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터들의 블랙홀이 나의 아공간으로 연결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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뚱이둥둥
작품등록일 :
2024.08.20 1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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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17 1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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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24 1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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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 아공간에 주민이 나타났어요!

DUMMY

“송금은 한 달 안에 해줄게. 게이트는 절대 들어가지 말고.”

“걱정도 팔자야. 그 등록명으로 어디를 들어간다고!”

“그래, 조심히 들어가라! 퇴사 잘하고!”


인사와 함께 차 문을 닫자, 대리운전 기사는 곧장 핸들을 돌렸다.


띠딕-!


도어락을 열고 집에 들어오자, 꽤나 깔끔하게 정리된 집이 나를 반겼다. 시간을 보니 저녁 9시. 적당히 올라온 기분 좋은 취기가 계속해서 아쉬운 기분을 간질였다. 역시 비싼 술은 달라도 뭔가가 다르다.


통장의 잔고를 확인하니, 잔액은 20억. 계산을 마친 성일이 한도에 걸렸다며 먼저 보내준 금액이다. 그리곤 이어지는 기분 좋은 상상.


“정말 50kg 주워다 팔아버릴까? 매입 능력이 있으니까 그런 말을 한 거 아니야?”


천천히 핸드폰을 들어 올려 아다만트 원석의 현재 시세를 검색했다.


[국내 아다만트 원석 (원/g)]

[20,170,000]


어제보다 대략 10퍼센트 오른 가격. 이를 통해 유추해볼 수 있는 것은 성일이가 판 1.2kg의 원석을 사느라 누군가 높은 가격을 불렀다는 것. 그리고 그것이 사실이라면 시장에 나와 있는 원석은 극히 작다는 뜻으로도 이어졌다.


원석의 가격이 계속해서 높아지는 이유는 공급이 적기 때문. 그렇다고 언제까지나 공급이 부족할 것이라는 보장도 없었다. 언제 또 나와 같은 능력을 가진 사람이 나타날지 모르니까.


블랙홀이라는 스킬이 처음 등장하고, 1년 만에 같은 스킬을 가진 각성자가 열 명이나 나타났다. 그럼, 블랙홀 배출구를 가진 사람 또한 언젠간 나타날 것이 안 봐도 뻔하다.


그런 일이 일어나기 전에, 나의 몫을 부지런히 챙겨놔야 할 필요가 있다.


“아공간 탈주!”


순식간에 나타나는 게이트, 고개를 드니 익숙한 보랏빛 산이 반짝거리는 자태를 뽐내고 있다. 나는 곧장 산을 오르며 아다만트 원석을 줍기 시작했다.


1억, 2억, 3억... 그렇게 조약돌로 주머니가 볼록해질 무렵, 상태창이 울렸다.


[고유 특성 ‘배출구(Lv.1)’이 발동됩니다!]


지난번 저 특성이 발동되었을 때는 머리 위로 산이 쏟아졌더랬지.


오싹한 기억이 되살아나자, 소름이 돋았다. 그리곤 머리 위로 일렁이며 거대한 게이트가 나타났다.


웅-! 웅-! 웅-!


지난번과 같은 끔찍한 경험을 두 번이나 할 수는 없지.


“아공간 탈출!”


게이트가 완성되기 전, 나는 아공간을 서둘러 벗어났다. 이젠 차원 이동이 익숙해졌는지, 취기가 가시지 않았음에도 강한 멀미는 느껴지지 않았다.


소파에 앉아 주머니를 털자, 아다만트 원석이 딸그닥거리며 쏟아졌다. 천천히 개수를 세어보니 24개. 곧장 저울을 가져와 무게를 재자, 1.6kg이라는 무게가 찍혔다.


이걸 월요일에 가져다 팔면 280억. 20억원짜리 양주에 현실감각이 무뎌진 것인지, 헛웃음이 터져 나왔다.


“던전을 왜 들어가! 돌멩이만 주워도 억 단위로 돈이 쏟아지는데! 내일 바로 퇴사한다!”


행복한 상상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늘어졌다. 그렇게 한 시간 정도가 지나자, 슬슬 궁금해지는 아공간 속 상황.


“지난번에도 10분 만에 끝났으니까, 지금쯤이면 배출도 다 끝나있겠지?”


만약 아직도 쏟아지고 있다고 하더라도, 곧장 탈출하면 그만. 몸을 일으키고, 달릴 준비를 하며 아공간을 향했다.


스트레칭과 함께 도착한 아공간에는 역시나, 게이트는 사라지고 산 하나가 더 생겨 있었다. 이번엔 새로 나타난 산은 회색빛의 산. 산에 다가가 회색빛이 도는 돌 하나를 주워보니, 친절한 상태창은 이번에도 돌의 정체를 알려준다.


[‘철광석’. 소량의 마력이 함유되어 지구의 철광석보다 높은 강성을 가집니다.]


산의 주변을 둘러보니, 아다만트 원석은 쉽사리 보이지 않았다. 하긴, 흔했으면 그런 값을 받을 리가 없지.


이번에는 어떤 아이템이 있을까 생각하며 산을 둘러보기 시작하자, 어디선가 낯선 소리가 들려왔다.


“&@#%!”


멀리서 들려오는 듯한 희미한 목소리.


“여기 사람이 있나...? 설마 배출구로...?”


가까이 꽂혀있던 검 한 자루를 쥐고, 조심스레 주변을 둘러봤다. 어디에서도 사람의 형체는 보이지 않았다.


“#%&@-!”


다시 한번 들려온 소리. 사람이 내는 소리가 분명했다. 검의 날을 세우고, 목소리가 들려온 곳을 향해 천천히 다가갔다. 작은 언덕 하나를 넘자, 멀리서 보이는 익숙한 형체. 그곳에는 혼란스러워 보이는 사람이 한 명 서 있었다.


“#&@-!”


몸을 낮추고 그를 지켜보자, 그는 아직 날 보지 못한 듯 주변을 향해 연신 소리쳤다.


소리치던 사내는 어떤 대답도 들려오지 않는 것을 확인하자, 절망이라도 한 듯 서 있던 자리에 주저앉아버렸다. 그리곤 들려오는 통곡에 가까운 소리.


그가 내뱉는 말소리를 천천히 들어보니, 어딘가 모르게 중국어와 비슷했다. 중국어를 구사한다는 것은, 최소한 다른 차원에서 온 몬스터는 아니라는 것. 같은 지구인끼리 공격을 하진 않겠지.


손에 들려있던 검을 등에 메고, 그에게 천천히 다가갔다.


통곡하던 사내는 주변의 인기척에 놀라며 몸을 숙였다가, 사람이 다가오는 것을 보고는 입꼬리를 활짝 올렸다. 그리곤 몸을 일으켜 나를 향해 달려왔다.


턱-!


나를 처음 본 사내가 가장 먼저 한 행동은 나의 손을 부여잡고 미친 듯이 흔드는 것. 그는 조난 당한 사람이 구조대라도 만난 것처럼 반가운 얼굴로 자신의 언어를 뱉어댔다.


그의 말을 알아들을 순 없었지만, 옛날 홍콩영화에서 본 듯한 단어 몇 개를 듣고는 그가 중국어를 구사한다는 것을 확신했다.


“딸깍-!”


나는 곧장 핸드폰을 꺼내 번역기를 켰다. 그가 번역기를 보자, 익숙한 물건이라도 다루듯 자신의 말을 번역기에 입력했다.


[반갑습니다. 나는 샤오룽입니다. 블랙홀에 빨려 들어갔다가 정신을 차리니 이곳입니다.]


자신의 이름을 샤오룽이라고 소개하는 사내. 아무래도 밖에서 누군가 블랙홀을 잘못 사용한 모양이다.


샤오룽은 이어서 번역기 대고 말을 이어갔다.


[이곳은 어디입니까? 집으로 돌아갈 수 있습니까?]


글쎄, 아직까지는 누군가를 데리고 아공간의 밖으로 나가본 적이 없는데.


“상태창! 이 남자를 데리고 아공간을 나갈 수 있어?”


[불가능합니다.]


그럼 그렇지. 상태창의 대답을 번역기에 옮겨 샤오룽에게 보여주자, 샤오룽의 표정이 급격히 어두워졌다. 그리곤 샤오룽의 몸에서 들려오는 낯설지 않은 소리.


꼬르륵-!


샤오룽은 다시 한번 번역기를 받아들고, 자신의 말을 옮겼다.


[정말 죄송하지만, 먹을 것이 있습니까?]


그래, 싸우다 블랙홀에 빨려 들어갔으면 배가 고플 법도 하지.


[조금만 기다리세요. 먹을 것을 가져올게요.]


번역기를 보자 샤오룽은 고개를 끄덕거리며 ‘셰셰’라는 단어를 연신 내뱉었다. 나름 꽤 많은 홍콩영화를 봤던 나는, 그 말이 ‘감사합니다’라는 것을 곧장 알아챘다.


‘그 많은 홍콩영화 시청이 이제야 빛을 보는군.’


“아공간 탈출!”


우웅-!


순식간에 도착한 우리 집. 당장은 이 게이트가 1인용이지만 언젠간 다인용이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과 함께, 핸드폰을 켜 배달 어플 ‘배달의 만족’을 켰다.


“샤오룽은 중국인이니까 중국집 요리면 되겠지?”


주문 금액은 12만원. 부족한 것보단 남는 게 낫지. 돈이 없는 것도 아니고. 주문 버튼을 누르자, 순식간에 주문이 수락되었다.


[예상 배달 시간: 30분]


30분이면 다시 아공간에 들어가기는 애매한 시간. 이참에 귓가에서 애매하게 맴돌던 샤오룽이라는 이름을 검색창에 쳤다.


그리곤 쏟아져나오는 수많은 4년 전 기사들.


[중국 상하이, 블랙홀 소환 대참사...]

[도심의 절반 파괴, 헌터 다수 행방불명]


기사들의 제목을 읽고 나서야, 지금 내 아공간에 들어와 있는 샤오룽이 4년 전 상하이에서 대형 사고를 터뜨린 바로 그 샤오룽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그럼 다른 헌터들도 아공간으로 떨어질 수 있다는 이야기야?”


의문을 가지자마자 예정이라도 된 듯 눈앞에 나타나는 상태창.


[‘배출구(Lv.1)’가 발동되었습니다.]


“갑자기? 샤오룽도 나름 상급 헌터니까 깔려 죽진 않겠지?”


블랙홀도 소환할 수 있는 A급 헌터인 만큼 쉽게 죽진 않겠지만, 불안한 생각은 쉽사리 사라지지 않았다.


그렇게 불안한 시간이 조금 흐르자, 문에서 초인종 소리가 들려왔다.


띵동-!


문을 열어 음식을 받고는, 곧장 아공간 탈주를 발동했다. 다행히도 손에 들려있던 음식은 게이트를 통과하면서도 멀쩡했다.


주변을 살펴보니 멀지 않은 곳에 생긴 새로운 동산. 이번 배출구는 규모가 그리 크지 않았던 모양이다.


“휴, 이 정도면 죽지는 않았겠다.”


안심과 함께 샤오룽이 있던 곳으로 다가가니, 다행히도 샤오룽은 있던 곳에 다소곳이 앉아서 음식을 기다리고 있었다. 다만, 샤오룽의 옆에는 몇 명의 사람이 더 나타나 있었다.


“샤오룽!”


이름을 외치자 곧장 돌아보는 샤오룽. 그는 급히 몸을 일으켜, 나에게 달려왔다. 환한 미소로 나의 손에 들린 음식들을 반겼다.


그리곤 옆에 앉아있던 사람들을 가리키며 무슨 말을 뱉어댔지만, 도저히 알아들을 수가 없었다.


“무슨 말인지 알아들을 수가 없네! 내가 중국어를 배울 수도 없고! 자동 번역 뭐 그런 거 없나?!”


답답하다는 말투로 탄식을 뱉자, 곧장 나타나는 상태창.


[언어 간 자동 번역을 실행하시겠습니까?]


“뭐야, 그런 기능이 있었어? 당장 실행해!”


상태창은 내가 예상한 것보다 많은 기능을 담고 있었다. 덕분에 들려오는 샤오룽의 말이 이해되기 시작했다.


“게이트가 생기더니, 함께 빨려 들어갔던 동료 몇 명이 나타났어! 너의 그 음식을 나눠 먹어도 될까?”

“많이 챙겨오긴 했는데, 부족하면 더 가져올게.”

“정말 고마워! 넌 내 생명의 은인이야! 그러고 보니 이름을 못 물어봤네!”

“하태우. 일단 밥부터 먹자. 나도 배고파.”


나의 대답에 샤오룽은 곧장 음식을 받아들고는, 자리를 옮겨 포장을 뜯었다. 샤오룽과 그의 동료들은 곧장 말도 없이 음식을 흡입하기 시작했다.


음식들이 비워지기까지 걸린 시간은 고작해야 10분. 그들은 걸신이라도 들린 듯이 앞에 놓인 음식을 순식간에 먹어 치워 버렸다.


취식이 끝나자, 마침내 정신이 든 것인지 샤오룽의 옆에 있던 서구적인 외모의 여자가 나에게 입을 열었다.


“우선 이렇게 도움을 주셔서 감사합니다. 저희는 상하이에 투입되었던 헌터인데, 상하이의 던전 브레이크를 막던 도중 블랙홀에 빨려 들어와 여기까지 온 것 같습니다. 샤오룽에게 이야기는 들어서 나갈 수 없다는 건 알고 있습니다. 한국인 같으신데, 혹시 상하이의 소식을 들을 수 있겠습니까?”


정중한 태도로 묻는 그녀에게 나는 몇 개의 기사가 띄워진 핸드폰을 건넸다.


“이런 말이 충격적으로 들리시겠지만, 지금 밖은 4년이라는 시간이 흘러있는 상태입니다. 여러분은 모두 사망자로 처리되어 있구요.”


작가의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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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16. 협회장의 제안 24.09.03 589 13 12쪽
15 15. 곽춘봉 24.09.02 581 12 12쪽
14 14. 혼돈의 도가니 24.09.01 612 13 12쪽
13 13. 한국 덕후 타카시 24.08.31 643 13 12쪽
12 12. 아공간 마을 이장 하태우 24.08.30 661 14 12쪽
11 11. 떡락 24.08.29 671 13 12쪽
10 10. 20톤 배달이요! 24.08.28 690 13 12쪽
9 09. 백악관 같은 마을 회관 24.08.27 701 15 12쪽
8 08. 회사를 때려치워버렸어요! 24.08.26 728 13 11쪽
7 07. 사직서를 던졌어요! 24.08.25 751 14 12쪽
» 06. 아공간에 주민이 나타났어요! 24.08.24 783 16 12쪽
5 05. 내 이름은 곽춘봉 24.08.23 820 14 12쪽
4 04. 거래소 24.08.22 841 17 12쪽
3 03. 으리으리한 협회 24.08.21 881 15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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