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귀한 음악 천재는 빌보드로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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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연0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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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02 2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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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18 2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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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06 1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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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우주소년

DUMMY

한번 상상해 보라.

아리아나 그란데에게 리한나의 영혼이 깃든다면?

가사 라인마다 Fxxk Bitxh를 내뱉는 아리아나 그란데.

굉장히 매콤할 것 같지 않나?


그 얼얼함을 여기 있는 모두가 귀로 느끼고 있었다.


!!!누가 귀에 우유 좀 부어주세요!!!


“홀리······.”


베일이 나지막이 말했다.


다른 이들도 마찬가지였다.

다들 말만 안 한다 뿐이지 모두 놀란 눈을 뜨고 음악을 감상했다.


그때,


“저, 프로듀서님. 잠시만 저 좀······.”


3번 트랙이 막 시작될 때쯤, 준이 내게 말을 걸었다.

그의 표정이 뭔가를 결심한 것처럼 보였다.

그는 문을 가리키며 나가자고 했다.


우유 사러 가려고 그러나?


준과 나는 작업실을 빠져나와 건물 밖으로 나갔다.


우리는 1층으로 올라가 마주 보고 섰다.


“환희 형한테 말씀 많이 들었습니다. 진짜 천재시라고.”


그가 먼저 말을 건넸다.


“아뇨. 천재는 무슨.”

“사실, 오늘 여기 온 이유가 프로듀서님 만나러 온 거거든요.”


응?

내가 졸라서 온 줄 알았는데.


“프로듀서님한테는 죄송하지만, 환희 형 음악 미리 들었었습니다. 저희 PD님이랑 같이.”

“방수현PD님이요?”


준이 고개를 끄덕였다.


“PD님께서 선율 님 노래를 듣더니 한 번 만나 뵙고 오라고 하셨습니다. 사실 이건 대외비인데, 저희가 2월에 데뷔 싱글이 나오고, 4월이나 5월에 미니 앨범을 발매할 거거든요. 근데 아직 미니 앨범 수록곡들이 다 채워지지 않아서요. 좀 많이 촉박한 상황입니다.”


그 말인즉,


“제게 수록곡 의뢰를 하시는 건가요?”

“네, 맞습니다.”


됐다!


내가 노린 것은 [우주소년]의 앨범에 내 이름을 올리는 것.


2월 데뷔 예정이니 데뷔 싱글 앨범은 이미 심의 심사를 통과하고도 남았을 것이다.

그렇다면 그 후에 발매될 미니 앨범.

이 앨범에 참여하는 것이 내 목표였다.


그나저나 5월 발매인데 아직도 곡이 다 완성되지 않았다니.

내년 플랜까지 전부 나와 있어야 정상일 텐데.


“여기서 대충 대화하는 것보다, PD님 직접 뵙고 말씀 나누는 게 어떠실까요? 번호 알려주시면 연락드리겠습니다.”


준은 내 쪽으로 자신의 핸드폰을 내밀었다.

나는 준이 내민 핸드폰에 내 번호를 입력하고 다시 그에게 건넸다.


곧 내 핸드폰이 울렸다.


“제 번호입니다. 저장해 주세요. 아, 제 이름은 이두준입니다.”

“저는 류선율입니다.”

“혹시 올해 나이가 어떻게 되세요?”

“올해 스무 살 됐습니다.”

“94년생?”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어? 저도 94년생이에요. 친구였네!”


준이 말했다.

헤헷.

나는 이미 알고 있었지롱.

그래도 여기선 모른 척하고 놀라주자.


“아 그래요? 음악 하는 94 친구 찾기 쉽지 않은데. 그럼 우리 말 편하게 할까?”

“그래. 편하게 하자. 와 반갑다 진짜.”


나는 준이 내민 손을 맞잡고 흔들었다.


“일단 일 얘기는 나중에 하고 내려갈까?”

“그러자.”


작업실로 돌아가니 5번 트랙의 후렴 부분이 흘러나오고 있었다.


곧, 노래가 끝났다.


제일 처음 입을 연 것은 라이온제이였다.


“혹시 회사 있어요?”


그가 상아 누나에게 물었다.


“회사요? 없죠.”

“나중에 저랑 얘기 나눠요.”


라이온제이는 주머니에서 명함을 꺼내 내밀었다.


라이온제이는 올해 중순쯤에 회사를 하나 설립한다.

올해 중순에 설립됐으니, 아마 계획 자체는 작년이나 재작년부터 준비하고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설립 이후 3년 동안은 1인 기획사 스타일을 고수하다 그 뒤에 신인 가수를 뽑는 걸로 알고 있는데.

상아 누나의 노래가 그의 마음을 바꾼 것일까.

뭐, 그 정도이긴 하지.

한국에 리한나의 영혼이 깃든 아리아나 그란데가 나타났다고 생각해 보자.

음악 계통에서 일하지 않는 사람이라도 투자하겠다고 줄을 설 것이다.

하물며 라이온제이는 곧 회사를 설립한다.

투자하고 싶겠지.


환희 형도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너 어떻게 설득한 거야?”


형이 내게 귓속말로 속삭였다.


“그건 우리 둘만의 비밀-.”


나는 형에게 윙크를 날렸다.


“누나. 저 사인 좀 해주시면 안 돼요?”


재영은 어디서 가져왔는지 종이와 펜을 상아 누나에게 내밀었다.


그렇게, 리스닝 세션은 청중들을 충격의 도가니에 빠트린 채로 막을 내렸다.


* * *


논현동에 있는 한 사무실.

나는 지금 미팅룸에 앉아있다.

내가 기다리는 사람은 바로 방수현 PD.

훗날 [FIVE]의 의장을 맡게 되는 입지전적인 인물이다.

말 그대로 입지전적인 인물.

[우주소년]의 무명 기간동안 쌓였던 빚이 자그만치 몇백 억에 달했으니까.

그럼에도 방수현 PD는 [우주소년]을 놓지 않았다.


2월에 데뷔하는 [우주소년]은 앞으로 고전을 면치 못할 것이다.

4년 뒤 나올 곡 『genome』이 빌보드 Hot 100에 진입하기 전까지는 무명 기간이 이어질 테니까.


그래서 더 멋진 그룹이다.

무명으로 보낸 시간 동안에도 그들은 팬과 지속적으로 소통하고 더 나은 미래를 꿈꿨으니까.


“기다리게 해서 죄송합니다.”


방으로 익숙한 남자가 들어왔다.


“처음 뵙겠습니다. 방수현입니다.”

“류선율입니다.”


일어나 그와 악수를 하고 자리에 다시 앉았다.


“오는데 힘드셨죠? 건물이 골목에 있어서.”

“아뇨. 논현동 건물은 다 이런데요, 뭐. 다른 곳에 비해 찾기 수월했습니다.”


방수현 PD는 고개를 끄덕였다.


“단도직입적으로 말씀드릴게요. 선율 씨를 부른 건 다름이 아니라 계약을 하고 싶어서예요.”


계약.

전속 작곡가 계약을 말하는 거겠지.


“지금까지 쓰셨던 곡들을 다 들어봤어요. 언더그라운드 래퍼들과 했던 작업물부터, 화니의 작업물까지. 아, 화니의 작업물은 우연히 듣게 된 거예요. 알다시피 화니가 지금 저희 회사의 랩 선생님이잖아요.”


발매 예정인 음원은 대중에게 공개만 되지 않았을 뿐이지, 업계 사람들은 이 사람 저 사람을 통해서 다 듣게 된다.


그래서 음원 유출 사고가 간간이 벌어지는 것이다.

대개는 업계 관계자가 업계 외의 사람(특히 애인)에게 들려주다 유출되는 경우가 많지만.


“제안은 감사드리지만 죄송합니다. 제가 어디 소속되어 있으면 곡을 못 쓰는 성격이라.”

“프리랜서 계약도 있어요.”


프리랜서라.

구미가 당긴다.


“일단 저에게 작업을 맡겨주시겠어요? 제 스타일이 회사랑 맞는지부터 봐야 할 거 같습니다.”

“아, 그럼요. 당연히 그게 우선이죠. 잠시만 기다려 줄래요?”


방수현 PD는 미팅룸 밖으로 나왔다.


잠시 후, 서류철 하나를 들고 다시 들어왔다.


“저희 회사에서 2월에 데뷔할 친구들이에요. 이름은 [우주소년].”


그는 핸드폰을 꺼내 노래를 틀었다.


우주소년의 데뷔 앨범.

이미 수십 번도 더 들었었다.

멜롱이나 쥐니, 너튜브에서.

하지만, 앨범이 발매되기 전 듣는 건 처음이었다.


인트로와 스킷, 인터루드와 아웃트로를 제외하면 총 3곡.

하지만 중간중간에 나오는 곡들 덕분에 한 편의 영화를 본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노래가 끝나자 방수현 PD가 입을 열었다.


“들으셨다시피 데뷔 싱글 컨셉은 힙합이에요. 이 뒤에 나올 미니 앨범도 같은 컨셉이고요. 그런데······.”


방수현은 ‘쓰읍-.’하며 숨을 이 사이로 들이쉬었다.


“뭔가 강력한 타이틀 곡이 하나 있었으면 좋겠는데, 지금까지 나온 곡들은 좀 아쉬워서요. 그래서 선율 씨에게 4월에 발매될 타이틀 곡 좀 부탁드리려고 해요.”

“타, 타이틀 곡이요?”


내가 잘못 들었나 싶었다.


하지만 방수현 PD는 내 의심을 잠재우려는 듯 고개를 강하게 끄덕였다.


생짜 신인에게 타이틀 곡을 부탁하는 프로듀서는 없다.

차라리 돈을 써서 유명한 작곡가의 곡을 받는 게 낫지, 검증되지 않은 신인에게 어떻게 타이틀 곡 작업을 맡기겠는가?

현재 이 회사가 유명한 가수 하나 없는 중소 아이돌 회사라고 해도 말이다.


분명히 그러한데, 저 PD는 내게 타이틀 곡을 의뢰했다.


“PD님께서도 작곡가시잖아요. 애정을 갖고 만든 그룹이니만큼 컨셉이나 색깔은 더 잘 아실 텐데 왜 저에게 타이틀 곡을······.”


솔직히 좀 많이 놀랐다.

수록곡 정도면 수긍하겠는데, 타이틀 곡이라니.


“멤버 준이 선율 씨 음악을 너무 좋아하거든요.”


[우주소년]은 여타 다른 아이돌과는 다르게, 멤버들의 의견을 존중하고 멤버들 한명 한명이 프로듀서가 되어 앨범을 구상해 왔다고 했었다.

유명해지고 난 후에 했던 인터뷰라 거짓말이라고 생각했었는데, 진짜였구나.


“지금 나와 있는 곡 중에 타이틀 후보군이 있어요. 그 후보군보다 더 좋은 트랙을 만드시면 선율 씨 음악을 타이틀로 선정할게요.”


와우······.


“작업 기한은요?”

“그게 문제인데······. 당장 4월에 발매라 이번 주까지는 완성을 해주셔야 해요.”


오늘은 목요일.

이번 주가 3일밖에 남지 않았다.


“해보겠습니다.”


시간은 내겐 중요하지 않다.

머리를 싸매고 좋은 멜로디를 고민할 짬밥은 아니니까.


“감사해요. 그럼 잘 부탁할게요.”


방수현 PD는 내게 명함을 내밀었다.


“도움이 필요하면 언제든 이 번호로 연락해요. 그럼, 곡 완성되면 다시 뵐게요.”

“네, 알겠습니다.”


나는 명함을 받아 들었다.


인사를 마치고 미팅룸을 나왔다.


“온 김에 애들하고 인사 나누실래요?”

“네, 좋죠.”


나는 방수현의 안내에 따라 안무 연습실로 내려갔다.


연습실의 문이 열리자 진한 땀 냄새가 밀려 들어왔다.

연습실 안에서 [우주소년] 멤버들이 열정을 다해 춤을 추고 있었다.


안무 연습실에 비친 나를 발견한 준은 나를 보며 환하게 미소 지었다.


곧 노래가 멈췄고, 멤버들의 시선이 나와 방수현에게로 꽂혔다.


“오셨습니까, PD님.”


그들은 이마에 맺힌 땀을 훔치며 인사했다.


“얘들아 인사 나눠. 여긴 류선율 작곡가님.”

“반갑습니다.”


나는 멤버들과 인사를 나눴다.


문득, 그냥 이 회사에 소속되어 이들과 함께 동고동락하며 좋은 미래를 꾸려나가는 것도 나쁘지 않을 거 같았다.

이 회사는 [J아카이브]와 차원이 다를 테니까.


하지만, 내 목표는 백장호에게 복수하는 것.


‘자기가 까대던 사람이 성공하는 걸 보는 것만큼 힘겨운 건 없으니까. 그거 사람 미치게 하거든.’


백장호의 복장이 터지는 것을 보는 게 내 목표다.


일단 달콤한 꿈은 잠시 접어두자.

두 눈 똑바로 뜨고 잠들려 하지 말자.


나는 멤버들과 인사를 나눈 뒤 밖으로 나갔다.

“대박 날 거 같은데요? PD님 안목 완전 굿굿.”

“하하하-. 그런가요?”


방수현 PD는 기분이 좋아졌는지 너털웃음을 지었다.


“그럼, 곡 나오면 바로 연락드리겠습니다.”

“네. 편하게 연락줘요.”


사무실 앞에서 방수현과 인사를 나누고 집으로 향했다.


* * *


집으로 돌아오자마자 큰 고민이 내 머리를 짓눌렀다.

원래대로라면 [우주소년]은 내년이 되어서야 히트곡이 한 곡 생긴다.

물론 『genome』만큼의 세계적인 히트곡은 아니다.


『마초맨』


힙합과 댄스가 절묘하게 어우러진 장르인 『마초맨』 전까지는 이렇다 할 히트곡이 없다.


그렇다면 여기서 문제.


이목을 사로잡을 히트곡을 써주는 게 맞을까?


아니면,


우주소년이 추구하는 힙합 스타일로 써주는 게 맞을까?


당연히 이목을 사로잡을 히트곡을 써주는 게 맞을 것이다.


하지만,


그렇게 곡이 떠서 [우주소년]이 엄청난 인기를 끌게 된다면, 미래와 같은 서사를 가지고 미국까지 진출할 수 있을까?

나의 선택으로 인해 [우주소년]의 미래가 변하면 어떡하지?


머리에서 연기가 피어오르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그렇게 고민한 지 한 시간째.


결론이 나왔다.


아니,


유일한 경우의 수 한가지가 나왔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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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16. 새로운 보석을 찾아서 24.09.12 166 5 12쪽
15 15. 루이스 해리슨(3) 24.09.11 176 6 12쪽
14 14. 루이스 해리슨(2) 24.09.11 187 7 12쪽
13 13. 루이스 해리슨 24.09.10 199 6 12쪽
12 12. LA 그리고 롱비치 24.09.09 215 7 12쪽
11 11. 미국으로 24.09.08 223 9 12쪽
10 10. 복수의 서막 24.09.07 232 8 13쪽
9 9. 우주소년(2) 24.09.06 223 8 11쪽
» 8. 우주소년 24.09.06 241 8 12쪽
7 7. 첫 작업(5) 24.09.05 246 10 12쪽
6 6. 첫 작업(4) 24.09.04 245 9 12쪽
5 5. 첫 작업(3) 24.09.04 264 9 12쪽
4 4. 첫 작업(2) 24.09.03 267 9 12쪽
3 3. 첫 작업 24.09.02 282 10 12쪽
2 2. 2013년 1월 1일 24.09.02 294 9 12쪽
1 1. 도둑맞은 인생 +1 24.09.02 310 9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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