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명백백한 마법사의 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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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8.19 2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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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20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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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 풀기

DUMMY

그때로부터 천 년. 아렐이 활동하고, 다시 부활 할 때까지 천년이란 시간이 흐른 후였다. 전쟁은 용사로 인해 끝났다. 몇백 년간 여러 세력이 문제를 일으켰지만, 지금 와서 각 나라의 왕이 평화 조약을 맺으며 세상의 평화를 유지하고 있다.

그래선지 모험가 길드가 동대륙에도 세워졌다. 서대륙 인간도 간간이 모습을 보이니, 어색하다 못해 꿈은 아닌가 싶을 정도였다. 옛날에는 눈만 마주쳐도 싸워댔으니까 말이다.

그리고 그 변화를 직접적으로 보여준 건 다름 아닌 모험가 길드와 관아가 함께 움직이는 거였다. 과거부터 쇄국정책을 유지하던 동대륙이 주요 시설인 관아에 모험가 길드를 받아줬다는 것만으로 얼마나 큰 변화인지 알 수 있다.


“여기 확인했습니다.”

“그래, 수고했다.”


길드의 안내원은 포졸에게 서류를 건네줬다.


“모험가라는 건 생각보다 더 많군.”

“모험을 꿈꾸는 사람들이 많으니까요. 평화로운 세상인 지금 움직이기는 더 편하죠.”

“우리 쪽은 난리야 저번에 마을 하나가 습격 당했는데, 시신이 하나도 없어.”


포졸은 혀를 차며 말했다. 며칠 전 있었던 습격 사건, 과거 마왕의 잔당이 넘어온 것도 골치 아픈데, 시신이 하나도 발견되지 않은 미스테리한 사건이었다.


“조정에서는 조용히 덮으라고 하더군. 지금 상황을 생각하면 알려져 봤자 좋은 일은 없긴 하지.”

“그렇군요. 고생하시네요.”

“그니까 말이다. 아무튼 일 얘기는 이제 그만하고, 점심이나 먹자. 길드 쪽에서... 아, 젠장.”


포졸은 혀를 차며 열린 문을 바라봤다. 활짝 열린 문에는 아델이 피가 뚝뚝 떨어지는 자루를 들고 있었다.


“현상수배자 두 놈이다. 확인하도록.”

“됐어. 맞겠지. 밥 먹기 전에 보고 싶지 않아. 왜 만날 목만 가지고 오는 거야?”

“궁금한가?”

“아니, 그냥 안 물어볼래. 자, 여기 사례금.”


아렐은 큐브 조각을 먹으며 사례금을 받았다. 요 몇 달동안 근방에 있는 수배자를 있는 대로 잡은 덕분에 꽤 돈이 모였다.


“어... 분명 이름이 아렐씨였죠? 돈을 계속 모으던데 이유가 있나요?”

“수도로 가기 위해서다. 자금이 꽤 필요할 테니까 말이야. 뭐, 맛있는 게 있으면 먹기도 하고. 여기 음식 맛있더군. 덕분에 기분이 좋아.”


대강 상황은 알았지만, 아직 정보가 부족하다. 이곳에서는 그가 없었던 천 년 동안 정확히 무슨 일이 있었는지 알 수 없다.

그 천 년 동안 무슨 일이 있었고, 각 나라가 어떻게 바뀌었는지 알아야 한다. 아렐이 기억하는 각 나라의 수장을 생각하면 세계 평화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분명 역사에 무언가가 존재하고 있을 거다.

그리고 사라진 힘도 찾아야 한다. 천 년 전, 전성기 시절에 비하면 지금 사용할 수 있는 힘은 1할도 안 된다. 게다가 무슨 이유에선지 랭크가 높은 마법의 식도 계속해서 틀어져 높은 기술도 사용이 불가하다. 미리 해뒀던 안전장치를 생각하면 힘이 그대로 돌아와야 정상이다.


‘용사 녀석이 무얼 한 건가? 아니면 단순히 식에 오류가... 모르겠다. 확인해 보면 알겠지.’


자금도 다 모였겠다. 아렐은 곧장 이동을 준비했다. 걸어서 가면 반년, 마차를 사용하면 세달 정도 걸린다고 한다. 천 년 전과 달리 대륙의 모양이 바뀌었다면, 두 방법 중 하나를 선택했겠지만 다행히 거의 변함이 없었기에 텔레포트를 이용하기로 했다.


‘원래라면 식만 준비하면 되겠지만, 식이 불안정하니 하는 수 없지.’


마력은 지금껏 모은 큐브로 때우고, 이제 필요한 건 식을 유지할 특수한 광물이다. 원래 찾기에는 정~말 힘든 물건인데 어째선지 마을에서 멀리 떨어진, 관아의 순찰 범위 바깥에 딱 필요한 정도만 있었다.


“너무 대놓고 유인하는군. 직접 와서 말을 걸었어도 좋았을 텐데 말이다.”


바닥에 있는 광석을 주우며 말하니, 어두운 숲속에서 검은 로브를 입은 한 남자가 모습을 드러냈다. 척 보기에도 느껴지는 신체 능력과 강대한 에너지. 상당한 실력자임을 알 수 있었다.


“역시 알고 있었나 보군.”

“네놈들 기척 숨기는 방법은 더 퇴화했으니까 말이다. 그래서 용건이 뭐지? 이 광석 값만큼은 들어주마.”

“처음에는 관아에 꼬리를 잡혔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곳 사또가 움직이기도 전에 이미 일이 끝나있더군.”


마력의 흔적이 거의 남아있지 않아 역추적은 힘들었으나, 고을에서 들려오는 소문과 모험가 길드에 등장한 한 현상금 사냥꾼이 ‘그들’의 귀에 들어왔다.


“네놈도 보아하니 우리와 비슷해 보이지만, 계획을 알게 된 이상 살려둘 수 없다.”

“계획이라면 그 말도 안 되는 부활식을 말하는 건가? 미리 말하지만 헛수고다. 지금이라도 포기하고 다른 방법을 찾아라. 돌아갈 수 있다면 말이지.”


아렐은 씩 웃으며 로브의 남자를 바라봤다.

로브의 남자는 처음엔 긴가민가했다. 아무리 생각해도 눈앞의 남자는 너무 약했다. 마력양도, 출력도 평균 이하의 인간이었으니까.

하지만 직접 마주 보니 온몸이 바짝 긴장을 타기 시작했다. 오랜만에 느껴지는 압박감에 잠들어 있던 신경이 다시 깨어난다. 한 번. 딱 한 번이라도 실수하면 죽을 거라는 걸 본능적으로 알 수 있다.

남자는 망토를 벗어 던짐과 동시에 달려들었다. 커다란 거구에서 느껴지는 육체적 에너지와 마력의 결합. 스쳐 지나간 주먹에 애꿎은 나무만 쓰러진다.


‘몸이 빨려 들어간다. 딱히 마법을 사용하는 건 아니고, 그저 무술에 달린 추가 능력인 건가? 그렇다면 실험하기 딱이군.’


아렐은 날아드는 주먹을 그대로 받아쳤다. 엄청난 충격이 일순 팔을 타고 흘러들어왔고, 그대로 몸이 띄어져 멀리 날아갔다. 받아친 손은 완전히 반대로 꺾여버렸다. 순간적으로 강화하지 않았다면 어깨가 뜯어졌을 거다.


“그대로 받아치다니, 멍청한 것도 정도가 없군.”

“멍청이라... 어떻게 생각하든 네놈 자유지.”


확실히 눈앞의 남자에 비해 마력양과 출력이 확연히 부족하다. 단순히 힘으로만 따지면, 저 남자보다는 아래일 것이다. 하지만 마법은 힘이 전부가 아니다.

아렐이 가볍게 부러진 팔을 흔들자 순식간에 회복됐다. 그 모습에 남자는 순간 저도 모르게 탄성을 내질렀다. 신성력과 비교될 만한 치유력. 아무리 고랭크의 치유 마법이라도 저렇게 할 수 없다. 저것은....


“흑성?”

“알아보는 건가? 아니, 당연하겠지.”


흑성을 다루는 것도 신기했지만, 남자가 진짜 놀란 건 마력의 조작이었다. 흑성으로 인한 엄청난 마력이 필요하다. 하지만 그런 양을 최소한으로 줄일 수 있을 만큼의 마력 조작. 두 눈으로 보고도 믿기 힘들 정도였다.


‘이상하게 출력이 높더니... 이유가 이것 때문인가?’

“대충 현 상황은 파악됐네. 그러면 제대로 가보자고.”


아렐은 공허한 눈을 웃으며 광석을 뒤로 던졌다.

남자는 광석이 떨어짐과 동시에 아렐의 눈앞에 도달했다. 빠르게 휘두른 주먹에 몸이 빨려들어간다.


‘이거 어디서 봤는데. 언제였지?’


마법사가 되기에는 부족한 출력에 남자는 무술을 단련했다. 정 에너지를 최대한 키우고, 쥐똥만큼 있는 마력까지 더해 파괴력을 최대한 높였다.

그가 가지고 있는 기술의 식은 총 6개. 한 번 이어지면 연속으로 계속되는 공격과 주변을 빨아들이는 효과로 인해 빠른 속도로 피하거나, 엄청난 양의 마력으로 몸을 보호해야 한다. 눈앞의 남자로는 피하지도, 막지도 못해야 정상이다.


‘근데 어째서. 어째서 닿지 않는 거지?’


마치 미래를 보는 것처럼 아렐은 유연하게 피했다. 미래라도 보는 것처럼, 공격의 중간중간을 포착하고 빠져나간다. 게다가 어째선지 인력에 저항을 가졌다. 딱히 몸을 보호하고 있지 않았음에도, 이상하게 효과가 나타나지 않는다.


“재미없다. 여기까지 하자.”


이 기술의 이름은... 기억 나지 않지만 파해법은 알고 있다. 강력한 힘으로 주변을 끌어들이면서 초토화하는 권법으로 측면에서 내리치면 쉽게 파해된다.

날아든 주먹을 아렐은 측면에서 강하게 내리쳤다. 생각지도 못한 마력 출력에 커다란 주먹이 그대로 땅에 박혔다.


“확실히 전체적으로 수준이 낮아졌군. 그 기술은 그렇게 쓰는 게 아니야.”

“뭔 개소리를...”

“알 거 없다.”


가볍게 남자의 배에 손을 대니 순식간에 작은 큐브로 만들어졌다.

약해 보이는 건 생각보다 전투에서 큰 이득을 준다. 남자가 조급하게 공격에 집중하지 않고, 적절히 방어했다면 까다로웠을 거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질 이유가 되지는 않지만 말이다.


“이 기술을 어디서 봤더라....”


정확히는 기억나지 않지만, 방금 남자가 사용했던 식도 분명 기억에 있긴 있다. 그때도 딱히 강하지는 않았는데, 수준이 더 떨어지다니... 그만큼 평화가 지속됐다는 뜻이다.


“근데 그것도 나쁘지 않나?”


순간적으로 튀어나온 중얼거림에 아렐은 깜짝 놀랐다. 절대로 자신이 뱉을 말이 아니었다. 부활하고 나서부터 계속 이런다. 평화로운 세상에 대한 불쾌함을 누를 정도로, 기분이 더 좋다. 부활하면서 성격이 바뀌기라도 한 것일까? 덕분에 요즘 사람도 막 죽이고 다니지 않는다.


‘기분이 이상하군, 기분은 좋은데, 이 감정 자체가 불쾌하다. 뭐, 상관없나.’


아렐은 별생각 없이 넘겨버리며, 곧장 텔레포트 마법을 발동했다. 옛날부터 기분파로 움직이는 아렐 다운 행동이었다. 푸른 빛과 함께 모여든 마력에 일순 주위가 일렁거리더니 광경이 순식간에 바뀌었다.


“여기도... 많이 바뀌었군. 쓸데없이 생명이 많아.”


이번에도 마찬가지다. 가득한 생명력에 불쾌감이 느껴지면서도, 동시에 기분이 좋다. 원래 성격 같았으면 진즉에 쓸어버렸겠지만, 일단 다음으로 미루기로 했다.

지금 해야 할 일은 순서대로, 상황 파악, 정세 파악, 그리고 힘 회복이다. 상황 파악과 정세 파악은 시간이 오래 걸리진 않겠지만, 문제는 힘 회복이다. 지금 힘이 없어진 이유 자체를 알 수 없다.


‘정확히는 사라졌다기보다는 몸에서 떨어져 나간 거 같군.’


큐브를 먹으면서 계속 마력을 충전하고 있지만, 이건 임시방편이다. 지금 그의 상태는 영혼 조각이 떨어져 나간 거나 다름없으니까 말이다. 기분이 오락라가하는 것도 어쩌면 이에 대한 영향일 수도 있다.


“대체 무슨 짓을 한 거냐, 용사.”


**********


“나이트가 당했군.”


어두운 방. 흔들리는 촛불 사이에서 한 남자가 조용히 눈을 뜨며 말했다. 만약을 대비해서 나름 강한 인원을 보낸 것인데, 순식간에 당했다. 게다가 무슨 일이선지 연결해둔 시야가 전혀 보이지도 않는다.


“내 시야와 귀를 가리고, 나이트를 제압할 정도라...”


적일까? 아군일까? 적이었다면, 그들이 진행하던 부활식을 관아에 제출했을 거다. 하지만 그자는 그러지 않았다. 관심이 없는 건지, 아님 그들처럼 고을과 엮이면 안 되는 건지 알 수는 없지만 말이다.


“아무래도... 뭔가가 움직이고 있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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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 사면초가 NEW 3시간 전 2 0 10쪽
29 약속 24.09.17 4 0 12쪽
28 과제 24.09.16 7 1 10쪽
27 용사의 마법사 24.09.15 8 1 10쪽
26 제2식 염시 24.09.14 7 1 11쪽
25 맹수 24.09.13 9 1 12쪽
24 초대 24.09.12 9 1 11쪽
23 진실의 저울 24.09.11 6 1 12쪽
22 티파티 24.09.10 7 1 11쪽
21 대회의 24.09.09 12 2 11쪽
20 동질감 24.09.08 11 1 13쪽
19 화폭 24.09.07 8 1 10쪽
18 천 년 전의 검객 24.09.06 9 1 11쪽
17 5분의 1 24.09.05 10 0 11쪽
16 제의 24.09.04 10 1 11쪽
15 아마츠키 24.09.03 9 1 12쪽
14 흥미로운 것과 습격 24.09.02 11 1 10쪽
13 천 년 후의 후손 24.09.01 12 1 13쪽
12 또 다른 부활 24.08.31 10 1 12쪽
11 건드리면 안되는 것 24.08.30 16 1 12쪽
10 천 년 후의 아카데미 24.08.28 12 1 12쪽
9 아카데미 초청 24.08.27 11 1 12쪽
8 살주계 4 24.08.26 11 1 13쪽
7 살주계 3 24.08.25 17 1 12쪽
6 살주계 2 24.08.24 16 0 11쪽
5 살주계 1 24.08.23 18 2 11쪽
4 조우 2 24.08.22 19 2 11쪽
3 조우 1 24.08.21 26 2 14쪽
» 몸 풀기 24.08.20 37 2 11쪽
1 부활 24.08.20 68 2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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