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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신선이 되어보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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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막선생
작품등록일 :
2018.08.16 2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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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9.26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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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09.04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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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선이 되어보렵니다. #20

DUMMY

아론은 교장실로 불려갔다.

교장 호드는 길게 한 숨을 쉬며 입을 열었다.

“꼭 그래야만 했는가? 조용히 졸업하기를 원하는 줄 알았는데?”

“경우가 다릅니다. 경합전이고 학급대표를 뽑는 시험이었습니다."

"그래서?"

"전 최우수 학생이 되길 원합니다. 그래서 소홀히 시험을 치를 수 없었고 제 힘을 보여준 것 뿐입니다.”

자신의 힘 전부를 드러내는 멍청한 무인은 없다.

아론이 드러낸 힘은 구우일모(아홉 마리 소에 털 한 가닥 빠진 정도)에 불과했으니 그것으로도 충분했다.

“하지만 그 자리는 아니라고 생각하네만. 자네 스승이 아닌가? 또 그 제자들이 지켜보고 있었어.”

“제자가 스승을 뛰어넘는 경우는 많습니다. 그것을 부끄럽게 여기는 스승이라면 자격을 논할 가치도 없습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아카데미에 거주하는 신관의 치료를 받은 알드바란은 약간의 타박상과 함께 잠시 기절을 한 것일 뿐, 며칠 쉬면 정상적인 몸 상태로 회복이 된다고 했다.

아론이 독하게 마음먹었다면 깊은 상처를 낼 수도 있었을 것이다.

호드는 그것을 위안 삼으며 아론을 타일렀다.

“살면서 너무 냉정해지거나 진지할 필요는 없네. 이곳은 전쟁터가 아니라 배움의 장소라는 것을 잊지 말게.”

아론은 그런 호드를 지그시 바라보았다.

수많은 세월을 살아가면서 깊어진 눈동자는 전혀 흔들림이 보이지 않았다.

“제 무공의 뜻은 그렇습니다. 겉으로 체면을 세우는 것보다는 자신의 모자람을 알고 정진하는 것이야 말로 배움의 뜻을 아는 자의 자세라 생각합니다. 알드바란 교관님의 마음가짐으로는 앞으로 벽을 넘기는커녕 사사불성할 겁니다.”

“사사불성이라니? 그건 어디서 나온 말인가?”

“한 가지 일도 이루지 못한다는 말입니다. 죄송합니다. 제가 책을 많이 읽다보니 엉뚱한 말이 튀어나왔습니다.”

“그렇군. 책을 많이 읽으면 생각이 많아지는 법이지. 그래도 경우라는 것이 있지 않나. 상황에 따라 대응할 줄도 알아야 하네. 자넨 겨우 열 살이야. 한참 수련에 전념할 때란 말일세. 그리고 힘을 드러내도 적을 향해 드러내는 것이 맞지 않은가.”

생각의 차이였다.

교장의 말도 일리가 있지만, 중원과 이곳을 통틀어 이백 년의 인생을 채운 아론 역시 삶에 대한 확고한 인생관이 자리 잡혀 있었다.

“검을 쥔 순간 제겐 자비란 없습니다. 어떠한 경우라도.”

“그렇군. 자네에겐 특별한 신념이 있는 듯하네.”

“다른 건 몰라도 검은 제게 특별한 존재입니다.”

“검이 뭐라 생각하나?”

“사람을 살리는 정의가 될 수도 있고, 살상하는 무기가 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제게 있어 검은....”

잠시 대답을 망설이던 아론이 말을 이었다.

“제 자신입니다.”

“검이 자네 자신이라?”

아론은 고개를 끄덕였다. 더 이상 설명은 하지 않았다.

“날 가르치는 것 같군. 자네 뜻은 잘 알겠네.”


호든은 비서를 시켜 아론에게 차를 대접했다.

둘은 차를 마시며 침묵을 즐겼다.

아론은 옆구리에 낀 목검을 만지작거렸다.

바로 옆에 있던 친우가 배신하고, 언제 암기가 날아올지 모르는 지옥 같은 강호에서 살아남은 아론이다.

검으로 장난을 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검은 곧 목숨이고, 죽음이다.

검은 순고하며 진리여야 한다.

경적필패 견적필살

적을 가볍게 보면 반드시 패하고 눈에 보인 적은 반드시 죽인다.

그래야 살아남는다.

상대가 누구고, 장소가 어디든 검을 든 이상 상대를 제압하여야 함은 당연하다.

그것은 스승과 제자의 사이라도 변함없다.

강한 자가 약한 자를 가르치고, 모자란 것을 알려주는 것이 도리다.

검 앞에 방심으로 인한 헛된 죽음만큼 개죽음도 없는 법이다.

아론이 진지하게 검을 쥐는 순간.

그곳엔 죽음의 그림자가 드리운다.

신검합일(身劍合一).

교장에게 말했 듯이 검은 곧 자신이었다. 그것은 오랜 수련 과정에서 깨달은 바였고, 검과 자신이 하나가 되는 순간 내제된 무의식의 힘이 고개를 내민다.

어쩌면 천성이 악하다는 염라의 말처럼 자신은 어쩌면 악인 그 자체일 수도 있고.

인간과 자연의 만물이 조화를 이루는 경지는 발카라스 대륙에도 엄연히 존재하고 있다.

바로 아론이 한참 손을 뻗고 싶어 하는 정령술.

그들은 이미 자연과 하나가 되어 깊은 친화력으로 정령을 부리고 있지 않은가.


아론이 문득 생각이 났는지 물었다.

“학급 대표는 누굽니까?”

“글쎄··· 채점을 해야 할 당사자가 목검에 얻어맞는 바람에 앓아누웠지 않은가. 발표가 연기되겠지. 자네 징계에 대해 논의도 해야 하고.”

“급소는 피했고, 힘을 조절했습니다.”

아론의 대답에 호드의 눈이 이채를 띠었다.

처음 생각한 아론의 힘은 5등급에서 높게는 3등급 기사 정도의 재능이라 생각했는데, 오늘 느낀 것은 그 이상의 힘을 지닌 것이 틀림없었다.

능구렁이 같이 실력의 전부를 드러내지 않았을 터.

“충분히 감안은 하고 있네.”

“무엇보다 대련 과정에서 발생한 일로 제게 벌을 내리신다면 무와 문을 가르치는 아카데미에 대한 실망이 클 것 같습니다.”

“그렇다고 해도 발생한 결과에 대한 책임은 피할 수 없을 걸세.”

“교장님께서 어떤 결정을 내릴지 결과를 기다려보죠.”

호드가 차 한 잔을 마시고서는 입을 열었다.

“독살 시도가 있은 후 자네가 헬렌 제국이나 아드레안 왕국이 심어놓은 첩자가 아닐까하고 의심한 자들이 한둘이 아니라네. 그래서 사실 자네의 10년 행적을 다시 한 번 철저히 조사했네. 하지만 우린 아무것도 발견할 수 없었지. 아무리 살펴봐도 적들과 이어질만한 연결선도 없었고 의심할만한 정황도 없었지.”

“이해합니다.”

“적국이 보낸 첩자가 아닌 것은 확실한데.... 그래서 한 가지만 물어보지.”

“말씀하십시오.”

“언제 어디서 힘을 얻은 건가?”

“저도 한 가지 물어보죠. 적에게 전력이 노출되면 그 전쟁은 어찌 될 것 같습니까?”

“그야 힘들어지겠지.”

“마찬가지입니다. 전 제 모든 것을 드러내지 않을 겁니다.”

“내가 적으로 보이나?”

“헬렌 제국이 아카데미를 공격했다는 걸압니다. 제가 자백을 받아냈으니까요. 우방이라 여겼던 동맹국이 하루아침에 적으로 돌변하는 세상입니다. 교장님도 언제 제게 등을 돌리실지 모르는 일입니다.”

무림에서 상대의 무공에 대해 묻는 것은 엄청난 결례다.

그것은 힘의 논리가 지배하는 발카라스 대륙도 마찬가지.

호드는 열 살 같지 않은 아론의 대답에 자신이 실수를 했다는 것을 느꼈다.

또 깨달은 바가 있었다.

모두가 헬렌 제국을 상대하는 것에 겁을 먹고 움츠려 있다는 것이다.

지금이라도 싸워 이길 생각은 하지 않고, 숨기기에 급급하고 전쟁이 일어나지 않기만을 바라고 있다.

아론은 아카데미에 전혀 소속감이 없었고, 누구에게도 정을 붙이지 않았다.

철저하게 타인을 배척하고 자신의 입장에서만 세상을 바라보고 있었다.

좁은 식견이 아니라 크게 보고, 넓게 생각한다.

그런 아론이 냉정하게 삼자의 입장에서 평가했다.

“적아의 구분은 무의미합니다. 안일하고 나태하면 발전하지 못하고 방심하면 먹히는 세상이지 않습니까.”

“한 수 배우는군.”

“제가 만약 슈게르츠 백작이라 가정해보겠습니다. 독살에 실패하고 뒷배였다는 것이 드러났습니다. 그럼 저 같으면...”

“어찌하겠느냐?”

“아카데미를 엎어 버릴 겁니다.”

“후환이 두렵지 않으냐?”

“뭐가 무섭고 뭐가 부족하겠습니까. 힘이 있으면 눈에 밟히는 건 없애버리면 되는 겁니다.”

“!”

이야기가 이상한 곳으로 새긴 했지만 슈게르츠 백작이 후속조치를 취하리라고는 생각 못 한 호드 교장이었다.

교장으로서 가장 기본적인 것을 잊어버린 자신을 책망하지 않을 수 없었다.

호드 교장이 찻잔을 물리고 입을 달싹거리더니 어렵게 아론에게 물었다.

“딱 하나만 더 물어볼 테니 이번엔 진심으로 대답해주게.”

“말씀하세요.”

“자네 혹시 드래곤인가?”

“······.”

“진지하게 묻고 있는 걸세. 그 존재가 아니라면 자넬 이해할 길이 없어서 그래.”

아론은 뭐라 딱히 대답할 수 없었다.

자신을 설명할 길.

전생의 기억을 가졌다고 말하는 게 더 웃기지 않은가.

그렇지만 딱히 걱정하지 않았다.

이 모든 게 자연스레 해결될 것이다.

교주의 자리에 오를 때도 이 같은 의문을 가진 자들이 많았지만, 결국 힘 앞에 그런 의문은 연기처럼 사라지지 않았던가.

“마음대로 생각하십시오.”

--


다음날 수업에는 임시 담임으로 수석 교관 플로닌 테이론이 아론의 반을 찾았다.

아카데미에서 가장 강한 기사.

그의 등장에 반 아이들은 온 몸에 기합이 들어가 정자세를 취한 채 얼음처럼 굳었다.

아론만 제외하고.

멍하니 창밖을 바라보는 아론은 플로닌이 헛기침을 하고서야 고개를 돌렸다.

플로닌은 사실 지금 기분이 말도 못할 정도로 화가나 있었다.

알드바란 교관의 부상소식을 듣게 된 후부터였다.

아카데미 기강이 무너지는 것은 절대 용납할 수 없다.

자잘한 사고가 많이 일어나긴 했지만, 어제 사고는 같은 교관으로서 참지 못할 일이었다.

당장에 아론을 찾아가 체벌을 주려했었다.

하지만 호든 교장이 이미 그 일에 관해 심도 있게 상담을 했으니 관여하지 말라는 부탁을 받았다.

그래도 자신 밑에 있는 교관이, 그것도 제자에게 당했다는 것은 참지 못할 굴욕이었다.


“어제는 고생들 했으니 오늘은 특별히 너희들이 좋아할 만한 수업을 하겠다. 재미난 놀이를 해보는 것은 어떠냐?”


작가의말


댓글에 하나하나 답변은 드리지 못하지만 놓치지 않고 읽고 있습니다.


좋은 말씀, 쓴 소리 해주시는 분들께 감사한 마음입니다.


지적해주시는 점은 신중히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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