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명백백한 마법사의 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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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8.19 2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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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18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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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07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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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폭

DUMMY

돌덩이가 어깨를 짓누르는 듯한 공기는 아마츠키가 검을 뽑는 순간 훅 날아갔다. 이상하게 기다란 그의 검이 바깥으로 모습을 보인 순간 날카로운 살의만이 가득해졌다. 반사적으로 검을 뽑아든 금나리와 칸데시아는 곧장 검으로 몸을 방어했다.

실만큼 얇고 얇은 참격이 순간적으로 검에 닿았다. 너무나도 얇아서 절대로 보고는 반응할 수 없었을 거다. 하지만 그런 얇은 참격에 비해 위력은 상당했다.


“감각으로... 막았군... 훌륭하다...”


-탁

약속이라도 한 듯이 둘은 양방향으로 찢어져 달려들었다. 두꺼운 신성의 빛과 힘의 질량이 양방향에서 달려든다.


‘한쪽은 신성. 팔라딘의 후손이군. 나머지 한쪽은... 특별한 능력은 없는 건가?’


지금 우선적으로 처리해야 할 것은 칸데시아 쪽이다. 과거부터 신성은 단단함과 동시에 모든 걸 정화시키는 강렬한 힘을 가진다. 실수로라도 맞으면 그대로 재가 되어 사라지고 말 것이다.


‘만월의 검술 제5식 사방베기.’


동서남북 사방으로 날아든 푸른 참격. 도저히 한 손으로 휘두르는 검이라고는 생각하기 힘들 정도다. 아마츠키는 재빠르게 금나리에게 참격을 날려 멀리 날려 보낸 후 곧장 칸데시아에게 달려들었다.

두꺼운 대검과 일본도가 불꽃을 튀기며 부딪힌다. 단번에 베어낼 생각이었는데, 넘쳐나는 신성과 견고한 방어로인해 실패했다. 신성이 얼마나 많은지 검을 타고 흘러들어와 역으로 아마츠키의 몸을 파괴했고, 주변에 신성이 떠돌아다닐 정도였다.


“훌륭한... 재능이다... 그쪽도 마찬가지고.”


-콰앙!

거대한 대검이 지면을 부수며 바닥에 꽂혔다.


“감히 날렸겠다! 지금 등짝이 불에 탈 정도로 아프거든!”


자신보다 커다란 대검을 들고도 부드럽게 움직일 수 있는 근력과 유연성. 덕분에 아까의 참격의 충격도 최소화할 수 있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이상하군. 나름대로 제대로 공격이 들어갔을 텐데.’


특별한 종족은... 아닐 것이다. 이번 일을 주도한 가면의 말에 따르면 이 결계는 이종족의 몸의 움직임을 방해한다고 했다. 하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금나리의 신체 능력으로는 이렇게 빨리 움직일 수 없을 텐데... 나름 당황스러웠다.

그리고 당황스러운 건 이 둘도 마찬가지였다. 제대로 합을 맞춘 적이 없기에 칸데시아는 큰 기술은 사용하지 못했지만, 그렇다해도 상대는 한 손이다. 순수한 힘 싸움에서는 이기지만, 공격을 물 흐르듯이 흘리고, 신통력이라도 있는 것처럼 기술을 피하니 여간 답답한 게 아니다.


‘제6식 사방팔방.’


사방을 꽉 채우는 참격. 칸데시아와 금나리는 바닥을 검으로 그으며 작은 영역을 만들어냈다. 가장 기본적이고, 현대 모든 방어의 기초가 되는 기본 방어. 덕분에 아슬아슬하게나마 참격을 막아낼 수 있었다.


“그때와는.... 달리... 방어 자체에 집중됐군... 역시 세월은 흘렀어... 견고하고... 단단하다... 특히 팔라딘의.. 후손... 훌륭한 방어다...”


저번 아렐과의 전투 이후로 칸데시아는 방어와 전투 자체에 대해 더더욱 집중한 상태다. 덕분에 충분히 버틸 수는 있지만, 버티기만으로는 부족하다.


‘달빛같은 푸른 참격! 너무 얇아서 피하기 힘들다. 광범위하고, 단단하며, 차가워. 얼음 속성이라도 가지고 있는 건가? 뭣보다 너무 날카로워서 힘 자체는 강하지 않지만, 한 번이라도 베이면 위험하다.’

“둘 다... 훌륭한... 재능이다... 허나... 부족해... 신성을 흘리는 것부터 조절을 하지 못한다는 뜻이지...”


아마츠키라면 필시 팔라딘의 싸움법에 대해 잘 알고 있을 것이다. 저번처럼 큰 기술을 쓰면 간파당해 역으로 당하고 만다. 하지만 말했듯이 저번 전투 이후 그는 충분히 집중한 상태다. 이미 준비는 끝났다.


“금나리님! 가겠습니다! 엄호해주세요!”

“엄호라니! 돌진은 내가 한다!”


금나리가 그의 행동에 맞춰서 잘 움직일지는 모르겠지만, 그녀의 판단을 믿기로 했다. 칸데시아는 손에 든 검에 모든 마력을 끌어모았다. 밝은 빛이 일순 검날을 타고 흘러, 더욱 커다란 대검의 형태로 변화했다.


‘커다란 기술... 하지만 시간이 걸린다... 그렇ㄴ다면 우선... 이 자부터지...’


사각에서 달려드는 대검을 막아내며, 참격을 한데 모아 날린다. 아까와는 비교도 안 될 만큼 강력한 참격에 대검이 반으로 잘리며 금나리의 몸을 베어냈다. 붉은 피가 튀는 동시에 아마츠키는 곧장 타겟을 바꿨고, 순간 이상한 점을 알아차렸다.


‘기술이... 벌써... 준비됐다?’


그는 주변을 가볍게 둘러봤다. 주변에 떠돌아다니던 신성이 어느 순간부터 사라졌고, 칸데시아의 한쪽 눈동자가 없어진 후였다.


‘신성을 의도적으로... 흘렸다...? 아니... 이 자는 조작 능력이... 부족하다... 그저 우연이군...’


아마츠키의 예상대로 신성을 흘린 건 조작이 미숙해서다. 하지만 눈동자를 대가로 신성 조작 능력을 강제적으로 올려 다시 흡수했다. 그의 미숙함이 허를 찌른 것이다. 금나리 역시 마찬가지다.


“녹여주마!”


입에서 피를 흘리며 튀어나온 금나리의 검이 붉게 빛나고 있었다. 아까보다 더욱더 강해진 공격이 아마츠키를 향한다. 금나리의 고유 기술인 반격은 상대의 힘을 흡수해 배로 돌려준다. 고유적인 기술의 영향으로 인해 그녀의 몸은 겉보기에 비해 훨씬 튼튼하다.

미숙하지만 상황을 뛰어넘는 판단과 자신의 능력을 극대화해서 사용하는 모습은 매우 아름다웠다. 아마츠키의 눈동자가 동시에 눈을 감는다. 그는 조용히 입을 열었다.


“무시한 건... 사과한다... 이쪽도... 보여주지...”


-콰앙!

커다란 빛기둥과 뜨거운 대검이 동시에 아마츠키를 공격한다. 엄청난 굉음과 함께 충격파가 일순 건물을 뒤흔든다. 뭉게뭉게 피어오르는 연기. 그 연기가 점차 걷히면서 보인 건 두 개의 팔로 검을 잡은 아마츠키의 모습이었다.


‘만월의 검술 제2식 달 떨구기.’


짧은 순간 기술을 뽑아서 기술을 막아냈다. 그리고 검을 내려 검등을 잡아, 칼날과 손잡이로 앞뒤에서 달려든 검을 막아냈다. 자신의 무기의 특성을 제대로 활용한 좋은 예시다. 힘은 이제 호각인 상태. 아마츠키는 크게 숨을 들이켰다.


“제9식...”

“! 금나리님!”

“광월뇌참.”


반월을 그리는 듯한 8연속 공격. 붉은 참격에 금나리와 칸데시아는 뒤로 밀려나고 말았다. 공격이 아까보다 강해졌고, 속성도 변하였다. 제대로 방어하지 못해 상처가 심하다. 특히 금나리는 치명상으로 겨우 목숨만 붙어 있었다.


“실력은... 힘이... 전부가 아니다... 너희들의 끝을... 보지 못한 것이... 아쉽구나...”


그렇게 쓰러진 둘을 향해 아마츠키가 검을 들어 올린 순간이었다. 일순 새로 생긴 그의 손이 흐릿해지더니, 갑자기 사라지면서 들고 있던 검이 바닥에 떨어졌다.


“무슨...?”

“크하하하하하하!!!!!!”


-콰앙!

바닥을 뚫고 나온 무언가. 엉망진창이 된 가면은 거의 기절한 상태였고, 화염으로 몸을 두른 아렐은 커다랗게 웃고 있었다.


“이게 전부냐?!”

“크윽!”

“아무래도... 여기까지인 듯하군...”


아마츠키는 검을 다시 집어넣으며 말했다. 그가 제안을 받아들여 아카데미를 습격할 때 했던 계약은 물건을 얻을 때까지 문을 지키는 것. 이미 물건은 아렐이 먹은 듯하니 계약은 끝이다. 싸울 이유도, 더 싸울 힘도 없다.


“다음에는... 더 정진하도록...”


이 말을 끝으로 아마츠키는 모습을 감췄다.


************


명명백백한 마법사의 왕. 그의 이름은 천 년이란 시간이 흘렀음에도 마법사들 사이에서 절대로 잊혀 지지 않았다. 그의 사후 이후에도 여러 마법사의 왕이 나왔지만, 그 누구도 그를 뛰어넘지 못했다. 물론 현대 최강이라면 모르겠지만 말이다.

아무튼 그 사실을 가면 역시 잘 알고 있었다. 하지만 그럼에도 만약에 라는 희망을 품었다. 지금 눈앞의 여인은 분명히 마법사의 왕 본인이지만, 힘을 잃은 상태. 자신이 가진 수천 개의 주문서와 진리에서 만든 키메라, 그리고 몬스터와 요괴라면 가능할 거라 생각했다.


‘근데 이게 무슨...!’

“좀 더 힘내봐라!”


-빠악!

불꽃을 담은 발이 그의 얼굴을 강타하고, 걷어찬다. 화염에 상성인 수성마법을 계속 사용하고 있음에도, 제대로 막을 수 없다. 특수한 능력이라도 있는 것일까? 출력이 이상할 정도로 높다.


“으아아아아악!!!”


남아있는 두루마리 속 모든 걸 꺼내고, 주변의 고위 몬스터까지 불렀다. 그리고 그와 동시에 아공간 마법 속에 있는 주문서를 쏟아낸다.

여러 원소, 몬스터, 요괴, 그리고 키메라의 공격. 아무리 강력한 화력이 있어도 물량에서 밀리면 이길 수 없다. 가면은 깨진 가면 사이로 희미한 미소를 지으며 아렐을 바라봤다. 하지만 아렐 역시 환한 미소를 짓고 있었다.


“마법은 기본적으로 형태가 있다. 이 형태가 모여서 식이 되고, 식을 극대화하면 비기가 되지.”


마법사들에게 마법은 뺄셈이다. 실력이 상승할수록 형태와 마법진, 그리고 주문을 생략한다. 실력이 부족하면 그 세 가지를 전부 시전해야 하기에, 명백하게 불리하다.

하지만 이는 플러스 요인으로 작용하기도 한다. 강제적으로 생략하지 않아도 되는 걸 일부러 시전하면 그것이 의식으로 승화돼 힘이 더 강해지게 된다. 현재 아렐이 생략할 수 있는 건 마법진과 주문. 형태는 이미 이어진 공격으로 완성한 후였다.

여인의 손에 모인 붉고, 붉은 구체. 그 구체가 하늘로 솟아오른 순간이었다.


“■■ 제1식 화폭.”


일순 아카데미와 근처 마을이 아침이 된 듯이 밝아진다. 주변을 가득 채운 몬스터와 요괴, 그리고 마법은 불꽃에 휩쓸려 재가 된 이후였다.


작가의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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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명백백한 마법사의 왕 연재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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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 사면초가 NEW 3시간 전 2 0 10쪽
29 약속 24.09.17 4 0 12쪽
28 과제 24.09.16 7 1 10쪽
27 용사의 마법사 24.09.15 8 1 10쪽
26 제2식 염시 24.09.14 8 1 11쪽
25 맹수 24.09.13 9 1 12쪽
24 초대 24.09.12 9 1 11쪽
23 진실의 저울 24.09.11 6 1 12쪽
22 티파티 24.09.10 7 1 11쪽
21 대회의 24.09.09 12 2 11쪽
20 동질감 24.09.08 11 1 13쪽
» 화폭 24.09.07 9 1 10쪽
18 천 년 전의 검객 24.09.06 9 1 11쪽
17 5분의 1 24.09.05 10 0 11쪽
16 제의 24.09.04 10 1 11쪽
15 아마츠키 24.09.03 9 1 12쪽
14 흥미로운 것과 습격 24.09.02 11 1 10쪽
13 천 년 후의 후손 24.09.01 12 1 13쪽
12 또 다른 부활 24.08.31 10 1 12쪽
11 건드리면 안되는 것 24.08.30 16 1 12쪽
10 천 년 후의 아카데미 24.08.28 13 1 12쪽
9 아카데미 초청 24.08.27 11 1 12쪽
8 살주계 4 24.08.26 12 1 13쪽
7 살주계 3 24.08.25 17 1 12쪽
6 살주계 2 24.08.24 16 0 11쪽
5 살주계 1 24.08.23 18 2 11쪽
4 조우 2 24.08.22 19 2 11쪽
3 조우 1 24.08.21 27 2 14쪽
2 몸 풀기 24.08.20 37 2 11쪽
1 부활 24.08.20 68 2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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