야 했다.


“상황이 이러니까 무슨 생각이 드는지 아나? 내가 그동안 뭘 위해서 일을 해왔나...그런 생각이 들더라고.”


“...”


“죽을 때 좋은 장례식장 쓰려고 돈을 이렇게나 많이 벌려고 그리 노력을 했나. 그런 생각 말이야.”


“...”


“그런데 저 두 사람을 보고 확실히 알았어.”


회장은 이제 다시 공 앞에 서 있었다.


그는 천천히 골프채를 잡고 자세를 취했다.


“내가 그동안 돈을 번 이유는, 저런 꿈을 위해서 달려가는 청년들을 위해서 투자가히 위해서였구나. 그런 사실을 말이야.”


획-

회장은 다시 한번 골프채를 휘둘렀다.


공은 이번에는 좋은 궤적을 그리며 하늘 높게 올라갔다.


“꿈을 위해 현실마저 포기할 수 있는 사람이 있네. 그거야말로 인생의 의미 아니겠나.”


한정된 인생. 한정된 시간. 한번뿐인 인생.


사람들은 무언가의 문제로 인하여 꿈을 포기한다.


“어쩌면 저 두 사람도 언젠가 꿈을 포기할지 모르지.”


그게 어떤 이유가 되었든 말이야.

회장이 덧붙였다.


“하지만 나는 저 두 사람이 돈 떄문에 꿈을 포기하지는 않았으면 하이.”


공은 쏙하고 홀에 정확히 들어갔다.


“이비서.”


“네.”


“이사회 소집하게.”


“알겠습니다.”


“오랜만에 회사에 얼굴 좀 피춰야 할 것 같으이.”


“소집 날짜는 언제로 하시겠습니까?”


“음...3시간 뒤로 해주게.”


“알겠습니다.”


“갑자기 말해서 미안하이. 그래도 서둘러주게.”


“괜찮습니다.”


비서는 서둘러서 전화를 돌리기 시작했다.


꿈을 위해서 달리는 한명의 학생과 한명의 청년. 곽도현과 천유성.


회장은 그 두 사람이 언젠가 꿈을 잃어버릴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언젠가 현실의 벽에 부딧힐지도 모른다고, 언젠가는 포기할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최소한 돈 때문에 꿈을 포기하지는 않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설령 그들에게 투자한 돈이 모조리 날아간다고 하더라도 상관없다.


어차피 돈은 있다가도 없는 것 아닌가?


이제 남은 것은 이사회를 설득하는 것 뿐.


“돈은 얼마든지 주겠네.”


회장이 혼잣말을 중얼거렸다.


“그러니 꿈을 향해 최대한 빠르게 달려보게나.”



EP 06. 면담



“야이 미친놈아!”


회사로 향하는 차 안.


천유성이 내 머리통을 후려쳤다.


이번에도 아프지는 않았다.


하지만 충분히 기분은 나쁠 정도의 공격이었다.


“하고 싶었다고? 하고 싶어서 그랬다고?”


“왜요.”


“왜요는 무슨 왜요같은 소리야! 회장님 앞에서 그게 할말이냐!”


“그러니까 왜요.”


“아이고 답답해서 돌아가시겠네 진짜.”


“그러니까 대체 왜요.”


“우리가 한짓이 뭔지 아직도 모르겠어? 회사 상대로 사고를 친거라고!”


“정확히 말하자면 우리가 아니라 아저씨가 한거죠.”


“이것이? 꼬리자르기를 하려고 해?”


천유성이 내 머리에 헤드락을 걸려고 했다.


“아아 알겠어요.”


하지만 나는 이미 전생에서 그의 헤드락을 몇 번이나 당했었기에 능숙하게 빠져나올 수 있었다.


“망했어. 망했다고.”


천유성은 이번에는 힘을 쫙 빼고 차량 시트에 뭄을 기대었다.


“갑자기 왜 그래요 또.”


“뭐가.”


“방금 전까지만 해도...하. 아니다.”


“너 이씨. 사람을 미치게 하는 행동 중 하나는 말을 하다 마는 것이고.”


“회장님 면담 잘된거 같은데 왜 그러냐고요.”


“그러니까 뭐가.”


“난 잘 된거 같은데 이상하게 우울해하잖아요 아저씨.”


“그야 망했으니까.”


“그러니까 뭐가 망했는지 좀 알려줄래요?”


“회장님이 우리 보자고 한 이유를 아직도 모르겠냐.”


“모르겠는데요.”


“어디 우리 회사 상대로 사고친 놈들 얼굴이나 좀 보자. 그런 의미였을거야.”


“전 아닌거 같은데요.”


“뭐야?”


“아저씨가 말한대로 프로젝트를 취소할거면 진즉에 취소했겠죠.”


“그래서.”


“우리를 부른건 우리가 투자할만한 가치가 있는 존재인지, 그걸 확인하려고 한거일거에요.”


“그걸 사회생활도 안해본 니가 어떻게 알아.”


“그냥 안다니까요.”


“니가 무당이여?”


“그건 아니지만...”


“하 몰라.”


천유성이 내 말을 끊으며 한숨을 내쉬었다.


“망했어. 내 인생은 망했어 이제.”



**



그리고 그의 말을 증명하듯, 다음날 부서에서 천유성의 책상은 사라져 있었다.


“어...”


망했다. 완전히 망했다.


대현자동차의 F1 진출은 무슨, D 그랑프리도 없어질 위기에 처했다.


그때, 그의 등 뒤에서 저승사자처럼 한 사람이 천유성의 이름을 말했다.


“천유성씨?”


“네?”


그 저승사자는 회장의 비서였다.


“그-”


천유성은 뭐라 말해야 할지 할말을 잃어버린 것 같았다.


“따라오십시오.”


올것이 왔구나- 싶었던 천유성은 곧 죽을 사람의 얼굴을 한 채 비서를 따라갔다.


어디로 가는걸까?


책상이 사라졌다. 아니, 정확하게 말하자면 천유성의 책상을 옮겼을 것이다.


과연 어디로 옮겼을까?화장실 앞으로? 지하주차장으로? 1층 로비 한가운데로?


하지만 어디로 책상을 옮겼든 의미하는 것은 단 하나였다.


바로 천유성보고 이 회사에서 나가라고 하는 것.


역시 곽도현, 그 아이의 말이 맞을 리가 없지.


그러나 비서를 따라간 곳에서 천유성을 기다리고 있던 것은 텅빈 사무실이었다.


“...여기는...”


천유성이 천천히 입을 뗴었다.


‘여기, 알고 있어.’


그 사무실의 정체를 모르는 사람은 적어도 회사 내에는 없었다.


사무실은 과거 회장님이 실무직에 있을 때 직접 사용하였던 사무실.


덕분에 영구결번이 되어 아무도 사용하지 않고 있던 사무실이었다.


그런데 갑자기 이 사무실로 천유성을 부르다니.


‘무슨 일이지?’


그래도 마지막 가는 길이라고 회장님께서 직접 나가라고 하시려는건가?


천유성은 그렇게 현실을 보지 못하고 쓸데없는 상상이나 하고 있었다.


“여기가-”


그리고 그런 천유성에게 비서가 말을 건내었다.


“앞으로 천유성 본부장님께서 사용하실 사무실입니다.”


“...네?”


“승진을 축하드립니다. 천유성 본부장님.”


“네?”


“이제부터 본부장님은 대현자동차 F1 본부의 본부장님으로서 대현자동차의 이익을 위하여 일해주시기 바랍니다.”


“네?”



**



사건의 전말은 이랬다.


나와 천유성을 만난 회장님은 당일 이사회를 소집하셨고, 이사회에서 대현자동차의 F1 진출을 천명하셨다.


물론 이사회의 반응은 뻔했다.


이래서 안된다, 저래서 안된다-


F1은 인기가 없다- 너무 위험 요소가 크다- 레이서는 물론 감독이나 팀도 없지 않냐-


하지만 회장님은 하나의 마법으로 이사회의 입을 모두 닥치게 만들었다.


바로 ‘돈’ 이었다.


F1의 인기가 없다? 지금 상승하고 있는 F1의 인기는 물로 보이냐? 거기에 홍보만 더 하면 확실히 인가몰이를 할 수 있다!


위험요소가 크다? 돈을 쳐부어서 인기를 늘리면 돈은 자동으로 몰린다!


레이서와 감독, 피트 크루는 조상님이 내려주시냐? 아니다! 돈이 내려주신다!


그렇게 대부분의 문제들을 ‘돈’으로 해결하는 마법을 보여준 정대현 회장이었다.


“와우.”


그 말을 들은 내 반응이었다.


“대단하지? 우리 회장님.”


“언제 봤다고 우리 회장님이에요?”


“아이씨. 너 그거 뱉어.”


천유성이 한피스에 5만원이나 하는 참치초밥을 가리키며 말했다.


“싫은데요.”“아무튼 이사회를 설득하셨다더라 회장님께서.”


“설득이 맞아요 그게?”


“물리적 설득이지. 돈다발을 들고 한.”


역시 돈은 많아야 볼 일인가.


“어쩄든 캬- 이제 회장님까지 우리편이겠다 우리를 막을건 앞으로 하나도 없다는거지.”


“좋네요.”


“넌 무슨 반응이 그러냐?”


“뭐가요.”


“우리 대현자동차가 정식으로 F1에 진출하는 역사적인 순간 아니냐고!”


“마케팅본부 홍보부 천유성 부장이 F1본부 본부장으로 승진한 역사적인 순간이 아니라요?”


“아이씨 꼭 말을 그렇게 해야겠냐?”


하지만 천유성은 그렇게 말하면서도 행복한 듯 미소를 짓고 있었다.


“이미 기사까지 쫙 났으니 남은건 하나밖에 없어.”


“그러게요. 초밥 한조각밖에 안남았네요. 저 먹어도 되죠?”


“먹어라 먹어. 그런데 그게 문제가 아니라고.”


“그럼요?”


내가 5만원짜리 초밥을 입에 넣고 우물거리며 말했다.


“그럼 뭐가 문제인데요?”


“D 그랑프리를 통해서 F1 아카데미 수강생을 모은다는건 알고 있지?”


“알고 있죠.”


“거기에서 너만큼 실력이 좋은 레이서가 나오느냐, 그게 문제지.”


“아. 하긴. F1은 최소 두명이서 나가야 하니까요.”


“바로 그거지.”


천유성이 손가락으로 나를 가리키며 말했다.


“네가 아무리 대단하다고 해도 너 혼자만으로는 F1에 진출할 수가 없다고.”


“그러니까 그게 걱정인거죠? D 그랑프리에서 실력 좋은 레이서를 발굴하지 못할까봐?”


“그렇지. 그게 걱정인거지.”


천유성이 냉수를 들이켰다.


“회장님 말씀으로는 정 안되면 해외에서 레이서 한명 데려오자고 하시는데...”


“이제 갓 생긴 팀에 들어올만한 레이서는 적으니까요.”


“바로 그거야.”


대현자동차는 거대 기업이다.


하지만 F1의 입장에서는? 이제 갓 걸음마를 뗀 삐약삐약 병아리 수준.


당연히 실력 있는 루키들은 그런 팀에 올 생각을 하지 않을 것이다.


굳이 이 신생 팀이 아니더라도 스쿠테리아 페라리나 메르세데스 빈츠 같은 괴물 회사들에서 그들을 스카웃하려고 할테니까.


결국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D 그랑프리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는 선수가 나오기를 바라는 것뿐.


천유성은 그것을 걱정하고 있었지만, 나는 걱정하지 않았다.


지난번에도 말했지만, 지금 한국에서 제일 빠른 남자는 내가 아니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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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EP 01. 시간을 달리다 24.08.19 110 5 12쪽
3 EP 01. 시간을 달리다 24.08.19 118 5 11쪽
2 EP 01. 시간을 달리다 24.08.19 145 5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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