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터들의 블랙홀이 나의 아공간으로 연결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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뚱이둥둥
작품등록일 :
2024.08.20 1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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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17 1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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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02 1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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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곽춘봉

DUMMY

미튜브.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시청자를 보유한 동영상 플랫폼. 현재는 TV 시청자보다 미튜브의 시청자가 많기에, 굵직한 방송사들도 이 미튜브 채널에 상당한 공을 들인다. 미튜브에서 지원하는 동영상의 유형은 세 가지. 쇼츠, 일반 동영상, 그리고 라이브 방송.


현재 가장 많은 시청자가 들어와 있는 채널은, 이름 없는 계정이 실시간으로 찍어 올리고 있는 서울 도심의 한 건물. 갑작스레 터져버린 던전브레이크의 모든 과정이 이 채널을 통해 전세계로 생중계되고 있었다.


그리고 그것을 지켜보고 있는 시청자 중에는, 지하철을 통해 던전 브레이크가 터진 지역으로 이동 중인 최성일과 다른 헌터들도 있었다.


“와, 이런 영상 송출 전부 막아야 하는 거 아니에요?”

“그러게요. 그래도 얼굴 가렸으니까 괜찮겠죠. 실력도 금방 뜰 실력이던데.”

“저런 의상에 저런 실력이면, 이제 유명해지는 건 시간문제겠네요.”


덜컹-!


지하철이 속도를 줄이며 헌터들의 몸이 기울어졌다. 그리곤 나오는 안내 방송.


[작전지역 부근에 도착했습니다. 건투를 빕니다.]


문이 열리자, 익명으로 활동하는 헌터들은 저마다 가면 혹은 마스크를 썼다. 아직 던전 브레이크가 발생한 곳에 통제가 이루어지지 않았기 때문에, 익명으로 활동하던 헌터들은 저마다의 대책을 마련한 것이었다.


타닷-!


가장 먼저 튀어나가는 성일. 역시나 A등급의 전투계 헌터답게 날렵한 몸놀림으로 작전지역을 향했다. 그의 손에 들려있는 무기는 지난날 태우로부터 받은 B등급의 월도.


역을 빠져나와 건물을 올려보니, 이미 여러 대의 헬기가 군소속의 헌터들을 옥상 주변으로 투입하고 있었다. 그와 동시에 현장에 도착한 협회의 요원들. 그들은 성일을 발견하자, 그의 등록명을 불렀다.


“볼텍스 헌터님! 대피하지 못한 시민이 있는 곳은 7층부터입니다! 그리고 지금 다른 헌터님이 안에 있습니다!”

“미튜브로 봤습니다. 좀 전까지 라이브 방송이 이어지던데, 그건 조치를 좀 취하셨으면 합니다.”

“방금 막 기지국 통신을 다 끊었습니다! 이젠 괜찮을 겁니다. 일단 7층까지는 곽춘봉 헌터님이 다 정리를 하셨으니까, 그 위부터 진입하시면 됩니다!”


성일의 귀에 들려온 익숙한 등록명.


“누구...라고요?”

“저희도 의아하긴 했는데, 등록된 지 얼마 안 된 신입 헌터입니다. 곽춘봉이라는 이름으로 등록이 되어있습니다.”


요원들의 정보가 틀릴 일도 없지만, 만약 성일이 생각하는 그 헌터가 맞다면, 위에서 한복을 입고 날뛰는 헌터는 하태우라는 것이었다. 말이 길어지자 요원들은 은근슬쩍 건물에 오르라는 제스쳐를 취했다.


“얼씨구, 언제는 던전에 절대로 안 들어간다고 하더니!”


혼잣말과 함께 힘껏 뛰어오르는 성일. 뛰어오른 그는 건물의 외벽에 월도를 박아넣고는, 다시 월도를 당기며 건물을 올랐다.


순식간에 몇 개의 층을 뛰어넘어버리는 성일. 그것을 넋을 놓고 바라보는 요원들은 조용히 속삭였다.


“세상에, A등급 전투계는 다 저렇게 과격하답니까?”

“괜히 심기 건드렸다가 피곤해져. 무조건 우쭈쭈해주는 게 최고야.”


점차 추가 인력들이 도착하고, 통제가 시작되는 도심.


7층 외부에 도달한 성일은 곧장 유리창을 부수며 몸을 밀어 넣었다. 그곳에서 마주친 것은 한복과 하회탈을 쓴 채 활을 쏘는 헌터.


성일의 시선이 그에게 닿자, 곧장 상태창은 등록명을 띄웠다.


⎥등록명: 곽춘봉⎥


다른 사람도 아닌, 바로 자신이 태우에게 지어주었던 등록명. 성일은 곧장 수인 몬스터들에게 활을 쏘고 있는 곽춘봉이라는 등록명을 가진 헌터를 불러세웠다.


“야, 하태우!”


난데없이 들려온 자신의 이름에, 당황하며 돌아보는 곽춘봉. 그는 곧장 고개를 돌리며,


“저를 아세요?”

“나 최성일이야! 던전 안 들어간다며! 이 옷이랑 활은 또 뭐야!”

“아, 그게 잠깐 회사 근처로 왔다가...”


캉-!


대화가 끝나기도 전에 날아오는 단검. 성일은 순간적으로 월도를 세워, 날아오는 단검을 튕겨냈다. 고개를 돌리니, 세 마리의 수인 몬스터가 살벌한 눈빛으로 성일과 태우를 노려보고 있었다.


“일단, 저것들 먼저 처리하고! 그 다음에 설명해줄게!”


급하게 대답하며 시위를 당기는 태우. 그리고 월도의 날을 세우는 성일. 두 명의 A등급 헌터 앞에서, 투기를 불태우던 몬스터들은 아무런 저항도 하지 못한 채 허무하게 목숨을 잃었다.


“옥상에 게이트가 있어! 일단 협회 요구는 시민 대피부터!”

“7층은 끝! 비상 계단으로 올라가자!”


#


협회의 지휘통제실. 마침내 들려오는 A등급 헌터 투입 소식에, 협회장 박정환은 마침내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민간인 사상자는 아직 없는 거지?”

“현재까지 확인된 바로는 없습니다. 발생 시 곧바로 말씀드리겠습니다!”


이어서 그의 시선은 인터넷을 향했다. 이미 뉴스와 기사는 라이브 방송을 통해 퍼진 곽춘봉 헌터의 영상을 끊임없이 올려대고 있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인터넷 속 여론이 곽춘봉이라는 헌터에게 상당히 우호적이라는 것.


⌎구군복 휘날리는 거 진짜 간지나네 ㅋㅋㅋ

⌎암행어사 출두야!

⌎이게 한국적인 멋이지 ㄷㄷ


헌터의 신상과 상태를 관리하는 것도 협회의 역할 중 하나였기에, 인터넷에 떠도는 특정 헌터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 또한 가능한 긍정적으로 바꾸곤 했다. 따지자면 여론조작이긴 했지만, 당장 헌터를 보호하는 것이 급선무였으니까.


“이제와서 영상을 모조리 지워버리는 것은 불가능하겠지. 지금 상황은?”


중앙 모니터에 나타나는 여러 화면들. 7층에서 만난 볼텍스 헌터와 곽춘봉 헌터는 어느새 10층에 도달했다. 두 사람은 미리 합이라도 맞춘 듯, 거침없이 몬스터들을 제압해나갔다.


“아무래도 저 두 헌터는 상당한 인지도를 얻겠어. 특히 저 신인 헌터. 기회만 된다면 직접 키워보고 싶은 마음이야. 게이트 확보는 어떻게 됐나?”

“군소속 헌터들이 옥상에서 전투 중이지만, 아직 고전하고 있습니다!”


옥상을 비추는 카메라 화면. 게이트에서는 수인의 형상을 한 몬스터들이 끊임없이 쏟아져 나오고 있었다. 옥상에 투입된 군소속 헌터들은 사력을 다해 싸우고 있었지만, 그것은 다른 한쪽도 마찬가지.


“김지환 헌터는? 도착까지 얼마나 걸리나?”

“헬기로 이동 중이며, 5분 정도 소요된다고 합니다!”


그리고 전달되는 몇 장의 문서들. 발신지는 청와대와 국회였다.


문서를 읽은 협회장 박정환은 곧장 수화기를 잡아들고, 현장으로 이동 중인 김지환 헌터에게 연결했다.


“김지환 헌터! 들리십니까!”

“예! 잘 들립니다!”


수화기 너머로 들려오는 헬리콥터의 바람 소리. 김지환 헌터의 목소리가 잘 들려오진 않았지만, 협회장 박정환은 아랑곳하지 않고 말을 이어갔다.


“방금 청와대에서 연락이 왔습니다! 블랙홀 사용을 허가한다고 합니다! 게이트에 도착하는 즉시 블랙홀을 소환해, 게이트를 소멸시키세요!”

“이번에도 블랙홀을 쓰면, 당분간 자원 공급에 차질이 생길 텐데요!”

“서울 한복판에 나타난 게이트는 어쩔 수 없습니다! 시민들의 안전이 급선무입니다!”

“알겠습니다!”


툭-!


수화기 너머로 전화가 끊겼다. 블랙홀 스킬의 사용 허가가 떨어진 이상, 김지환 헌터가 도착하기만 하면 상황은 종료될 터.


중앙 모니터의 지도에 표시된 김지환 헌터의 위치는 점점 현장에 가까워지고 있었다.


#


우드득-!


성일이 월도를 휘두르자, 부숴지는 소리와 함께 앞에 있던 수인 세 마리의 머리가 순식간에 날아갔다. 내가 직접 건네준 무기긴 하지만, 이만큼의 위력이 나올 것이라고는 생각지 못했다.


쿵-!


한숨을 돌리며 월도를 내리는 성일. 도달한 층은 16층. 마지막 계단을 올라가면, 곧바로 옥상이었다. 층을 오르며 성일이 전해준 브리핑 덕분에, 건물 옥상에 게이트가 있다는 것과 민간인은 없다는 것을 인지한 상황.


“후! 이제 다 왔다! 화살은 충분히 남았지?”

“대충 60발쯤 남았어. 바로 올라갈 거지?”

“당연하지.”


어느새 익숙해진 자세로 활에 화살을 한 발 올리고는, 계단에 올라 마지막 문을 열었다.


덜컹-!


철로 된 비상구가 찌그러지며 열렸다. 문을 열자 가장 먼저 보인 것은 군소속의 헌터들. 그들은 방어선을 만들고 총을 쏘며 밀려오는 몬스터들을 막아내고 있었다.


“@#$%-!”

“뭐라고?!”

“@# 중지시키고, $#&하자고-!”


총성이 쉼 없이 울려댄 통에, 성일의 말이 제대로 들려오지 않았다. 그나마 얼핏 추론한 것은, ‘사격 중지시키고, 직접 공격하자고’ 정도.


고개를 끄덕이자, 성일은 곧장 총을 쏘아대는 군소속 헌터에게 다가가 소리쳤다.


“직접 나가 싸울 테니까, 주변 엄호만 해주십쇼!”

“예! 엄호 사격 실시!”


조금씩 멎어드는 총소리와 함께 성일은 몬스터들을 향해 튀어나갔다. 그의 월도는 푸른 빛을 내며, 앞에 선 몬스터들을 베어나가기 시작했다.


앞으로 달려든 성일에게 관심이 끌렸는지, 방어선을 향해 돌진하던 몬스터들은 방향을 바꿔 그를 향해 달려들었다. 나는 성일이 부탁한 대로, 그의 사각에 있는 몬스터를 겨누고는, 무거운 활시위를 놓았다.


핑-!


손끝에서 들려오는 바람이 찢어지는 소리. 활을 떠난 화살은 몇 마리의 몬스터를 꿰뚫고 나서야 비행을 멈추었다. 단 한 발로 쓰러진 몬스터의 수는 대략 여섯 마리. 그렇게 조금의 시간이 지나자, 몬스터들은 마침내 대열이 무너지며 밀리기 시작했다.


“놈들의 대열이 무너졌다! 전진!”


지휘관으로 보이는 헌터의 명령에, 총구들은 일제히 불을 뿜으며 천천히 앞을 향해 전진했다.


그러던 중 귀에 손을 가져가는 지휘관. 본부로부터의 교신이 들려온 듯했다.


“김지환 헌터가 게이트에 블랙홀을 소환한다고 합니다! 게이트까지 갈 수 있게 길을 뚫어야 합니다!”


고개를 끄덕인 성일은 더욱 살벌한 기세로 몬스터를 베기 시작했다.


허리춤에 남은 화살은 어느덧 30발 언저리. 활로 버틸 수 있는 시간은 얼마 남지 않았음을 직감했을 무렵, 강한 바람과 함께 옥상의 가운데로 떨어진 무언가.


그것이 고개를 들자, 나는 비로소 그의 얼굴이 보였다. 그는 TV 속에서나 보던 김지환 헌터였다.


“게이트 앞까지만 가면 바로 블랙홀을 소환할 수 있습니다! 게이트 앞까지만 길을 뚫어주세요!”


도착함과 동시에 행동에 나서는 김지환. 그가 게이트를 향해 나아가자, 군소속 헌터들은 고개를 끄덕이며 전진에 속도를 붙였다.


곧게 뻗은 화살은 앞을 가로막는 몬스터들을 수차례씩 넘어뜨렸고, 푸른 빛을 내던 월도는 어느새 초록빛 피로 뒤덮였다. 탄이 떨어진 헌터들은 총을 거꾸로 잡고 휘둘렀고, 게이트는 빠르게 가까워졌다.


마침내 게이트 닿자, 김지환 헌터는 게이트 속을 향해 손을 집어넣고는 블랙홀을 소환해냈다.


김지환의 팔이 들어간 게이트는, 스킬이 발동됨과 동시에 크게 일렁이기 시작했다.


그리고 동시에, 김지환은 재빠르게 게이트에 들어간 팔을 빼냈다.


게이트의 일렁임은 점차 심해지더니, 이내에 원형의 형체마저 일그러지며 작은 점을 향해 사라졌다.


작가의말

힘겨운 월요일입니다. 오늘도 좋은 하루 보내세요. :)

선호작과 추천은 큰 힘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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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 24. 삼척 레이드 (2) 24.09.11 460 7 12쪽
23 23. 삼척 레이드 (1) 24.09.10 476 10 12쪽
22 22. 농경 사회로의 진입 24.09.09 492 9 12쪽
21 21. 계약 24.09.08 510 10 12쪽
20 20. 입이 가벼운 브로커 24.09.07 524 9 12쪽
19 19. 아공간의 사탑 +1 24.09.06 549 12 12쪽
18 18. 채권 인수 24.09.05 579 12 12쪽
17 17. 새로운 주민 24.09.04 582 11 12쪽
16 16. 협회장의 제안 24.09.03 590 13 12쪽
» 15. 곽춘봉 24.09.02 583 12 12쪽
14 14. 혼돈의 도가니 24.09.01 614 13 12쪽
13 13. 한국 덕후 타카시 24.08.31 645 13 12쪽
12 12. 아공간 마을 이장 하태우 24.08.30 663 14 12쪽
11 11. 떡락 24.08.29 672 13 12쪽
10 10. 20톤 배달이요! 24.08.28 692 13 12쪽
9 09. 백악관 같은 마을 회관 24.08.27 702 15 12쪽
8 08. 회사를 때려치워버렸어요! 24.08.26 729 13 11쪽
7 07. 사직서를 던졌어요! 24.08.25 752 14 12쪽
6 06. 아공간에 주민이 나타났어요! 24.08.24 784 16 12쪽
5 05. 내 이름은 곽춘봉 24.08.23 821 14 12쪽
4 04. 거래소 24.08.22 842 17 12쪽
3 03. 으리으리한 협회 24.08.21 882 15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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