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터들의 블랙홀이 나의 아공간으로 연결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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뚱이둥둥
작품등록일 :
2024.08.20 1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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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19 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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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13 1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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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 삼척 레이드 (5)

DUMMY

“탑승 전에 몇 가지 설명을 드리겠습니다! 헬기 내부에 탑승하시면, 곧장 문을 닫을 겁니다! 그래도 소음 때문에 말이 들리지 않으니 탑승 즉시 천장에 배치된 헤드셋을 착용해주시기 바랍니다!”


안내가 끝나고 문을 열자, 강한 바람이 순식간에 불어닥친다. 대기 중인 헬리콥터는 강하게 프로펠러를 돌리고 있었다.


“이쪽으로 오십시오!”


프로펠러를 향해 걸어가는 요원. 그를 따라 헬리콥터에 올라타자, 요원은 재빠르게 헬리콥터의 문을 닫았다. 외부에서 들어오는 강한 바람이 멈췄지만, 여전히 들려오는 강한 소음.


요원은 헤드셋을 자신의 머리에 끼우며 나의 머리 위에 걸려있는 헤드셋을 가리켰다. 헤드셋을 머리에 쓰라는 뜻이었다.


헤드셋이 귀를 덮자, 귀에서 울리던 강한 소음이 순식간에 덮였다.


“잘 들리십니까?”


헤드셋을 통해 들려오는 요원의 목소리. 무전기처럼 조금 울리는 소리로 들려왔지만, 알아듣는데는 아무런 문제가 없는 수준이었다.


“잘 들립니다!”


나의 대답과 함께 느껴지는 헬기의 이륙. 이미 한 번 헬리콥터를 타본 적이 있었지만, 그때는 10분이 채 되지 않는 비행이었기에 별다른 감흥이 느껴지지 않았다. 하지만 이번 비행은 한시간 가량을 비행가는 장거리 비행. 묘한 긴장감이 느껴졌다.


헬리콥터는 떠오르는 느낌과 함께 앞으로 조금 기울었다.


“비행 중 불편함이 느껴지시거든 곧장 말씀해주시기 바랍니다!”


강한 진동과 함께 날아오르는 헬리콥터. 창문 밖으로 낮아지는 서울의 풍경은, 순식간에 발밑을 지나갔다.


#


“작전 내용 보고.”

“한국 국적의 헌터로 위장, 게이트로 함께 진입합니다. 이후 아공간에 곽춘봉 헌터를 납치, 사망으로 꾸미고 중국으로 이송합니다.”

“작전 준비는?”

“미리 심어둔 한국 헌터의 신분으로 강원도 삼척에 잠입, 현재 대기 중입니다. 삼척 게이트에 진입 예정인 헌터는 총 12명. 곽춘봉 납치 후 전원 사살합니다.”


읽는 듯 토씨 하나 틀리지 않는 브리핑. 침착하고 차가운 타이룽의 보고였다.


“완벽하군. 당은 이번 작전에 상당한 기대를 걸고 있다. 모든 것을 걸고 반드시 성공해오도록.”


마지막 동기부여와 함께, 국장 리우베이의 목소리가 끊겼다.


콰직-!


위성 전화의 신호가 끊어지자, 타이룽은 곧장 전화기를 부쉈다. 위성 전화기는 타이룽의 손 위에서 가볍게 으스러졌다.


으스러진 전화기가 작은 구덩이에 떨어졌다. 그리곤 위로 흙이 덮였다.


전화기를 묻은 타이룽은, 주머니에서 담배 한 개비를 꺼내 입에 물었다.


“가장 큰 변수는 미국의 개입... 불가피한 상황에서는 타겟을 제외한 모두를 사살해도 상관없다는 명령이 떨어지다니, 무척이나 중요한 물건인 모양이야.”


타이룽이 생각에 잠겨있는 사이에, 입에 물려있던 담배는 몸을 다 태워 검은 재로 변해있었다.


타이룽에게 떨어진 명령은 오직 하나. 곽춘봉을 납치해 중국정보부에 전달하는 것이었다. 미국이 곽춘봉과 볼텍스 헌터를 납치한 이후, 중국의 휴민트는 꽤나 많은 정보를 수집했다.


그중 가장 가치가 높았던 정보는 아다만트 원석을 생성했던 헌터에 대한 정보. 덕분에 타이룽의 타겟은 두 헌터에서 한 명의 헌터로 추려질 수 있었다.


‘이미 반경 1km가 완벽하게 통제되고 있다. 납치에 성공하고 게이트를 무사히 빠져나왔다고 해도 게이트 조사가 끝나기 전에 이 통제구역을 벗어나야만 안전히 돌아갈 수 있다.’


생각에 빠져있는 사이 머리 위로 들려오는 헬리콥터의 소리. 이번 게이트 공략에서 가장 중요한 인물이 도착했다는 것은 어렵지 않게 유추할 수 있었다.


“헌터십니까?”


등 뒤에서 누군가 말을 걸어왔다. 고개를 돌려보니 그곳에 서있는 것은 현장 통제 요원 중 하나. 타이룽은 담뱃재를 끄며 미소를 지어보였다.


“네. 민간기업 소속 헌터 피닉입니다.”


다정한 미소와 함께 자연스레 건네는 악수. 오랜 경험에서 우러나오는 익숙한 처세술이었다.


타이룽은 악수를 마치며 자신의 헌터등록증과 출입증을 꺼냈다. 이미 모든 것을 다 준비해두었기에, 피할 필요조차 없는 상황.


출입증을 본 통제 요원은 순식간에 의심스러웠던 눈초리를 거두었다.


“아이고, 이거 죄송합니다. 이번 공략에 경비를 강화하라는 명령이 떨어져서요.”

“괜찮습니다. 당연히 하셔야 할 일이지요. 그럼, 수고하십쇼.”


통제 요원은 타이룽에게 출입증을 돌려주며, 경비업무로 돌아갔다. 타이룽은 힐끔 흙무더기를 확인했다. 중국정보국과 통신한 위성 전화기는 이미 흔적도 없이 묻힌 상태.


한국의 게이트 관리국에서 미리 보급해준 스마트폰을 꺼내, 남은 시간을 확인했다. 게이트가 열리기까지 남은 시간은 하루 남짓이었다.


#


“확실한 정보야?”

“그렇습니다. CIA를 통해서 두 번이나 확인받은 내용입니다. 저희가 파악한 정보와 완벽하게 일치했습니다.”


중앙 모니터에 띄워진 12장의 사진. 모두 이번 삼척 게이트에 투입되는 헌터들의 정보였다.


“춘봉이는 여전히 모르는 상태인가?”

“예. 곽춘봉 헌터는 예정대로 촬영을 위한 공략이라고 알고 있습니다. 정말 곽춘봉 헌터에게 언질하지 않으셔도 되겠습니까? 현장에서 상당히 당황할 텐데요.”

“상관없다. 다 춘봉이를 지키기 위해서야.”


그리곤 확대되는 한 헌터의 사진.


[등록명: 피닉]


“이놈이 바로 쥐새끼란 말이지.”


지휘실의 중앙에 앉은 협회장은 자신의 테이블 위에 얹어진 문서 한 장을 조심스레 열었다. 문서에 담긴 것은 ‘대청소’라는 이름의 작전계획서. 협회와 관리국의 휴민트를 색출하는 내용이었다.


‘저 피닉이라는 이름을 쓰는 쥐새끼를 체포하는 즉시 작전을 실행한다. 오히려 이번 기회에 썩은 부분을 모조리 도려낸다...!’


타이룽에 대한 정보를 제공한 것은 다름이 아닌 미국이었다.


“아니, 그걸 다 말했어요?!”


곽춘봉 납치 사건이 지나간 직후, 박정환 협회장은 CIA의 미국 지부를 찾아가 강하게 반발했다. 곽춘봉이 전향 제안을 모두 털어놨다는 박정환의 말을 들은 지부장은 적잖이 놀라며 어떻게든 박정환을 달래려 했다.


공식적인 동맹국의 관계에서, 상대국의 헌터에게 은밀히 전향 제안을 하는 것은 대외적으로 적지 않은 논란을 불러일으키기 때문.


결국에는 곽춘봉에게 붙은 중국의 요원과 휴민트에 대한 정보를 넘겨주고 나서야 가까스로 박정환의 입을 막는 것에 성공했다.


박정환이 협회로 돌아간 직후, 전향을 담당하던 모든 팀에는 비밀 유지에 대한 공문이 내려갔다. 마이클 하퍼의 감봉은 덤이었다.


“현재 상황은?”

“에너지 반응이 점점 강해지고 있습니다. 이미 예정보다 10시간 가량 진행 속도가 빠릅니다.”

“그럼 12시간 안에 게이트가 열린다는 말이군. 좋아, 작전 시작 전 마지막 휴식이다! 다들 머리 좀 식히고 와! 너무 멀리 나가지 말고!”


협회장의 말에 몇 명의 직원들이 기지개를 켜며 지휘실을 나갔다. 지휘실에 남은 인원들은 헌터들에게 남은 시간을 다시 알렸다.


곽춘봉 헌터에게 소식을 전하는 것은 이번에도 역시 박정환 협회장이었다.


“여보세요?”

“춘봉이! 아직까진 별일 없나?”

“장비들 점검하고 있었습니다! 촬영까지 하니까, 기왕이면 깔끔한 모습이 낫잖아요?”

“그래, 잘 나오는 것도 중요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자네의 안전이지. 예상 시간이 조금 앞당겨져서 알려주려고 전화했네.”

“얼마나요?” “앞으로 12시간 후에 게이트가 나타날 것이라 예상하고 있네. 조금 더 빨라질 수 있으니 쉴 수 있을 때 미리 쉬어두게.”

“하하! 걱정하실 필요 없습니다.”


#


⎥[알림!] 고유 스킬 ‘지정 소환’을 획득할 수 있습니다.⎥

⎥달성 조건 – ‘체로키’ 생존⎥

⎥제한 시간 – 03:56:24⎥


협회장과의 전화를 끊자, 갑작스럽게 나타난 알림창. ‘공간 도약’ 스킬을 얻을 때와 같은 것이었다. 이번에 나타난 스킬은 ‘지정 소환’.


스킬의 이름으로 유추가 가능했지만,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다시 스킬의 내용을 살폈다.


⎥고유 스킬 ‘지정 소환’⎥

⎥아공간에 위치한 사용자의 소유물 중 한 명을 지정해 소환할 수 있습니다. 유지 시간은 스킬의 레벨에 따라 결정됩니다.⎥


“세상에, 그럼 아공간 안에 있는 주민들을 끄집어낼 수 있다는 거잖아!”


놀라운 소식에 튀어나와 버린 육성. 다행히도 호텔방에 있는 것은 나 하나였다.


다음으로 시선이 간 것은 스킬의 달성 조건. 그것은 다름이 아닌 수인족의 족장 체로키의 생존. 제한 시간은 약 4시간. 앞으로 4시간 동안 체로키를 생존시켜야만 스킬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은, 반대로 말하면 체로키가 위험한 상태라는 것.


그리고 문득 떠오르는 존 카퍼필드의 한 마디.


‘그건 걱정하실 필요 없습니다. 일단 수인들에게 먼저 먹여보고, 아무런 문제가 없으면 그때 우리가...’


“설마 진짜 실험으로 먹여본거야?! 아공간 탈주!”


불안한 기분과 함께 아공간에 들어갔다. 바깥의 시간처럼 어둑어둑해진 아공간 마을. 나는 다급히 수인족 마을을 향했다.


늘 그랬듯이, 작은 언덕 하나를 넘자 수인족의 마을이 보였다. 이젠 부락이 아닌 정말 온전한 마을의 형태를 갖추고 있는 수인족의 마을. 곧장 체로키의 집에 다가가 문을 열자, 여러 명의 주민들이 모여있는 것이 눈에 들어왔다.


“체로키, 체로키는 어디 있어?!”


나의 물음에 길을 트는 주민들. 주민들의 사이로 누워있는 체로키의 모습이 보였다.


체로키는 식은땀을 흘리며 어딘가 아파하는 듯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체로키를 살펴보고 있던 것은 다름이 아닌 존 카퍼필드.


“존, 설마 농작물로 수인족에게 실험을...!”


말을 듣고 화들짝 놀라는 존 카퍼필드. 그는 고개를 격렬히 저으면서 대답했다.


“그럴 리가 있겠습니까! 그건 단순한 농담이었습니다! 여기 체로키가 아픈 건 급체를 해서 그런 것이지, 제가 이상한 것을 먹인 적은 없습니다!”


순식간에 자신을 향하는 시선들에, 존 카퍼필드는 횡설수설하며 자신을 변호했다.


체로키에게 다가가자, 존의 말대로 체로키는 급체에 대한 증상을 보였다.


“지주시여... 저녁에 먹은 것이 문제가 된 것 같습니다. 몸이 소화를 시키지 못하는 것이, 아무래도 다음 족장을...”


죽어가는 목소리로 대답하는 체로키. 덕분에 나는 안도의 한숨을 내쉴 수 있었다.


“세상에, 진짜 죽는 줄 알았잖아! 그깟 급체 때문에 이러는 거야? 잠깐만 기다려봐! 마을에 상비약 가져다 놓은 거 있어!”


그리곤 공간 도약으로 가져온 소화제를 가져왔다.


“급체가 괴롭긴 한데, 후대를 논할 정도로 죽을병은 아니야. 일단 이거나 마셔봐.”


금속으로 된 뚜껑을 따고, 유리병에 든 소화제를 체로키의 입에 부었다. 체로키는 소화제를 입에 들어오는 대로 열심히 삼켰다.


잠깐의 시간이 흐르고, 거대한 트림을 내뱉은 체로키. 조금은 편안해진 표정을 지었지만, 아직까지는 아픈 것이 해결되지 않은 모양이었다.


“지주시여, 확실히 나아진 것 같기는 합니다. 하지만 아직까지 속이 불편한 것이...”

“걱정마, 다 방법이 있지. 그럴 때는 손가락을 따버리면 돼.”


작가의말

감사합니다. 행복한 하루 되세요. :)

선호작과 추천은 큰 힘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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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 32. 포로 심문 (1) +2 24.09.17 460 13 12쪽
31 31. 삼척 레이드 (9) +3 24.09.16 541 12 12쪽
30 30. 삼척 레이드 (8) 24.09.16 548 12 12쪽
29 29. 삼척 레이드 (7) 24.09.15 575 11 12쪽
28 28. 삼척 레이드 (6) 24.09.14 570 14 12쪽
» 27. 삼척 레이드 (5) 24.09.13 590 11 12쪽
26 26. 삼척 레이드 (4) 24.09.12 630 10 12쪽
25 25. 삼척 레이드 (3) 24.09.12 643 11 12쪽
24 24. 삼척 레이드 (2) 24.09.11 676 9 12쪽
23 23. 삼척 레이드 (1) 24.09.10 694 12 12쪽
22 22. 농경 사회로의 진입 24.09.09 716 11 12쪽
21 21. 계약 24.09.08 732 12 12쪽
20 20. 입이 가벼운 브로커 24.09.07 759 12 12쪽
19 19. 아공간의 사탑 +1 24.09.06 788 14 12쪽
18 18. 채권 인수 24.09.05 821 15 12쪽
17 17. 새로운 주민 24.09.04 825 14 12쪽
16 16. 협회장의 제안 24.09.03 834 15 12쪽
15 15. 곽춘봉 24.09.02 826 14 12쪽
14 14. 혼돈의 도가니 24.09.01 865 15 12쪽
13 13. 한국 덕후 타카시 24.08.31 900 16 12쪽
12 12. 아공간 마을 이장 하태우 24.08.30 929 17 12쪽
11 11. 떡락 24.08.29 941 16 12쪽
10 10. 20톤 배달이요! +1 24.08.28 965 16 12쪽
9 09. 백악관 같은 마을 회관 24.08.27 984 19 12쪽
8 08. 회사를 때려치워버렸어요! 24.08.26 1,019 17 11쪽
7 07. 사직서를 던졌어요! 24.08.25 1,059 19 12쪽
6 06. 아공간에 주민이 나타났어요! 24.08.24 1,090 21 12쪽
5 05. 내 이름은 곽춘봉 24.08.23 1,138 2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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