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한 작가 천재 작가로 돌아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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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ndayno1
작품등록일 :
2024.06.13 21:51
최근연재일 :
2024.09.16 2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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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5,9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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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6.14 1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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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의 학교

DUMMY

황 피디와 태민이 동시에 지한을 돌아보았다. 철민 역시 의아한 표정으로 그를 쳐다보았다. 지한은 황 피디와 태민에게 다가간 뒤 황 피디에게 말했다.


“안녕하세요, 유, 지한입니다. FN 컨텐츠회사의 의뢰를 받아 웹드라마 시나리오를 쓰고 있습니다.”


황 피디는 영문을 모르겠다는 얼굴로 지한을 쳐다보았다. 반면에 태민은 흥미롭다는 표정을 짓고 있었다.


“그런데 뭐 때문에 그러십니까?”

“제가 사실은 세븐럭 팬입니다. 그래서 주인공을 여기 있는 태민 씨로 정하고 시나리오를 썼거든요. 그것을 한 번 봐주시겠습니까? 분명 태민 씨에게 도움이 될 겁니다.”


지한은 세븐럭의 팬이 아니었다. 웹드라마 시나리오를 황 피디에게 보이기 위해 즉석에서 지어낸 거짓말이었다. 황 피디는 미간을 약간 찌푸렸고 태민은 동글동글한 눈을 더 크게 뜨며 재밌다는 표정을 지었다.


“세븐럭은 FN에서 공식적으로 밀고 있는 아이돌입니다. 그러니 검증된 작가의 시나리오에만 출연시킵니다.”


황 피디가 딱딱한 목소리로 말했다. 뒤에서 지한을 보고 있던 철민이 일어서는 소리가 들렸다.


“작가님, 이렇게 갑자기 황 피디님에게......”


태민이 철민의 말을 끊으며 끼어들었다.


“황 피디님~ 유 작가님이 저렇게까지 이야기하는 데 시나리오 한 번 읽어봐요~ 유 작가님이 우릴 모델로 썼다잖아요. 저에게 더욱 맞는 시나리오 같아요.”


그러자 황 피디는 태민을 보고 고개를 저었다.


“태민 씨가 출연할 드라마는 이미 정해졌어요.”


황 피디의 말에 태민이 온몸이 긁는 시늉을 했다.


“어유, 황 피디님. 왜 갑자기 말을 높이세요? 간지럽게. 그냥 평소처럼 해요, 평소처럼.”

“아니, 아무리 그래도 제삼자 앞에서 피디가 아이돌에게 말을 놓는다는 게 쫌 그렇죠.”

“제삼자라뇨? 우리와 같이 일할 작가님이 될 수도 있는데.”

“아직 결정이 난 건 아무것도 없는데?”


황 피디의 말에 태민은 다시 애원 모드로 들어갔다.


“황 피디님, 한 번만 기회를 줘요. 유 작가님 웹드라마에 출연하면 팬이 더 많이 생길 수도 있잖아요~”


황 피디는 마치 떼쓰는 남동생을 보는 눈빛으로 태민을 쳐다보았다. 그러다가 한숨을 내쉬더니 고개를 끄덕였다.


“알았다. 유 작가님 작품을 한번 보자. 영 아니라면 태민이 너는 무조건 <화원의 비밀>에 나가야 해.”

“알았어요.”


태민은 목표를 달성했다는 듯이 씨익 웃으며 말했다. 그러고는 지한을 쳐다보며 냉큼 말했다.


“그럼, 유 작가님. 작품 보여주세요.”


지한은 악동처럼 생글거리는 태민이 영상에서 받던 웹드라마 남주 역에 맞는지 잠시 고민했다. 영상에서 봤던 웹드라마는 추리가 들어간 스릴러물이었다. 영상 속에서 남주는 매우 진지하게 사건을 풀어나갔다. 그런데 눈앞의 태민은 그런 역에 그다지 어울려 보이지 않았다. 차라리 그는 청춘 시트콤의 밝고 유쾌한 남주 역에 맞는 사람이었다. 그러나 영상 속에서 남주 형상과 빛이 지금 태민에게서 보이고 있었다. 지한은 그 이유가 분명히 있을 거라 생각하며 가방에서 시나리오를 꺼내 황 피디에게 내밀었다.


“여기 있습니다, 피디님.”


황 피디는 6화분 시나리오를 받은 뒤 근처 빈 책상의 의자에 앉았다. 그러고는 시나리오 겉장을 넘긴 뒤 읽기 시작했다. 그동안 지한은 긴장한 표정으로, 태민은 궁금하다는 표정으로 황 피디를 기다렸다.


시나리오 6화까지 모두 읽은 뒤 황 피디는 몸을 펴고는 지한을 쳐다보았다.


“스릴러가 섞인 추리극이군요. 주요 인물 남녀 4명이 극을 이끌어가고 있고. 이거 상당히 재밌네요. 잘만 만들면 화제가 될 수도 있겠는데요.”


시나리오가 만족스러운지 황 피디는 씨익 웃으며 말했다. 그 말에 지한은 안도의 표정을 지었다. <추적의 날개>를 통해 영상화에 대한 믿음이 있었지만, 아직 확실한 결과가 나온 것은 아니었다. 재밌는 사실은 태민이 갑자기 신이 난 얼굴이 되었다는 것이다.


“그러면 제가 유 작가님 작품에 출연하면 되겠네요. 재현이랑 알콩달콩 티격태격하는 그 이상한 BL물이 아니라.”

“BL물이 아니라니까. 네가 재현과 알콩달콩한 장면도 없고. 그리고 아직 회사의 컨펌도 받지 않았어. 네가 동생 같아서 편하게 지내지만 그렇다고 무작정 떼쓰면 어떡하냐? 거기다......”


황 피디는 눈짓으로 시나리오를 가리켰다.


“이 시나리오에 나오는 인물 중 네게 맞는 역은 서브 남주야. 네가 그렇게 싫어하는 <화원의 비밀>은 재현과 함께 주연이고.”


황 피디의 말에 태민이 멈칫했다.


“서브 남주요? 그냥 메인 남주하면 되잖아요?”

“메인 남주는 냉철하고 카리스마 있는 인물이야. 네 이미지와 안 맞아. 차라리 재연이 이 역할에 어울리지.”


태민은 황 피디의 말에 금새 풀이 죽었다. 곤란하기는 지한도 마찬가지였다. 그는 황 피디가 왜 그런 말을 했는지 이해할 수 있었다. 자신이 생각하기에도 태민은 이 시나리오의 메인 남주 이미지와 멀었다. 하지만 같은 빛이 나는 태민인 만큼 그가 메인 남주를 맡아야할 것 같았다. 아직 영상 속 메인 남주와 태민이 같은 빛을 내는 이유를 알 수는 없지만.


지한은 황 피디와 태민을 번갈아 보다 한 가지 생각이 떠올랐다.


“황 피디님, 세븐럭이 저번 연말 특집 프로그램 무대에서 선배 아이돌 무대를 꾸민 적이 있지 않습니까? 그때 태민 씨가 카리스마 있게 무대를 했고요. 반응이 상당히 좋았던 것으로 아는데요. 그것을 보면 태민 씨가 카리스마 있는 연기를 해도 될 것 같습니다.”

“그래요. 작가님 말이 맞아요. 저 그때 무대 할 때 엄청 재밌었어요.”


언제 풀이 죽었냐는 듯이 태민은 눈을 반짝이며 지한의 말을 거들었다. 태민의 재빠른 회복력에 지한은 속으로 감탄했다. 지한의 제안과 태민의 눈빛 공격에 황 피디는 항복했다.


“작가님 시나리오를 회사에 보이도록 하죠.”

“시나리오를 회사에 보이는 것만이 아니라 회사를 설득하셔야죠, 황 피디님. 언제 이렇게 좋은 작품이 들어올지 모르는데.”


정작 작가인 지한보다 태민이 웹드라마 제작에 더 열심이었다. 지한은 조금 어이없는 표정으로 태민을 쳐다보았다.


‘그 BL물이 정말 어지간히 싫긴 하나 보네. 자기가 쓴 작품도 아닌데 이 정도로 황 피디를 설득하는 것을 보니. 어느 정도 수위길래 질색을 하는 거지?’


황 피디는 어쩔 수 없다는 듯이 고개를 젓고는 태민에게 말했다.


“알았어. 회사에서 이 시나리오대로 웹드라마 만들자고 설득할게. 시나리오가 좋아 어렵지는 않을 것 같다.”

“감사합니다, 황 피디님.”


태민은 환호하듯이 말했다. 익숙한 듯 황 피디는 담담한 얼굴로 지한에게로 시선을 돌렸다.


“작가님 시나리오로 웹드라마 제작하도록 애써 볼게요. 굳이 태민 때문이 아니라 저도 작가님 작품이 좋거든요.”

“감사합니다.”

“그럼, 결정 나면 연락드리겠습니다. 작가님 연락처는 철민 씨에게 물어보도록 하죠.”


황 피디는 지한에게 눈인사를 한 뒤 철민에게 걸어갔다. 애초에 황 피디가 태민과 함께 사무실로 온 목적이 철민에게 있었던 것이다. 황 피디가 멀어지자 태민이 지한에게 가까이 다가왔다.


“작가님, 제가 메인 남주를 맡으면 재현이 녀석이 서브 남주를 맡겠죠? 그것도 평소 이미지와 맞지 않는 역으로요.”


태민이 악동 같은 얼굴로 물었다.


“글쎄요. 확실히 메인 남주는 카리스마 있는 역이지만 서브 남주가 특별히 밝고 활달한 캐릭터는 아닙니다. 다소 평범한 역할이죠. 그래서 재현 씨가 맡는다고 이미지가 맞지 않는 일은 없을 겁니다.”

“그래도 평소 무게 잡는 녀석과는 다른 모습이겠죠? 그것만으로도 좋아요. 카리스마 있는 척 할 때마다 좀 재수 없었거든요.”


태민은 생글생글 웃으며 덧붙여 말했다.


“그렇다고 저와 재현이 사이가 나쁜 건 아니에요. 그냥 애증의 관계라고나 할까.”


능청스럽게 제 할 말 다 하는 태민을 보고 지한은 쓴웃음을 지었다. 그 역시 세븐럭에 불화가 있다는 말은 들어보지 못했다. 팬은 아니어도 FN 회사 소속 아이돌이기에 꾸준히 관심을 가졌다. 그래서 확신할 수 있었다. 오히려 태민은 재연과 사이가 좋은 편이었다. 이를테면 태민은 마음에 드는 사람을 못살게 구는 타입인 것 같았다.


황 피디가 철민과 이야기를 마치자 태민은 지한에게 말했다.


“작가님, 그럼 다음에 또 만나요. 시나리오도 잘 부탁하고요.”“열심히 쓸게요.”


태민은 홀가분한 표정으로 황 피디에게 향했다. 두 사람이 사무실을 나간 것을 보고 지한은 철민에게 다가갔다.


“기다리게 해서 죄송합니다.”

“아, 아닙니다.”

“그러면 이제 제가 체크한 부분을 설명해주시겠습니까?”

“아, 예......”


철민은 책상 위에 올려두었던 계획서를 집어 들었다. 아무 말 없이 계획서를 보다 철민은 힐금 지한의 눈치를 살폈다. 그것은 이제까지 철민이 한 적이 없는 행동이었다. 철민은 괜스레 헛기침을 조심스럽게 말했다.

“유 작가님이 황 피디님에게 줬던 시나리오로 웹드라마가 만들어진다면 이 계획서는 필요가 없을 것 같은데요......”


지한은 공손한 태도를 보이는 철민을 이상하다는 듯이 쳐다보았다.


“철민 씨가 원하는 이야기인 만큼 최선을 다해 써야죠. 황 피디님이 제 작품으로 웹드라마를 만들더라도 이 시나리오를 소홀히 할 생각은 없어요.”


황 피디를 언급하자 철민은 퍼뜩 손을 내저었다.


“아, 아닙니다. 황 피디님과 작품을 하시는데 방해가 되면 안 되죠. 제가 정해준 이야기 따위는 전혀 신경 쓰지 않아도 됩니다.”


지한은 더욱 어색한 시선으로 철민을 쳐다보았다.


‘이 녀석이 왜 이러지? 제 잘난 맛에 사는 녀석이었는데.’


지한은 철민이 자신에게만이 아니라 직급이 낮은 직원에게도 고압적으로 굴던 모습을 떠올렸다. 황 피디를 언급하자 철민의 태도가 바뀐 것은 확실했다.


‘이 녀석, 강약약강인 녀석이잖아.’


지한은 철민 같은 사람을 제일 싫어했다. 그동안 철민에게 약한 모습을 보였던 자신에게 화가 날 정도였다.


“그러면 철민 씨가 정해준 이, 야, 기는 없던 일로 하겠습니다.”


지한은 이, 야, 기를 특히 힘주어 말했다. 그래도 철민은 얼굴색 하나 바꾸지 않고 말했다.


“예, 예. 전혀 신경 쓰지 않으셔도 됩니다.”

“그럼, 이만 가보겠습니다. 나머지 시나리오도 써야 하니까.”

“그럼요. 그러셔야죠.”


철민은 끝까지 저자세였다. 그 모습을 보니 지한은 상대하는 것조차 싫은 기분이 들었다. 그는 그대로 사무실을 나왔다. 사람들이 활기차게 걸어 다니는 거리에 나오자 그나마 기분이 풀렸다.


지한이 빌라 정문을 통과할 때 그의 휴대폰이 울렸다. 모르는 번호였지만 지한은 통화버튼을 눌렀다. 전화를 건 사람은 황 피디였다.


“유 작가님. 웹드라마 결정이 났습니다.”




작가의말

잘 부탁드립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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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 꼼수 24.06.16 46 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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