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명백백한 마법사의 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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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8.19 2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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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04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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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의

DUMMY

현 3학년이자, 학생회장인 나진은 부상자들을 빠르게 모았다. 신입생도 뛰어났지만, 그는 현 아카데미에서 가장 실력이 뛰어난 학생. 고위 몬스터도 거뜬히 이겨낼 수 있다. 하지만 부상자들이 많아지고, 수가 압도적으로 많으니 모두를 지키며 싸우기는 위험했다.


“그래서 저에게 도움을 요청하시는 건가요? 별일이네요.”


붉은 머리칼을 가진 소녀는 빙긋 웃으며 말했다. 아카데미에서 물리적인 영향을 끼치고 있는 아르카나란 이름을 가진 소녀, 그녀는 어린 나이에 자기만의 사업장을 가진 훌륭한 사업가임과 동시에 엄청난 마법 재능을 가진, 말 그대로 성공한 자의 표본이었다.


“지금은 일손이 없으니까. 값은 제대로 치룰게.”

“그럼 손상된 모든 재료는 저희 쪽에서 구매해주세요. 학생들 치료도 저희를 통해서 하고요.”

“...그래.”


나진은 영 떨떠름한 표정을 지었다. 아르카나는 실력도 뛰어나고, 이룬 것도 많았기에 외적으로만 본다면 분명 성공의 표본이다. 하지만 이렇게 이른 나이의 어린 소녀가 성공하기에 있어서 정상적인 방법만을 사용했을까?

구김 없는 저 미소의 뒷면에 무엇이 숨겨져 있는지, 나진은 알고 있었다. 그는 검에 손을 대며 조용히 말했다.


“혹시나 해서 말하는데, 학생들은 건드리지 말아라.”

“후후. 걱정 마세요. 아카데미에 전면적으로 대항할 생각은 없으니까요. 받은 의뢰는 확실히 완료한답니다. 게다가 제 사람도 이곳에 있다구요.”


그녀가 제일 중요하게 생각하는 건 돈, 신뢰, 그리고 자신의 사람들이다. 만약 나진이 다른 학생들의 보호 비용을 내지 않았다면, 그들이 죽든 말든 곧장 그녀의 사람들을 구하러 갔을 거다.


“그래. 그러면 계속 주위를 살펴줘.”

“회장님은 어디 가실 건가요?”

“...별관.”

“별관이라면 몬스터도 약하고, 사람도 없지 않나요?”

“뭔가 좀 이상해서 말이야. 그리고... 위급상황이니 그냥 말해주지. 아카데미내에서의 명령이 있어. 아카데미가 의문의 제3자에게 습격받을 시, 학생회장은 곧장 별관으로 향해야 한다고.”

“흐음...”


아르카나는 흥미롭다는 그를 듯이 바라봤다.


“알겠어요. 그럼 갔다오세요.”


아르카나는 빙긋 웃으며 가볍게 그의 어깨를 쳤다. 더 이상 지체할 시간이 없었기에, 나진은 곧장 별관으로 향했다.

이 명령이 만들어진 이유는 알 수 없다. 처음 회장이 된 날 아카데미측에 물었지만, 알려줄 수 없다며 입을 다물었기에, 정확힌 내용은 나진도 모른다.

본디 회장이라면, 아카데미에서 가장 특출나다고 할 수 있는 존재로 가장 열심히 학생들을 구해야 한다. 그런 의무를 포기할 만한 무엇인가가 별관에 있는 걸까? 그리고 이번 아카데미를 습격한 자들은 그 무언가를 얻기 위해서 이런 일을 벌인 걸까?


“...이게 무슨.”


별관에 발을 들이고, 조금 걸으니 주변에서 피 냄새가 났다. 조금 더 앞으로 걸어가니 학생들과 경비병의 시체가 즐비했고, 그 주변에는 사방으로 붉은 피가 낭자했다.

아무래도 이곳으로 도망쳤다가 변을 당한 듯한데... 몬스터에게 당한 거 같지는 않았다.


“단면이 말도 안 되게 깔끔하다. 필시 사람의 짓인데... 그렇게 생각하기도 힘들어.”


그렇게 주변의 시체를 경계하며 앞으로 이동하던 중 문득 한 남자가 눈에 들어왔다. 도저히 인간이라고 생각하기에는 힘든 괴상한 외모의 남자. 아마츠키는 마치 죽은 사람처럼 움직이지 않았다.


“네놈이냐? 여기를 이렇게 만든게.”

“...다가...오지.. 말아라... 그 선을 넘으면... 네놈을... 공격하겠다...”


-찰칵찰칵

꽉 검을 붙잡은 손이 떨리니, 철이 부딪히는 소리가 들려온다. 이런 상대는 나진에게 처음이었다. 이런 압박감도 정말 처음 느껴본다. 눈앞의 남자는 힘 자체는 강하지 않았고, 손도 하나 밖에 없다. 하지만 몸의 세포 하나하나가 죽음을 명백하게 느끼고 있다.


‘진정해.’


나진은 빠르게 동요를 가라앉히며 곧장 검을 휘둘렀다. 순식간에 상대방의 뒤로 이동해 목을 베어버리는 처형인 식 공격. 아마츠키는 목에 검이 닿기 전까지도 움직이지 않았다.


“동요를... 가라앉히는... 그 모습... 어린 나이에 올라간... 그 경지... 훌륭하다... 그렇기에... 애석하다...”


-촤악!

검이 닿기 직전, 나진의 두 팔이 공중으로 날아갔다. 얼마나 깔끔하게 잘랐는지, 고통조차 느껴지지 않았다.


“하지만... 역시... 부족하군...”


***********


아렐은 화염을 잡아끌었다. 그는 살짝 숨을 들이켰고, 양손에 화염을 두껍게 감으며 돌진했다.


‘제3형태 달려드는 성염.’


매서운 기세로 달려드는 공격에 남자도 제대로 검을 붙잡으며 처음으로 몸을 일으켰다.


‘만월의 검술 제5식 사방베기.’


화염과 참격이 부딪히는 순간 엄청난 반발력에 주변이 붕괴됐다. 아렐도 저 멀리 뒤로 날아갔고, 아마츠키 역시 바닥에 검을 꽂으며 달려드는 풍압에 버텼다.


“실력은 여전하지만, 네놈 역시 힘은 약해졌군. 고작 이 정도 공격에 당하다니.”


아렐은 살짝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아마츠키는 한쪽 팔에 달라붙은 화염을 살과 함께 잘라냈다.


“그 정도면 금방 다시 죽겠어.”

“네놈...이야... 말로... 팔이 잘렸다...”

“난 원래 팔이 없다.”

“거짓...말...을... 좀 성의있게... 해라...”


아렐은 가볍게 혀를 차며 잘린 팔을 곧장 재생했다. 그 모습을 빤히 바라보던 아마츠키는 조용히 다시 입을 열었다.


“화염... 그래,,,, 네놈이었군... 인상이... 어두웠던 기운이... 너무 바뀌어서... 못 알아... 봤다...”

“난 딱히 모르겠는데.”

“네놈이... 신경 쓰는 건.... 네놈 기분 뿐... 그런 걸... 신경 쓰지 않으니까 말이다.... 과거에 비하면.... 알아보지... 못할 정도로... 유해졌다...”

“확실히 요즘 이상할 정도로 기분이 좋아. 그래서 인간도 많이 안 죽인다고.”


그때에 비하면 정말 정말 많이 바뀌었다. 그때는 말 그대로 활활 타오르는 화염으로 손도 댈 수 없고, 가까이 다가갈 수도 없었다. 하지만 지금은 그런 기운이 거의 없다시피 하다. 물론 그 불꽃이 언제 다시 타오를지 모르지만 말이다.


“네놈이라면... 살아남을 줄 알았다... 하지만... 약해졌군...”

“그때 만든 부활 방법도 반은 애드리브였으니까 말이다. 확실히 지금이라면 네놈에게 지겠군.”

“붙어... 볼... 생각인가?”

“네가 내 앞을 막는다면.”


아마츠키는 조용히 아렐을 바라봤다. 예전에 비하면 정말로 성격이 많이 죽었다. 천 년 전의 그였다면 기다리지도 않고 공격을 날렸을 것이다. 시간이 지나면서 성격이 변하기라도 한 것일까? 아니, 그런 단순한 문제는 아닌듯하다.


“뭐... 됐다... 온전하지 않은... 네놈이랑.... 붙어봤자다...”

“잘 됐군. 시간이 하도 흘러서 아는 얼굴이 없으니, 묘하게 외롭더라고. 나름 연도 있었는데, 이야기나 할까?”

“외롭다라... 그런 것도 느끼는군...”

“그야, 난 인간이니까.”

“좋다... 답해 줄 수 있는 건... 답해주지.”


아렐과 아마츠키는 그렇게 마주 앉았다. 아렐은 가운데에 주머니를 풀어, 간식을 나눠줬다. 아마츠키는 검을 내려놓은 채로 과자를 한 입 먹었다.


“맛있군... 오랜만에 느껴보는... 감각이다...”

“음식이 많이 발전했더군. 그러고 보니 과거에 네놈이랑 같던 라멘집도 괜찮았었지.”

“네놈이 알려준... 국밥집도... 괜찮았었다... 아직도... 남아있나...?”

“라멘집은 모르지만, 국밥집은 없어졌지.”

“그렇군... 시간이 많이 흘렀어...”


둘은 한동안 말없이 과자를 먹었다. 그렇게 작은 주머니에 가루만 남았을 때쯤, 슬슬 본론으로 들어갔다.


“그래서 여기 있는 이유는 뭐지?”

“이곳을... 지키고 있다... 위험인물... 진리와 적대되는... 인물을 막는다...”

“진리? 마침 잘됐군.”


진리란 이름에 아렐은 살짝 미소를 지었다. 과거와 달리 직접적으로 행동하는 이유가 이상했지만, 아무튼 이곳에 무엇인가가 있는 건 확실하다.

진리의 전략은 간단하다. 고위 몬스터와 요괴를 이용해 바깥으로 시선을 끈다. 그리고 만약 실패하면 아마츠키가 이곳에서 막는 것이다. 이 의도를 알지 못하고 멍청하게 들어온 학생과 경비들은 그대로 죽어버렸다.


“실력과 재능은... 나쁘지 않더군... 허나... 제대로 다듬어지지 않았다...”

“신기하군. 나랑 같은 생각 하다니 말이야. 네놈 후손들도 재능은 있지만, 심하게 어설퍼.”

“아스카의... 후손인가... 쓰는 건... 무엇이더냐...”

“번개다. 하지만 속도에만 너무 집중했어.”


아마츠키는 다시 말이 없어졌다. 후손, 그것도 천년 후의 후손이라니. 나름대로 흥미가 가긴 했다.


“감회가... 새롭군... 네놈은... 어떤가?”

“글쎄. 흥미가 가는 놈이 하나 생겼지만, 어떻게 될지 모르지. 아무튼 나도 슬슬 가봐야겠군.”

“뒤로... 갈 생각인가...”

“그래. 애초에 난 진리를 찾고 있었으니까. 단순히 대화할 생각이라고. 그놈이 내 기분을 건드리지 않으면 말이야.”

“그런가... 알겠다... 막지 않으마... 네놈은... 적도... 아군도... 아니니까...”


그들과의 계약은 아카데미측의 위험인물을 막는 것. 아렐은 이에 포함되지 않는다. 그는 기본적으로 언제나 혼자 다닌다. 너무나도 강한 불꽃에 주변의 누구도 다가갈 수 없는 거다.


“마지막으로... 물어볼 게 있다... 지금 세상은... 어떻지?”

“인간이 득실대고, 이종족은 화합을 맺었다. 쉽게 말해 쓸데 없이 평화로워.”

“다시... 전쟁을 일으킬... 생각인가?”


그의 질문에 아렐은 잠시 걸음을 멈췄다, 그는 한동안 침묵을 하다가 얼굴에 손을 올렸다. 그러자 다시 여인의 모습으로 외모가 바뀌었다.


“일단은 보류다. 음식이 맛있고, 재미있는 놈들이 있으니까. 하지만 흥미가 떨어지면... 그래, 전쟁을 일으키는 것도 재밌겠지.”

“그런가...”

“...좋은 생각이 하나 떠올랐다. 네놈에게 하나 제의를 하지.”


아렐은 밝게 웃으며 살짝 뒤를 돌아봤다. 문득 머리를 스쳐 지나간 한 생각. 이 제의를 받아들인다면, 이번에 일어날 전쟁은 그 어느 때보다 재밌을 것이다.


작가의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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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 제2식 염시 24.09.14 8 1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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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 초대 24.09.12 9 1 11쪽
23 진실의 저울 24.09.11 6 1 12쪽
22 티파티 24.09.10 8 1 11쪽
21 대회의 24.09.09 13 2 11쪽
20 동질감 24.09.08 12 1 13쪽
19 화폭 24.09.07 9 1 10쪽
18 천 년 전의 검객 24.09.06 9 1 11쪽
17 5분의 1 24.09.05 10 0 11쪽
» 제의 24.09.04 11 1 11쪽
15 아마츠키 24.09.03 9 1 12쪽
14 흥미로운 것과 습격 24.09.02 12 1 10쪽
13 천 년 후의 후손 24.09.01 12 1 13쪽
12 또 다른 부활 24.08.31 10 1 12쪽
11 건드리면 안되는 것 24.08.30 16 1 12쪽
10 천 년 후의 아카데미 24.08.28 13 1 12쪽
9 아카데미 초청 24.08.27 11 1 12쪽
8 살주계 4 24.08.26 12 1 13쪽
7 살주계 3 24.08.25 17 1 12쪽
6 살주계 2 24.08.24 16 0 11쪽
5 살주계 1 24.08.23 19 2 11쪽
4 조우 2 24.08.22 19 2 11쪽
3 조우 1 24.08.21 27 2 14쪽
2 몸 풀기 24.08.20 37 2 11쪽
1 부활 24.08.20 69 2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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