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한 작가 천재 작가로 돌아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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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ndayno1
작품등록일 :
2024.06.13 21:51
최근연재일 :
2024.09.16 2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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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5,9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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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6.19 2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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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모

DUMMY

예지는 매니저가 모는 벤을 타고 진성이 자주 이용하는 한정식집 앞에 도착했다. 예지는 직원의 안내를 받아 진성이 있는 룸으로 들어갔다. 이미 도착해 있던 진성은 예지를 보자 부드러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예지 씨와는 정말 오랜만에 같이 밥을 먹네요.”

“그렇네요, 권 작가님.”


예지는 눈웃음을 보인 뒤 진성의 맞은편에 앉았다.


“우선 음식 주문부터 하죠. 늘 드시던 걸로 하면 되겠죠?”

“그럼요.”


진성은 손을 들어 직원을 부른 뒤 특식을 주문했다.


“예지 씨, 이번에 한 피디와 유 작가의 작품에 출연하게 되었다면서요?”

“알고 계셨어요? 운이 좋게 유 작가님이 제가 연기할 캐릭터를 만들어준다고 했어요.”

“캐릭터를 만든다? 그렇다면 예지 씨가 맡을 만한 여자 캐릭터가 원래 없었다는 말이군요.”


진성은 의자 등받이에 등을 기댄 뒤 팔짱을 끼었다.


“예지 씨가 마음에 들었나 보네요.”

“유 작가가 내 팬인 것 같았어요.”


예지는 마치 자랑이라도 되듯 말했다.


“드라마에서 예지 씨의 연기가 좋으면 한 피디에게 좋은 인상을 주겠네요. 예지 씨가 맡을 역이 까다로운 게 아니면 좋겠네요.”

“그렇지 않아도 유 작가님에게 부탁할 생각이었어요. 작가님과 식사를 한 뒤 유 작가님과 만나기로 했거든요.”

“그래요?”


진성은 팔짱을 푼 뒤 흥미롭다는 듯이 눈을 빛내며 몸을 예지 쪽으로 슬쩍 내밀었다.


“혹시 유 작가에게서 드라마가 어떤 내용인지 들은 게 있나요? 드라마 내용을 알아야 괜찮은 배역을 부탁하기 쉬울 텐데.”

“드라마는 스릴러물이에요. 연쇄 살인마를 쫓는 형사 이야기가 메인이라고 했어요. 한 배우님이 어떤 역을 맡는지는 듣지 못했지만 아무래도 주인공인 형사역 아니겠어요? 아, 그리고 한 배우님 매니저도 이번 드라마에 나온다더라고요. 그것도 메인 역할로 데뷔한다고 해요.”

“한 배우의 매니저가 이번 드라마로 배우 데뷔를 한다? 그것도 메인역활로?”


진성은 잠시 침묵을 지켰다가 믿기지 않는다는 목소리로 다시 입을 열었다.


“한 피디가 그것을 허락했다고요? 그 사람은 연기에 까다로워서 절대 신인이 메인 역할을 맡는 것을 용납하지 않을텐데......”

“하지만 유 작가가 그걸로 거짓말 할 리 없잖아요? 실제로 한 배우님 매니저가 유 작가님에게 한 피디님이 연출을 맡게 되었다는 메시지를 보냈다고 했어요.”


진성은 눈을 살짝 찌푸렸지만, 예지는 이를 알아차리지 못했다.


“예지 씨, 이번에 FN에서 한 피디를 영입하려 해요.”


진성의 말에 예지는 눈을 동그랗게 떴다.


“와, 세상에. 한 피디님이 FN에!”

“아직 일이 성사된 건 아닙니다. 아직은......”


뒷말을 끌던 진성이 미소를 지으며 다시 입을 열었다.


“하지만 곧 그렇게 되게 만들어야죠. 이 일에 예지 씨 도움이 필요해요.”

“제 도움요?”

“이 일을 도와준다면 예지 씨가 세계적인 여배우가 되도록 적극 지원해드리죠.”


진성의 말에 예지는 눈을 반짝였다. 입가에 미소를 띄우고 진성에게로 몸을 살짝 기울였다.


“제가 뭘 하면 되죠?”


욕망으로 눈을 빛내는 예지를 진성은 만족스럽다는 듯이 쳐다보았다.


*

지한은 며칠 전 약속 장소인 카페 입구가 보이는 편의점에 머물며 예지가 나타나기를 기다렸다. 한 시가 되기 전 검은색 벤이 카페 앞에 멈춰 섰다. 벤에서 회색 양복을 입은 남자가 내리더니 차 문을 열었다. 키는 평균 정도였지만 상당히 근육질의 남자는 한눈에 보기에도 오랫동안 운동을 한 사람처럼 보였다. 얼굴색이 갈색인 남자는 군인처럼 머리카락이 짧았다.


‘저 사람이 예지의 매니저란 말이지......’


지한은 남자를 보는 동안 지한의 머릿속으로 좋은 생각이 떠올랐다. 그래서 급히 편의점을 나와 예지에게로 걸어갔다.


“예지 씨, 이렇게 다시 보니 정말 반갑네요.”


지한의 인사에 예지와 매니저는 동시에 지한을 돌아보았다.


“어머, 유 작가님.”


예지는 즉시 애교 가득한 미소를 지으며 지한에게 손을 흔들었다. 갑작스럽게 친한 척하는 태도에 지한은 스타를 만나 감격한 덕후 같은 표정을 지었다.


“예지 씨에게 어떤 역이 어울릴지 내내 궁리했습니다. 그런데 저 혼자서 정하는 것보다 예지 씨에게 물어보는 게 나을 것 같았거든요. 아, 이분은 예지 씨 매니저십니까?”


지한이 남자를 가리키며 예지에게 물었다. 예지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맞아요. 내 로드 매니저를 담당하고 있는 이형섭 씨에요.”

“그런데 로드 매니저 분은 어떤 운동 같은 걸 하셨을까요? 몸이 너무 좋은데.”

“형섭 씨는 격투기 유단자예요. 합기도와 복싱 실력이 마치 현역 선수 같아요. 그래서 형섭 씨가 있으면 얼마나 든든한지 몰라요.”


예지의 칭찬에 형섭의 얼굴에 자부심이 떠올랐다.


“예지 씨에게 잘못 보였다간 큰일 나겠는데요.”

“이 배우님에게 크게 잘못하지 않으신 이상 제가 유 작가님을 귀찮게 하지 않을 겁니다.”


형섭이 흰색으로 빛나는 이를 드러내며 싱긋 웃었다. 그런 형섭을 지한은 잠시 지그시 쳐다보았다.


“유 작가님, 왜 그러십니까?”

“매니저님을 볼수록 형사 역에 딱이다 하는 생각이 들어서요. 혹시 연기자 생각은 없으신가요?”


그 말에 형섭은 물론 예지까지 놀란 표정을 지었다. 형섭은 말까지 더듬으며 물었다.


“제, 제가 연기자요?”

“예. 카리스마가 있어 화면에 근사하게 나오실 것 같은데. 제가 쓰고 있는 드라마에 한 배우님 매니저분도 나오시거든요. 그렇다면 예지 씨 매니저님도 가능하지 않겠어요?”

“그, 그러면 저야 좋죠. 유 작가님이 힘을 써주신다면......”


형섭은 쑥스럽다는 듯이 뒷머리를 긁으며 예지를 쳐다보았다. 예지는 약간 멍한 표정으로 형섭과 지한을 번갈아 쳐다보고 있었다.


“매니저가 연기한다는 공통점이 있으면 예지 씨도 한 배우님과 이야기할 거리도 생기고요.”


지한의 말에 예지는 환한 표정을 지었다.


“형섭 씨가 드라마에 나온다는 건 좋은 생각이에요.”


*


지한과 예지가 카페에서 이야기를 나누는 동안 형섭은 벤에서 기다리기로 했다. 먼저 여자 캐릭터에 집중하고 싶다는 예지의 의견을 따른 결과였다. 지한은 아쉬웠지만 일단 예지의 비위를 맞춰줄 필요가 있어 딱히 반대하지 않았다.


“제가 맡게 될 여자 캐릭터 말인데요.”


예지는 지한의 맞은편에 앉기 무섭게 눈을 빛내며 입을 열었다.


“한 배우님 여자 친구면 어떨까 하는데요.”

“한 배우님 여자 친구요?”

“연쇄 살인마를 쫓는 형사 이야기니까 당연히 한 배우님이 주인공인 형사를 맡겠죠?”

“맞아요.”

“한 배우님이 맡는 형사의 여자 친구 역을 맡고 싶어요.”


지한은 적극적인 예지의 태도에 속으로 조금 놀랐다. 예지는 드라마에 나올 수만 있다면 어떤 역이라도 맡겠다고 했었다. 그런데 지금은 형사 여자 친구 역을 당당히 요구하고 있었다. 한 피디의 작품에 나오고 싶어 안달하던 모습과 연결하면 예지가 그런 요구를 하는 이유가 정현과 가까워지고 싶어 그럴 가능성이 있었다.


“음...., 제가 예지 씨의 팬이이어서 예지 씨를 형사 여자 친구 역을 주고 싶지 않은 게 사실입니다만...... 예지 씨가 원하다면 할 수 없죠. 그런데 예지 씨가 한 배우님과 비교가 되면 어쩌나 하는 걱정이 드는 것도 사실입니다......”


지한은 예지가 기분 나쁘지 않게 최대한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 그 말에 예지는 은근한 말투로 입을 열었다.


“물론 한 배우님 연기에 비하면 제가 밀리는 건 사실이에요. 하지만 한 배우님과의 로맨스를 하는 정도는 문제없어요. 저번 드라마에서도 멜로 연기로 호평을 받았거든요.”


지한은 저번과 달라진 예지의 태도에 위화감을 느꼈다. 예지는 한 피디에게는 관심 있었지만 정현에게 이 정도의 적극성을 보이지 않았다.


‘저번에 헤어진 뒤로 한 피디와 어떻게 하면 가까워질까 연구를 한 건가?’


지한이 속으로 중얼거리다 예지의 블라우스 리본 옆에 작은 갈색 얼룩이 묻은 것을 알아차렸다. 리본에 가려져 있어 자세히 보지 않으면 알 수 없을 만한 얼룩이었다.


‘간장 소스가 튄 것 같은데...... 혹시?’


지한은 예지의 블라우스에서 시선을 떼고 예지의 얼굴을 보았다. 예지의 다홍색 입술 선이 살짝 틀어져 있었다. 음식을 먹고 급히 루즈를 덧바른 것 같았다. 그것을 보고 예지가 여기에 오기 전 누군가를 미리 만났다는 것을 알았다.


‘혹시 그 인물로부터 드라마와 관련해 어떤 지시를 받은 게 아닐까?’


지한은 예지를 떠보기로 마음먹었다.


“그런데 예지 씨, 예지 씨 연기가 한 배우님과 차이가 많이 나면 백 실장님이 걱정하지 않을까요? 저번에 성민 씨가 맡은 연기가 어렵다고 제게 시나리오 수정을 지시한 적이 있었거든요.”


그 말에 예지는 눈을 동그랗게 뜨고 손을 입으로 가져갔다.


“어머나, 그런 일이 있었어요? 하긴 성민 씨는 그렇게 연기를 잘하는 사람이 아니니까. 하지만 유 작가님, 백 이사님 걱정은 하지 않아도 돼요. 백 실장님은 권 작가님이 원하시는 대로 하실 테니까요.”

“권 작가님이 예지 씨의 멜로 연기를 좋게 여기시는가 봅니다. 그래도 권 작가님은 한 배우님이나 한 피디님에 신경을 쓰시던데 혹시 안 좋은 인상이라도 주면 큰일일 텐데요? 예지 씨가 맡을 배역에 대해 권 작가님과 의논을 해봐야 하나.....?”

“아니, 그건 정말로 괜찮아요. 권 작가님도 제가 한 배우님 여자 친구 역을 맡으면 좋아하실 거예요.”


지한은 예지의 확신에 찬 태도에서 두 가지를 알아차렸다. 예지가 자신과 만나기 전에 진성을 먼저 만났다는 것과 정현의 여자 친구 역을 맡으라는 지시를 받았다는 것. 그렇기에 예지가 이렇게 자신 있게 나오는 것이다.


‘진성은 내게 보조 작가를 붙여 나뿐 아니라 한 피디도 감시할 생각이었어. 그것이 어긋나니까 그 역을 예지에게 시킨 거고. 형사의 여자 친구 역으로 정현과 조금이라도 친해지면 한 피디와도 접점이 생길 수도 있고. 진성이 한 피디를 노린다면 단지 예지를 통해서만 일을 진행하진 않겠지.’


지한은 예지를 안심시키기 위해 입가에 부드러운 미소를 지었다.


“생각해보니 예지 씨가 형사 여자 친구 역을 하는 게 좋겠네요. 스릴러물이라 멜로는 생각도 못했는데 이왕이면 시청자층을 넓히는 아무래도 이득이 되니까. 이런 이유라면 한 배우님과 한 피디님 두 분 모두 설득할 수 있을 겁니다.”

“맞아요. 시청자가 늘어나면 두 분도 좋아하실 거예요.”


지한이 자신의 요구를 받아들여 주자 예지는 기분 좋은 얼굴로 생글거렸다.


“예지 씨가 형사 여자 친구 역을 맡게 되었다고 권 작가님께 제가 알려드리죠.”

“어머, 이미 그러고 계신 거 아니었어요?”

“예?”

“유 작가님이 저를 드라마에 넣어주신다고 권 작가님에게 말한 것 아니었어요?”

“그런 적 없는데요.”

“아니, 그럼......”


혼란스러워하는 예지의 얼굴을 보고 그녀가 무슨 말을 하려 했는지 지한은 짐작이 갔다.


“예지 씨가 드라마에 나올 것을 권 작가님이 알고 있었죠?”


지한의 말에 예지는 살짝 고개를 끄덕였다. 지한은 진성이 예지 주위에 사람을 심어놓은 일을 알아차렸다. 이제야 이상하다는 사실을 안 예지를 보며 지한은 눈을 반짝였다.


“예지 씨, 혹시 최근에 유난히 예지 씨에게 친하게 구는 사람이 있지 않나요?”



작가의말

잘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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