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명백백한 마법사의 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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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등록일 :
2024.08.19 2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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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18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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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03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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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츠키

DUMMY

결계가 펼쳐진 지 30분이 지난 후 제대로 사건이 발생하기 시작했다. 아카데미 내부에서 울리기 시작한 신호. 허가받지 않은 외부의 침입자에 대한 신호가 방 전체에 울렸고, 기숙사에 남아있던 학생들은 모두 바깥으로 나왔다.


“뭐야! 무슨 일이야?!”

“결계? 말도 안돼! 저렇게 큰 결계가 쳐졌는데, 아무도 몰랐다고?”


어느새 붉어진 하늘아래로 붉은 달빛이 아카데미의 창문을 통해서 들어온다. 아랠은 조용히 바깥을 바라보며 천천히 걸음을 옮겼다. 누군지는 몰라도 배짱 한 번 두둑하고, 그에 맞게 제대로 준비해왔다.

이미 아카데미 이곳저곳에는 신원 불명의 인간들과 함께 키메라, 요괴, 그리고 몬스터가 습격 중이다. 아무래도 마력이 많은 자들부터 제거하기 위해 움직이니, 스텔 쪽으로 오는 자들은 없었다.


‘결계. 이 정도 넓이를 아무런 전조 증상 없이 만들었다. 실력...이라기보다는 계약을 이용한 것이겠지.’


계약은 제로섬을 추구함으로, 이만한 결계를 만든만큼 리미트가 있을 것이다. 예를 들어 시전자가 이에 맞는 무언가를 제물로 받쳤거나, 이 결계가 쉽게 부서질 수 있는 무엇인가가 어딘가에 있다든가 말이다.


“여기군.”


아렐은 결계의 한 끝자락에 도착했다. 내구성 자체도 강한 걸 보니, 확실히 이걸 유지하는 무엇인가가 있다. 이런 결계는 기본적으로 시전자의 허락 없이는 바깥으로 나갈 수 없다. 하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격의 차이가 비슷한 사람의 이야기일 때다.

그는 아무런 불편 없이 결계를 빠져나왔다. 빠져나오자마자 보인 건 바닥에 박힌 말뚝과 그 말뚝을 지키고 있는 누군가였다.


“...어, 어떻게!”


남자를 보자마자 아렐은 가볍게 몸에 손을 댔고, 그러자 남자는 작은 큐브 조각으로 바뀌었다. 그는 큐브 조각을 입에 넣으며 땅에 박힌 말뚝을 바라봤다.


“이 말뚝을 중심으로 전개한 결계군. 이게 부서지면 순식간에 내구도가 약해지는 건가?”


지금 아카데미 내부는 말 그대로 혼비백산인 상태다. 교수들 대부분이 퇴근한 상태라 대응할 수 있는 건 학생과 미리 남겨둔 경계 마법, 그리고 경비병이 전부니까. 지금이라도 그가 이걸 부순다면 현 상황은 곧장 해결된다. 하지만...


“재밌는 걸 놓칠 수 없지.”


아렐은 더 깊숙이 말뚝을 박고 다시 결계 안으로 들어갔다. 이런 빅이벤트가 제 발로 찾아와 줄 줄은 몰랐다. 생각보다 재밌는 일이 더 많이 벌어지고 있다.


**********


글레시아는 상황을 파악하기 위해 빠르게 달렸다. 갑작스럽게 쳐진 결계와 무차별적으로 학생을 습격하고 있는 몬스터들. 갑작스러운 상황이지만, 지금은 당황할 때가 아니란 걸 그녀는 잘 알고 있었다.


‘이럴 줄 알았으면, 묵지를 보내는 게 아니었는데.’


개인적으로 조사하고 싶은 게 있어서 묵지를 보낸 게 잘못이었다. 설마 아카데미를, 그것도 이렇게 대규모로 침공할 줄은 상상도 못했다. 지금 해야 하는 일의 순서는 학생들의 보호, 그리고 방어지는 구축하는 거다.


“으아아아악! 살려줘!”

“뭐야, 이 요괴들은!”


어둠을 타고 다니는 어둑시니와 창귀가 사방에서 덮쳐온다. 글레시아는 마력을 끌어모았고, 그러자 그녀의 입에서 하얀 김이 새어 나온다.


‘빙결마법 제2식 파르티잔.’


주변에서 만들어진 얼음 창이 몬스터에게 달려들었다. 정확히 머리와 심장에 꽂히니 몬스터는 곧장 즉사했다.


“고, 공주님!”

“어서 가자! 다른 사람들도 찾아야 해!”


그렇게 사방으로 돌아다닌 덕분에, 빠르게 학생들과 합류할 수 있었다. 몬스터와 요괴 중 고위 존재가 있어서 사망자가 발생하지 않을까 걱정했지만, 정말 다행히도 사망자는 한 명도 없었다.

그렇게 합류하게 된 얀카와 아우룬, 그리고 홍련. 다른 학생들을 좀 더 찾고 싶었지만, 몬스터가 하도 많아서 진입이 불가능했다.


“앞으로 어떻게 할 거야?”


얀카는 흐르는 땀을 닦아내며 말했다. 그들이 찾아낸 학생은 사십, 그리고 경비병은 열 명으로 총 오십이다. 경비병도 대부분 다쳐서 실질적으로 움직일 수 있는 사람들은 열 명도 되지 않는다.


“선택권은 두 개입니다. 저희끼리 방어선을 구축해서 여기서 버티는 거나, 다른 학생들과 합류하는 것이죠.”

“지금쯤이면 바깥에서도 상황을 알긴 했을 거야. 하지만 아직도 소식이 없다는 건...”


교수들의 수준이라면 웬만한 결계는 굳이 풀이하지 않아도, 부서서 들어올 수 있다. 그런데 지금까지 한 번의 소식도 없다는 것은 이 일의 주동자들이 절대로 만만한 상대가 아니라는 거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가만히 있을 수는 없어. 다른 학생들이 위험할 수도 있으니까.”

“그렇지. 모두 우리 같은 게 아니니까 말이야. 우리가 지켜주는 수밖에.”

“자, 잠시만요!”


그렇게 의견이 결정될 무렵. 문득 한 학생이 그들을 불렀다. 꽤 심한 상처를 입은 아카데미 학생은 덜덜 떨며 말했다.


“그, 그 말씀은 전부 다시 돌입하겠다는 말인가요?”

“응. 그렇지.”

“아, 안돼요! 그럼 저희는 어떡하고요!”


그의 외침에 주변 사람들도 동조하기 시작했다. 지금 돌입해야 하는 건 주요 인원인 글레시아와, 얀카, 아우룬, 그리고 홍련이다. 부상자들은 조금 위험할 수도 있지만, 남아있는 인원이라면 어찌저찌 버틸 수 있을 거다.

지금 고위 몬스터들은 마력이 많고, 강한 자들을 쫓아오고 있는 상태로, 넓게 보면 그들이 곁에 없는 게 차라리 나을 수도 있다. 하지만 공포에 잡힌 자들은 이를 인지하지 못했다.


“여기 남아주세요! 부탁할게요!”


남학생은 무릎까지 꿇으면서 싹싹 빌기 시작했다. 그의 모습에 다른 학생들도 그들을 붙잡기 시작했다.


“맞아요! 지금 부상자가 한둘 아니라고요!”

“갑작스럽게 녀석들이 습격하면 못 버틸 거예요!”

“공주님들! 제발 살려주세요!”


갑작스러운 그들의 행동에 글레시아는 당황을 감추지 못했다. 확실히 무서운 것은 이해할 수 있다. 조정에서 직접 관리하고, 여러 유능한 교수가 모여 있는 아카데미에 전면적으로 공격을 감행할만한 조직에 대한 공포감은 당연하다.

하지만 그것과는 별개로 학생들을 보호해야 한다. 그것이 힘을 가진 자, 브르타뉴의 공주로서 해야 할 일이니까 말이다.


“다른 학생들이 위험해. 미안하지만 여기서 버텨줘.”

“다른 학생들이 뭐요! 어차피 이미 가봤자 전부 뒈졌을...!”


-콰앙!

감정이 막 격해지려는 찰나. 이를 막은 것은 다름 아닌 홍련이었다. 그녀가 강하게 내리친 주먹으로 인해 땅이 움푹 파였다.


“니 지금 뭐라캤나. 이미 뒈졌을 거라꼬?”


생긴건 천상 아가씨의 입에서 구수한 사투리가 흘러나온다. 홍련은 싸늘한 눈빛으로 다가가 남학생의 멱살을 잡아끌었다.


“지금 저 안에서 아직도 무서워하는 아들이 한둘이 아니다. 그 아들을 전부 무시하자꼬? 저기 있던게 니였어도 그렇게 말할 수 있나!”

“그... 그게...”

“무서운 건 이해한다. 이건 분명 조정의 잘못이데이. 이 나라의 공주인 내에게도 니들을 지킬 책임이 있어. 그리고 아직 살아 있는 아들도 마찬가진기고.”


그녀의 말에 일순 주위가 조용해졌다. 학생들도 더 이상 아무런 말도 하지 못하고, 홍련을 바라만 봤다.


“증말 미안해지만 이기서 쪼매만 버티주라. 나가 꼭 지켜줄테니께.”


이 말을 끝으로 네 사람은 기다리지 않고, 곧장 아카데미로 돌입했다. 건물에 발을 들이는 순간 기다렸다는 듯이 사방에서 공격이 쏟아진다. 무슨 이윤지는 몰라도, 이 녀석들의 행동 범위는 아카데미 건물에 국한돼 있는 듯하다.


“자, 그럼 이기서 찢어지제.”


중앙복도로 간신히 돌입한 후 홍련이 말했다. 지금 살펴봐야 할 곳은 크게 다섯 곳으로, 1학년 건물, 2학년 건물, 3학년 건물, 중앙 건물, 그리고 별관이다.


“네 명으로 찢어지기에는 좀 위험하지 않을까? 안쪽으로 들어갈수록 등급이 높은 녀석들이 있어.”

“확실히 그렇긴 하군요. 게다가 저희 마력에 더 이끌립니다.”


라우룬은 조용히 주위를 살피며 말했다. 대체 이 정도 병력은 어떻게 준비한 것일까? 아니, 그 이전에 이 정도 병력을 이끌고 아카데미에 처 들어온 이유는 무엇일까?


“그르니까 더 찢어져야 한다. 한 곳에 몰려 있음, 전부 몰려들끼다.”

“확실히 그렇네. 그래도 위험하긴 하니 둘둘 나눠서 움직이는 건 어때? 글레시아, 나랑 같이 가자.”

“아뇨 안됩니다.”


글레시아의 팔을 잡는 얀카를 향해 라우룬은 단호히 말했다.


“뭐? 어째서?”

“지금 이곳에 몰려 있는 건 요괴와 몬스터입니다. 요괴는 동대륙의 기운이, 몬스터는 서대륙의 기운이 상대하기 쉬우니, 한명씩 섞어서 가야 합니다.”


그의 말에 따라 홍련과 글레시아, 얀카와 라우룬이 짝이 됐다. 얀카는 아쉽다는 듯이 검 손잡이를 어루만졌다.


“쳇, 글레시아랑 가고 싶었는데.”

“저로 만족해 주시죠. 저도 검을 쓰니 나름 잘 맞을 겁니다.”

“아무튼 바로 출발하자. 부상자를 만나면 곧장 안전한 장소로 옮기고, 전력이 될 수 있는 사람과는 합류하는 거야.”


그렇게 두 조는 각각의 길로 찢어졌다. 얀카 쪽은 2학년 건물을, 글레시아 쪽은 1학년 건물을 먼저 확인하기로 했다.


“오랜만에 잘 잘고 있었는데, 대체 무슨 일인기고.”


홍련은 짜증스럽게 혀를 차며 말했다. 아닌 밤중에 홍두깨... 딱 지금 상황에 너무나도 잘 어울리는 말이었다.


“조정에서는 아무 말도 없었어? 이 정도 규모의 습격이면, 무슨 징조라도 있었을 텐데.”

“모르깄다. 애초에 목적도 모르깄고. 저 아들 우릴 공격하긴 하지맨 이상하게 활동 범위가 좁다. 마치 무얼 지키고 있는 거처럼 말이다.”


홍련은 의미심장하게 말했다. 확실히 몬스터와 요괴의 움직임이 이상하긴 하다.


“글레시아라고 했나? 니는 뭐 아는 거 없나? 아니면 의심가는 사람이라던가.”

“의심가는 사람...”


홍련의 말에 문득 글레시아의 머리에 한 사람이 스쳐 지나간다. 자신도 어째서 지금 그 남자가 떠올랐는지 알 수 없었다.


‘아렐...’


*******


아렐은 본관이 아닌 별관으로 발길을 옮겼다. 별관의 몬스터는 다른 곳과 비교하면 상당히 약했다. 각 건물에서 강자들만 노리는 놈들의 모습을 생각하면, 별관에는 사람이 없으니 당연한 사실이라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이 녀석들의 목표는 단순히 학살이 아니다. 학살이 목표였으면 고위 몬스터와 요괴를 굳이 사방으로 떨어뜨릴 이유가 없다. 아무리 학생이라고 해도, 공주들 정도의 학생들이 연합하면 힘들긴 해도 이길 수 있으니까 말이다.


‘그리고 뭣보다 이 기운. 묘하게 익숙한 기운이 난다.’


아렐은 천천히 걸음을 옮겼다. 붉은 달빛이 그를 조용히 비춘다. 그렇게 한걸음, 한걸음. 계속해서 걸음을 옮겼고, 이내 한 장소에 도착할 수 있었다.

장소에 도착한 순간 보인 건 일본도를 찬 남자와 그 주변에 쓰러진 학생들이었다. 남자는 조용히 고개를 들었다. 한쪽 얼굴에 박혀있는 수많은 눈동자가 일순 아렐을 바라본다. 마치 시간이 느리게 흘러가는 거처럼 주변의 공기가 일순 조용해진다.

그리고 동시에 아렐의 얼굴에 환한 미소가 생겨났다. 그 어느때보다 환한 미소가 얼굴에 한가득해졌고, 아렐은 곧장 화염을 손에 쥐며 남자에게 달려들었다.


“진짜냐? 진짜 네놈이냐?!”

“날... 아는가...?”

“당연하지. 오랜만이군, 아마츠키!”


작가의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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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 사면초가 NEW 3시간 전 2 0 10쪽
29 약속 24.09.17 4 0 12쪽
28 과제 24.09.16 7 1 10쪽
27 용사의 마법사 24.09.15 8 1 10쪽
26 제2식 염시 24.09.14 8 1 11쪽
25 맹수 24.09.13 10 1 12쪽
24 초대 24.09.12 9 1 11쪽
23 진실의 저울 24.09.11 6 1 12쪽
22 티파티 24.09.10 8 1 11쪽
21 대회의 24.09.09 13 2 11쪽
20 동질감 24.09.08 12 1 13쪽
19 화폭 24.09.07 9 1 10쪽
18 천 년 전의 검객 24.09.06 9 1 11쪽
17 5분의 1 24.09.05 10 0 11쪽
16 제의 24.09.04 11 1 11쪽
» 아마츠키 24.09.03 10 1 12쪽
14 흥미로운 것과 습격 24.09.02 12 1 10쪽
13 천 년 후의 후손 24.09.01 12 1 13쪽
12 또 다른 부활 24.08.31 10 1 12쪽
11 건드리면 안되는 것 24.08.30 16 1 12쪽
10 천 년 후의 아카데미 24.08.28 13 1 12쪽
9 아카데미 초청 24.08.27 12 1 12쪽
8 살주계 4 24.08.26 12 1 13쪽
7 살주계 3 24.08.25 17 1 12쪽
6 살주계 2 24.08.24 16 0 11쪽
5 살주계 1 24.08.23 19 2 11쪽
4 조우 2 24.08.22 19 2 11쪽
3 조우 1 24.08.21 27 2 14쪽
2 몸 풀기 24.08.20 37 2 11쪽
1 부활 24.08.20 69 2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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