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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I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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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5.08 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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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19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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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10 1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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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과 악 - 5

DUMMY

*


회의실 천장의 은은한 불빛이 중앙의 원탁을 비추고 있으며,

어두워서 보이지 않지만,

그중 2개의 좌석에 위장 마스크를 쓴 사내와 여자 한 명이 앉아 있다.


잠시 후, 중앙의 360도 3D 홀로그램 스크린이 올라오고 4명의 영상이 투사 된다.


초점이 맞춰지고 선명해지자 홀로그램 스크린 영상 속의 퍼틴이 웃으며 인사한다.


“보스, 모스크바에는 언제 방문하나?”


이때, 원탁에 앉아 있던 사람이 퍼틴를 반기며 모두에게 인사를 한다.


“퍼틴 반갑네. 모두 바쁠 텐데 갑자기 파이브 리포트 회의를 소집해서 미안하네.”


그의 말에 마르겐, 도람프, 남현이 대답한다.


“아니네, 무슨 일인가?”


“조만간 CTC 최종 전멸 작전 사령부( Final Extermination Operation-Headquarters ) FEO가 창설될걸세”


“어떤 역할인지 말해 줄 수 있나?”


“하하, 도람프. 너무 긴장하지 말게나. 미국이 타겟은 아니니까.

얼마 전 다이아포스 본사를 접수한 이후

전 세계에 흩어져 있는 다이아포스 지사들이

보다 강력하고 신속하게 결집하고 있음을 포착했네.

김비서! 영상 띄우세요!”


“네, 보스!”


잠시 후, 김비서가 중앙의 360도 3D 홀로그램 스크린을 올리자, 지구 영상이 투사 된다.


“지금 저 영상을 보면 세계 각국에 펴져 있는 다이아포스의 지사 현황을 한눈에 볼 수 있을 거야.


얼마 전 다이아포스 본사의 전멸 이후로 지사들 간의 교류 횟수가 200% 증가했고,

무기 구매 규모가 전년도에 비해 500% 급증한 것을 알 수 있네.


지금 보는 화면은 2주 전, UN의 안드로이드 AI 칩 보관소 폭발로 인한 피해 현황이네.


UN은 지난 50년간 UN이 인증한 제조사 소속 안드로이드가

파괴되면서 회수한 AI 칩을 보관하고 있는데,


이번 폭발로 100개의 칩이 전소된 것으로 보고 되고 있지만,

모두 다이아포스의 소행으로 일어난 조작된 사고였으며

100개의 AI 칩은 현재 다이아포스 이스라엘지부에 전량 전달된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네.


내 예상으로는 1년 이내에 다이아포스는

100명의 안드로이드를 앞세워 CTC를 총공격할 것으로 분석되기 때문에

그 전쟁을 대비하려고 하네.”


“그럼, 그 전쟁을 위한 부대 명칭이 CTC FEO(최종 전멸 작전 사령부)란 말인가?”


“그렇다네! 도람프.”


“보스! 누군가 CTC를 침략하려고 한다면

미국의 극초음속 수송기에 롬블 장군의 회수조 50명을 태워

1시간 내로 지원해 줄 수 있네.”


“말은 고맙지만, 언제 기습할지 알 수 없는 상황에

마냥 미국의 지원을 기다릴 수는 없기 때문에

CTC 최종 전멸 작전 사령부를 창설하게 된걸세.

김비서! 창설부대 FEO 관련해- 요약 보고하세요!”


“네, 보스!

화면을 보시면 1명의 FSA와 37명의 전투형 안드로이드로 구성되며,

전투형 AI 칩은 CTC가 UN으로부터 할당받은

연 1만 대 쿼터는 손대지 않고 전량 자체 조달했습니다.


FSA 제조 기술의 경우

얼마 전 다이아포스 전멸 작전 완료 직후 수색한 다이아포스 연구소 자료를 통해

나머지 10%를 획득함으로써 100%의 기술 자립도를 달성했고,

이를 바탕으로 첫 1호기를 완성해 시운전 중입니다.”


“김초란 비서실장님. 자체 조달했다는 의미는 무엇인가요?

CTC가 AI 칩 설계와 제조를 모두 하게 됐다는 의미인가요?”


“아닙니다. CTC는 AI 칩 설계만 하고 칩 제조는 테크닉스에서 합니다.

제가 말씀드린 자체 조달이란 각종 전쟁을 통해 획득하게 된 것을 의미합니다.”


“그럼, FEO를 창설하려고

CTC가 AI 칩 38개를 설계해

정한식 회장의 테크닉스에 위탁해 생산한 게 아니고

자체 조달했다는 말인데,

그것은 앞으로 어떤 변수가 있어도

CTC는 UN에 AI 칩의 증산을 신청하지 않고

연 1만대 쿼더를 유지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인가요?”


“네, 도람프 각하!”


“보스, 연간 1만 대로는 전 세계의 수요 절반도 안 되네!

증산이 되지 않으면 관련 산업의 발전은 더 이상 기대할 수 없고,

우주 개척에 필요한 안드로이드 제조 기술 발전은 물 건너갈 수 있네.”


“알았네. 마르겐. CTC는 전 세계 안드로이드에 필요한 모든 AI 칩을

무상으로 공급하는 것이 원칙이기 때문에 증산이 쉽지 않지만,

자네들 의견을 받아들여 내년부터 증산이 가능하도록 조치를 취하겠네.

그 대신 로이드의 복역 기간을 줄여주길 부탁하네.”


“그건 내가 지금도 힘쓰고 있으니 걱정하지 말게!

로이드가 다이아포스 본사를 전멸시키는데 가장 큰 공이 있지 않았나!”


“알아주니 고맙네, 도람프!”


*


밤 8시. 포차 골목에서 두 남녀가 회식을 하고 있다.


수십 개의 포차들과 오래된 네온 간판 숲으로 가득 차 있는 포차 골목은

100년이 넘도록 거의 변함없이 수많은 직장인으로 북적거린다.


오늘도 낡고 그로테스크한 분위기에 젖어 내뱉는 다양한 군상들의 불평불만과

술에 취한 허세는 양극화의 어두운 언덕을 벗어나게 해주는 유일한 탈출구이다.


“대장님! 제가 한 잔 따라드릴게요!”


“그래.”


대장의 손에 막걸리 잔이 있고, 김비서가 한가득 잔을 채운다.


“초란이도 한 잔 받아.”


“네, 대장님.”


둘은 가득 찬 막걸릿잔을 들어 가볍게 건배한다.


“대장님! 제가 오아시스에 가입하면 어떨까요?”


“뭐? 거긴 왜?”


“지금 사람이 하나도 없잖아요.”


“보수 공사가 끝났으니까 이제 다시 모이겠지. 가입하고 싶으면 해.

한 달에 회비만 100만 원이라 부담되지 않겠어?”


“여러 가지 가르쳐 준다니까 100만 원 값어치는 하겠죠.”


“초란이가 가입하면 아마 첫날부터 메기 효과로 인해 엄청난 활기를 띠게 될 거야!”


“생각해 보고 결정 나면 보고드릴게요.”


“오아시스는 사생활인데 나한테 보고할 필요는 없어. 자! 마시자.”


“끝나고 우리 노래방 가는 거예요?”


“가도 상관 없지만, 둘이 가서 뭐 하게?”


“차팀장 부를까요?”


“지금은 전화하면 받겠다. 해봐, 어서.”


띠리릭- 띠리릭-


“팀장님! 어디세요? 볼일은 다 마쳤어요?”


[네. 왜 전화했어요?]


“여기 포차 골목인데 나오실래요?”


[아뇨~. 갑자기 거길 왜 가요?]


“대장님하고 있다니까요!”


[다음에 갈게요. 지금 8시인데 너무 늦었어요]


“알았어요. 내일 봬요~.”


[네~]


툭- 띠이잉-


“지금은 좀 그렇데요. 그냥 우리끼리 가요.”


“그래.

형님! 여기 굴파전 빨리요!”


“하하. 오케이! 조금만 기다려!”


“주문이 밀려 파전이 좀 늦네~!”


"아 참. 대장님! 브라우저 이상 작동 조사는 언제 하실 거예요?"


"차팀장한테 브라우저 내부에 CC 카메라부터 설치하라고 했어.

만약 누군가 브라우저에 몰래 잠입해 장난을 쳤다면 이번 기회에 잡을 거야.

그를 잡아서 왜 숨어서 그런 짓을 했는지부터 묻고 싶어."


“대장님. 너무 늦었으니까 그냥 포장해 가요.

노래 부르면서 먹어도 되잖아요.”


“그래.

형님! 굴파전 그냥 싸주세요. 가져갈게요.”


“왜? 벌써 가려구?”


“아뇨~. 요 앞에 노래방 좀 들렸다 가려구요.”


“기다려! 포장해 줄게.”


*


대장과 김비서는 바로 근처 지하 노래방으로 들어간다.


오래된 건물 지하에서 풍기는 눅눅한 추억의 향기가 가득한 노래방이다.


가끔 들리는 곳이지만 여전히 정겨운 모습이 옛 생각을 머금게 한다.


둘은 작은 방으로 들어가 파전을 펼쳐놓고 막걸리를 주문한다.


김비서가 먼저 옛 노래를 입력해 마이크를 잡고 일어난다.


화면에 ‘바라볼 수 없는 그대’라는 반주가 흘러나온다.


취기가 오른 김비서는 왠지 슬퍼 보이는 표정으로 어려운 노래를 분위기 넘치게 소화한다.


노래가 끝나자, 대장이 잘 불렀다고 칭찬하며 박수를 친다.


짝짝짝-


“제 18번이에요!”


“야~! 잘 부르네~. 누굴 생각하면서 부른 거야? 노래가 정말 슬프다.

그럼 나도 내 18번 한 번 불러볼까!”


대장이 노래를 검색한 후, 마이크를 잡고 일어나자

어떤 가수의 ‘거꾸로 강을 거슬러 오르는 저 힘찬 연어들처럼’이란 노래의 반주가 흘러나온다.


강한 록비트와 함께 대장의 허스키한 중저음이 깔리면서 마음 깊은 감동을 주는 노랫말이 흘러나온다.


대장이 노래를 마치자 김비서가 박수를 치며 환호성을 지른다.


“내가 사실 노래방에 거의 안 가는 사람인데 오늘은 막걸리에 파전도 있으니 오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자, 먹으면서 부르자!”


"네~."


*


둘은 1시간가량 노래를 부르고 포장해 온 파전을 다 먹은 후 노래방을 나온다.


“대장님, 오늘 잘 먹었어요. 이제 한 번만 더 사면 됩니다.”


“그래. 알았어. 그런 약속 없어도 언제든 한 턱 살게.”


“네, 대장님! 그럼, 이제 들어가 볼게요!”


“너무 늦지 않았어? 바래다줄까?”


“아니에요. 바로 요긴데요 뭐. 대장님은 본부로 가시죠?”


“응, 조심히 들어가. 내일 보자 초란아!”


“네, 대장님.”


대장과 김비서는 서로 인사를 하고 헤어진다.

대장은 근처에서 대기 중이던 CTC 드론을 타고 본부로 날아간다.


*


오전 11시, 200층 다이아포스 스카이라운지에서 다이아포스 본사 개소식이 시작된다.


객석에는 국내외 각계각층 주요 인사들이 대거 참석했다

그와 더불어 중앙에 오리온, 아서, 라돈, 1호기, 5호기, 오스카, 케빈, 야콥, 영국 무기 제조사 사장단, 프랑스 무기 제조사 사장단들이 초청돼 자리를 빛내고 있다.


오른쪽 자리에는 고강철과 이두식이 말끔히 차려입고 조직원들과 함께 앉아 있다.


스켈리는 보이지 않는다.


거물급 유명 인사들이 온 이유는 무엇보다도 대외적인 다이아포스 보스가 연주이기 때문이다.


연주가 보스로써 연단에 올라 다이아포스 신축 200층 본사 개소식을 선언하고 간략한 인사말과 비전을 말한 뒤 내려온다.


회사의 현 사업 현황과 앞으로의 사업계획은 1호기가 주도적으로 발표한다.


초대된 손님들과 임직원들은 개소식 행사가 끝나고 넓은 스카이라운지에 마련된 뷔페 음식을 먹으며 담소를 즐기고 있다.


연주는 탁월한 사교성을 바탕으로 한국과 유럽을 비롯해 중국과 일본의 정·재계 인사들과 활발한 외교전을 펼친다.


"아서!"


"연주씨! 오늘 훌륭한 연설이었어요!

다이아포스가 정말 많은 부분에서 바뀌기 시작했어요.

믿을 수가 없어요. 1년도 안 돼 유보스가 바꿔놓은 거예요!"


"과찬의 말씀이세요. 저랑 같이 식사해요."


"그럽시다!"


한편, 오리온은 멀리서 영국 황태자와 연주가 웃으며 대화하는 모습을

질투 어린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다.


오리온은 대외적으로 알려진 인물이 아니다.

그렇다고 이 자리에서 한지희라는 것을 밝힐 수도 없는 노릇이다.


오늘 같은 날은 조직을 대표하는 사람이

초대 손님들과 활발한 대화와 비전 제시를 통해

기업의 신뢰도를 상승시키는 노력을 해야 하는데,

그 역할을 연주 혼자서 훌륭히 소화해 내고 있던 것이다.


오리온도 연주의 프로패셔널한 모습을 오늘 처음 본다.


잠시 후, 오리온은 아는 사람도 별로 없고 기분도 우울해서 식사도 하지 않고 개소식 행사장을 떠난다.


라돈과 1호기도 오리온을 따라 행사장을 나간다.


오늘 다이아포스 본사 개소식은 연주 혼자서 마무리해야 하는 상황이다.


*


“보스! 어디 가세요? 식사 안 하세요?”


“응, 바다 구경 좀 해야겠다. 가자!”


“네? 개소식 행사 마무리는요?”


“연주가 참 잘하더라. 알아서 잘하겠지. 난 있을 곳이 못 돼!”


일단, 라돈과 1호기가 오리온을 따라 드론을 타기 위해 최기사 있는 곳으로 나간다.


*


오아시스 거실.

도신은 점심을 먹고 소파에 앉아 실내 장식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


바로 그때, 전화벨 소리가 울린다.


띠리릭- 띠리릭-


“어, 유진아!”


[오빠, 어디야? 우리집은 어떻게 됐어?]


“보수 공사는 끝났고 내부 장식을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 중이야. 어디니?”


[지금 가는 중이야]


“여기로? 배 시간도 아닌데?”


[짐이 많아서 작은 배 하나 전세 내서 가고 있어]


“무슨 짐?”


[오아시스 좀 꾸며야 하지 않겠어?]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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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6 선과 악 - 4 24.09.09 6 0 13쪽
115 선과 악 - 3 24.09.06 4 0 14쪽
114 선과 악 - 2 24.09.05 6 0 22쪽
113 선과 악 - 1 24.09.04 7 0 10쪽
112 사랑하기 때문에 - 27 24.09.03 6 0 13쪽
111 사랑하기 때문에 - 26 24.09.02 7 0 13쪽
110 사랑하기 때문에 - 25 24.08.30 6 0 13쪽
109 사랑하기 때문에 - 24 24.08.29 6 0 15쪽
108 사랑하기 때문에 - 23 24.08.28 7 0 11쪽
107 사랑하기 때문에 - 22 24.08.27 6 0 12쪽
106 사랑하기 때문에 - 21 24.08.26 8 0 16쪽
105 사랑하기 때문에 - 20 24.08.23 9 0 15쪽
104 사랑하기 때문에 - 19 24.08.22 6 0 18쪽
103 사랑하기 때문에 - 18 24.08.21 7 0 11쪽
102 사랑하기 때문에 - 17 24.08.20 3 0 10쪽
101 사랑하기 때문에 - 16 24.08.19 8 0 15쪽
100 사랑하기 때문에 - 15 24.08.16 9 0 12쪽
99 사랑하기 때문에 - 14 24.08.15 9 0 18쪽
98 사랑하기 때문에 - 13 24.08.14 10 0 14쪽
97 사랑하기 때문에 - 12 24.08.13 8 0 12쪽
96 사랑하기 때문에 - 11 24.08.12 9 0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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