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재 F1 레이서 회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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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8.18 1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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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12 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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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30 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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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 05. 인터넷 스타

DUMMY

[ 저는 대한민국에 사는 15살 중학생, 곽도현입니다. ]



EP 05. 인터넷 스타



KIY. 곽도현이 자기소개를 할 때만 해도 부서의 분위기는 매우 좋았다.


“와 귀여워-”


“부장님, 저런 애를 그동안 혼자서 감싸고 돌았던거에요?”


“15살? 진짜 15살이었어요?”


“와 진짜로 15살일줄은 몰랐는데...”


“그러니까.”


“나도.”


“부장님이 거짓말 하시는줄.”


“너희는 내 말을 도대체 뭘로 생각하는거야!”천유성이 소리쳤다.


그렇게 곽도현의 자기소개 순간까지만 해도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가득한 홍보부였다.


“그럼 이제 슬슬 D 그랑프리 얘기를 하겠네요?”


“좋다- 20만명 앞에서 이렇게 홍보할 기회가 어디 흔하지도 않잖아.”


“우리 부장님 승진하시는거 아니에요?”


“야야, 그건 우리 부서에서 나가라는 소리잖아!”


“아하하, 그런가요?”


“D 그랑프리 잘되면 성과급이라도 나눠주겠죠!”


하지만 이어지는 KIY, 곽도현의 이야기는 충격 그 자체였다.



[ 소속은 대현자동차 F1 아카데미, 저는 그 팀의 레이서입니다. ]


싸아아-


곽도현의 말이 마무리되자 홍보부 전체에 침묵이 내려앉았다.


‘어후.’


천유성은 앵간한 침묵에는 내성이 있었다.


그가 대현자동차의 F1 진출에 대해서 말할 때마다 나오는 어색한 침묵들이 그를 단련시켜주었으니까.


하지만 지금 이 침묵은 그런 천유성조차도 견디기 힘든 무언가였다.


“방금...”


그런 와중에, 한 여사원이 무거운 침묵을 깨트리고 입을 열었다.


“...방금...뭐라고 한거죠?”


그녀가 주위를 둘러보며 말했다.


“영어라서...제가 잘못 알아들은거 같아서요...”


“...그렇지?”


“아 그렇죠?”


“그렇겠죠. 아 역시.”


“역시 AI 자막은 아직 멀었나봐요.”


영어라서 잘못 알아들었다. 그 유일한 희망이 부서 전체를 휘감았다.


하지만.


“제대로 들은거 맞아.”


천유성이 말했다.


“대현자동차 F1 아카데미팀 소속 레이서다. 그게 저 애가 한 말이야.”


싸아아-


다시 분위기가 화기애애해지려던 순간, 부서에 침묵이 내려앉았다.


“...부장님...그러면...”


“저희...”


“진짜 F1 진출해요?”


“그런데 아카데미 그거 분명 허가 안난 프로젝트...”


“그러니까...”


“응...”


사람들이 슬슬 천유성 부장을 피하는 것이 느껴졌다.


그리고.


“야!”


불호령 같은 이성철 본부장의 목소리가 홍보부를 강타했다.


“천유성! 천유성 이 개새끼 어디있어!”



**



천유성은 이렇게까지 자주 본부장실을 들낙거리는 부장이 또 있을까? 라는 생각을 하며 이성철 본부장을 따라갔다.


스피드 레이서 대회인 D 그랑프리 이야기로만 벌써 세 번째 본부장실을 찾는 그였으나, 여전히 상사의 사무실은 익숙치가 않았다.


“하아...”


이성철 본부장이 한숨을 내쉬며 자리에 앉았다.


그리고는 마른 세수를 하며 컴퓨터로 인터넷을 찾아보기 시작했다.


본부장실에 내려앉은 침묵.


그 고통스러운 침묵 속에서 들리는 것은 타닥거리는 키보드 소리와 딸깍거리는 마우스 소리 뿐이었다.


그리고.


“야, 이거 봐.”


이성철이 떨리는 목소리로 컴퓨터 모니터를 천유성에게 보여주었다.


천유성은 말없이 모니터를 들여다보았다.


모니터에는 기사 하나가 띄워져 있었다.


[ 대현자동차 ‘F1 진출’ 천명...아카데미 설립해.

한가람 기자 ]


‘잘해줬네.’


한가람 기자는 공중파 방송사 소속 기자, 동시에 대현자동차 홍보부와 제휴 관계가 있는 기자였다.


그녀는 미리 천유성에게 F1 아카데미 설립과 대현자동차의 F1 진출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고 이를 기사로 만들었다.


그리고 KIY, 곽도현이 그 사실을 20만명의 관중 앞에서 밝힌 순간 이를 기사로 내보냈던 것이다.


그리고, 그 사실을 모를만큼 회사 생활을 허투루 하지 않은 이성철 본부장이었다.


“어떻게 할거야.”


“...”


“F1 진출? F1 아카데미 설립? 허가도 안난 프로젝트를 이딴식으로 밀어붙이려고 해?”


“...”


“너 이거 시말서로는 안끝나. 어 알아? 어!”


이성철의 목소리가 점점 더 올라갔다.


그가 나쁜 사람이라서, 대현자동차의 F1 진출을 막기 위해서 천유성에게 화를 내는건 아니었다.


단지 천유성이 허가되지 않은 프로젝트를 멋대로 진행시켜 회사의 뒤통수를 쳤고, 그게 회사에 큰 손해를 줄 수 있었기 때문이며.


그렇게 되면 부하직원 통제 못한 이성철 본부장 자신도 책임에서 벗어날 수 없기 때문이었다.


“니가 미쳤구나. 진짜 미쳤어.”


이성철 본부장이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


“한국에서 F1 붐을 일으켜? 대현자동차의 F1 진출을 이뤄내겠다고? 이렇게 회사 뒤통수 치는게 네가 말했던 그 원대한 꿈을 위한거야? 어?”


천유성은 대답하지 않았다.


그가 나쁜 사람이라서 자신에게 화를 내는게 아니라는 사실을, 천유성은 알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하.”


이성철 본부장이 다시 한번 한숨을 내쉬었다.


“이미 기사까지 났는데, 이거, 이거, 너 이거, 어떻게 책임질거야. 어떻게 책임질거냐고?”


천유성은 대답하지 않았다.


“하아...”


이성철은 지친 듯 몸을 의자 등받이에 기댔다.


머리가 복잡했다.


이미 기사는 나갔다. KIY의 인터뷰로 인해서 전세계에 송출까지 되었다.


이미 인터넷은 난리가 나있겠지.


아니, 어디 난리난게 인터넷뿐인가?


회사도 난리가 났을게 뻔했다.


과연 회장 라인에서는 이 사실을 어떻게 받아들일지, 아니 그전에 임원들은 어떤 반응을 보일지.


이성철 본부장은 머리가 새햐애지는 것을 느꼈다.


‘씨발.’


답이 없다. 답이 없는 문제였다.


이렇게 된 이상, 빠져나갈 수 있는 부분은 없다.


대현자동차 마케팅본부는 이제 끝이다.


“나가.”



**


시간은 굉장한 힘을 가지고 있다.


아무리 강인한 사람, 현명한 사람이라고 해도 시간은 언젠가 그에게 죽음이라는 것을 선물해준다.


아무리 아룸다운 절경도 시간이 흐르면 결국 사라진다.


그렇게 시간은 모든 것을 휩쓴다.


모든 이에게 평등한 것이 바로 시간이니까.


그런 탓일까, 아무것도 없는 바닥에서 회사를 일으켰던 대현자동차의 ‘회장’ 에게도 죽음이라는 것은 다가오고 있었다.


췌장암에 걸렸던 것이다. 그것도 말기였다. 생존률은 8.7%.


그가 아무리 많은 돈을 가지고 있어도 소용없었다.


그가 아무리 많은 명예를 누리고 있어도 소용없었다.


죽음과 세금은 모두에게 평등하니까.


그렇게 건강이 악화된 회장은 요즘들어 골프에 재미를 붙이고 있었다.


얼마 남지 않은 인생 하고 싶은 것을 하면서 살기로 결정했기 때문이었다.


재물도 명예도, 결국에는 사라진다. 남는 것은 내가 원하는 일을 하는 것 뿐.


곽도현이 회귀를 통해 간신히 알아낸 인생의 진리를 그 역시 알고 있었던 것이다.


아마 두 사람이 만났다면 나름대로 잘 어울렸을지도 모를 일.


그러나 회장은 회장이고 곽도현은 곽도현이었다.


두 사람은 절대 만날 수 없는 평행선이었다.


한쪽은 대기업의 총수고 한쪽은 중학교 자퇴하고 고등학교 검정고시 준비하는 평범한 인터넷 방송인일 뿐이었으니까.


그런 평행선을 이루던 두 사람의 인생을, 한 사람이 살짝 방향을 틀었다.


그 결과 평행하던 두 사람의 인생이 어느 한 지점에서 만나게 되었다.


그 지점은 바로 천유성이었다.


“회장님, 잠시 보셔야 할게 있습니다.”


“응?”


천유성이 친 사고가 그 두사람을 만나도록, 평행선을 이루던 두 사람의 인생의 방향을 틀어버렸다.


[ 저는 대한민국에 사는 15살 중학생, 곽도현입니다. ]


평범한 중학생이다.


그게 인터넷 방송을 보지 않는, 그리고 인터넷 기사보다는 티비 뉴스에 더 익숙한 회장의 감상이었다.


곽도현의 자기소개는 평범했다.


그의 얼굴을 보는 것도, 그가 무슨 말을 하는것도 별다른 감상을 불러일으키지 않았다.


아니, 딱 하나. 자신이 왜 이것을 보고 있어야 하는가. 그런 궁금증을 불러일으켰다.


그리고.


[ 소속은 대현자동차 F1 아카데미, 저는 그 팀의 레이서입니다. ]


라는 말이 나오자 회장은 모든 것을 이해하였다.


그는 자신의 비서에게 물었다.


“우리 대현자동차가, F1에 진출한다고?”


비서는 대답이 없었다.


“그런데 왜 나는 그걸 지금 알게 된거지?”


회장은 생각했다.


내가 왜 이 사실을 지금 알게 되었을까.


내 건강이 악화된 것을 보고 나에게는 보고할 필요가 없을 것이라고 짐작한 것일까.


아니면 사내정치의 일환으로 나에게 올라와야 할 보고를 누군가가 중간에서 가로챈 것인가.


어쩌면, 어쩌면 내 가족들이 나를 회사에서 몰아내려고 새로운 사업을 벌인 것일수도 있지 않을까.


하지만 만약 그것도 아니면...


“혹시 아무도 몰랐나?”


“...그렇습니다.”


비서가 힘들게 입을 열었다.


“허가되지 않은 프로젝트였나?”


“그렇습니다.”


“그래...그래...”


그렇단 말이지.


회장이 조용히 말을 덧붙였다.



**



[ 소속은 대현자동차 F1 아카데미, 저는 그 팀의 레이서입니다. ]


[ 대현자동차! 대현자동차라면 한국 최대의 자동차 기업 아닙니까! ]


[ 맞습니다. ]


[ 그런 회사의 F1 아카데미 소속이라니...정말 대단하십니다! ]


[ 데이비드. 중요한건 그게 아니죠. 이제까지 한국 기업들은 F1에 진출할 뜻을 보이지 않고 있었습니다. ]


[ 그랬었나요? ]


[ 그렇습니다. 하지만 F1 아카데미를 설립하였다는 것은 지금 이 자리에서, 대현자동차의 F1 진출을 천명한 것이나 다름 없습니다! ]


곽도현을 대신하여 현 상황에 대한 설명을 늘어놓아주는 SPEED였다.


당사자의 입에서 직접 말을 듣는 것보다 타인의 입을 통해 대신 말을 전해듣는 것이 더 효과적이라는 천유성의 말 때문이었다.


[ 제 말이 맞습니까? KIY! 아니, 도현 곽! ]


[ 정확합니다. 대현자동차는 F1에 진출할 계획을 가지고 있고, 그것을 위하여 F1 아카데미를 설립하였습니다. ]


[ 정말 대단합니다! 그리고 그 아카데미의 교관이 바로 KIY라는 것인가요? ]


알면서도 묻는 SPEED였다.


역시 연수입을 억단위로 끌어모으는 스트리머 답다. 굉장히 자연스러워.


[ 아니요. 저는 교관이 아니라 그저 수강생일뿐입니다. 정확히 말하자면 수강생 희망자일 뿐이죠. ]


[ 희망자라니요? ]


[ 대현자동차 F1 아카데미는 오직 실력으로만 선수를 뽑습니다. 곧이어 열릴 D 그랑프리에서 실력이 좋은 선수들에게 대현자동차와 함께할 계약서를 나누어줄 예정입니다. ]


[ 그렇군요! 그렇다면 KIY 선수는 당연히 1위로 자랑스럽게 수석 입학하겠군요! ]


[ 아하하...그건 잘 모르겠습니다. ]


그건 진심이었다.


[ 저보다 뛰어난 실력을 가진 사람이 어디에서 나타날지 모르니까요. ]


[ 세계 랭킹 1위시면서요? 겸양이 너무 심하신 것 같습니다! ]


세계 랭킹 1위.


이 자리는 내가 시간을 달려왔기 때문에 손에 넣을 수 있는 자리였다.


그말은, 이 자리는 원래 내 자리가 아니었다는 뜻.


곽도현은 그렇게 생각했다.


[ 그럼, 이만 우승자 인터뷰를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 네, 감사합니다. ]


한국에서 대회 방송을 보던 한 소년이 있었다.


나이는 16세. 곽도현보다 한 살 많았다.


그는 컴퓨터에서 눈을 떼지 못하였다.


그리고 천천히 인터넷을 검색하기 시작했다.


[ 대현자동차 F1 아카데미 ]


관련된 기사와 인터넷 커뮤니티 글들이 주르륵 나타났다.


소년은 천천히 아카데미 신청서를 살펴보았다.


그리고 방문을 살펴보았다.


부모님은 아직 돌아오시지 않은 것 같다.


소년은 천천히 키보드를 두드렸다.


[ 대현자동차 F1 아카데미 신청서 ]


그는 신청서에 조금씩 자신의 개인정보를 입력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이름을 입력했다.


[ 이름 : 유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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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 EP 07. D 그랑프리 24.09.10 31 2 11쪽
22 EP 07. D 그랑프리 24.09.09 37 3 11쪽
21 EP 07. D 그랑프리 24.09.06 40 2 11쪽
20 EP 07. D 그랑프리 24.09.05 48 2 12쪽
19 EP 06. 면담 24.09.04 45 2 11쪽
18 EP 06. 면담 24.09.03 50 3 12쪽
17 EP 06. 면담 24.09.02 52 2 12쪽
» EP 05. 인터넷 스타 24.08.30 57 2 12쪽
15 EP 05. 인터넷 스타 24.08.29 61 2 12쪽
14 EP 04. 모나코 서킷 24.08.28 70 2 12쪽
13 EP 04. 모나코 서킷 24.08.27 72 2 12쪽
12 EP 03. 계약 24.08.26 74 2 12쪽
11 EP 03. 계약 24.08.25 74 3 12쪽
10 EP 02. SRS 그랑프리 24.08.24 81 3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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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EP 02. SRS 그랑프리 24.08.21 91 3 12쪽
6 EP 02. SRS 그랑프리 24.08.21 96 4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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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EP 01. 시간을 달리다 24.08.19 110 5 12쪽
3 EP 01. 시간을 달리다 24.08.19 118 5 11쪽
2 EP 01. 시간을 달리다 24.08.19 145 5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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