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한 작가 천재 작가로 돌아오다

무료웹소설 > 자유연재 > 판타지, 현대판타지

공모전참가작

mondayno1
작품등록일 :
2024.06.13 21:51
최근연재일 :
2024.09.16 22:50
연재수 :
96 회
조회수 :
3,961
추천수 :
73
글자수 :
515,968

작성
24.06.16 16:18
조회
45
추천
1
글자
13쪽

꼼수

DUMMY

지한은 곧장 회사 작업실로 향했다. 준수가 어떻게 되는지에 따라 앞으로의 계획이 달라질 것이다. 지한이 정현과의 일을 곧장 권진성에게 보고한 이유는 준수의 입지를 흔들기 위해서였다. 그 생각이 맞았다는 것을 지한은 오래지 않아 알 수 있었다. 그가 진성에게 보고했을 때 진성의 비서로 보이는 남자가 어딘가로 가서 전화 거는 것을 보았다. 지한은 그가 준수에게 보고하는 것을 엿듣고 얼마지 않아 준수가 액션을 취할 거라 생각했다.


‘내가 어떤 식으로 정현을 설득했는지 알고 싶었겠지.’


지한은 작업실 문을 열며 속으로 중얼거렸다. 작업실에는 작가 한 명이 작업하고 있었다.


‘알고 싶어서 어떤 짓이라도 할 거라 생각했지.’


지한은 노트북에 정현이 나온 영화를 띄우고 그 위에 예전에 썼던 시놉시스 문서를 띄웠다. 그 두 가지를 보고 준수가 오해를 하도록. 지한은 준수가 오는 것을 보고 작업실 뒷문으로 나갔다. 예상대로 준수는 지한의 노트북 화면을 봤을 뿐만 아니라 휴대폰 카메라로 찍기까지 했다. 준수가 작업을 마치자 지한은 마치 화장실을 다녀온 것처럼 작업실로 들어갔다. 권진성과 병지의 삼촌이 있는 자리에서 준수가 초조해했다는 것을 듣고 지한은 한 번 더 그를 자극하기로 마음먹었다.


준수에게로 가서 정현과 약속한 것이라고 하면서 시나리오 1화분을 건넸다. 물론 정현과 약속했던 것은 빼고서 작성한 시나리오였다. 이미 심적으로 몰려있던 준수는 자신이 시나리오를 쓰겠다고 나섰다. 지한은 곤란한 척 했지만 적극 나서서 그를 막지는 않았다. 준수가 대신 시나리오를 써서 정현을 만나러 가도록.


지한이 작업실에서 시나리오 작업을 하고 있을 때 진성의 비서가 찾아왔다. 30대 초반에 몸이 마르고 키가 큰 남자는 예의 바른 태도로 눈인사를 했다.


“유 작가님. 권 작가님이 찾으십니다.”

“그래요?”


지한은 작업하던 시나리오를 자신의 클라우드에 저장한 뒤 삭제했다. 노트북에 비밀번호가 걸려 있지만 어떤 작은 가능성도 허용하고 싶지 않았다. 예의 바르고 침착한 태도와 달리 진성의 비서의 얼굴빛이 꽤 나빴다. 그 이유가 준수와 관계있는 것인지 지한은 궁금했다.


지한은 진성의 비서를 따라 도현의 사무실로 들어갔다. 상기된 얼굴로 소파에 앉아있던 진성이 얼굴을 들어 지한을 자신의 맞은편에 앉으라고 손짓했다.


“유 작가. 명 작가가 유 작가에게 큰 실수를 했더군요.”

“이런 일이 벌어질 줄은 예상 못했습니다.”

“명 작가를 대신해서 사과드립니다.”

“......명 작가 대신에 말입니까?”


지한은 실망스런 목소리로 물었다. 그러자 도현이 입을 열었다.


“물론 유 작가는 일을 명백하게 밝혀 책임을 묻고 싶을 겁니다. 하지만 일을 크게 키워서 좋을 게 뭐가 있겠습니까? 명 작가는 이 일로 몇 달 치 임금 삭감과 근신처분을 받았어요.”

“.....명 작가님이 한 일에 비하면 그리 큰 처분도 아니군요.”

“물론 유 작가 입장에서 이런 처분이 약하다는 것을 압니다. 그렇다고 회사의 주요 작가를 경찰에 넘길 수는 없지 않습니까? 그러니까 유 작가가 이해를......”


도현이 평소와 달리 약간 격앙된 목소리로 말하자 진성이 그를 제지하듯 손을 들며 끼어들었다.


“잠시만요, 백 실장.”


생각지도 못한 방해에 도현은 눈빛이 흔들렸다. 진성은 입가에 희미한 미소를 띄며 차분한 목소리로 말했다.


“유 작가가 완전히 우리 사람이면 좋을 텐데 말입니다.”


진성의 말에 도현은 눈을 크게 떴다. 그는 진성이 무슨 의도로 자신의 말을 끊었는지 알아차렸다. 지한 역시 진성의 말속에 숨은 뜻을 알아차렸다. 그것을 티 내지 않기 위해 지한은 되도록 무표정한 얼굴을 유지하는데 집중했다.


“명 작가는 근신처분 뒤에 확실히 죗값을 치르게 하겠습니다.”


도현은 이제 완전히 차분해진 얼굴로 말했다. 진성은 도현 옆에서 지한의 얼굴을 관찰하듯 살피고 있었다.


‘그 녀석이 한 짓 때문에 피가 거꾸로 솟겠지. 나 역시 그러니까. 할아버지가 좋아하는 작가가 아니었으면 진즉 내쳤을 건데.’


진성은 속으로 이를 갈았다. 그러나 얼굴은 더할 나위 없이 평온했다. 도현 역시 평소의 무표정을 되찾은 뒤 여유롭게 입을 열었다.


“유 작가. 한 배우와 약속한 시나리오를 써서 그것이 방송된다면 유 작가는 정식으로 드라마 작가 데뷔를 하게 됩니다. 그건 알고 있죠?”

“예.”

“한 배우님의 형인 한 피디가 유 작가 시나리오의 연출을 맡아주시면 참 좋을 텐데요. 그러면 유 작가의 데뷔작이 더욱 멋지게 성공할 테니까요.”

“그렇죠. 하지만 그분은 바쁘신 분이라......”

“한 피디님의 지인 중에 우리 회사 사람이 있습니다. 그 사람 말에 의하면 지금 한 피디는 따로 작업하고 있는 게 없다고 합니다. 동생 사랑이 지극한 분이니까 회사 차원에서 한 번 연출을 의뢰할 생각입니다.”

“예, 그렇습니까?”

“이번에 마음고생한 유 작가를 위해서도 제가 나서서 애써 볼게요.”


지한은 복잡한 얼굴로 평소처럼 속을 알 수 없는 미소를 지은 도현을 쳐다보았다.


“......감사합니다.”


지한은 도현에게 고개를 숙였다. 마치 관찰하는 듯한 시선으로 지한을 쳐다보고 있던 진성이 입을 열었다.


“유 작가. 회사에서는 유 작가를 FN 메인 작가로 대우하겠습니다. 그러면 작품 당 보수도 올라갈 것이고 프로젝트 등에 제법 결정권을 갖게 될 겁니다. 혹시 이번에 명 작가가 진행하려 했던 프로젝트에 한 번 발을 담가볼 생각은 없습니까? 해당 프로젝트는 드라마는 아니지만 탄탄한 대본이 필요한 예능이어서 명 작가가 참여하게 된 겁니다. 유 작가가 이 예능으로 TV 예능 데뷔를 하는 겁니다. 예능은 물론 TV 드라마 데뷔도 회사 차원에서 적극 돕겠습니다.”

“명 작가님이 하려고 했던 프로젝트요?”


도현이 진성을 대신해서 지한의 말에 대답했다.


“FN 소속 배우나 예능인을 위주로 하는 프로젝트입니다. 조금 있으면 섭외가 마무리되고 파일럿 형식으로 찍을 예정입니다. 프로젝트는 데이팅 예능이고요.”

“FN 소속 배우나 예능인이 나오는 프로젝트요?”

“요즘 한창 이름값을 높이고 있는 박인호, 유근호나 세븐럭에 태민의 섭외가 끝났습니다. 태민은 자신이 하고 싶다고 떼써서 된 경우이지만 초반 2화 혹은 3화까지만 나갈 겁니다. 곧 있으면 2집이 나올 터라 더 이상 시간을 뺄 수 없으니까요.”


지한은 어떤 선택을 해야 자신에게 유리할지 잠시 생각했다. 권진성과 도현을 조사하려면 FN에 조금 더 깊숙이 들어가야했다.


“어떻습니까? 이 프로젝트에 참여해보겠습니까?”

“기회만 주시면 기꺼이 참여하겠습니다.”


의도가 어떻든 지한은 주어진 기회를 날릴 생각은 없었다.


“그래요. 유 작가는 충분히 능력을 발휘할 수 있을 겁니다.”


도현은 여유로운 표정으로 다리를 꼬았다.


“유 작가가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한 배우님과 드라마도 진행하고 정말 좋은 일이네요.”


도현의 말속에는 정현이 혹시라도 이번 일로 틀어져 드라마 출연을 거절하는 일을 지한도 막으라는 뜻도 들어있었다. 지한은 도현의 태도가 마음에 들지 않았지만, 얼굴에 티를 내지 않았다.


“정말 그렇습니다.”


지한의 대답에 도현은 만족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진성 역시 한 가닥 남아있던 불안을 떨치고 입을 열었다.


“이제 나가봐요, 유 작가. 시나리오 작업으로 바쁠 테니.”

“예.”


지한은 자리에서 일어나 진성과 도현에게 인사를 하고 그곳을 나왔다. 그러고는 곧장 작가 작업실로 발걸음을 옮겼다.


빈 작업실로 들어온 지한은 호주머니에서 녹음기를 꺼내 정지 버튼을 눌렀다. 그는 진성이 이런 일로 준수를 버릴 거라 생각하지 않았다. FN 회사에서 영향력은 자신의 라인 사람들 때문에 나오는 거였다. 진성이나 도현이 이 일을 묻어버리기 위해서 어떻게든 지한을 압박하려 할거라고 예상했다.


그래서 지한은 녹음기를 호주머니에 넣고 갔던 것이다. 나중에 진성과 도현을 몰아갈 때 쓸 수 있겠다 싶었다. 물론 지한은 도현의 사무실에 들어가기 전 재생 버튼을 누르는 것을 잊지 않았다. 예상대로 도현은 지한을 압박하려 했다. 그것을 진성이 중간에 끊어버린 것이다. 지한이 자신들 라인이 아니라는 것을 도현에게 알리는 것으로써.


“내가 녹음할 수도 있을 거라 생각했던 걸까?”


설령 진성이 녹음 가능성을 생각 못했더라도, 그는 문제가 될 만한 가능성은 조금이라도 남기지 않으려 한 건 분명했다.


“역시 보통이 아니야.”


지한은 진성을 떠올리며 중얼거렸다.


‘명준수를 나락으로 보내기 위해서는 우선 진성과의 연결을 흔들어야겠어. 이번처럼 진성이 준수를 보호하지 않도록.’


지한은 목표를 위해서는 좀 더 전략을 세워 공략해야겠다고 마음먹었다. 지한은 작업실에 비치된 커피 머신에서 커피를 내려 자신의 자리로 돌아갔다.


지한이 시나리오 작업을 하는 동안 기수에게서 전화가 왔다.


“기수 씨. 무슨 일이라도 있나요?”

“권 작가님이 선생님에게 사람을 보냈어요. 자신이 직접 선생님을 대접하면서 오해를 풀겠다면서.”

“오해요?”


여전히 뻔뻔한 진성의 태도에 지한은 헛웃음이 나왔다.


“작가님은 괜찮으세요? 명 작가 때문에 제일 피해를 보신 분이잖아요?”


기수는 이제 존칭을 빼고 준수를 불렀다. 그런 사소한 태도에서 그의 진심이 보였다.


“이번이 기수 씨와 한 배우님에게 중요한 기회잖아요? 기수 씨는 배우로 데뷔할 수 있고 한 배우님은 자신의 연기 영역을 넓힐 수 있으니까.”

“.....그 때문에 작가님이 억지로 참고 있는 거라면......”

“아닙니다. 뭐, 속이 편한 것은 아니지만 제가 아예 손해만 보는 입장도 아니거든요. 저도 작가로서 메인 무대에 데뷔하는 게 되고 회사에서도 이번 일로 저에게 좋은 기회를 줬거든요.”

“그러네요...... 그래도 너무 참지만 마세요. 선생님은 불의를 싫어하시니까 분명 도움을 주실 겁니다. 그러니까......”


지한은 별안간 휴대폰 너머로 정현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마치 내가 전면에 나서기를 바라듯이 말하는군. 월권 아니야?”

“죄송합니다, 선생님.”

“이리 줘 봐. 원래 내가 유 작가에게 할 말이 있어 전화를 건 거잖아.”

“예......”


기수가 소심하게 대답하며 휴대폰을 넘겨주는 소리가 들려왔다.


“유 작가. 기수에게서 들은 대로 권 작가가 나를 초청했어. 뭐, 꽤 고급진 데로 가서 몇 가지 쌉소리나 늘어놓겠지. 나는 명 작가를 절대 용서하지 않아. 유 작가에게 사기를 쳤을 뿐 아니라 나를 속이려고 했으니까.”


지한은 솔직히 정현과 진성의 대립을 부추기고 싶었다. 하지만 그는 진성에게서 알아내야 할 것과 갚아야 할 빚이 있었다. 이런 식으로 기회를 날릴 생각은 없었다.


“참, 권 작가님은 한 배우님이 나갈 드라마의 연출을 한 배우님의 형이 맡아주셨으면 하던데요? 한 배우님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지한의 말에 정현은 콧웃음 치듯 피식 웃었다.


“형에게 줄을 대려는 의도를 노골적으로 드러내는군. 뭐, 하긴 형은 스릴러물을 좋아해서 유 작가가 쓸 시나리오 연출을 맡으려 할지도 몰라. 뭐, 일단 형에게 물어는 볼 생각이지만.”


정현은 뭔가를 생각하는 듯 잠시 말이 없다가 작은 소리로 중얼거렸다.


“어쩌면 그러는 게 유 작가에게도 좋을지도 모르겠네.”

“예?”

“아, 그냥 혼자 해본 말이야. 어쨌든 약속한 시나리오 잘 부탁해.”

“알겠습니다.”


지한이 대답하자마자 정현은 전화를 끊었다. 지한은 휴대폰을 가방에 넣은 뒤 노트북 앞에 앉았다. 작업 중이던 시나리오를 띄우고 이어 타이핑을 쳤다. 일단 의도대로 시나리오를 만든 다음 영상화 도움을 받을 생각이었다. 한참 작업을 하는 데 휴대폰이 다시 울렸다. 가방에서 꺼내 액정을 보니 황 피디의 번호가 떠있었다.


“황 피디님.”


지한이 먼저 말문을 열었다. 그러나 수화기 너머에서는 예상치 못한 인물의 목소리가 들렸다.


“작가니임~ 저예요~ 태민이.”


작가의말

잘 부탁드립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망한 작가 천재 작가로 돌아오다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37 약점 24.06.25 46 1 13쪽
36 공동대표 +2 24.06.24 47 1 12쪽
35 공동대표 24.06.22 47 0 12쪽
34 음모 24.06.21 47 1 12쪽
33 음모 24.06.19 47 1 12쪽
32 음모 +2 24.06.18 49 1 13쪽
31 음모 24.06.17 47 1 11쪽
30 한 피디 24.06.16 48 1 11쪽
29 미끼 24.06.16 49 1 12쪽
28 미끼 24.06.16 50 1 12쪽
» 꼼수 24.06.16 46 1 13쪽
26 꼼수 24.06.16 48 1 13쪽
25 꼼수 24.06.16 45 1 11쪽
24 꼼수 24.06.16 47 1 12쪽
23 연기 대결 +2 24.06.16 48 0 12쪽
22 연기 대결 24.06.15 62 1 12쪽
21 설득 24.06.15 57 1 12쪽
20 설득 24.06.15 52 1 12쪽
19 설득 24.06.15 56 1 13쪽
18 설득 24.06.15 59 1 13쪽
17 탐색 24.06.15 58 1 12쪽
16 탐색 24.06.15 58 1 12쪽
15 탐색 +2 24.06.15 67 1 11쪽
14 탐색 +2 24.06.14 74 1 13쪽
13 해킹으로 정의실현 +2 24.06.14 83 1 12쪽
12 해킹으로 정의실현 24.06.14 73 1 12쪽
11 모두의 학교 24.06.14 71 1 12쪽
10 모두의 학교 24.06.14 70 1 12쪽
9 모두의 학교 24.06.14 82 1 11쪽
8 반격 24.06.14 82 1 12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