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녀의 부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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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1.23 0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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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03.03 2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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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W 6. 재발 - 6

DUMMY

나는, 리헨을 나와 같이 부활시키자는 생각으로 라벤으로부터 네크로맨시를 배워왔다.

그리고 현재에는, 라벤의 네크로맨시를 배우지 못한 상태에서 라벤이 죽었다.

그렇다면, 나는 성공할 수 있을지 모를 네크로맨시에 목을 매야 할까?

아니면, 확실하게 부활시킬 수 있는, 교황의 부활을 택해야 할까?


······아니, 잘 생각해보자.


과연, 부활이라는 기적이 교황에게도 쉬운, 손가락 한 번 까딱하면 이루어지는 간단한 기적 중 하나일까?

절대 그럴 리가 없다.

그렇다면, 교황에게도, 그 부활이라는 기적에도 무언가 패널티가 있을 것이다.


그것은 무엇일까.


······그것은 알 수 없다.


하지만, 만약 교황이 리헨을 부활시켰다고 생각해보자.


리헨은 부활했을 때 어떤 말을 할까.

어떤 심정일까.


처음에는 교황이 부활시켜줬다는 것에 놀랄 것이다.

교황은, 일반인들이 다들 선하고, 심성이 올바른 존재라고 생각하는 존재이니까.


하지만, 교황이 어떤 짓을 했는지 알게 된다면, 리헨은 과연 어떤 기분일까.

자기가 교섭의 도구로 사용됐다는 것을, 어떻게 생각할까.


그래, 교황이 확실하게 부활시켜줄 수 있다는 것은 확실하다.

다만, 부활한 리헨은 어떻게 생각할지 모른다는 점이, 큰 문제이다.

그렇다면.


"거부할게."


"거부인가요······. 예상은 했지만, 정말 단호하시군요. 정말로 거부하실 겁니까?"


"그래."


"······확실하게 부활시킬 수 있는데도요?"


단호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여주자, 교황은 한숨을 푹- 쉬더니 입을 열었다.


"뭐, 보아하니 제가 당신의 결정을 어떻게 바꿀 수 있을 것 같지는 않군요."


교황이 하는 말은 얼핏 보기에는 순응하는 느낌이었지만, 나는 그 말에서 무언가 위화감을 느낄 수 있었다.

무언가, 다른 것을 계획하고 있는 느낌.

아니, 애초에 내가 제안을 거부할 것이라는 전제로 무언가를 준비했을지도 모른다.


"어쩔 수 없군요. 교섭은······ 결렬인가요."


교황은 말을 하며 의자에서 일어났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말씀드리자면······, 당신의 선택은 결과적으로 옳았을지도 모르겠군요. 패널티 때문에 말이죠."


결계 밖으로 나가는 듯, 사라지는 교황의 모습에 마지막으로 질문을 하나 던졌다.


"그 패널티가 뭔데!"


"······부활시킨 대상의 수명을 제가 정하고, 정한 수명의 두 배 만큼 제가 수명을 잃는 것이죠."


"그렇다는 건 처음부터······."


내 말이 끝나기도 전에, 교황은 완전히 결계 밖으로 나간 듯, 모습을 감추고 말았다.

처음부터, 교황은 리헨을 제대로 부활시킬 생각이 없었던 것이다.

부활을 시키고, 그 부활로 벌어낸 시간 동안 무언가 다른 대책을 세우겠지.

그래, 내가 교황의 제안을 거부한 것은 옳은 선택이었다.

교황의 말대로.


"······이제 문제는 어떻게 결계에서 빠져나가냐는 건가."


결계를 풀어주지 않고 나간 교황에게 약간 화가 날 것 같았다.

하지만 교황도 나름대로 생각을 짜내서 이런 수단을 사용한 것이겠지.

애초에 나는 죽일 수 없는 상대라는 것을, 그는 알고 있었으니까.


지금부터는, 용의 심장을 제대로 다룰 수 있도록, 그리고 결계를 부술 수 있도록 수련해야겠다.


의자에서 일어나려던 나는, 황금빛 쇠사슬로 의자에 묶여, 의자에서 벗어날 수 없음을 깨닫고 다시 의자에 원래대로 앉았다.

······교황은 마지막까지 방해를 하는구나.


···

······


시간이 흘렀다.

결계에 갇힌 나의 시간만이 빠르게 흐르기 때문에, 밖의 시간은 많이 흐르지 않았을 것이라는 생각은 든다.

하지만, 리헨의 시체가 어떻게 될지 모른다는 생각 때문에 조금씩 초조해지기 시작했다.


리헨의 시체에 약간의 마법적 처리를 해놓았기 때문에 썩지 않고 어느 정도 보존은 되겠지만, 마법의 효력이 다 되기 전에 다시 한 번 마법을 걸어서 보존시켜야 한다.

하지만 현재 나는 결계에 갇힌 상태이다.

서둘러 결계를 깨지 못하면, 리헨을 부활시키기 어렵게 될 것이다.


그러니, 조금 더 빨리 용의 심장을 완전히 다룰 수 있도록 하자.

그리고 리헨을 부활시킬 수 있도록, 네크로맨시도 내 나름대로 연구를 하자.


결계는······ 용의 심장을 완전히, 제대로 다룰 수 있게 된다면 자연스럽게 깰 수 있을 것이다.

그러니까, 용의 심장과 네크로맨시에 최대한 몰두하고, 결계에서 나오면 리헨의 시체를 찾아내자.


아니, 그 전에 용과의 담판을 먼저 짓고 찾아야 하나.

리헨이 죽어서도 용과 휘말리게 하고 싶지는 않으니까.


······그렇다면 시간이 빠르게 흐르게 만들어주는 이 결계를 나는, 최대한 이용해야 한다는 걸까.


나와 리헨에게 있어서 원수와 같은 존재라고 할 수 있는 교황의 결계를 이용해야 한다는 것이 너무나도 마음에 들지 않지만, 한편으로는 나와 리헨에게 있어서 이용해야 하는 것이 바로 이 결계이기 때문에 자존심을 꾹 눌러 참을 수밖에 없다.

이번만, 이번만 용서해주렴, 리헨.

내가 꼭, 너를 위해서 용만이 아니라, 교황에게도 복수를 해줄게······.

그러니, 부디 나를 용서해주렴······.


···

······


또 다시 시간이 흘렀다.


결계 속에서, 시간이 흐르는 것을 느끼며 여러 가지를 생각해보았다.

교황은 나를 결계 속에 가두어서, 무엇을 하려고 했을까.


교황이 단지 나의 불사성과 위험성을 걱정해 결계를 만들었으리라고는 생각되지 않는다.

무언가, 목적이 있으리라고 생각된다.

아마 결계로 시간을 버는 것이 목적이 아닐까.


결계를 부수고 나가면, 교황은 어쩌면 기다렸다는 듯이 무언가 다른 수작을 부릴지도 모른다.

어쩌면 지금의 이 결계보다 더 부수기 어렵고, 풀어내기에도 복잡한 것으로 나를 가둘지도 모른다.

아니, 어쩌면 불사조의 깃털의 불사성을 넘어서서 나를 죽일 방법을 찾아낼지도 모르지.


그렇다면.


이왕이면 교황이 근처에 있었으면 한다.


그러면, 교황을 굳이 찾아낼 수고는 들이지 않아도 될 테니까.


···

······


용의 심장을 제어해 주변의 마력을, 아니 마나를 움직여 보았다.

이 결계를 만든 교황은 내가 용의 심장을 속에 품고 있다는 것까지는 알지 못했는지, 마력과 마기만을 이 결계 속에서 제어하지 못하게 해뒀다.

어쩌면 결계 유지를 위해서 마나는 유동이 일어나지 못하도록 고정시키지 못한 것일지도 모른다.


어쨌든, 그 이유가 무엇이든 간에, 그것이 현재의 나에게는 무척이나 고마운 일이다.


용의 심장을 매개체로, 스태프 없이도 마법을 스태프 수준의 마법, 아니 그 이상으로 사용할 수 있다.

거기다가, 마력만이 아닌 마기와 마나까지도 다룰 수 있게 되었으니 현재 유동이 유일하게 가능한, 마력을 제외한 부분의 마나를 이용해, 이 결계를 부수면 된다.


이제 이 결계와도 안녕이라는 생각을 하며, 용의 심장에 힘을 주듯이 마나를 유동시키기 시작했다.

마치 내가 스태프를 다루듯, 나의 심장을 대체하여, 원래 내 심장이 있었을 자리에 위치한 용의 심장을 다루기 시작했다.

정말로 말 그대로 내 몸이 아닌 스태프를 다루는 느낌이다.

약간 어색하지만, 한편으로는 자연스럽기도 한, 그런 느낌.

직접 느껴보지 못한 자라면, 이것이 어떤 느낌인지 절대 알지 못할 것이다.


용의 심장을 다루는 느낌에 대한 생각을 그만두고, 용의 심장에 호응하듯이 유동하는 마나를 느끼며 결계를 조금씩 두드리게 해보았다.

신성력으로 이루어진 결계는 마나와 부딪히며 스파크와 비슷한 무언가를 일으켰다.

아마 신성력은 유동을 막지는 않지만, 결계 밖으로 나가지 못하도록 가두려고 하는 과정에서 결계 밖으로 나가려는 마나와 부딪치고 있는 것이리라.


신성력의 반발력을 넘어설 수 있도록, 용의 심장의 출력을 조금 더 높였다.

그러자, 그 스파크 비스무리한 것은 더욱 더 강하게 튀었고, 그에 맞추어 결계에 조금씩 부담이 가고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내가 용의 심장으로 낼 수 있는 출력의 약 90% 정도를 냈을까.

그제야 신성력으로 이루어진 결계는 자신의 존재의의인, 마나 유출을 막는 것을 더 이상 수행할 수 없게 되어 금이 가기 시작했고, 결국 금이 간 결계는 약한 충격에 깨지고 말았다.


결계는 마치 유리나 거울과도 같아서, 약간의 금이 한 번 생기고 나면 쉽게 깨지고 만다.

그렇기 때문에 결계는 그러한 금 하나, 흠집 하나 생기지 않도록 견고하게 만들어졌지만, 과도한 힘을 주입하거나, 그 결계의 원리를 풀어내어 해체하거나, 그 결계의 목적을 상실하게 한다면 그러한 견고함은 의미가 없어지게 된다.

물론 견고함에 따라서 주입해야 하는 힘의 크기가 달라지기는 하겠지만.


과정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그 과정이 어떤 것이든, 결론적으로 결계를 풀어내면 되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나는 첫 번째 방법과 세 번째 방법으로 결계를 풀어내었고, 그 둘은 가장 간단하면서도 가장 어려운 종류의 것이었다.


······나를 구속하고 있던 의자와 사슬은 마치 신기루처럼, 원래부터 자신은 존재하지 않았다는 듯이 결계가 부서짐과 동시에 사라졌다.

그동안은 결계와 그 사슬이 마치 일체형이라는 듯이 같이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었기 때문에 의자에서 벗어나지 못했었지만, 결계를 부수고 나니 결국 그 의자와 사슬로부터 자유로워질 수 있었다.


저려오는 다리와 발에 마법을 약간 써서 진정시킨 후, 내 주변으로 보이는 광경에 약한 감탄을 표했다.

내가 결계에 갇힌 것은 분명 라벤의 저택이 있던 숲속.

저택이 남아있다면 저택에 있을 것이고, 저택이 사라졌다면 숲속일 것이라는 생각은 했었지만, 정말로 결계를 나오니 숲이 나올 줄은 몰랐다.


숲은 많이 변하지 않았다.


까마귀들이 서로 노니며 날아다니고, 나무에서는 뱀들이 나무 줄기를 몸으로 꼬아가며 기어다닌다.


하지만 차이점은 분명 존재했다.


네크로맨서들의 마기와 흑마법사들의 마력의 영향을 받은 것인지 약간 검은 기운을 품고 있던 숲은, 그 검은 기운이 모두 어디로 가버린 것인지 궁금해질 정도로 순수한 기운을 품고 있었다.

이것은 마치, 자연 본연의 기운을 지니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이다.


그래, 마치 그 모든 마기와 마력이 무언가의 영향으로 숲에서 사라지고 말았다는 느낌.


······숲에서 무언가 일이 있었던 것 같다.


그래, 생각해보면 신성제국의 교황은 나를 결계에 가둘 때, 사제들과 성기사들을 데리고 왔었지.

아마 그것은, 전쟁의 일환이 아니었을까.


내가 비록 정치는 정확히 모르기 때문에 어떠한 일이 있었는지 잘 모르고, 예상도 못하겠지만, 적어도 명분이 생겼음은 눈치챌 수 있다.


명분.


현대의 전쟁에서 가장 필요한 바로 그것.


교황이라면 아마 그 명분이 만들어지도록 유도하고 병력을 쏟을 수 있을 것이다.

다름 아닌 교황이니까.


어쩌면 내가 그 명분과 연관되어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그 생각을 머리에서 털어냈다.

중요한 것은 그것이 아니지.


현재 중요한 것은, 리헨의 시체가 어디에 있냐는 것과, 교황이 어디에 있냐는 것, 그리고 용들과 담판을 짓는 것이다.


물론 리헨의 시체를 먼저 찾고, 교황을 잡아내고 복수하고는 싶지만, 용들을 만나서 담판을 짓는 것이 먼저라고 내 이성이 말한다.

그래, 그게 먼저겠지.


리헨이 죽어서도 용들과의 싸움에 휘말리지 않도록.

용들과 먼저 담판을 지은 후, 리헨을 찾아가자.

······그러고 나서 부활시키자.


······이제, 용을 찾으러 나설 때이다.


작가의말

다들 즐감하셨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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