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명백백한 마법사의 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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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8.19 2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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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06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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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 년 전의 검객

DUMMY

학생들은 있는 힘껏 다리를 움직였다. 힐끔 돌아본 곳에서 쫓아오고 있는 괴물들을 이길 수 없다는 걸 피부로 알 수 있었다. 점차 숨은 차오르고, 심장에 무리가 온다. 그렇게 갑작스럽게 풀린 다리에 한 여학생이 넘어졌다.


“히익!”


커다란 이빨이 그대로 여학생을 삼키려는 순간 그 사이로 에덴이 끼어든다. 그는 재빠르게 여학생을 빼내며, 몬스터의 목을 베어냈다. 물론 공격이 약해서 조금의 상처도 나지 않았지만 말이다.


“뒤로 뛰어. 바깥으로 나가면 돼.”


학생들을 대피시키며 에덴은 계속해서 달렸다. 비록 몬스터를 이길 수는 없지만, 지금은 이것만으로 충분하다. 그렇게 얼마나 달렸을까? 온몸이 땀 범벅이 되고, 셀 수도 없이 많은 학생을 대피시키고 난 후였다.


“이런 씨, 어그로가 다 나한테 끌렸잖아?”


에덴은 주변을 두리번거리며 잠시 숨을 곳을 찾았다. 그러던 중 문득 그의 눈에 들어온 한 교실. 그는 서둘러 교실로 뛰어 들어갔다.


“일단 여기 숨어있다가 다시 바깥으로... 얼레?”


교실에 들어오자마자 보인 건 바닥 한가운데에서 자고 있는 브리엘이었다. 어쩐지 근처에 묘하게 고위 몬스터가 많다 싶더니 브리엘 때문인 듯하다.

그녀는 얼마나 깊게 잠들었는지, 옆에서 쿵쿵거리는 소리가 들려도 미동도 하지 않았다. 그 모습에 에덴은 순간 울컥 감정이 치밀었다.

물론 그녀에게 학생들을 지킬 이유는 없다. 허나, 힘이 있는 자가 이렇게 가만히 있는 것도 이치에 맞지않다. 에덴은 한 소리 할 생각으로 그녀에게 다가갔고, 몸에 손을 댄 순간에야 이상한 점을 깨달았다.


“너 뭐야? 몸이 왜 이렇게 뜨거워?”


브리엘의 얼굴은 창백하고 땀 한 방울 나지 않았는데, 몸은 불덩이처럼 뜨겁다.


“아파... 몸이 이상해...”

“젠장, 뭐가 어떻게 돌아가는 거야?”


마력 역류도, 이상한 마법에 걸린 것도 아니다. 결계가 쳐진 순간부터 몸이 이상하게 무겁고 뜨거워지기 시작했다고 한다.


“어떻게 버틴 거야?”

“은신 결계로 간신히... 근데 이제 한계야...”

“한계는 무슨. 업혀 나랑 같이 나가자. 은신 결계 유지할 수 있지?”


에덴은 브리엘을 업고 조심히 교실을 나섰다. 은신 결계가 점차 약해지는지 몬스터가 그들의 주위를 돌아다닌다. 하지만 충분히 빠져나갈 수 있는 속도였기에, 에덴은 숨을 죽이며 걸음을 계속해서 옮겼다.


“편하다. 나중에 수업 들으러 갈 때 업어줘.”

“입 닫아. 맞기 싫으면.”


그렇게 순조롭게 탈출을 하나 싶을 때였다. 그들이 막 본관 중심에 도착했을 때 문득 무언가가 눈에 들어왔다. 커다란 본관 중심을 가득 채우고 있는 의문의 고치. 그 안에서 강대한 무엇인가가 느껴진다.


“뭐지 저건...?”

“플로리테리아. 고치형 몬스터야.”


고치형 고위 몬스터인 프로리테리아는 주변의 마력을 흡수하면서 성장한다. 지금 마력양만 보면 상당히 강력한 모습으로 태어날 것이다. 그리고 기다렸다는 듯이 고치가 반으로 갈라지기 시작한다.

그 안에서 모습을 드러낸 괴생명체. 주변을 둘러보던 녀석이 날카로운 한쪽 팔을 가볍게 휘두른다. 그러자 사방이 순식간에 갈려 나간다.


“이런 미친!”


마력은 브리엘보다 살짝 적은 상태. 브리엘만 멀쩡했다면 이곳에서 처리했을 텐데... 아무래도 그러기에는 힘들어 보였다. 에덴은 일단 바깥으로 나가 다른 학생들과 합류할 생각이었다. 공주를 포함해 상위권 학생들이라면 충분히 처리할 수 있을 테니까.

하지만 그 생각은 녀석의 바로 다음 행동을 보고 180도 바뀔 수 밖에 없었다. 플로리테리아의 고치에서 일순 수 많은 몬스터가 쏟아지기 시작했다.


“고치에서 몬스터를 쏟아내는 타입인가 봐. 신기하네.”

“한가하게 말할 때냐? 게다가 저 녀석이 나오고 주변에 있는 몬스터와 요괴들의 행동이 이상해. 마치 통제하는 것처럼...”


실제로 녀석의 주도하에 몬스터의 움직임이 달라졌다. 아무런 생각 없이 움직이던 녀석들의 행동에 규칙이 생기기 시작한다. 고치에서 계속 리스폰 되는 몬스터와 전술에 따라 움직이는 모습. 에덴은 무기를 빼들었다.


“브리엘, 저건 여기서 처리해야겠다. 저게 지금 바깥으로 나가면 안 될 거 같아.”

“나도 같은 생각이지만, 지금으로서는 힘들어. 네 공격으로는 어림도 없어서 내가 공격해야 하는데. 지금 쓸 수 있는 마법은 한 번뿐이야. 그거 쓰면 기절할 거 같은데...”

“한 번이면 충분해. 길은 내가 뚫는다. 어떻게든 박아.”


에덴이 브리엘에게서 떨어지자마자 모든 시선이 일제히 그에게 쏠린다. 지금부터 중요한 건 감이다. 눈으로 보고 피하기는 당연히 불가능한 상황. 녀석의 어깨 등 신체의 움직임을 보고, 판단해야 한다.

하지만 역시 그것에도 한계가 있다. 순식간에 달려드는 참격에 어깨의 살이 파이고, 다리가 날아갔다. 하지만 멈출 수 없다. 지금 멈추면 반대로 죽고 만다. 그가 살 수 있는 확률 중 가장 높은 건 접근하는 것이다.


‘거리를 좁힌다! 지금!’


남은 다리 한쪽에 힘을 줘서 거리를 좁힌다. 있는 힘껏 휘두른 검. 하지만 공격은 당연히 통하지 않는다. 예상치 못한 접근에 몬스터는 당황하나 싶었지만, 이내 승리의 미소를 지었다.


‘역시 이 녀석 어느 정도 지식을 가지고 있다. 그러니까 당황하고, 좋아하지. 덕분에 방심도 하고.’


에덴이 검을 던져 몬스터의 시야를 막았고, 그와 동시에 위에서 브리엘이 뛰어내렸다. 그녀의 손에 모여든 푸른 번개가 일순 몬스터들을 향해 쏟아진다.


‘체인 라이트닝.’


연속으로 이어지는 공격은 본관에 모여 있던 몬스터를 싹 다 정리했다. 고위 몬스터가 아닌, 대부분이 중위 몬스터라고 해도, 이들을 한 번에 파괴하는 출력. 역시 역대급 재능아라고 불리는 소녀다웠다.


“으엑.”


브리엘은 이 말을 끝으로 기절해버렸다. 몸도 좋지 않은 상태에서 커다란 마법을 전개해서 무리가 온 것이다. 주변의 몬스터를 정리하고 고치를 파괴하는 데도 성공했으니, 절반은 성공했다. 그래... 절반만 말이다.


“이놈은 어떻게 산 거야?”


플로리테리아는 피해를 꽤 입었지만, 여전히 건재했다. 역시 괜히 고위 몬스터가 아니었다. 에덴은 브리엘을 뒤로 빼내며 조용히 검을 들었다.


“방법은 있어... 분명...”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날아드는 참격. 죽음이 다가온 순간에는 시간이 느리게 흘러간다. 그렇게 참격이 그대로 에덴의 몸을 반으로 가르려는 순간이었다.

-캉!

그 앞을 막아서는 커다란 칼날. 금나리는 받아낸 힘을 그대로 돌려주었다. 덕분에 플로리테리아의 몸이 반으로 갈렸다.


“수고 많았어. 나머진 우리가 진압할게.”


결계에 들어온 금나리, 칸데시아, 그리고 화륜. 이 셋은 재빠르게 몬스터와 요괴 처리를 시작했다.


*******


“마! 다들 이쪽으로 오래이!”


홍련은 봉을 휘두르며 요괴를 처리했다. 글레시아 역시 마법을 뿌려대며 주변의 몬스터를 처리했다. 고위 몬스터와 요괴는 공주들과 힘 자체는 비슷하다. 하지만 상성과 기본적으로 가지는 전투 능력이 차이가 나고, 뭣보다 수가 많으니 서서히 밀리기 시작했다.


‘번개의 검술 제3식 전격뢰’

‘마법 융합.’


멀리서 들려오는 낙뢰 소리. 모두가 열심히 싸우고 있지만, 마치 계속 늘어나는 것처럼 어째선지 수가 영 줄어들지 않는다. 이렇게 장기적으로 가면 점차 소모되는 건 학생들 쪽이다.


“끝이 없어... 교수들은 아직도 멀었나?”

“글레시아! 조심해라!”


어둠을 틈탄 어둑시니가 글레시아의 머리를 덮치는 순간이었다. 갑작스럽게 부드러운 바람이 불더니 어둑시니가 그대로 찢어졌다. 바람이 불어온 곳에는 화륜이 부채를 가볍게 흔들며 서 있었다.


“늦어서 죄송합니다~ 공주님들.”

“마! 니 그게 할 소리냐!”


홍련은 화륜의 멱살을 잡고 힘들었다. 화륜은 여전히 웃으며 머리카락과 부적을 몇 개 던졌다. 분신으로 변한 머리카락과 부적은 빠르게 사방으로 퍼졌다.


“결계는 해제한 건가요?”

“대충 상황 설명을 해드리겠습니다. 지금 이곳에 들어온 건 저와 칸데시아님, 그리고 금나리 대장님 뿐입니다.”

“네? 어째서죠?”

“정확히 말하면 제가 마킹해둔 부적과 사람들만 겨우 들어올 수 있었습니다. 바깥에서는 아직도 결계를 해독 중이고요.”

“아직도? 대체 조정은 뭐하고 있는 기고?”

“그 조정에서 사람들을 파견한 겁니다, 공주님. 아무튼 대충 상황은 알겠군요. 두 분 다 고생하셨습니다.”


몬스터와 요괴는 계속해서 어딘가에서 출몰하고 있다. 화륜의 역할은 바깥의 몬스터를 정리하는 것으로 지금부터 발 빠르게 움직여야 한다.


“공주님들은 지금부터 부상자들을 지켜주시고, 몬스터의 수를 줄여주세요. 전 사람들을 더 찾겠습니다.”

“잠시만요. 칸데시아도 왔다고 하지 않았나요? 같이 움직이는 게 좋을 텐데요.”

“그렇습니다만... 칸데시아님과 금나리 대장님은 주변을 간단히 정리 후, 중요 임무를 처리하러 갔습니다. 무슨 일인지는... 말씀드리지 못하겠네요.”

“학생들보다 중요한가요?”


글레시아는 싸늘한 눈빛으로 질문했고, 이에 화륜은 미소만을 지었다. 솔직히 말해서 질문에 대한 답은 YES다. 그것은 너무 위험해서 누구에게도 넘어가면 안 된다.


“말하지 못하는 데는 이유가 있단걸 잘 아실 겁니다. 저희는 저희의 일을 처리하면 됩니다.”

“나중에 제가 알았을 때... 납득이 가야 할 겁니다.”

“...물론이죠.”


*********


칸데시아와 금나리는 조용히 눈앞의 남자를 바라봤다. 아마츠키는 말없이 앉아 있다가 천천히 몸을 일으켰다. 본능적으로 느껴진다. 눈앞의 두 사람은 절대로 약하지 않은 강자라는 것을. 그리고 그건 상대도 마찬가지였다.

그 증거로 서로가 섣불리 무기를 뽑지 않았다. 1초가 아주 느리게 흘러가고, 공기는 점차 무거워진다.


“천 년 후의... 실력자... 둘 다 훌륭하다...”

“내가 잘 못 보는 거 아니지?”

“네... 저도 보입니다.”


지금으로부터 천 년 전 제왕 전쟁 당시. 그때의 아스카 왕국에 한 검사가 있었다. 마치 달빛으로 베어내는 듯한 검술을 사용했기에, 월광의 검이라 불렸던 남자.

홀로 아스카 제국의 강자들을 전부 베어내고, 당시 왕들에게도 밀리지 않을 힘을 가진 전설의 검객인 아마츠키란 남자가 천 년이란 세월을 넘어 이곳에 서 있었다.


“천 년이란... 시간은... 짧지 않다... 보여주거라... 너희의... 실력을...”


작가의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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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 약속 24.09.17 4 0 12쪽
28 과제 24.09.16 7 1 10쪽
27 용사의 마법사 24.09.15 8 1 10쪽
26 제2식 염시 24.09.14 8 1 11쪽
25 맹수 24.09.13 10 1 12쪽
24 초대 24.09.12 9 1 11쪽
23 진실의 저울 24.09.11 6 1 12쪽
22 티파티 24.09.10 8 1 11쪽
21 대회의 24.09.09 13 2 11쪽
20 동질감 24.09.08 12 1 13쪽
19 화폭 24.09.07 9 1 10쪽
» 천 년 전의 검객 24.09.06 10 1 11쪽
17 5분의 1 24.09.05 10 0 11쪽
16 제의 24.09.04 11 1 11쪽
15 아마츠키 24.09.03 10 1 12쪽
14 흥미로운 것과 습격 24.09.02 12 1 10쪽
13 천 년 후의 후손 24.09.01 12 1 13쪽
12 또 다른 부활 24.08.31 10 1 12쪽
11 건드리면 안되는 것 24.08.30 16 1 12쪽
10 천 년 후의 아카데미 24.08.28 13 1 12쪽
9 아카데미 초청 24.08.27 12 1 12쪽
8 살주계 4 24.08.26 12 1 13쪽
7 살주계 3 24.08.25 17 1 12쪽
6 살주계 2 24.08.24 16 0 11쪽
5 살주계 1 24.08.23 19 2 11쪽
4 조우 2 24.08.22 19 2 11쪽
3 조우 1 24.08.21 27 2 14쪽
2 몸 풀기 24.08.20 37 2 11쪽
1 부활 24.08.20 69 2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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