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대한 해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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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모전참가작

Mong글이
그림/삽화
유닉
작품등록일 :
2024.05.09 01:11
최근연재일 :
2024.07.19 02:53
연재수 :
56 회
조회수 :
1,693
추천수 :
53
글자수 :
336,582

작성
24.06.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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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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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글자
21쪽

네 번째 일상 화가 난 부끄럼쟁이 조각상[2]

DUMMY

정체불명의 조각상을 다시 상대해야 하는 골치 아픈 상황에 다시 처해버린 메디아.

그녀의 마법이 통하지 않아 도망가는 것을 생각했지만, 재빠른 잽을 할 수 있는 것으로 보아 추격하는 속도 역시 무시할 수는 없었다.



"하하하하!! 나무 친구 안녕? 오늘도 가지가 튼튼해 보이는구나!! 아니!? 이 나무 친구는 잎이 너무 멋진데? 꾸미기는 좋아하는 녀석이구나!"



메디아가 어떻게 해야 지금 이 상황을 타파할 수 있을 지에 대한 깊은 고민에 빠지고 있을 때, 저 멀리서 익숙한 우렁찬 남성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의 말 속에 식물과 대화를 하는 광기가 느껴지는 것으로 어렵지 않게 두억시니 파 소속 해결사 도깨비 우곤이 오고 있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어? 광기가 느껴질 정도로 나무를 향한 애정이 느껴지는 이 목소리는... 우곤 씨!? 우곤 씨!! 저 좀 도와주세요!!"



그녀는 식물들과 즐겁게 일방적인 대화를 하고 있는 우곤에게 도움을 요청을 했지만...



"안녕! 잡초 친구들!! 안녕! 꽃들아!! 나를 이렇게나 반겨주다니 너무 행복하구나!!"



그녀의 도움 요청이 들리지 않는지, 그의 일방적인 식물과의 대화를 즐기고 있었다.



"큰일났다. 주위에 식물로 둘러싸여 있어서 내 목소리가 안 들리나봐. 더 큰 목소리로 부르면...!!"



지금 이 기회를 잡지 않으면 저 이상한 조각상을 혼자서 상대해야 한다. 메디아는 더욱 큰 목소리를 내기 위해서 숨을 크게 들이마시고서 온 몸에 남아있는 모든 힘을 끌어모아 소리를 지르려고 했으나...



"소나무, 넌 너무 잘생겼고 그리고 너무 멋지고 잎사귀부터 뿌리까지 완벽해. 그게 Perfect. 그게 바로 인생의 진리지!!"



인생의 진리를 깨우치는 랩까지 구사하는 모습을 보고서 부르면 왠지 더 피곤해질 것 같은 느낌에 소리 지르는 것을 그만두었다.



"아니다. 안 부르는 게 낫겠다. 응? 그러고 보니까 이 조각상.. 우곤 씨가 등장하는 동시에 움직임을 멈췄잖아?"



메디아는 우곤을 보내는 과정에서 이상한 점을 느꼈다. 바로 우곤을 부르기 위해서 안절부절하던 과정에서 조각상은 단 한 번도 공격을 해오지 않았다는 점이다.

이 비슷한 상황을 아까 전에 겪었다. 바로 이사벨에게 조각상이 위험하다고 다급하게 설명하던 그 때도 조각상은 공격하지 않고 평범한 조각상처럼 가만히 있었다.

이 두 가지의 상황을 다시 곱씹어보면서 하나의 공통점을 깨닫자, 메디아는 자신의 머리 위에 작은 전구를 밝혔다.



"이사벨 때도 그랬었고... 으음...!! 아! 알았다!"



이로써 조각상에 대한 약점을 알아낸 메디아가 기쁨 마음을 드러내는 사이...



"뭘 알았다는 거야?"



그녀의 귓가에 이사벨의 목소리가 들려오자, 화들짝 놀라면서 시선을 돌렸다.



"잉? 이사벨, 너 왜 여기에 있는 거야?"



실제 이사벨의 모습이 보이면서, 아까의 목소리가 환청이 아니라는 것을 깨닫자, 그녀는 고개를 갸우뚱하며 질문을 던졌다.

이런 메디아의 질문에 이사벨은 당연하다는 듯이 툭 하고 답변을 했다.



"왜긴 왜야. 집으로 돌아가는 길이니까 여기 있지. 그나저나 아직도 그 조각상이랑 놀고 있는 거야?"



메디아가 조각상과 계속 대치하는 사이에 이사벨은 그새 운동을 마치고 돌아가는 길을 밝고 있었다.

이사벨은 자신이 운동을 끝낸 이후에도 조각상과 같이 서있는 메디아의 모습에 더욱 한심함이 짙어진 눈빛으로 쳐다보기 시작했다.



"아니, 놀고 있는 게 아니라!!"

"아아아, 알았다. 말하지 말아봐. 지금 이 순간까지 조각상이랑 같이 있는 걸 보아하니..."



메디아가 억울함을 토로하면서 설명을 해주려는 순간, 상당한 시간을 조각상과 함께 쓰는 모습에 이사벨은 뭔가를 깨달았는지 자신이 맞춰보겠다면서 손가락으로 자신의 이마를 톡톡 치면서 생각에 잠깐 잠긴 후에...



"조각상을 좋아하게 되었구나?"

"아냐!!"



터무니 없는 답을 내놓았다.

안 그래도 말도 안되는 이사벨의 대답에 머리가 아파오기 시작했는데...



"뭐라고요!? 식물을 좋아하게 되었다고요!?"

"그것도 아냐!!"



헐레벌떡 달려오는 우곤의 모습으로 그녀의 두통이 더더욱 심해졌다.



"아, 우곤이네. 안녕."

"안녕하십니까!! 그나저나 두 분은 여기서 뭘 하고 계신 겁니까?"

"나는 운동하러 나온 거고. 메디는..."

"그러니까!! 이 조각상이..."



우곤과의 가벼운 인사를 나눈 후에 메디아는 다시 자신이 처했던 위험했던 상황을 설명하려고 했지만...



"조각상이랑 사랑에 빠졌데."

"아니라고오!!!"



또 다시 이사벨이 터무니 없는 대답을 내놓았다.

이런 이사벨의 행동에 억울함이 펄펄 끓기 시작하면서 미치기 직전이었는데...



"어... 어어... 네... 그래요..."

"어어어?! 당신 반응 뭐야!? 그거 무슨 의미야!?"

"아, 아뇨. 그게... 네... 응원... 합니다."

"그딴 표정 짓지마요!! 그런 거 아니니까, 당황스럽다는 표정 짓지 말라고요!!"

"아, 아뇨! 전 응원합니다! 도시는 넓고 그만큼 다양한 종족이 있으니까요!!"

"적어도 당신한테 만큼은 그런 소리 듣고 싶지 않아!!"



광기가 느껴질 정도로 식물에게 무한한 애정을 쏟아 넣는 동시에 혼자서 일방적인 행복의 대화까지 하는 우곤이 난감하다는 반응을 보이기 시작하자, 그녀는 억울함을 넘어서 분노를 느끼기 시작했다.



"에이, 우곤이 잘 못 했네."

"입 다물어, 원인제공자."



뻔뻔한 이사벨의 태도가 야금야금 화를 돋우는 와중에...



"뭐라고!? 내가 잘생겼다고!?"

"뭐지, 이 도깨비는?"



굉장히 뜬금없이 헐레벌떡 달려온 두억시니 파 간부 도깨비 야광의 등장으로 어이없는 감정까지 느껴야 했었다.



"훗! 알고 있다!! 난 잘생겼지!! 물론 멋진 것 또한 알고 있다!! 왜냐 나는 두억시니 파 슈퍼 스타아아아아니까!!!"

"아무도 그런 말 안 했어요. 그러니까 꺼져주세요."

"난 야광. 정말 잘생겼고 그리고 고져스하고 머리부터 발 끝까지 완벽해. 그게 바로 Perfect. 그게 바로 인생의 진리지."

"꺼지라고오오오!!!"



거기에 한 술 더 떠서 인생의 진리를 깨우치는 랩으로 자기 자신을 찬양까지 하면서 메디아의 분노는 결국 한계점을 맞이하게 되어버렸다.



"야광 형님, 당신은 너무 멋져 남자가 봐도 반하겠어!"

"저건 또 뭔 개짓거리지?"

"Goddamn~. 합격 목걸이 드리겠습니다."



메디아가 화를 내던 말던 상관 않고, 이어지는 우곤의 랩과 이사벨의 금 목걸이 수여식으로 연결되는 어이없는 상황이 펼쳐지고 있었다.

지금 메디아는 주체할 수 없는 분노로 이 3명을 향해서 마법을 꽂아 넣고 싶었지만...



"다 꺼지라고 하고 싶은데, 저 망할 조각상 때문에 말 못하는 이 현실이 너무 밉다."



그녀가 알아낸 조각상의 약점때문에 이 분노를 마음껏 표출할 수 없는 현실에 조용히 그 분노를 속으로 삭힐 수 밖에 없었다.



"그래서? 이 곳에서 뭘하고 있었는지 고져스한 이 몸에게 말해주겠나?"

"하아... 그러니까. 저 조각상이..."



드디어 야광이 지금 상황에 대해서 질문을 던졌고, 메디아는 3번째 자신이 처했던 위험한 상황을 설명하려고 했다.



"메디가 조각상이랑 사랑에 빠졌데."

"하하... 엿같네."



하지만 이사벨이 메디아의 말을 끊고서 터무니 없는 대답을 내놓았다.



"아아... 아... 뭐... 그래."

"표정 펴요. 그런 거 아니니까, 제발 표정 펴요. 진짜 죽여버리기 전에."

"아, 아냐! 난 응원한다고? 왜냐! 도시는 넓고 그만큼 다양한 종족이 있으니까?"

"제발 조금이라도 내 말을 들어주세요."



한 순간에 조각상과 금단의 사랑에 빠져버린 것으로 되어버린 메디아는 허탈한 표정과 함께 또르르 눈물 한 방울을 흘렸다.

그 후에 다행이도 그녀는 자신이 처했던 상황을 겨우 겨우 설명을 할 수가 있었다.

돌탑을 무너트렸더니, 이상한 조각상이 나타났고, 돌탑을 무너트렸다는 이유로 자신을 공격해왔다는 것까지 모든 과정을 설명했다. 이 모든 설명을 들은 야광은 이해했다는 듯이 자신의 고개를 힘차게 끄덕였다.



"흐음~. 그러니까 네놈이 심심풀이로 돌탑을 쓰러트렸는데, 어디선가 저 이상한 조각상이 나타나서 네놈을 공격하기 시작했다는 건가? 좋아, 나의 황금같은 두뇌가 완벽한 이해라는 진리에 도달했다! 전에 상대했던 하마 녀석과 비슷한 면이 보이는구만."

"드디어 오해가 풀렸네."



야광의 정리로 메디아는 이제야 오해가 풀렸음에 안도의 한숨을 푹 내쉬었다.



"메디, 그러게 설명을 제대로 했었어야지. 정말~."

"너 때문이잖아."



중간에 이사벨이 뻔뻔한 태도를 보이며 그녀의 속을 긁었지만, 그래도 오해는 풀렸으니 약간의 짜증으로 끝냈다.



"그런데 에르제 씨가 말씀하신 내용대로라면 슉슉 거리면서 주먹을 휘둘러야 하는데. 지금은 평범한 조각상처럼 가만히 있습니다."



그 사이 우곤이 자신의 고개를 갸웃거리면서 조각상이 지금 현재 공격을 해오지 않는 것에 질문을 던졌고, 메디아는 이제야 자신이 깨달은 조각상의 약점에 대해서 입을 열었다.



"그게 아직 가설이긴 한데요. 저랑 조각상 단 둘이 있을 때만 움직이고, 제삼자가 존재할 때는 움직이지 않는 것 같아요."



지금까지 조각상이 메디아를 향해 움직이고 공격을 한 순간은 바로 메디아와 조각상이 단 둘이 있었을 때 만이었다. 그 뒷받힘으로 중간에 이사벨과 우곤이 등장하는 그 순간 조각상은 그 움직임을 멈추고 우두커니 서있기만 했다.



"그래서 평소의 조각상처럼 가만히 있는 것이로군. 마법이 안 통한다는 얘기를 듣긴 했지만. 이 몸의 고져스한 마법까지 버틸 수 있을까?"

"설마!! 그걸 하시는 겁니까?"

"그래!! 이 내가 그것을 할 거다!!"

"뭐야, 트로피네?"



우곤의 기대하는 눈빛 속에서 야광은 자랑스럽게 그의 전용 무기인 트로피를 꺼내 들었다.

황금과도 같은 빛을 뿜어내는 트로피 때문에 이사벨과 메디아는 눈부심으로 살짝 표정을 찌푸렸다.

야광은 표정을 찌푸리고 있는 두 명에게 거만한 미소를 보이고는 조각상을 향해서 [설명] 을 하기 시작했다.



"샤이닝 글로리!! 고져스한 이 몸의 빛나는 존재감과 어울리는 전용 무기다!! 이 몸의 빛 속성 마력을 이용해서 샤이닝 글로리의 파괴력을 더욱 높혀준다!! 더욱 강해진 샤이닝 글로리로 적을 향해 아름답게 뷰티풀하게 엘레강트하게 휘두르는 마법!! 이름하야!! 샤이닝 로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드!!!!!"



야광은 [설명] 을 끝낸 동시에 트로피를 역수로 잡고 강하게 땅을 박차면서 빠른 속도로 조각상을 향해 돌진한 후에 가로 선으로 트로피를 휘둘렀다.

그 순간 고막을 크게 흔드는 타격음과 함께 밝은 빛이 폭발이 터지는 것처럼 퍼져나갔다.



"으윽..! 눈부셔."

"눈 아파."

"정말 대단한 마법이었습니다, 야광 형님!!"



이사벨과 메디아가 밝은 빛으로 인해 두 눈을 찡그리는 사이, 우곤은 열심히 박수를 치면서 감탄을 표현했다.



"내 마법이 대단한 건 당연하잖나? 그나저나 살짝 놀라운데? 정말로 마법에 안 통할 줄이야."



야광은 우곤의 감탄에 우쭐해 하는 태도를 보이면서 자신의 시선을 조각상을 향해서 흘렸다. 그 이유는 멀쩡했기 때문이었다.

[설명] 까지 한 후에 시전한 마법이었는데도 멀쩡한 모습에 재미있다는 듯이 살짝 입꼬리를 올렸다.



"[설명] 에다가 기술명까지 외쳤는데도 흠집 하나 없이 멀쩡하군. 이 조각상을 없앨 방법은 하나밖에 없어 보여."

"벌써 저 조각상을 없앨 공략법을 찾아낸 것입니까? 정말 대단하십니까, 야광 형님!!"

"하하하하하!! 당연하지! 나의 두뇌는 황금처럼 빛나는 두뇌다! 아무리 어려운 난제가 찾아온다고 해도 가볍게 이겨내는 지니어스! 바로 이 몸! 야광을 뜻하는 문장이지!!"

"그래서 그 공략법이 뭔데?"



자신에게 심취해서 마음껏 웃고 있는 야광을 한심한 시선을 바라보던 이사벨이 심드렁하게 질문을 던지자, 야광은 여전히 거만한 태도를 유지하면서 대답을 했다.



"돌탑을 쓰러트리는 것으로 저 조각상이 나타났다는 거잖아? 그렇다면 다시 그 돌탑을 쌓는다면! 저 조각상은 사라질 것이다!!"



[설명] 이 통하지 않는 것을 보면 조각상이기에 듣는 것이 불가능한 것으로 추측된다. 그리고 마법이 통하지 않는 것을 보면 저 조각상은 어떤 조건으로만 없앨 수 있는 개체라는 것으로 추측된다.

야광은 이 두 가지의 추측으로 가벼운 가설부터 세운 것이다.

돌탑을 무너트린 것으로 나타난 조각상이라면, 그 반대로 돌탑을 쌓으면 조각상이 사라지지 않을까 하는 가설.

가설에 지나지 않는 것을 진짜 공략법이라고 자랑스럽게 말했지만, 그럼에도 상당히 그럴 듯한 내용이었다.



"오오!! 그렇구나! 역시 두억시니 파! 믿고 있었다고요!"

"후후후!! 이 몸을 찬양할 것을 허락하마!"

"야광 형님 만세!! 야광 형님 만세!!"

"야광 형님 만세!! 야광 형님 만세!!"



야광은 메디아와 우곤의 찬양을 마음껏 만끽한 뒤에 팔을 걷어붙이고 무참히 무너진 돌탑의 돌들을 향해 걸음을 옮겼다.



"그럼 바로 돌탑 쌓기 작업에 들어가도록 하지! 이 몸이 또 탑 쌓기의 스페셜리스트라고? 예술적인 돌탑을 쌓아주겠어!"

"기대됩니다, 야광 형님!"

"기다려집니다, 야광 형님!"



그렇게 메디아와 우곤의 기대를 한 몸으로 받으면서 돌탑을 쌓으려던 순간...



"응? 누구의 연락이지?"



야광의 휴대전화에서 문자 알림음이 울렸다.

그는 바로 자신의 휴대전화를 꺼내 액정을 터치 한 후에 문자 내용을 확인했고...



"이럴 수가!?"



그 문자 내용을 확인한 야광은 심각함으로 표정이 굳어지기 시작했다.



"무슨 일이십니까, 야광 형님!?"

"탑부터 쌓아주십시오, 야광 형님!!"



우곤의 걱정과 메디아의 재촉 속에서 야광은 심각한 표정을 유지하면서 천천히 말을 꺼냈다.



"이망 누님께서... 남친과 싸우셨단다."



문자의 내용은 두억시니 파 이망 두목이 남친과 싸워서 삐쳐있다는 내용이었다. 그 내용은 천천히 입에 담았고, 그 내용을 들은 우곤도 야광처럼 심각함으로 표정이 굳어져 버렸다.



"그렇다는건..."

"우곤, 긴급회의다. 미안하군. 돌탑 쌓기는 네놈들끼리 해줘야겠어."

"네!? 이렇게 간다고요!? 잠깐..!!"



결국 야광과 우곤은 남친과 싸운 것으로 삐쳐있는 이망 두목의 기분을 풀어주기 위한 긴급회의를 참석하기 위해서 재빠르게 달려가 버렸다.

이로써 산책로에 남은 자는 메디아, 이사벨, 조각상. 이렇게 셋이 남아버렸다.

이사벨은 어쩔 수 없다는 듯이 자신의 머리를 긁적이면서 천천히 땅에 널브러져 있는 돌들을 향했다.



"그럼 내가 해줘야겠네."

"부탁할게, 이사벨. 돌탑 예쁘게 쌓아주면 나중에 요망한 빵집에서 빵 사줄게."

"어? 너 분명히 말했다? 좋아! 한 번 쌓아볼까?"

"좋아! 너의 예술혼을 불태워 보라고!!"



빵도 사주겠다는 약속도 잡았겠다, 본격적으로 돌탑을 쌓으려고 하는 순간...



"음? 혹시 위대한 해결사 분들이신가요?"



어떤 차분한 남성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의 목소리에 이사벨과 메디아가 고개를 돌리자, 짙은 갈색의 단정한 머리, 검은 색의 사각 뿔테 안경, 깔끔하게 차려 입은 검은 정장의 남성의 모습이 보였다.



"응? 맞아. 어떻게 알고..."

"드디어 팬이 생긴 건가!? 그래, 그래! 그만큼 활약을 했으면 팬 정도는 생길 때가 됐지!"

"아냐, 메디. 저 녀석 머리를 봐봐."



메디아가 팬이 생겼다는 기쁨에 두 눈동자를 반짝이고 있을 때, 이사벨은 심드렁한 표정으로 손가락으로 그의 머리를 가리켰다.

메디아는 그녀의 손가락을 향해서 시선을 돌려보니, 그의 머리에는 작은 뿔 2개가 달려 있는 것을 발견할 수 있었다. 그렇다 그는 도깨비였던 것이다.



"응? 머리? 어어어... 뿔이 있네? 아, 두억시니 파 소속 해결사 분이셨군요."



메디아의 말처럼 그는 두억시니 파 소속 해결사가 맞는지, 작은 미소를 보이면서 고개를 작게 끄덕였다.



"눈썰미가 좋으시군요. 처음 뵙겠습니다. 해결사 팀 두억시니 파에 부두목을 맡고 있는 두리라고 합니다."



자신을 두억시니 파의 이인자이자, 해결사 두리라는 이름을 밝힌 그는 명함을 내밀면서 깍듯하게 인사를 했고, 그 명함을 받은 메디아는 상당한 어색함에 어쩔 줄 몰라하는 반응을 보였다.



"어어... 뭐지? 왜 어색함이 느껴지지?"

"지금껏 두억시니 파 녀석들 중에 정상적인 녀석을 처음 만나서 그런 것 같은데?"

"아, 그러네."



이 둘은 식물과 대화하는 도깨비, 자신에게 심취해 있는 느끼한 도깨비, 틈만 나면 자신의 손가락을 자르려고 하는 힘찬 도깨비, 자신의 동심이 깨지면 무엇이든지 파괴하는 도깨비만 만나다가, 이렇게 젠틀한 도깨비를 만나니 어색함이 느껴지는 것은 당연했다.



"저희 조직원들이 좀 별나긴 하죠."

"미안한데, 좀이 아냐. 너무 별나."



이렇게 하나의 작은 의문이 해결된 후에 두리라는 남성은 메디아를 바라보면서 차분하게 본론을 꺼냈다.



"이렇게 인사를 건넨 건 다름이 아니라, 메디아 에르제 씨. 당신에게 여쭤볼 것이 있습니다."

"네? 저요?"

"네. 당신은 이름없는 전당포의 직원인 바토리 에르제 씨를 알고 계십니까?"



바토리 에르제.

이름없는 전당포는 몰라도 그 이름만큼은 메디아에게는 상당히 익숙한 이름이었기에 바로 고개를 끄덕였다.



"네. 알고 있어요. 제가 알고 있는 그 엘프가 맞다면 말이죠."

"아마 맞을 겁니다. 그래도 혹시 모르니 그 분의 외관에 대해서 설명을 해드리죠. 당신과 같은 하얀 백발에 하늘색 눈동자, 그리고 왼쪽 눈 밑에 3개의 역삼각 타투가 있습니다."



두리의 나름 상세한 외관 설명에 메디아는 자신이 아는 자가 맞는지 반가움을 드러내면서 말을 꺼냈다.



"어!? 그럼 제가 알고 있는 분이 맞아요!"

"응? 그 엘프가 대체 누군데? 성씨가 같은 걸 보아하니... 가족이야?"



바로리 에르제와 메디아 에르제.

이사벨은 서로 성씨가 같은 것으로 질문을 던지자, 메디아는 기쁨으로 빛나는 눈빛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맞아. 내 친언니야."

"역시 그랬군요."

"그 두리 씨. 두리 씨는 어떻게 언니를 알고 계신 거죠?"



메디아는 어떻게 자신의 언니를 알고 있는 지, 두리에게 조심스럽게 질문을 하자, 그는 그녀와 얽힌 여러가지 일들을 떠올리면서 차분하게 대답했다.



"제가 그 분에게 신세를 좀 지고 있습니다. 그 분 덕분에 저희 조직들이 사용하고 있는 전용 무기의 재료들을 값싸게 구하고 있죠. 물건을 보는 능력도 탁월하십니다. 게다가 그 분만의 특이한 마법은 저희 이망 두목님조차도 혀를 내두를 정도입니다."

"역시... 역시 언니야. 정말 대단해. 전당포에 일하고 있었구나..?"

"언니 분을 만나고 싶으시다면 지금 일하고 계신 이름없는 전당포의 위치를..."



자신의 언니에 대한 칭찬으로 더욱 눈동자를 빛내는 모습에 두리는 그녀가 일하고 있는 곳의 위치를 알려주려고 했지만, 그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메디아는 자신의 고개를 저으면서 거절의 의사를 내비쳤다.



"죄송합니다. 마음만 받을게요."

"그렇군요. 알겠습니다. 시간을 내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저는 이만 사무소로 급하게 들어가야 해서 실례하겠습니다."



그렇게 두리는 둘에게 정중하게 인사를 하고서 서둘러 걸음을 옮겼다.

두리가 가버린 후에 이사벨은 메디아에게 넌지시 질문을 던졌다.



"으음. 괜찮겠어, 메디?"

"뭐가?"

"아니, 그냥... 지금 너의 눈빛을 보면 무척이나 만나고 싶어하는 것 같아서."



그녀가 본 메디아의 모습은 지금이라도 당장 언니가 있는 곳으로 달려가고 싶은 마음이 느껴질 정도로 들떠있었다. 그리고 그런 그녀의 추측이 맞았는지 메디아는 멋쩍은 미소를 보였다.



"만나고 싶지! 우리 언니는 엄청나다고!? 언젠가 언니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엘프가 되고싶어. 그러기 위해선 빡세게 마법 공부를 해야 해! 그리고 해결사 일로 실전 경험도 쌓아야 하고!"

"그렇구나. 멋지네."

"응!? 뭐라고!? 나 멋지다고!?"

"아니, 재수없다고 했는데?"

"우씨! 진짜!! 어쨌든! 언니와 만나는 건... 내가 최고의 해결사가 된 후에 만날 거야!"



이사벨은 두 주먹을 불끈 쥐고서 상쾌하게 웃고 있는 메디아를 흐뭇하게 바라보고는 퉁명스럽게 누가 들으라는 듯이 큰 목소리를 내면서 땅에 널브러진 돌들을 쌓기 위해 쪼그려 앉았다.



"그래~, 열심히 하세요~. 나는 누구 때문에 돌탑이나 쌓아야겠네."

"도와주면 되잖아! 도와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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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 열 한 번째 의뢰 요망한 빵집 홍보[2] 24.06.08 26 0 16쪽
40 열 한 번째 의뢰 요망한 빵집 홍보[1] 24.06.07 32 0 11쪽
39 열 번째 의뢰 사랑의 인형 조사[2] 24.06.06 27 0 16쪽
38 열 번째 의뢰 사랑의 인형 조사[1] 24.06.05 24 0 11쪽
37 아홉 번째 의뢰 요망한 빵집 일일 알바[2] 24.06.04 25 0 18쪽
36 아홉 번째 의뢰 요망한 빵집 일일 알바[1] 24.06.03 25 1 11쪽
» 네 번째 일상 화가 난 부끄럼쟁이 조각상[2] 24.06.02 28 1 21쪽
34 네 번째 일상 화가 난 부끄럼쟁이 조각상[1] 24.06.01 29 1 12쪽
33 여덟 번째 의뢰 깨달음의 사과나무 토벌[2] 24.05.31 25 1 15쪽
32 여덟 번째 의뢰 깨달음의 사과나무 토벌[1] 24.05.30 23 1 12쪽
31 일곱 번째 의뢰 수수께끼의 킬러 제압[5] 24.05.29 32 1 17쪽
30 일곱 번째 의뢰 수수께끼의 킬러 제압[4] 24.05.28 30 1 12쪽
29 일곱 번째 의뢰 수수께끼의 킬러 제압[3] +1 24.05.27 35 1 14쪽
28 일곱 번째 의뢰 수수께끼의 킬러 제압[2] 24.05.26 28 1 9쪽
27 일곱 번째 의뢰 수수께끼의 킬러 제압[1] 24.05.25 29 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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