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을 수집하는자 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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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추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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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3.04 1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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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10 1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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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화 : 시공간의 춤 4

DUMMY

방은 이계의 빛으로 맥동하며 세 사람을 유령 같은 품에 감쌌다. 중심에서 수정이 고동치며 존재의 실체를 뒤틀어놓는 듯한 속삭임을 내뿜었다.


"이게... 모든 걸 드러내고 있어," K 박사가 경외와 두려움이 뒤섞인 목소리로 말했다.


마리안이 그의 팔을 꽉 잡았다. "전부는 아니에요. 우리에게 보여주고 싶은 것만 보여주는 거죠."


"보세요!" 자라가 날카로운 눈으로 이미지들을 훑으며 속삭였다. "이건 무작위가 아니에요. 여기 패턴이 있어요, 코드예요."


벽면에 인류 역사가 폭포수처럼 쏟아졌다. 제국들이 눈 깜짝할 사이에 흥망성쇠했고, 걸작들이 덧없는 꽃처럼 피어났다 시들었다.


K 박사가 전율하며 말했다. "느껴져. 그들의 희망, 두려움, 승리와 비극이. 마치 천 개의 삶을 동시에 사는 것 같아."


"정신 차려요," 마리안이 간청했다. "거기에 빠져들지 마세요."


기계장치가 점점 더 강렬하게 울리며, 빛줄기가 벽에서 뻗어 나와 그들의 몸과 얽혔다. K 박사는 의식이 확장되는 듯한 이상한 감각을 느꼈다.


"단순히 보여주는 게 아니야," 그가 속삭였다. "우리가 직접 느끼게 만들고 있어. 우리가 이야기의 일부가 되고 있어."


자라의 날카로운 목소리가 울렸다. "집중해요! 여기 특별한 게 있어요, 우리가 이해하길 바라는 뭔가가."


특정 이미지들이 반복되기 시작했다. 다양한 시대와 문화를 넘나들며 미묘한 변주가 펼쳐졌고, 한 상징이 계속해서 나타났다 - 자체의 빛으로 고동치는 듯한 나선형 문양이었다.


마리안의 눈이 가늘어졌다. "저 상징... 전에 본 적 있어요. 고대 문화 연구에서요. 하지만 어떻게 이 모든 곳, 이 모든 시대에 존재할 수 있죠?"


"단순한 상징이 아니야," K 박사가 숨을 내쉬었다. "열쇠야. 이 모든 것보다 더 큰 무언가를 이해하는 열쇠."


환영들이 가속화되어 수세기가 순식간에 지나갔다. 그들은 잠재적 미래를 엿보았다 - 찬란한 도시들, 황폐한 폐허들, 그리고 그 사이의 모든 것들.


"이걸 기억해야 해요," 자라가 절박하게 말했다. "모든 것을요. 우리의 존재 자체가 이에 달려있을지도 몰라요."


갑자기 빛이 물러갔다. 세 사람은 조용해진 방에 서서 쏟아부어진 정보의 충격에 휘청거렸다.


K 박사가 마리안에게 돌아섰다, 눈빛이 거칠었다. "봤어? 이해했어?"


마리안이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얼굴이 창백했다. "우리가... 방금 인류 역사 전체를 목격한 것 같아요. 그리고 가능한 미래들도요."


"단순히 목격한 게 아니에요," 자라가 엄숙하게 말했다. "우리는 그것에 의해 변화되었어요." 그녀는 잠시 멈추고 동료들을 바라보았다. "문제는... 이제 우리가 무엇을 해야 하느냐예요."


방에 침묵이 내려앉았다. 새로 얻은 지식의 무게가 그들을 짓눌렀다. 저 너머, 그들이 알던 세상에서는, 방금 일어난 계시를 전혀 모른 채 시간이 계속 흘러갔다.


K 박사의 머릿속이 정보의 홍수에 휩싸였다. "협회라..." 그는 어지러운 머리칼을 쓸어 넘기며 중얼거렸다. "그들이 이것을 알아서는 안 돼. 이 기술을 손에 넣으면..."


마리안느가 몸서리쳤다. "그들 마음대로 역사를 다시 쓰겠지. 우리가 목격한 모든 것, 그 잠재적 미래들... 모두 사라질 거야."


자라의 눈빛이 날카로워졌다. "파괴해야 해. 이 방, 수정, 모든 흔적을."


"안 돼!" K 박사의 목소리가 방 안에 울려 퍼졌다. 그 자신도 놀랄 만큼 격앙되어 있었다. "할 수 없어. 이 지식, 이 힘... 모든 걸 바꿀 수 있어. 전쟁을 막고, 질병을 치료하고, 인류를 더 나은 미래로 이끌 수 있다고."


마리안느가 그의 팔에 위안을 주듯 손을 얹었다. "K, 정신 차려. 그런 생각이 바로 협회를 만들어낸 거야. 우리가 누군데 인류의 운명을 좌우해?"


침묵이 방을 감쌌다. 결단의 무게가 그들을 짓눌렀다.


자라가 침묵을 깼다. 그녀의 목소리는 낮고 단호했다. "시계공을 찾아야 해. 그가 이 정보로 무엇을 해야 할지 알 거야."


K 박사가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의 시선은 여전히 이제는 꺼진 수정에 고정되어 있었다. "맞아. 하지만 먼저..." 그가 손을 뻗었다. 수정 표면을 스치는 그의 손가락이 떨렸다. "우리가 모든 걸 기억하도록 해야 해."


그의 피부가 수정에 닿자 에너지가 방 안을 휩쓸었다. 이미지들이 전보다 더 빠르게 그들의 눈앞을 스쳐 지나갔다. 정보의 홍수가 그들의 감각을 압도했다.


마리안느가 이를 악물며 집중력을 유지하려 애썼다. "그 상징..." 그녀가 숨을 헐떡이며 말했다. "단순한 열쇠가 아니야. 지도야."


K 박사의 눈이 깨달음으로 커졌다. "시간 그 자체의 지도지. 모든 것이 균형을 이루는 결정적 순간들을 보여주는."


자라의 목소리는 긴장됐지만 단호했다. "그럼 그게 우리의 임무야. 그 지점들을 찾아 협회로부터 지켜내는 거지."


에너지가 사그라들자 세 사람은 원을 그리며 서 있었다. 그들의 손은 여전히 수정을 만지고 있었다. 그들은 서로를 바라보며 말없이 이해를 나눴다. 이제 그들은 단순한 연구원이나 요원이 아니었다. 시간 그 자체의 수호자가 된 것이다.


K 박사가 깊이 숨을 들이쉬었다. 그의 손은 떨리고 있었지만 목소리는 흔들리지 않았다. "가야 해. 협회가 올 거야. 우리를 여기서 찾아내게 할 순 없어."


마리안느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녀의 눈에는 두려움과 결의가 교차했다. "어디로 갈까?"


자라의 입술에 희미한 미소가 스쳤다. "한 곳을 알아. 협회도 모르는 옛 은신처야. 거기서 다음 행동을 계획할 수 있을 거야."


떠날 준비를 하면서 K 박사는 방을 마지막으로 둘러보았다. 벽은 이제 텅 비었고, 수정은 어둡고 생기 없었다. 하지만 그는 수정이 전해준 지식이 그들의 삶의 방향을 영원히 바꿀 것이며, 어쩌면 인류의 운명까지도 바꿀 수 있다는 걸 알고 있었다.


세 사람은 결의에 찬 눈빛을 교환하고 방을 빠져나와 불확실한 미래로 향했다. 시간을 바꾸는 수정을 찾는 추적이 시작되었고, 그와 함께 역사의 틀 자체를 지키기 위한 경주도 시작되었다.


K 박사가 문턱에서 멈췄다. 그의 손이 문틀에 머물렀다. "잠깐," 그가 속삭이듯 말했다. "저게 들려?"


마리안느와 자라가 얼어붙어 귀를 기울였다. 처음에는 비활성화된 기계의 희미한 윙윙거림만 들렸다. 그러다 아주 희미하게 그것이 들렸다 - 마치 카운트다운하는 시계처럼 규칙적인 똑딱거림.


"크리스탈에서 소리가 나고 있어요," 자라가 숨죽여 말했다. 그녀의 손은 본능적으로 허리춤의 무기를 향해 움직였다.


마리안느의 눈이 커졌다. "단순한 시계 소리가 아니에요," 그녀가 경이와 두려움이 뒤섞인 목소리로 말했다. "심장 박동 소리예요."


그들은 다시 크리스탈을 주시했다. 이제 크리스탈은 희미한 붉은 빛을 내며 맥동했다. 박동할 때마다 공기를 통해 파문이 퍼져나가며, 마치 뜨거운 햇볕 아래 돌에서 열기가 피어오르듯 주변 공간을 일그러뜨렸다.


박사는 알 수 없는 충동에 이끌려 한 걸음 다가섰다. "살아있어," 그가 중얼거렸다. "아니면... 우리가 그 안에 있는 건지도 모르겠어."


자라가 그의 팔을 붙잡았다. 그녀의 손아귀는 쇠처럼 단단했다. "당장 떠나야 해요. 지금 당장."


하지만 그들이 움직이기도 전에, 크리스탈이 눈부신 빛을 발했다. 방 안은 시대를 초월한 목소리들로 가득 찼다. 속삭임, 외침, 웃음, 비명이 뒤섞였다. 벽면에는 눈으로 좇기 힘들 만큼 빠르게 영상들이 깜빡거렸다. 현기증 나는 인간 경험의 소용돌이였다.


그리고 시작된 것만큼이나 갑자기, 모든 것이 멈췄다. 크리스탈은 어두워졌고, 방은 섬뜩한 침묵에 빠져들었다.


마리안느가 처음으로 입을 열었다. 그녀의 목소리는 떨렸다. "방금... 무슨 일이 일어난 거죠?"


박사는 고개를 저으며 머릿속의 안개를 걷으려 애썼다. "우리를 선택한 것 같아."


자라의 눈이 가늘어졌다. "무엇을 위해 선택했다는 거죠?"


박사가 대답하기도 전에, 낮은 울림이 공기를 가득 메웠다. 발밑의 바닥이 흔들리기 시작했고, 머리카락 굵기의 균열이 벽을 가로질러 퍼져나갔다.


"방이 무너져요!" 마리안느가 외쳤다. "빨리 나가요!"


그들은 달렸다. 뒤에서는 돌이 부서지는 소리가 바짝 쫓아왔다. 복도에 도착하자 자라가 잠시 멈췄다. 그녀의 훈련받은 본능이 작동했다. "잠깐," 그녀가 명령했다. 주머니에서 작은 장치를 꺼냈다. "흔적을 남길 순 없어요."


익숙한 솜씨로 그녀는 방 입구에 장치를 설치했다. 부드러운 신호음이 장치의 작동을 알렸다.


"30초," 그녀가 짧게 말했다. "서둘러요!"


그들은 구불구불한 복도를 전력질주했다. 한때 그토록 넓어 보였던 공간이 이제는 답답하게 좁게 느껴졌다. 뒤에서 폭발음이 들렸고, 이어서 돌이 무너지는 소리가 들려왔다.


차가운 밤공기 속으로 뛰쳐나오면서, 박사는 주머니에 뭔가가 있음을 느꼈다. 손을 넣어 꺼내보니 크리스탈의 작은 파편이었다. 희미한 내부의 빛을 내뿜고 있었다.


마리안느와 자라가 그것을 바라보았다. 그들의 표정에는 경외와 두려움이 뒤섞여 있었다.


"어떻게 그걸-" 마리안느가 말을 시작했지만, 박사는 고개를 저어 그녀를 멈추게 했다.


"내가 한 게 아니야," 그가 조용히 말했다. "이게... 우리를 따라온 거야."


자라의 표정이 굳어졌다. "서둘러야 해. 협회가 폭발을 감지했을 거야. 이곳이 요원들로 들끓기 전에 시간이 얼마 없어."


그들이 자라의 은닉된 차로 향하는 동안, K 박사는 거대한 서막의 막이 오르고 있음을 직감했다. 과거와 현재, 미래의 무게가 그를 짓누르며 미지의 운명으로 떠밀고 있었다.


'우리는 어떻게 변해가는 걸까?' 그는 마음속으로 되물었다. '세상은 우리의 지식에 어떤 대가를 치르게 될까?'


수정 파편이 그의 손에서 희미하게 맥동했다. 그것은 그들이 짊어진 힘과 책임의 무언의 증표였다. 폐허가 된 실험실을 뒤로하고 어둠 속을 달리며, K 박사는 여정이 이제 막 시작됐음을 깨달았다.


남은 수정 파편을 찾아 세상 구석구석, 시간의 끝자락까지 가야 했다. 어딘가에 시계공이 기다리고 있었다. 그들의 새로운 힘의 본질을 아는 열쇠를 쥔 수수께끼 같은 인물이었다.


여명이 하늘을 물들이기 시작하자 그들은 각자의 생각에 잠겨 침묵 속에 여행했다. 세상이 변하고 있었다. 그들의 지식으로 재탄생하고 있었다. 그들 또한 변해갔다. 인간 이상의 존재, 시간의 수호자, 역사의 보호자, 어쩌면 인류 운명의 궁극적 중재자가 되어가고 있었다.


태양이 떠오르며 긴 그림자를 드리울 때, K 박사는 갑자기 무언가를 느꼈다. 기억도 환상도 아닌, 깊은 연결감이었다. 그가 숨을 헐떡이자 마리안느가 걱정스레 돌아보았다.


"K? 무슨 일이야?"


그는 밀려오는 정보에 현기증을 느끼며 말을 이었다. "그들이 느껴져. 모두가. 지금까지 살았던 모든 사람, 그들의 모든 선택이. 너무 압도적이야."


자라의 눈이 백미러로 향했고, 목소리에 긴장이 묻어났다. "통제할 수 있어? 지금은 어떤 방해도 감당할 수 없어."


K 박사는 눈을 감고 중심을 잡으려 했다. "노력 중이야. 의식의 강이 흐르는 것 같아. 그 흐름에 휩쓸리고 있어."


마리안느의 손이 그의 손을 찾았다. 그녀의 손길은 혼란스러운 역사의 흐름 속 닻이 되어주었다. "내 목소리에 집중해, K. 넌 지금 여기 우리와 함께 있어. 현재에. 과거에 빠지지 마."


마리안느의 말에 의지하며 K 박사는 기억의 홍수가 물러나는 것을 느꼈다. 하지만 뭔가가 남았다. 지식의 조각, 그들이 풀려는 퍼즐의 한 조각이.


"시계공," 그가 불현듯 말했다. 그의 눈이 번쩍 떠졌다. "어디 있는지 알아."


자라의 손이 핸들을 꽉 잡았다. "어떻게? 어디?"


"어디가 아니야," K 박사가 정정했다. 그의 얼굴에 경이로움이 번졌다. "언제지. 그는 우리 시대에 없어. 그는... 우리를 기다리고 있어. 과거에."


마리안느와 자라가 눈빛을 교환했다. K 박사의 말이 주는 의미가 그들 사이에 무겁게 맴돌았다.


"그럼," 마리안느가 천천히 말했다, "우리의 다음 행보는... 시간 여행인 거네?"


K 박사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의 마음에 밀려드는 정보를 처리하느라 그의 눈빛은 멀리 닿아 있었다. "그래. 하지만 그리 단순하지 않아. 시계공은... 뭔가를 지키고 있어. 협회가 원하는 것. 모든 것을 바꿀 수 있는 무언가를."


자라의 목소리에 억눌린 감정이 묻어났다. "그래서 그 '무언가'가 정확히 뭔데, K?"


그가 그녀에게 몸을 돌렸다. 그의 눈동자에 비현실적인 빛이 어렸다. "변곡점입니다. 역사의 물줄기가 바뀐 순간. 시간의 틀이 깨어진 그 찰나 말이죠."


그의 입에서 말이 흘러나오자 주머니 속 수정 파편이 한층 강렬하게 맥동했다. 주변의 공기가 일렁이고, 현실이 그들의 인식 아래 휘어지는 듯했다.


마리안느의 목소리가 바람결처럼 가볍게 떨렸다. "우리가 무엇에 휘말린 거죠, K?"


그가 그녀의 손을 살며시 감쌌다. 확신에 찬 듯 보이려 애쓰며. "저도 정확히는 모릅니다. 하지만 무엇이든, 우리가 함께 맞설 겁니다. 우리 모두가."


불확실한 미래를 향해 차를 몰았다. 첫 햇살이 수정 파편에 닿자 차 안에 무지개빛 무늬가 춤을 추었다. 잠시, K 박사는 그 무늬 속에서 과거와 미래의 그림자들이 한 순간으로 모여드는 환영을 보았다.


수정 파편을 찾는 여정이 시작되었다. 이는 단순한 유물 탐색이 아닌, 시간의 본질을 깨닫고 세상을 뒤흔들려는 이들과의 경주였다.


텅 빈 고속도로를 달리며, K 박사는 그들이 단순히 목적지가 아닌 운명을 향해 돌진하고 있음을 직감했다. 앞으로 무엇이 기다리든, 세상은 이미 돌이킬 수 없이 변해버렸음을 그는 알고 있었다.


자라가 갑자기 브레이크를 밟았다. 차가 미끄러지듯 멈추자 모두가 앞으로 쏠렸다.


"뭐야?" 마리안느가 놀라 물었다.


자라의 얼굴은 창백했다. "저기 봐요."


그들 앞으로 도로가 끝나 있었다. 그 너머로는... 아무것도 없었다. 마치 세상의 끝에 다다른 것 같았다.


K 박사가 차에서 내렸다. 그의 발걸음이 흔들렸다. "이게 무슨..."


도로의 끝에 다가가자 그는 숨을 멈췄다. 그들 앞에 펼쳐진 것은 시공간의 균열이었다. 현실의 틈새로 다른 차원의 풍경이 비쳐 보였다.


"이건 우리가 한 짓이에요," 마리안느가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우리가 시간의 흐름을 망가뜨린 거예요."


자라가 고개를 저었다. "아니, 이건 우리만의 짓이 아니야. 누군가... 아니 무언가가 이 균열을 만들어냈어."


K 박사는 주머니 속 수정 파편을 꺼냈다. 그것은 이제 맥박처럼 빛을 내뿜고 있었다. "이게 우리를 이끈 거야. 이곳으로."


마리안느가 그에게 다가왔다. "무슨 뜻이에요?"


"이 균열이..." K 박사가 천천히 말을 이었다. "시계공으로 가는 문이에요."


자라가 경계하듯 주변을 살폈다. "협회가 곧 도착할 거예요. 우린 선택해야 해요. 지금."


K 박사는 마리안느와 자라를 바라보았다. 그의 눈에는 결의가 서려 있었다. "준비됐어?"


두 사람은 서로를 바라보았다. 그들의 눈빛에는 두려움과 흥분이 교차했다.


마리안느가 깊게 숨을 들이쉬었다. "어차피 돌아갈 곳은 없잖아요."


자라는 고개를 끄덕였다. "끝까지 가보죠."


K 박사는 수정 파편을 들어올렸다. 그것은 이제 눈부신 빛을 내뿜고 있었다. "자, 가보자고."


그들은 손을 맞잡았다. 한 걸음, 또 한 걸음. 현실의 경계를 넘어 미지의 세계로 발을 내딛었다.


순간, 세상이 빛의 소용돌이 속으로 사라졌다. 그들의 의식은 시간과 공간을 넘어 날아갔다. 과거, 현재, 미래가 한 점으로 수렴하는 곳을 향해.


그리고 그곳에서, 시계공이 기다리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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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 31화 : 미래의 그림자 3 24.08.23 7 0 12쪽
30 30화 : 미래의 그림자 2 24.08.17 9 0 15쪽
29 29화 : 미래의 그림자 24.08.13 11 0 14쪽
» 28화 : 시공간의 춤 4 24.08.10 9 0 16쪽
27 27화 : 시공간의 춤 3 24.08.10 9 0 14쪽
26 26화 : 시공간의 춤 2 24.08.09 6 0 15쪽
25 25화 : 시공간의 춤 24.08.09 6 0 15쪽
24 24화 : 기억의 미로 24.08.08 9 0 12쪽
23 23화 : 시간의 파편 2 24.08.07 8 0 14쪽
22 22화 : 시간의 파편 24.08.06 10 0 13쪽
21 21화 : 시간의 장막 너머 24.08.05 10 0 13쪽
20 20화 : 숨겨진 지식의 문 24.08.05 8 0 13쪽
19 19화 : 시간의 수호자들 24.08.05 7 0 12쪽
18 18화 : 시간의 균열 24.07.30 8 0 11쪽
17 17화 : 알렉산드리아의 비밀 24.07.24 10 0 15쪽
16 16편 : K 박사의 위험한 발견 24.07.18 12 0 15쪽
15 15편 : 폐허에 숨겨진 비밀 24.07.18 10 0 16쪽
14 14편 : 오메가7 23.03.16 14 0 14쪽
13 13편 : 점성술사 23.03.15 11 0 15쪽
12 12편 : 비밀클럽 23.03.15 19 0 12쪽
11 11편 : 토레몰리노스 23.03.13 18 0 11쪽
10 10편 : 안나2 23.03.12 17 0 10쪽
9 9편 : 안나1 23.03.12 14 0 11쪽
8 8편 : 흐릿한 행성2 23.03.10 15 0 10쪽
7 7편 : 흐릿한 행성1 23.03.09 19 0 12쪽
6 6편 : 마법시계 23.03.07 19 0 21쪽
5 5편 : 오카방고 삼각주 23.03.04 18 0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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