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호질풍도(五虎質風刀) 4
"이제야 알았군."
해답을 찾이며 머리가 맑아지는 느낌을 즐기고 있던 성의 귓가에 검천의 목소리가 들어왔다. 감고 있던 눈을 떠보니 아니나 다를까 비급을 완성한 검천이 몸을 돌려 성을 바라보고 있었다.
"다 적으신 것입니까?"
검천은 답 대신 완성된 비급을 걷내주었다.
비급은 이제막 완성된 것인 만큼 향기로운 먹내음을 풍겼다.
스륵.
첫장을 펼치는 기본 개요가 빽빽하게 적혀있었다. 눈도 가리고 사는 사람이 어찌 이렇게 쓸 수 있었는지 믿기지 않을 정도로 글자의 크기는 작았고, 필체 또한 완벽했다.
개요를 모두 읽고 본론에 들어갔을 때, 성의 눈이 놀라움에 동그랗게 변했다.
비급을 가득히 채운 구결과 도해 그리고 주석들. 불필요한 변화는 과감히 쳐내고 어디든지 뚫고 나갈 수 있는 극쾌의 도로를 만들었다. 구결은 태풍의 눈과 같이 고요한 듯하나 질풍노도와 같은 기세를 품고 있으니 팽일성이 추구했던 섬세한 운용과 검천이 말하였던 극쾌의 폭발력을 모두 갖추고 있었다.
눈 앞의 비급을 보개 되니 완벽하게만 보였던 팽일성의 도무를 보며 수준이하라고 평가한 검천을 이해할 수 있었다.
비급을 읽는 것 만으로는 무공을 완전히 이해할 수 없음에도 불구하고 검천이 만들어낸 이 비급은 팽일성이 펼쳤던 무공보다 배는 빠르고 배는 위력적인 도법을 펼칠 수 있는 초상승의 무공임을 알 수 있었다.
"대, 대단합니다..."
감탄 밖에 할 것이 없다.
이러한 무공을 겨우 한 번의 도무를 보고 만들어냈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았다.
검천은 그 감탄을 묵묵히 받아들였다. 아니, 애초에 별 관심도 없는 듯 했다.
성은 가시지 않는 흥분감에 비급을 덮고는 조심스럽게 물었다.
"이, 이름은 무엇으로...?"
"생각하지 않았다."
"예?"
"소가주가 알아서 지을 테지."
초상승무공을 만들어 놓고도 이름도 생각지 않다니. 흥분감은 바로 가시고, 머리가 멍해지는 느낌이 든다. 그 때, 검천이 오히려 성에게 물어왔다.
"정 신경이 쓰인다면 내가 물어보마. 무엇이 좋겠느냐?"
"예?!"
"한 번 말해봐라. 듣고 괜찮다면 그것으로 이름을 하지."
생각지도 못한 말에 또다시 머리가 멍해진다. 그리고 얼떨결에 머리속에 떠오르는 이름을 내뱉었다.
"...질풍도."
"질풍도?"
"예. 오호질풍도(五虎質風刀)는 어떻습니까?"
오호질풍도. 오호단문도에서 두 글자만 바꾼 이름이다. 누가 들어도 대충지엇다고 생각할 이름이다.
그러나 검천은 신경쓰지 않았다.
"오호질풍도라. 괜찮겠지."
그러고는 붓을 들어 그대로 비급 겉장에 '오호질풍도'라 적어 내렸다.
아무도 보지 않는 밤, 그 속에서 훗날 하북팽가의 오호도신(五虎刀神) 팽일성의 독문무공은 이렇게 탄생했다.
- 작가의말
연재 주기를 늦추려 합니다.
이번주 금요일을 기점으로 월금 연재로 돌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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