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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린or
작품등록일 :
2020.03.12 18:14
최근연재일 :
2020.05.24 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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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22 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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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너희들 실수하는 거야 3

DUMMY

“죄송하지만 소드 마스터이신 케이티 후작님이라 할지라도 허락받지 않는다면 한 걸음도 들어설 수 없는 절대 방어막이랍니다.”


그러자 어느새 걱정거리는 깡그리 잊은 채 여기저기에서 웃음소리가 터져 나왔다.

아담 또한 예외는 아니었다. 그는 이제 걱정근심이 완전히 사라진 양, 거침없는 음성으로 말했다.


“그런 방어막이라면 정말 안심이겠소. 이제 집안 단속에 대해 완전히 한시름 놓았으니 다음은 저들에게 어떻게 보답을 해야 할지에 대해 의논해보도록 합시다.”


아담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들려오던 웃음소리는 거짓말처럼 사라졌다.

이설은 잠시 진지한 눈빛으로 회의를 이끌어가고 있는 아담과 순순히 의견을 나누고 있는 귀족들을 한번 둘러본 뒤, 소리 없이 회의실을 빠져나갔다.


* * *



“뭣이? 지금 뭐라 했느냐?”


그 난리를 겪고도 무사했던 귀족들이 여전히 사병과 기사들을 수도에서 물리지 않고 있음을 확인한 라피스는 또다시 토토를 종용해 다시 한번 어쌔신을 파견할 것을 지시했다.

만일, 토토에게 어쌔신 외에 뱀파이어 무리들까지 조종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는 사실을 알았다면 아마 그들까지 이용하려 했을 것이다.


어쨌든, 자신의 성과 저택이 공격당할지 모르는 상황에서도 귀족들이 여전히 움직일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는 소식을 전해 들은 라피스는 처음엔 다소 의아해했다.


자기 이득만 챙길 줄 아는 귀족들이 자신의 가족과 재산을 상관하지 않고 국가를 위해 희생한다는 것은 생각조차 할 수 없는 일이기 때문이다.

해서, 아직 귀족들이 정신을 덜 차린 모양이라 판단하고 이번엔 성과 저택에 남아있는 병력과 일반 사람들까지 닥치는 대로 없애라 지시했다.


그런데······.


“귀족들의 성과 저택에 보이지 않는 방어막이 설치돼 있었습니다. 저희들은 단 한 발자국도 접근할 수 없었습니다.”


여기저기 상처로 얼룩진 어쌔신들의 보고에 라피스와 함께 있던 토토마저 인상을 찡그렸다.


“그렇다면 그냥 돌아오면 될 것을 네 녀석의 꼴이 그게 뭐냐? 마치 전쟁터에라도 갔다 온 꼴이로구나.”


보고를 올리던 어쌔신의 모습은 그만큼 가관이었다.

보고를 올리고 있는 것조차 힘겨워 보일 정도였다.


“어떤 방법으로도 침입할 수 없음을 깨달은 저희는 되돌아올 수밖에 없었습니다. 헌데······.”

“헌데······?”

“어찌 알았는지 돌아오는 길목마다 변복을 한 무리들이 저희들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


또다시 라피스와 토토가 동시에 얼굴을 찡그렸다.

어쌔신은 여전히 고개를 숙인 채, 그때 상황을 설명하기 시작했다.


“그들의 실력은 잠입과 은둔술이 능숙한 저희들조차 상대할 수 없을 정도로 날렵하고 치밀했습니다. 암기를 사용해 그들을 피해 도망가려 해보았지만, 그조차 소용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어찌 됐다는 말이냐? 결과를 이야기해보거라!”


라피스가 짜증스레 소리를 확 질렀다.


“현재까지 살아 돌아온 동료들은 저를 포함해 총 열일곱입니다.”


빠직.


특별한 애정이 있지는 않았다.

그저 기연처럼 우연히 흡수한 세력이 어쌔신 길드였다.

그만큼 애정이 있는 것은 아니었지만 이곳에 와 기억을 잃은 후, 자신의 힘과 버팀목이 돼 주던 녀석들이다.

게다가 그중에서도 고르고 고른 인재들이 바로 이들이었다. 그런 인재들 이백을 보냈는데 살아 돌아온 녀석들이 고작 열일곱이란다.


토토는 생각보다 일이 쉽지 않음을 느끼며 이를 악물었다.

라피스도 화가 났다.

토토가 부리는 녀석들이지만 토토가 자신의 부하니 어쌔신들 또한 자신의 부하라고 당연히 여기고 있었다.


“복면을 한 자들이 누구인지 전혀 모르느냐? 하긴 몰라도 상관없다. 필시, 황궁의 기사들일 터.”


라피스의 말에 토토가 대꾸했다.


“황궁의 기사들은 아닐 겁니다.”

“······음?”

“황궁의 기사들이었다면 굳이 복면을 할 까닭이 없지요. 그리고 제 부하들은 모두, 기사들이 구현하는 정식 검술 정도는 쉽게 빠져나올 정도는 됩니다.”


기습에 능한 어쌔신이 기사들과 정식으로 맞붙는다면 십중팔구 목숨을 잃을 것이다.

허나, 대결을 포기하고 죽기 살기로 도망친다면 온전히 빠져나올 능력이 충분했다.


“제 생각이지만 그들의 몸놀림은 자연과 매우 흡사했습니다. 마치 사람이 아닌듯했습니다.”


그랬다. 어쌔신들을 상대했던 자들은 존바르담이 보낸 엘프전사들이었다.

그들은 귀족들의 성과 저택에 설치되어 있던 알람마법을 통해 어쌔신들의 접근을 미리 눈치 챈 이설의 도움을 받으며 본신의 실력보다 몇 배는 가중된 상태에서 어쌔신들을 처리했다.


수하의 보고에 얼굴을 있는 대로 찡그리며 고민을 하고 있을 때였다.


“두 분은 현재 간과하고 있는 것이 있군요.”


다소 교태가 섞인 여인의 음성이었다.

라피스와 토토의 시선이 급히 목소리가 들려오는 곳으로 향했다.


커다란 문 입구에 다소 수수한 옷차림의 제국의 황후, 스텔라가 살르만의 안내를 받으며 들어서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자연, 라피스의 두 눈이 활짝 커다래졌다.


“스텔라!”


대 제국의 황후의 이름을 가볍게 부르고 있음에도 스텔라는 한 치의 찡그림도 없이 여전히 화사한 미소를 날리고 있었다.

그녀의 등장에 토토는 잠시 망설였다.

윗사람을 대하듯 공손히 허리를 숙여야 하는지 말이다.


그것을 눈치 챘는지 스텔라가 가벼운 손짓으로 토토를 향해 그대로 있으라 신호를 보냈다.


“빠져나오기가 쉽지 않았을 텐데 이곳엔 어인 일이오? 그러다 들키기라도 한다면······.”


다소 걱정스런 라피스의 말투가 싫지 않았는지 스텔라는 연신 교태 섞인 웃음을 흘리며 다가왔다.


“한 가지 묘책과 소식을 전하고저 오지 않을 수가 없었답니다. 그리고 얼굴도 볼 겸······.”


스텔라는 토토와 살르만이 있음에도 거리낄 것 없다는 듯 라피스에 대한 애정을 서슴없이 드러냈다.


라피스와 스텔라.


토토는 두 사람을 잠시 경멸스러운 눈빛으로 바라보다 이내 눈빛을 감추었다.

그는 목적을 가지고 라피스가 스텔라를 이용하고 있음을 알고 있었다.


“묘책과 소식?”


스텔라는 방금까지 살르만이 앉아있던 화려한 의자에 몸을 앉히며 우아한 자태로 라피스를 바라보았다.

그녀는 황성을 몰래 빠져나오기 위해 수수한 옷차림을 하고 있었으나 몸에 밴 것은 어쩔 수 없는지 여전히 우아함과 위엄을 잃지 않고 있었다.


잠시 후, 자신을 위한 차가 탁자에 놓이자 그때까지 애를 태우듯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있던 그녀의 입이 드디어 열렸다.


“오라버니께서 돌아오셨어요.”


라피스의 눈동자가 반짝거렸다.


룩스 반담.


스텔라의 쌍둥이 오라비이며 라피스를 비롯해 제국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자였다.

룩스가 제국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었던 첫 번째 이유는 역시나 동생이 제국의 황후로 있는 까닭이다.

하지만 그보다 더한 이유가 있었으니 룩스의 부인, 세하라 때문이었다.


그녀는 다름 아닌, 제국에 다음가는 이웃 나라, 콜로세스 왕국의 공주로, 왕의 총애를 한 몸에 받았던 여인이었다.

세하라와 룩스는 왕족 중에서도 거의 있을 수 없는, 연애결혼을 한 특이케이스였다.


그들은 제국 아카데미에서 만나 티격태격하던 중, 서로 사랑을 하게 돼 콜로세스 국왕의 반대에도 무릅쓰고 결국, 국제결혼을 했다.

한때 대륙에 커다란 이슈로 이들의 결혼을 축복하는 무리들이 꽤나 많았었다.


솔직히 스텔라가 제국의 정식 황후가 될 수 있었던 배후엔 이러한 이유가 적용했던 것도 사실이다.


“반담 후작께서 돌아오셨소? 오! 가셨던 일은······.”


라피스의 반갑다는 어조에 스텔라는 말없이 고개만 끄덕였다.

그러자 라피스의 얼굴에 언제 걱정거리가 있었냐는 듯 환한 미소가 드리워졌다.


룩스는 자신의 부인, 세하라의 친정에 다녀온다는 명목으로 콜로세스 국왕의 힘을 빌리기 위해 콜로세스로 떠났었다.

그런데 이야기가 잘 되어 돌아왔다니, 이 어찌 기쁘지 않겠는가.

그때 찬물을 끼얹듯 토토가 한마디 했다.


“마마께선 조금 전, 주군과 저의 대화에서 한 가지 간과하고 있다고 하셨는데 그것이 무엇입니까?”


토토의 목소리에 자연 그의 얼굴로 시선을 옮긴 스텔라는 마치 그제야 그의 얼굴을 처음 본 듯, 살짝 눈을 크게 떴다.


사실 온통 라피스에게만 신경을 썼던 터라 미처 다른 존재는 눈에 들어오지도 않았기 때문인데 새삼 눈에 들어온 남자의 모습은 그녀가 보기에도 굉장히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검은 눈동자에 검은 머리카락······.

대륙에선 흔치 않은 외모였다.

게다가 신비로움까지 풍겨져 온다.

문득, 다른 누군가가 떠올랐다.


‘황자의 마법사!’


토토를 바라보던 다소 몽롱했던 스텔라의 눈빛이 이설을 떠올리자마자 정색을 하며 돌아왔다.


‘그녀 또한 검은 눈동자에 검은 머리카락이었지, 거기다 저런 비슷한 느낌······.’


“스텔라, 말해보시오.”


토토의 기색이 바뀐 뒤로 전보다 더한 매력을 발산하고 있다는 사실을 익히 알고 있던 라피스는 황후의 시선이 계속해서 토토에게 머물자 다소 언짢은 억양으로 물었다.

그러자 스텔라가 걱정하지 말라는 듯, 부드러운 어조로 말했다.


“본의 아니게 잠시 밖에서 이야기를 엿듣게 됐어요. 헌데··· 온통 변복을 한 무리에 관한 이야기던데, 문제의 요점은 그들이 아니라 애초에 부하들이 성을 침입하지 못하도록 설치된 방어막이 아니었던가요.”

“······.”

“들은 바로는 귀족들의 성과 저택에 황자의 마법사가 절대 방어막을 설치했다고 하더군요.”


‘황자의 마법사.’


라피스의 얼굴이 자연 찡그려질 수밖에 없었다.

보이지 않는 방어막이 설치되어 있었다는 보고를 듣는 순간, 황자의 마법사를 떠올리긴 했었다.

모르긴 해도 상대는 대단한 실력자임엔 틀림없을 터.


“방어막은 마법공격을 방어하는 것 아니옵니까?”


처음으로 살르만이 대화에 참견했다. 그러자 스텔라가 눈을 살짝 흘기며 대답했다.


“성과 저택에 허락 없이 들어오는 자의 침입 또한 막을 수 있는 절대 방어막이라 하더군요. 물리적, 마법, 외부침입 등등 모든 것을 막을 수 있는 절대 방어막······. 마법사의 실력이 참으로 놀랍지 않나요?”


왜 놀랍지 않겠는가.

라피스는 입을 굳게 다문 채, 참으로 골치 아픈 적이 생겼다고 생각했다.


“마법사를 처리해야겠군.”


혼잣말로 중얼거린 토토의 말을 들은 스텔라가 의미심장한 미소를 흘리며 말했다.


“사로잡아오면 더 좋겠지요.”

“······!”


그녀의 말에 라피스는 물론, 토토와 살르만의 시선까지 스텔라에게 집중됐다.


“상대는 대마법사요. 무슨 수로 사로잡을 수 있겠소?”


라피스의 질문에 스텔라가 즉각 대답했다.


“잡는 것이 힘들다면 스스로 찾아오게 하면 되죠.”

“······?”


말하는 내내 의미심장한 미소를 흘리는 스텔라의 모습에 라피스가 은근한 어조로 물었다.


“스스로 찾아오게 만든다······, 혹시 생각해둔 방법이 있소?”


스텔라는 이런 식으로 말을 이어가는 것이 상당이 즐거운 모양이었다.

그녀는 자신의 도움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지금의 상황을 좀 더 즐기려는 듯 곧바로 대답하지 않고 살짝 뜸을 들였다.


“글쎄요? 홋호호호호······.”


작가의말

주말 잘들 보내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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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 크레이뇽의 화신 3 +2 20.05.09 170 6 12쪽
59 크레이뇽의 화신 2 +2 20.05.08 181 8 12쪽
58 크레이뇽의 화신. 1 +4 20.05.07 199 5 12쪽
57 황자의 두번째 소원 2 +4 20.05.06 222 7 12쪽
56 황자의 두번째 소원 1 +4 20.05.05 234 7 12쪽
55 램프의 정령 3 +2 20.05.04 208 4 11쪽
54 램프의 정령 2 +8 20.05.03 215 6 13쪽
53 램프의 정령 1 +5 20.05.02 207 5 12쪽
52 보물의 방 3 +2 20.05.01 191 4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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