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림의 수레바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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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5.20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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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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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쪽

당문과 벽력문의 멸망

DUMMY

자시쯤 도착한 팔각사는 적막감 속에 휘영청 보름달만이 처마 끝에 걸려 있었다.


밤의 고요함 속에서 따뜻하게 느껴지는 보름달을 바라보며 민혁은 감상에 젖어들었다.


'달은 해와 달리 바라볼 수가 있어 좋구나....!‘


부모님에 대한 추억 하나 가지지 못하고 얼굴도 모르지만, 그냥 아련하게 '아버지, 어머니'라는 단어가 떠오르며 두 분의 모습이 달과 같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문득 차가운 외로움이 온몸을 훑고 지나가자 가슴이 시려왔다.



이때 진호충의 전음이 들려왔다.


<성주님, 팔각사 지붕 위로 올라오십시오.>


지붕 위에 올라가자 진호충이 포권의 예를 올린 뒤, 이곳에 온 이유에 대해 설명하기 시작했다.


“공자님 혹시 할아버님에게서 통일전쟁에 관한 과거의 이야기를 들으신 적이 있으신가요?”


“아뇨, 아마 제가 부모님을 생각하며 울적해질까봐 과거에 대한 말씀은 일절 하지 않으셨어요.”


“그럼 마교와 요화공주에 대한 이야기도 모르시겠군요?”


“네. 오늘 처음 들어 봅니다.”


“성주님! 이곳 팔각사에 오신 것은 과거와 관련이 있습니다.


이십여 년 전 진나라에서 칠왕국이 모여 평화회담을 한 적이 있습니다.


어느 한 나라가 침략을 당하면 나머지 왕국들이 합심하여 침략국을 응징한다는 내용이었죠.


평화회담 당시 각 나라의 왕과 세자들이 모인 자리에서 제나라의 무남독녀인 '요화 공주'도 참석했었습니다.


별도 달도 '요화 공주' 앞에서는 눈을 감아야 할 정도로 워낙 경국지색이어서 모든 왕과 왕세자들이 그녀를 원했지만


당시 열네 살이었던 공주는 어리다는 이유로 모두 거절했습니다.”


그 말을 들은 민혁이 궁금하다는 듯


“그럼 요화공주 때문에 평화회담이 깨져서 전쟁이 일어났나요?”


진호충은 민혁이 자신의 이야기에 흥미를 느끼자 더욱 신이 나서 말하기 시작했다.


“겉으로는 회담은 성공적 이었습니다.


그러나 시황제는 무서운 계책을 세웠습니다.


회담 후 모든 나라들이 서로를 믿고 의지하여 오랜 전쟁으로 지친 군인들을 고향으로 보내 생업에 종사하게 했습니다.


하지만 진나라의 시황제는 더욱 더 군비 증강에 힘써 순식간에 다섯 나라를 정복한 후 마지막에 요화공주의 제나라에서 대규모 접전이 벌어졌습니다.


그런데 이제껏 밀린 적이 없는 우리 현무성의 백의 수호대가 검은 무복의 무리들에게 속절없이 밀리기 시작했습니다.


다행히 전 성주님과 장로님들의 고강한 무공에 힘입어 그들을 주살하였고, 그때 그들의 무공과 몸에서 나온 신패를 통해 흑운마교의 존재를 알게 되었습니다.


전 성주님 말씀에 의하면, 백오십 년 가까이 존재만 알고 있었지 무림에 등장한 것은 그때가 처음이라고 하셨습니다.



전 성주님은 제나라 정복 후 마교의 세력을 추적하여 제거하려 했으나, 이미 요화 공주에게 푹 빠진 황제는 공주를 후궁으로 들였습니다.


원래 정복당한 왕족들은 구족을 멸하여 반란 세력이 들고 일어날 명분의 싹을 자르는 것이 당연지사입니다.


하지만 시황제는 제나라 힘의 근원인 흑운교를 멸하지도 않았고, 오히려 제나라를 제후로 임명하여 충성하도록 했습니다."



긴 이야기를 들은 민혁이 이상한 듯


”지금까지 들어보면 흑운교는 마교가 아니라 제나라를 복원시키려는 반란 세력 아닌가요? "


"저희도 그것이 궁금해 전 성주님께 물었지만 성주님은 집안의 문제라며 더 이상의 말씀은 안하셨습니다.


하지만 흑운교는 무서운 존재라고 하시며 버려진 전쟁고아들 중 무골이 뛰어난 100여 명의 아이들로 비밀리에 항마대를 만들어 마교의 발호에 대비해 왔습니다.


제가 훈련대장으로 임명되었고, 장로님들이 돌아가며 무공을 전수하셨습니다.


그들은 오직 성주의 신물인 ’현무령‘을 가진 사람에게만 명령을 받도록 훈련되었습니다.


오늘 성주님은 그들을 수하들로 삼아 성주님의 뜻을 이루는 데 요긴하게 쓰십시오."


묵묵히 듣고만 있던 민혁은 혼자서 중얼거렸다.


"나에게 수하들이 생긴다..."


민혁의 가슴에 호승심이 솟구쳤다.


그리고 동시에 원수들에 대한 적개심도 활활 타올랐다.


@@@@



팔각사로부터 얼마 떨어지지 않은 팔각산 중턱에는 오래된 낡은 도교 사원이 있다.


일반인의 출입은 금지되어 사람들의 이목을 끌지 못했다.


그러나 그곳 지하에는 거대한 연무장이 존재했다.


땀에 젖은 하얀 무복을 입은 청년들이 내공심법을 수련하는 듯 머리 위에서는 현무신공의 붉은 기운이 일장 가까이 비산하고 있다.


훈련대장 진호충이 단상에 오르자 일제히 일어나 포권의 예를 취한 뒤 그의 옆에 서있는 서생처럼 보이는공자를 호기심 어린 눈으로 쳐다보았다.


진호충이 진기를 실어 외쳤다.


"여기 계신 분이 너희들이 20년을 기다린 성주님이시다!!"


순간 모두의 눈에 처음에는 반신반의의 빛이 떠올랐지만, 얼마 안 가 그들의 눈은 실망감으로 가득 찼다.


20년간 고된 훈련을 인내하며 기다려 왔건만 강호출도를 함께할 성주가 지렁이도 밟지 못할 것 같은 서생처럼 보이니 모두가 어처구니없어 하는 표정이었다.


실망을 눈치 챈 민혁은 오른손을 들어 손목에 찬 현무성의 신물인 ’현무령을 들어 올렸다.


그러자 모두의 입에서 '현무령이다!' 하는 탄성이 터져 나왔다.


그 순간 현무령에서 붉은 기운이 서서히 피어오르기 시작했다.


한 장 두 장 늘어나던 현무진기는 어느덧 연무장을 가득 메우더니 순간적으로 갈라져 무사들에게 압박을 가하기 시작했다.


그러자 그들도 본능적으로 전신 내공을 끌어 모아 저항하기 시작했다.


단 한 사람의 내공이 백 사람의 내공을 이긴다는 것은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었다.


그러나 저항을 하며 시간이 지날수록 사술에 걸린 듯 자신들의 진기가 서서히 중심을 잃고 흩어지더니 마침내 그들의 내공은 바람 앞의 촛불처럼 사라졌다.


그러자 모든 것을 태울 듯 한 신공이 그들이 입고 있는 의복을 모조리 노랗게 구워버렸다.


만약 민혁이 조금만 더 진기를 주입했더라면 의복뿐만 아니라 그들마저 노릇하게 구워질 상황이었다.


모두가 경악했다.


진호충 또한 너무 놀라 벌어진 입이 다물어지지 않았다.


'성주님의 무공이 이 정도라니....! 전 성주님을 능가하지 않는가? 현무지체로 태어나셨다더니 그 능력이 상상을 초월하는구나.'


모두가 할 말을 잃고, 사람 같아 보이지 않는 민혁을 멍하니 바라보았다.


민혁은 고막을 뒤흔드는 사자후를 토해냈다.


"4년 전 벽황산에서 마교와 무림맹의 합공으로 나의 할아버지이신 성주님과 삼장로님, 그리고 현무성의 동료들이 목숨을 잃으셨다.


이제 우리는 강호로 나가 놈들의 시체를 밟고, 그들의 피로 적셔진 대지 위에 현무성의 칼을 꽂을 것이다!!


너희들의 오랜 폐관수련은 이제 끝났다.


이제부터 너희들을 현무성의 '항마수호대'라 칭하며 나를 따라 강호에 나가 무림을 제패한다."


쩌렁쩌렁 지하 광장을 울리는 민혁의 사자후에 그들은 한 마리 괴수가 되어 온몸으로 울부짖었다.


그들은 버려진 자신들을 구해 아버지처럼 키워주신 성주님과 20년 동안 가르쳐주신 스승님의 비보에 통한의 눈물을 쏟았다.


민혁은 잠시의 시간이 흐른 후 말을 이어갔다.


"지금 무림에서는 나를 현무성의 무정살수라고 부른다.


나는 그들에게 무정이 아니라 비정하고 잔혹한 살수임을 각인시킬 것이다!!"


이어서 민혁은 단호하면서도 냉정하게 대원들에게 말했다.


"지금 너희들의 무공은 마교의 흑검대와 비슷하다.


하지만 그들은 흑검대보다 뛰어난 은검대와 금검대도 가지고 있다.


또한 마교는 무당의 칠성검진을 비롯하여 여러 검진을 자유자재로 구사하는 것을 보았다.


이에 대항하여 가문의 강력한 '비전절학'을 너희들에게 전수해 주겠다!"


무림의 모든 문파는 가문의 절학을 가족에게만 비전으로 전하고 있는데, 그것을 알려 준다하니 진호충을 비롯한 연무장에 서있는 모두는 깜짝 놀랐다.


"첫 번째로 알려 줄 무공은 내가 조금 전에 너희들의 내공을 흩어지게 한 ‘무용심법’을 이용한 장법이다.


상대방의 진기를 이용하는 무공으로, 싸울수록 상대방의 진기는 흩어지고 자신의 진기는 상대적으로 증가하는 무공이다.


다만 자신보다 두 배 이상의 내공을 가진 자에게는 거꾸로의 현상이 일어나니 사용하지 말아라.



두 번째는 '항마합격술'이다.


여러 명이 합격할수록 그 위력은 배의 배가 되니 강적을 만날 때 매우 유용할 것이다.



세 번째는 '현무신검과 섬광극마라는 어검술'이다.


진기 소모가 심하지만 절체절명의 최후 초식으로 사용하면 너희들의 목숨을 구할 것이다.


다만 이 검법은 너희들의 지금의 내공으로는 익힐 수가 없다!


그러니 우선 벽황산에서 가장 앞장서 쳐들어왔던 당문과 벽력세가를 멸문시킨다.


그런 다음 그들이 다량 보유하고 있는 영단을 취해 부족한 내공을 보충한 후 배우도록 한다!!


그리고 끝으로 구파일방의 '진산비기'가 적힌 책자를 주겠다.


나중에 시간이 날 때 연마하면 무림 정파를 상대할 때 유용할 것이다!!"


'어검술과 당금 최고의 문파인 구파일방의 비전 절기를 우리에게.....?!'


민혁의 말이 끝나자, 연무장의 무사들은 서로의 눈을 쳐다보며 귀를 의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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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6 출생의 비밀 (2부 9화) 24.07.14 110 2 9쪽
45 남궁세가의 수난 (2부 8화) 24.07.13 113 2 8쪽
44 대탈출 (2부 7화) 24.07.10 114 2 8쪽
43 피의 서곡 (2부 6화) 24.07.07 124 2 7쪽
42 남궁세가 (2부 5화) 24.07.06 129 2 10쪽
41 난세의 시작 (2부 4화) +1 24.07.05 154 3 9쪽
40 야식 (2부 3화) +1 24.07.03 165 2 10쪽
39 열화대전 (2부 2화) 24.07.01 164 2 9쪽
38 다시도는 수레바퀴 (2부 1화) +2 24.06.28 189 3 10쪽
37 멈춘 수레바퀴 (1부 완결) 24.06.28 156 3 10쪽
36 성도행 일전쌍조(成道行 一箭雙鵰) 24.06.26 169 3 12쪽
35 소림사의 치욕 24.06.24 168 3 12쪽
34 섭혼술 24.06.22 166 3 9쪽
33 마교 교주와의 만남 24.06.20 161 3 11쪽
32 흑운교의 비밀 24.06.18 168 4 7쪽
31 극락전과의 혈투 24.06.15 180 4 10쪽
30 아수라 마경의 비밀 24.06.14 175 4 14쪽
29 구음절맥 24.06.13 172 4 10쪽
28 북해빙궁 24.06.11 176 4 8쪽
27 극락조와 열화신단 24.06.09 182 4 7쪽
26 천축사의 비극 24.06.07 174 4 8쪽
25 사막의 모래폭풍 24.06.06 177 4 8쪽
24 사막의 별 24.06.05 178 4 9쪽
23 요화공주 24.06.03 185 4 10쪽
22 계화 난의 비밀 24.06.02 218 4 10쪽
21 칠성검진 24.06.01 207 4 9쪽
20 백팔 나한진 24.05.31 228 4 9쪽
19 천지합일신공의 완성 24.05.29 228 5 9쪽
18 수레바퀴의 비밀 24.05.27 215 5 9쪽
17 해남파 24.05.24 227 6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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